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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현지화+표준화, 글로벌 마케팅의 지혜를 찾자

한충민 | 83호 (2011년 6월 Issue 2)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글로벌화에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기업 글로벌화의 핵심 동인은 기술력이었다. 그러나 이 전략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상당수의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글로벌 마케팅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함께 글로벌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성공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서는 우선 한국 제품의 우수성과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면 한국 기업이 효율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가. 이 글에서는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조건을 6가지로 정리해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성공적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글로벌 마케팅의 개념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바른 글로벌 마케팅 개념을 갖고 있어야 성공적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마케팅의 개념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려 할 때 일반적으로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 하나는 기업이 모국 또는 타 국가에서 습득한 경쟁우위를 현지 시장에 이전해야 하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현지 시장여건에 마케팅 활동을 적응시키는 현지화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그림 1)
 

기업은 두 가지 요인 중 어느 한 요인만 선택할 수는 없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대적인 비중의 결정인데, 전자의 요인에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두면 표준화 전략 즉, 순수한 의미에서의 글로벌(global) 전략을 택하는 것이다. 반대로 후자의 요인에 치중하면 현지화(local)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표준화와 현지화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전략이 글로컬(glocal) 전략이다.
 
우선 글로벌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현지에 ‘이전 가능한 경쟁우위’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경쟁우위란 그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으로 브랜드, 제품력, 가격경쟁력, 유통력, 마케팅 노하우 및 경험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경쟁우위를 현지 시장에 이전하지 않고서는 기업들은 친숙하지 않은 현지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농심의 ‘신라면’이 중국 시장에서 중국 현지 제품, 일본 라면, 대만 라면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신라면만이 가지고 있는 마케팅 지식이나 라면의 독특한 맛, 즉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이전하지 않고는 차별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라네즈 화장품이 중국에서 성공한 이유는 한국에서의 시장 경험을 현지에 이전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고, 코리아나 화장품은 한국에서의 성공 요인인 방문판매를 중국에 접목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모두 ‘이전 가능한 경쟁우위’의 중요성을 입증해 주는 사례다.
 
이와 같은 ‘이전 가능한 경쟁우위’는 지역별로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이전할 수 있는 경쟁우위는 선진국 시장에서는 다소 제한돼 있으나, 아시아 개도국 시장에서는 충분한 여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한국 기업의 글로벌 마케팅에는 선진국에서는 현지화 전략, 아시아 개도국에서는 표준화 전략이 적절할 것으로 추론된다.
 
개도국 시장에서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중국에서의 롯데껌과 오리온 초코파이, 삼성전자의 Anycall, 인도네시아에서의 미원, 인도에서의 현대 엑센트, 동남아에서의 LG전자, 중동과 중남미 시장에서의 한국의 전자제품 등을 들 수 있다. 롯데껌은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 20% 가량으로 미국의 리글리즈(Wrigley’s)와 쌍벽을 이룬다. 롯데의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과거 한국과 일본에서 사용됐던 제품 개념 및 광고, 촉진 방법을 중국에 이전시키는 것이다. 오리온 초코파이도 중국과 러시아에서 국내시장과 동일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성공은 한국의 휴대폰 기술과 한국에서의 시장 경험을 중국에 효과적으로 이전시켰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표준화 전략은 시장 진입 초기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즉 현지화에 따르는 추가 비용을 절감하고 한국과 제3 시장에서의 성공 모델을 이전함에 따라 실패에 따른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표준화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초기 시장 성공 후 시장 확대를 위해서 다양한 세분시장에 진입해야 하는데, 이 경우 현지화가 필요할 수 있다. 맥도날드는 국내 시장 진입 초기에는 글로벌 제품과 브랜드를 국내에 이전하는 전략에 치중했으나, 추후 시장 확대를 위해 불고기 버거와 같은 현지화된 제품과 브랜드를 개발해야만 했었다. 한국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오리온 초코파이가 중국의 유통환경에 맞는 포장을 개발하고, 미원이 인도네시아 소비자의 구매력에 맞춰 소량 제품을 판매한다든지, 한국 전자 업체들이 중국에서 가라오케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복합 제품을 개발하는 전략 등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한국 기업의 글로벌 마케팅은 시장권역별로 차별화된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현지화, 개도국에서는 표준화’ 전략이 한국 기업의 해외 마케팅 성공 사례의 공통적인 특성으로 발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서는 표준화와 현지화 어느 하나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편 마케팅믹스 전략은 글로벌 마케팅 전략의 체계에 맞춰 전개돼야 한다.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예외가 아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역할은 기업의 제품과 마케팅 프로그램을 고객 등 커뮤니케이션 타깃을 대상으로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소통시키는 일이다.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성공 가이드라인
일반적으로 한국 기업의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특성이 발견된다.
 
