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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Accenture Intelligent Interactive

골리앗이 같은 제품으로 공격한다고? 민첩성이 있다면 시장 파이 키울 절호의 기회

이기범 | 102호 (2012년 4월 Issue 1)



편집자주

DBR·Accenture Intelligent Interactive’는 독자들이 경영 일선에서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해 현장 경험이 풍부한 액센츄어 컨설턴트들이 지상으로 컨설팅을 해주는 새 코너입니다. DBR 사이트인 dongabiz.com을 통해서도 질문을 받고 있으니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Q 배경

A 식품회사가 생활 속에서 발견한 좋은 아이디어로 세상에 없던 신상품(New Category Product)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 상품은 처음에는 시장에서 큰 반응이 없다가 약 2년 만에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경쟁사가 미투(Me too)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에 들어왔다. 경쟁사는 A 식품회사보다 규모가 큰, 업계 1위 대기업이며 마케팅 인력과 예산도 풍부하고 유통능력도 훨씬 강하다. 경쟁사가 유통 현장에서 대규모 프로모션과 가격 할인으로 물량 공세를 퍼붓다 보니 고객들은 경쟁사 제품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시장점유율도 경쟁사에 점점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A식품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어떤 대응 전략을 펼쳐야 할까?

 

A 진단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라.

대기업의 시장 진입은 최근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시장에 진출한 대기업과 직접 경쟁을 해야 하는 영세 혹은 중소기업들에게 이는 부정적인 여론을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진다. A사가 처한 상황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항상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마이클 포터는 시장 진입자를좋은 경쟁자나쁜 경쟁자로 구분한다. 좋은 경쟁자는 경쟁을 통해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 반면 나쁜 경쟁자는 제로섬 게임을 통해 시장을 빼앗아 간다. 이러한 경쟁자의 성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장이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가이다. 시장 단계가 성숙/포화에 이르렀다면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은 시장의 일부 잠식을 초래할 수밖에 없지만 시장의 단계가 초기/성장 단계라면 역량 있는 경쟁자의 등장은 시장의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예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제주 항공이 처음 저가항공으로 니치(Niche) 시장을 확보할 즈음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통해, 아시아나는 에어 부산을 통해 저가항공 시장에 진입했다. 이러한 진입이 제주항공의 시장 기회를 박탈했을까? 실제로 대형 항공사의 참여는 저가항공 서비스 자체에 대한 신뢰성 제고를 유발하고 그 결과적으로 이용객 증가의 효과를 초래했다. 2008년 저가항공의 국내선 점유율은 9.7%에 불과했으나 2011년 현재 점유율은 약 41%에 달한다. 최근 급격하게 팽창했던 기능성 음료 중 숙취 해소제의 경우에서도 좋은 경쟁자의 진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찾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의컨디션’, 그래미의여명 808’, 동아제약의모닝케어사이의 마케팅 경쟁은 서로 경쟁자의 시장점유율을 뺏어오기보다는 생소한 제품을 대중화시키고 전체 수요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이 시장은 1990년 중반 이후 매년 15∼20%씩 성장해 2011년 약 1400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발전했다. A사는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업계 1위 대기업의 진출을 부도덕한골리앗의 욕심이라고만 바라보기보다는 업계 최초로 출시한 신상품(New Category Product)을 대중화하고 전체 시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바라볼 수 있는 배짱과 안목이 필요하다.

 

자기 몸에 맞는 추종자(Follower) 전략을 수립하라.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상황 인식이 눈앞에 닥친 치열한 경쟁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경쟁자 유입에 따른 효과를 A사가 누리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시각과 더불어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A사가 해당 제품을 먼저 출시하기는 했지만 보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대기업이 미투(Me too)제품을 출시했다면 A사는 경쟁의 측면에서 선도자(Leader)보다는 추종자(Follower)로서 취해야 할 전략 방향을 고려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미투 제품을 내놓은 경쟁 대기업의 제품이 A사와 동일한 경험을 고객에게 준다고 가정한다면 사업의 법칙(Rule)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은 A사이기보다는 경쟁 대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쟁 상황에서 추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 방향은 추종자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기존 사업의 법칙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4가지로 구분이 가능하다. 어떠한 선택이 있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림1>를 참조하자.



