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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를 온몸으로 느끼고 숨쉬자”

체험마케팅이 고객 지갑 열었다

DBR | 4호 (2008년 3월 Issue 1)
임수 기자 imsoo@donga.com
 
2007년 BMW그룹은 아시아 시장에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뒀다. 전년도에 비해 12% 늘어난 15만9365대의 차를 판매하며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한국에서 전년 대비 18% 늘어난 8557대의 차를 판매해 수입 자동차 부문 1위 자리를 굳혔다. 독일 현지에서 인터뷰한 BMW그룹 크리스토퍼 폰 취어슈니츠 마케팅 총괄이사는 “BMW가 프리미엄 자동차 마케팅 리더라는 점을 입증한 셈”이라며 막강한 브랜드 파워, 최고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 뛰어난 판매조직 등을 성공 요소로 꼽았다.
 
과연 BMW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의 비밀은 무엇일까. 지난주 독일 뮌헨 BMW 본사 현지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들여다봤다.
 
브랜드 관리에 역량 집중
최근 경제성장에 힘입은 아시아 지역의 프리미엄 자동차 수요 급증은 BMW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 모든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BMW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실적을 올린 것은 브랜드 관리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BMW가 추구하는 브랜드 지향점은 ‘기쁨(Joy)’이다. 이를 위해 ‘진정한 드라이브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이라는 모토를 내세운다. 브랜드를 추구하기 위해서 ‘역동성(Dynamic)’ ‘도전(Challenging)’ ‘문화(Cultured)’라는 3대 브랜드 가치를 구축했다. 브랜드 가치는 또 다시 스포티(sporty), 젊음, 창의력 등 9가지 세부 가치로 나뉜다.
 
이를 통해 BMW는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이미지, 젊고 세련된 이미지 등을 전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BMW 주요 고객은 왕성한 사회활동을 벌이는 30, 40대의 성공한 비즈니스맨이나 상류층 중에서도 기사 없이 자신이 직접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오너 드라이버들이 많다.
 
취어슈니츠 이사는 “BMW는 이 시대 최고의 자동차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부한다”며 “더불어 BMW만의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는 BMW를 단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BMW를 통해 다이내믹, 이노베이션과 같은 특별한 가치를 느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60대 남성이 BMW 컨버터블을 탄다면 이는 그가 고급차를 탈 수 있는 경제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젊은이 못지않은 역동성을 즐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BMW는 경쟁업체보다 브랜드 가치 정립 및 관리의 일관성을 유지했다”며 “일관성이야말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BMW는 매년 소비자 리서치를 통해 각 시장에서 다양한 브랜드 가치가 어떻게 인지되고 있는지 정밀하게 측정한다. 한국에서는 매년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역동성, 도전, 문화 등 3대 브랜드 가치와 하위 개념의 9가지 세부 가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조사한다. 소비자는 각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질문에 대해 경쟁업체와 비교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응답해야 한다. 예를 들어 ‘Cultured’와 관련해 ‘BMW의 이벤트가 얼마나 사회공헌을 하나’, ‘BMW 광고나 디자인이 미적인 부분에서 얼마나 수준이 높은가’ 등에 관해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소비자들은 경쟁업체와 비교해 각 질문에 몇 점을 줄 수 있는지 대답하는 식이다.
 
“만약 올해 리서치에서 다이내믹의 이노베이션 부분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결과가 나오면 이 부분을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짭니다. 매년 축적된 리서치를 통해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거죠. 브랜드 가치를 측정하는 이 방식은 매우 과학적이며 우리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체험 마케팅 강화
BMW는 최근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데 있어 ‘체험 마케팅(experiential mar keting)’을 강조하고 있었다. 취어슈니츠 이사는 최근 아시아 각국의 마케팅 활동 가운데 한국의 체험 마케팅 사례를 가장 성공으로 꼽았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뉴 5시리즈’를 선보이면서 대규모 공개 행사를 여는 대신 기존 고객(peer customer)을 중심으로 한 체험 마케팅에 무게를 뒀다.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시승 체험은 물론 피부진단, 패션 코디네이션, 핸드 마사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다른 경쟁 브랜드들이 대규모 런칭 이벤트를 통해 신차를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니(MINI) 브랜드 홍보를 위해서는 스노보드 모임을 열고, 도심 속 주행행사인 ‘미니 시티런’ 등의 마케팅을 벌였다. 선별된 잠재고객들을 초청해 파티도 다양하게 열었다.
 
“광고 등 대중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BMW 소비자를 붙잡아 두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체험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는 BMW 브랜드를 깊이 경험하고, BMW를 온몸으로 숨쉬고, 느낄 수 있습니다. 직접적이고 물리적이며 정서적인 유대감이 생기는 거죠.”
그는 “BMW의 각종 파티나 모임을 통해 고객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등 브랜드 입소문 효과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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