①제품·기업의 차별성을 명확히 설정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첫 번째 조건은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제품 또는 기업의 차별적 경쟁우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차별적인 제품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한국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해외 시장이 국내 시장과 다른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 중 하나는 국내에 비해 경쟁의 강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경쟁 기업의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경쟁 기업들이 보유한 역량도 다양하다. 국내 시장에서 선도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해외 시장에서는 기업의 인지도도 낮고 국내에서와 같은 유통 지배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게 일반적인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선도 기업(market leader) 마케팅 전략을 쓰는 기업이라도 해외에서는 니치 마케팅(niche marketing)을 추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자동차의 예를 들자. 국내 시장에서 상당수 소비자들이 현대자동차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현대차가 ‘무난한 차’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로서는 ‘무난한 차’를 한국 시장에서의 유통 지배력을 활용한 물량 공세로 판매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으나, 이 전략이 해외 시장에서는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 왜냐 하면 우선 경쟁 차종이 국내와 달리 엄청나게 많을 뿐만 아니라 우수하고 다양한 대안들이 고객에게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자동차가 해외 소비자에게 선택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명확한 차별성과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왜 소비자들이 현대자동차를 구매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고 이를 알려야 한다. 단순히 기업 및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은 단기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거나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쏟아 부어야 판매 효과로 연결될 것이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한류 마케팅도 제품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 한류 마케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소비자의 구매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는 한류 드라마, K-Pop 등 대중문화 상품의 성공을 통해 형성된 한국 대중문화나 스타에 대한 호감도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즉 한류 스타 호감도를 제품 호감도로 연결시키려는 ‘감정 전이’ 효과를 겨냥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에 한류 스타를 이용한 광고를 활용해 크게 성공한 사례도 있다. 한국 식료품과 소주 광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초기 광고 등에서도 한류 스타를 광고 모델로 활용한 바 있다.
 
한류 마케팅의 두 번째 효과는 한류 광고를 통해 한국 제품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진로나 경원 소주는 한국 소주임을 한류 광고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 제품의 특수성을 강조해 제품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한류 마케팅도 한계가 있다. 기업의 전략에 따라 한류 마케팅이 부적절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 제품이 최고급 제품이라는 인식은 아직까지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를 한류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전 세계 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강조한다. 이때 한국의 정체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최고급 프리미엄 이미지를 퇴색시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은 전략일 수 있다.
 
②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적극 활용
브랜드도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이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경제성에 있다. 브랜드는 초기에는 상당한 초기 투자가 수반된다. 하지만 브랜드 파워를 일단 확보하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특히 영업 촉진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한국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에서 이와 유사한 결과가 발견된 바 있다.1  비록 통계적으로 유의하진 않았지만 브랜딩에 성공하고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는 기업보다 매출 대비 촉진 예산이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또 영업 인력 비중을 상당히 줄일 수도 있고, 경쟁 기업보다 가격을 올릴 수도 있어 수익성이 향상되는 효과도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기업·제품의 차별적 우위를 브랜드 이름, 슬로건, 태그라인, 로고, 심벌 등의 수단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데서 발생된다. 제품의 차별성을 효율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도록 브랜드를 개발한다면 상당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LG전자는 90년대 후반 ‘골드스타’ 브랜드를 퇴출시키고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움으로써 좀 더 현대적이고 고객 친화적인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도 푸른색의 새로운 삼성 로고를 개발해 테크놀로지 삼성의 이미지를 심는 데 적극 활용한 바 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나 신뢰에서도 발생한다. 충성스러운 고객에게는 높은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요구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충성 고객에게 드는 마케팅 비용은 신규 고객의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③지나친 커뮤니케이션 현지화는 자제
가장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시장의 특성에 따라 현지 고객의 기호와 시장 여건에 맞춰 현지화를 추진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이다. 현지화된 커뮤니케이션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비해 개발 및 집행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과연 추가적인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지불하고도 현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LG전자는 글로벌 광고 시행 초기에 광고 기능을 해외 법인에 과감하게 위임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현지 여건에 적합한 광고를 개발하는 데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으나 지나친 광고 개발비 때문에 광고 집행 비용이 부족해져 광고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물론 커뮤니케이션 현지화가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선진국 마케팅에서는 개도국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지화 필요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도 미국이나 유럽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 집행하고 있다.
 