 

‘정면 경쟁은 선도 기업의 법칙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판단될 때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과거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을 상대로 품질 경쟁을 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경우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경쟁의 본질이 될 것이다. ‘경쟁 회피는 선도 기업에 대해 현저히 역량이 부족하고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 내기도 어려울 때 취할 수밖에 없는 전략이다. ‘무력화는 고객이 본질적으로 원하는 것에 집중하되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법칙을 도입해 기존 리더가 보유한 핵심역량과 프리미엄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최근 아이폰으로 모바일기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애플이나 과거 공급망관리(SCM) 혁신을 통해 최저가 공급 체계를 확보, 업계 리더로 도약한 델 컴퓨터 등이 이러한 전략을 적용한 사례다. 마지막으로차별화는 리더가 제공하는 가치 외에 고객들이 중시하는 가치를 부가적으로 제공해 특정 고객군을 확보하는 전략 방향이다. 간소화된 서비스, 합리적 가격, 빠른 서비스 등으로 기존의 경쟁자와 차별화에 성공한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A사는 어떠한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주어진 정보만으로 정확한 판단을 하기는 어렵지만 거의 유사한 제품에 유통력, 마케팅 인력 및 예산 등이 경쟁 열위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차별화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안

차별화의 포인트를 잡아라.

그렇다면 어떻게 자사의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을까? 고객이 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일련의 경험을 위해 일정한 대가를 지불함을 의미한다. 이는 소비자가 하나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행위를 살펴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는 최초 필요의 인식에서 시작해 대안 검색, 선택, 구매, 전달, 지불, 사용, 재구매 등 일련의 소비 사슬(Consumption Chain)을 통해 소비 행위를 완성한다. A기업은 이러한 소비 사슬 각 단계에서의 차별화 혹은 링크의 최적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즉 제품의 품질, 가격뿐만 아니라 마케팅, 프로모션, 구매/재구매 편의 제공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차별화할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많은 시도들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특정 요소 부각을 통한 제품의 차별화, 마케팅/프로모션의 차별화, 유통망 차별화라 할 수 있다. 과거 하이트 맥주는 150m 천연 암반수를 부각시키고 적정 맥주 온도를 나타내는 물방울 마크, 비열처리 공법 등 이를 가장 잘 강조할 수 있는 일련의 요소들로 제품의 품질 자체에 대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를 통해 제품 자체의 차이를 실제로 고객들이 더 크게 느낄 수 있도록 했고 하이트맥주는 당시 업계 리더를 제치고 업계 1위로 도약했다. 불멸의 히트작인 박카스와의 경쟁에서 광동제약의 비타500이 선택한 전략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비타500은 과거 건강음료의 주 유통망이었던 약국을 탈피해 10∼20대 고객이 보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 등으로 채널을 다변화했다. 이와 동시에 10∼20대 고객의 감성에 소구하는 TV광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채널 집중공략,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해 경쟁 제품 대비 목표 고객군에 차별적인 경험을 줄 수 있었다. 저가형 브랜드 화장품으로 시작해 업계 3위로 도약한 더페이스샵은 유통망을 활용해 고객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한 또 다른 사례다. 중간 유통망을 제거하고 판매상에게 직접 배송하는 방식과 지하철 내부 점포 등 저비용 점포를 활용한 방식 등을 통해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했다. 차별화를 꾀할 때 A사와 같이 경쟁사에 비해 규모가 작으면 빠른 의사결정, 신속한 변화, 주력 상품 집중 등이 가능하며 이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차별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제안

차별화와 민첩한 대응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 제공을 하라.

좋은 경쟁자와의 경쟁을 통해 시장과 함께 성장할 때 유의할 점은 시장이 변화하는 단계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성장이 둔화되고 궁극적으로 성숙기에 이르러 정체되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 및 신규 경쟁자들과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사전에 목표 고객군 확대, 제품과 서비스 강화, 지역 확장 등을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A기업은 강력한 대기업 경쟁자에 맞서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새로운 성장시장을 발견하고 차별화 요인을 개발해 경쟁업체보다 빠르고 다양하게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실패하거나 시장이 급속히 성숙화됐다면 새로운 시장(새로운 제품, 고객, 시장)을 찾는 모험을 계속해야 한다.

 

 

 

이기범 액센츄어 코리아 경영컨설팅 전무 ki-Bum.lee@accenture.com

필자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액센츄어 제조 및 자원 산업 전략 부문을 이끌고 있는 국내외 글로벌 기업 컨설팅 경력 16년의 베터랑 컨설턴트다. 성장 전략, 신규 사업, 글로벌 M&A 분야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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