한 가지 대안은 선진국 시장에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여러 시장에 이전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글로벌화가 이뤄진 대형 기업들이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기아자동차 쏘울 광고는 미국 시장에서 개발한 광고를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집행한 사례가 있다.
 
글로벌화의 이점을 살리되 현지화의 요구를 동시에 반영하는 방법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종종 활용하는 ‘프로토타입(prototype) 광고’나 ‘패턴(pattern) 광고’ 방식을 고려할 수도 있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전략적 요인, 즉 브랜드 포지셔닝, 브랜드 정체성, 메시지 등은 전세계적으로 통일하되, 크리에이티브(creative) 측면은 현지화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경우에 따라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도 본사의 가이드 라인을 따르도록 통일화를 추구할 수 있다. 프로토타입 광고의 좋은 예는 나이키다. 나이키는 글로벌 광고에서 스포츠 스타를 모델로 사용하되 구체적인 스포츠 스타는 현지 시장에 따라 변화시키는 방법을 활용한다. 한국에서는 박찬호를, 일본에서는 노모 히데오를 모델로 기용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패턴 광고의 예로, 리바이스(Levi’s)는 글로벌 청바지 광고에서 미국의 정체성과 프리미엄을 반드시 표현하도록 하되 이를 표현하는 방법은 지역에 따라 달리하는 방법을 사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리바이스는 유럽에서는 카우보이 광고를, 일본에서는 제임스 딘 광고를 개발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 이 광고는 아직도 글로벌 광고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현지화가 필요한 또 다른 영역은 매체 집행에 있을 수 있다. 국가에 따라 매체의 유용성(availability) 및 효과, 관련 규제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체 전략을 현지 에이전시에 위임하는 기업들이 많다. 물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이나 글로벌 미디어를 사용할 때는 현지화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④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효율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요소는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이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기업의 경쟁우위와 브랜드 정체성, 기업의 미션, 브랜드 요소들, 촉진 메시지들이 통합적으로 이뤄지고 전개돼야 한다는 뜻으로, 이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이미지 구축이 가능하다. 아무리 친절을 강조하는 광고를 하더라도 고객 접점에서 친절이 실행되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메시지가 통합되고 일관적으로 적용돼야 한다. 여기에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외부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실체 개선을 위한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내부와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통일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절대 간과돼선 안 되는 점이 실체의 개선이다. 삼성전자가 90년대 ‘World Best’ 캠페인을 시행할 때 삼성전자가 추구한 전략은 ‘1사 1명품’이다. 제품을 ‘World Best’로 격상시켜야 고객에게 ‘World Best’ 이미지를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1990년대 실수를 저질렀다. LG전자는 1990년대 후반에 골드스타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인 LG로 교체하면서 좀 더 현대적이고 감성적인 정체성을 확보하려 노력했다. 1997년 LG전자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삼성전자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자사 인지도를 크게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에 부합하는 감성적이고 고객친화적인 제품들을 제대로 출시하지 못했다. 글로벌 광고 자체도 통일되지 않고 감성적인 광고와 기술적 측면을 강조하는 광고가 동시에 집행돼 고객의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LG전자에서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과 함께 그에 부합하는 제품을 출시하고 글로벌 광고가 통합적으로 집행됐다면 훨씬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애플이 2000년대 초반에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2001년 출시된 혁명적 제품인 아이팟의 성공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의 혁신적인 제품과 혁신성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맞아 떨어진 것. 애플의 1980년대 성공도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사업자용 PC를 판매하는 IBM과 달리 애플은 일반 대중이 사용하기 편리한(user-friendly) 제품을 개발했다. 이와 더불어 대중적이고 고객 친화적인 사과 로고 등 BI와 함께 찰리 채플린과 같은 코미디언을 등장시킨 혁신적인 광고를 내세웠다. 제품-브랜드-광고에서 사용 편의성이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했던 것이다.
 
⑤다양한 타깃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
한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유의해야 하는 점은 국내에서와 달리 다양한 타깃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한국 기업은 기본적으로 외국 기업으로 인식되는 동시에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현지 고객과 기업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언론, 직원을 대상으로 우호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노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지역 사회의 기대는 현지 기업보다 외국 기업에 대해 더 높다는 것이 여러 문헌에서 지적되고 있다.2
 
일반적으로 브랜드 및 기업 이미지는 크게 5개 집단에 의해 형성된다. (그림 2) 고객과 직원뿐만 아니라 투자자와 지역사회, 언론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같이 다양한 타깃 대상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조정·통합이 필요하다.
 
⑥창의적인 매체 활용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방송 매체다. 방송 매체는 단기간에 다수의 대중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통제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며, 고객의 매체 접촉이 다양해짐에 따라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기업들은 전통적인 방송 매체와 더불어 다른 매체의 활용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온라인 매체, 스포츠 마케팅이나 전시회 등의 매체도 효과적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는 여러 가지 기법이 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기법으로는 e메일 촉진, 배너 삽입 등 온라인 광고, 검색엔진 마케팅, 온라인 이벤트 및 PR, 제휴 프로그램, 바이럴 마케팅을 들 수 있다.3  
 
이 같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비용이 저렴하다. 따라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특히 적합할 수 있다. 둘째, 실시간(real time)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셋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넷째, 지역적으로 넓은 커버리지가 가능해 다수 국가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기업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섯째,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측정하기가 수월하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고객 서비스 및 지원이 큰 비용 없이 이뤄질 수 있다. 물론 온라인 매체는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어렵고 통제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온라인 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한류인 K-Pop은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매체가 있어 가능했던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시회 참가도 효율적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제한돼 있는 중소기업에는 매우 유용한 대안이다. 기업들은 전시회를 통해 고객과의 대면 접촉 마케팅이 가능한 동시에 잠재 고객과의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중소기업의 전시회 참가를 독려하고 참가비의 절반 정도를 지원해주고 있다.
 
그러나 전시회도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어 잠재 고객이 전시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전시회 참가를 고려하는 기업들은 전시회와 관련해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추진해야 한다. 단계별로 사전 프로그램(초청장 발송, 전시회 특별 광고 등)과 현장에서의 프로모션(신제품 설명회, 세미나, 칵테일 파티 등), 사후 관리 프로모션(인쇄물 발송, 세일즈 콜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4  
 
스포츠 마케팅도 대기업에는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FIFA 월드컵과 유로 2008 대회 후원이나, 삼성전자의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 영국 축구클럽 첼시 후원 등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스포츠마케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은 일반 매체 광고에 비해 노출 대비 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고, 특정 클럽에 대한 우호도가 기업과 제품에 이전되는 감정 전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글로벌 행사 후원으로 기업의 글로벌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상에서 한국 기업이 성공적인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국내외 기업의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장기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전술적인 활동이 아니다. 기업의 사업과 마케팅, 브랜드를 포괄하는 큰 그림의 글로벌 전략적 체계 속에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 기획, 집행, 관리돼야 한다.
 
동시에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는 단기간에 달성되기 어려운 점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향상된 것은 1990년대부터 시작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투자와 관리 덕분에 가능했다. 특히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효과 달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미지 점검(audit)을 정기적으로 하는 등 지속적이고 종합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글로벌 브랜드 및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와 같은 제도를 도입해 단발성, 사후적 관리에서 벗어나서 종합적이고 예방적인 개발과 관리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한충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cmhlab@hanyang.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경영학석사(MBA), 미시간대에서 경영학박사를 취득했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 중소기업진흥공단 글로벌브랜드운영위원회 위원장,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비상임이사, 제16대 한국국제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 한충민 | -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
    - 중소기업진흥공단 글로벌브랜드운영위원회 위원장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비상임이사
    - 제16대 한국국제경영학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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