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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경영 Tool

뇌영상 촬영, 자연적 관찰… 대안적 조사로 차별화하라

여준상 | 3호 (2008년 2월 Issue 2)

소비자에 대한 인사이트(insight), 즉 통찰력은 기업에 있어 궁극적인 차별화의 원천이다. 하지만 갈수록 소비자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기가 어려워진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기술, 문화가 진보함에 따라 소비자의 마음도 점점 복잡하게 진화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시장조사 기법을 찾기 위해 고심한다. 그럼에도 아직도 다양한 조사기법의 특징과 장단점은 물론 자기 회사의 상황에 어떤 기법이 적합한지를 정확히 아는 기업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전통적인 시장조사 연구는 수치를 통한 통계적 검정 방식의 정량조사와 사람들의 의견과 생각, 행동 등 서술적 데이터를 수집하는 정성조사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최근에는 기존 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조사 기법들이 속속 등장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대안적 방법론들은 남들과 다른 독특한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
 
기존 조사법 - 정성 조사와 정량 조사
기존의 소비자 조사기법은 우선 크게 정성적 기법과 정량적 기법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 정성 기법으로는 심층면접법(in-depth interview)을 들 수 있으며, 대표적 정량 기법으로는 설문조사, 즉 서베이(survey)를 꼽을 수 있다.
 
정성 기법은 신제품과 신규 프로모션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거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비자의 근원적 니즈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정량 기법은 정성 기법에서 도출된 가설적 아이디어와 컨셉트가 통계적으로 검증되는 지를 살펴보는 방법이다.
 
기업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는 먼저 정성조사를 통해 아이디어와 이슈를 찾아내지 않고, 바로 통계적 정량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이때 검증의 대상은 대부분 머릿속에서 주먹구구로 만들어진 가설이다. 제대로 된 마케팅 관리자라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베이에 들어가기 전에 충분한 가설과 아이디어를 뽑아낼 수 있는 정성적 조사부터 실시해야 한다.
 
대표적 정성 조사: 심층면접법 심층면접법은 서베이를 통한 통계적 검증을 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통해 가설을 뽑아내고 전략적 대안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기법이다. 개별 소비자를 집중 인터뷰하는 것을 ‘개별심층면접’이라 하고, 대여섯 명을 모아놓고 집단 인터뷰하는 것을 ‘집단심층면접(FGI·focus group interview)’이라고 한다.
 
FGI의 경우 여러 명의 소비자로부터 집단적 행동이나 의견을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빅마우스(목소리가 큰 소수의 사람)가 토론을 좌지우지해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심층면접법의 결과는 이후 실시할 서베이의 설문 항목을 만드는 데 쓰인다. 또 심층면접법은 신제품 컨셉트의 시안(試案)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직접적 반응을 조사할 때도 이용한다.
 
대표적 정량 조사: 서베이 서베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흔히 접하는 설문조사를 의미한다. 보통 일대일 면접조사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빠른 시간 내에 저렴한 비용으로 실시할 수 있는 전화, e메일, 인터넷 조사도 많이 활용한다.
 
서베이는 무엇보다 대표성이 있는 다수의 표본(sample)을 동원해 숫자에 의한 결과치, 즉 통계치를 산출할 수 있다는 데 장점이 있다. 특히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조사(고객만족도 조사, 브랜드파워 조사 등)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비교할 수 있다. 조사 대상을 그룹별로 비교해야 할 때도 활용가치가 높다.
 
하지만 서베이는 소비자의 내면 심리를 깊이 있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what’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what’ 뒤에 숨어있는 ‘how’나 ‘why’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다. 소비자가 정형화된 질문 문항에 대해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롭게 주목해야할 정량 조사: 실험법 실험법(ex-perimental technique)은 사실 전통적 정량기법의 하나다. 엄격한 환경 및 조건 통제 하에 보다 정교한 정량 검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샘플 수가 적어 대표성이 떨어지고 이것저것 통제할 것이 많아 불편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따라서 그동안 실무보다는 학계에서 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샘플 숫자가 적어도 대표성만 잘 확보한다면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는 지를 제대로 관찰할 수 있다.
 
서베이는 대규모 샘플링을 통해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설문조사 동안 대상자의 집중도를 유지하고 상황을 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조사를 할 때 이런 단점이 더 커진다. 반면 실험법은 정해진 실험 공간 내에서 강한 통제를 통해 실험 외의 다른 요인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함으로써 순수한 마케팅 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
 
실험법 중에는 소비자가 제품의 프로파일이 적혀진 카드를 보면서 선호도 순위를 매기게 하는 컨조인트(conjoint) 조사방법이 대표적이다. 영상물이나 사진을 보면서 새로운 광고시안이나 패키지 디자인에 대한 반응을 측정하는 조사에서도 실험법이 유용하게 쓰인다.
 
각종 시청각 자극을 통해 최대한 현장감을 살린 후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많이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자주 시도되는 실험법으로 몰 인터셉트 기법(mall-intercept technique)이란 것이 있다. 이 기법에서는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따라서 좀 더 자연스럽게 구매 관련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를 통한 실험법이 많이 사용된다. 화면에 등장하는 단어나 그림에 대한 반응 속도를 측정한 후 이를 통해 소비자의 내면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뒤에서 얘기할 간접 추정법의 프라이밍 기법도 여기에 해당한다.
 
대안적 조사 기법
얼마 전부터는 기존 조사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조사 기법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안적 조사기법의 대부분은 정량적 보다는 정성적 기법의 성격이 강하다.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직접 질문과 반대되는 간접 추정을 통한 소비자 내면 이해 △자연적 관찰이나 탐구를 통한 소비자 행동 이해 △‘뇌 영상 촬영’이라는 자연과학 기법을 통한 소비자 반응 이해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안적 조사 방법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이제까지 발견되지 않은 독특한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반면 앞서 소개한 서베이나 FGI 등 기존의 조사방법들로는 새로운 소비자 인사이트나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가 어렵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같은 방법으로 수없이 많은 조사를 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앞으로 이런 대안적 접근법을 실무에 적극 활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간접 추정법 사회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일반적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내면 심리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설문 항목에 답할 때 소비자 자신의 의식세계에 있는 기존의 선입관을 조합해서 임시방편적으로 대답하는 경향이 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은 의식 영역보다는 무의식 영역의 영향을 받아 발현될 가능성이 더 높다. 즉, 소비자 구매행동의 원인을 찾을 때도 의식 영역보다는 무의식 영역에서 찾는 편이 더 정확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설문조사 방식은 직접 질문을 이용한다. 이 때 소비자는 의식 영역에 있는 ‘의도된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함(social desirability)’을 고려해 자신의 실제 심리와는 무관하게 ‘사회적으로 옳은’ 답을 할 수도 있으며, 연구자의 의도에 맞춰서 응답하는 사례도 많다.
 
간접 추정법에서는 좀 더 순수하고 근원적인 내면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적인 질문을 피한다. 연구자는 소비자에게 자신의 내면심리에 대해 말해보라고 직접 요구하지 않는다. 제3의 객체에 대한 반응이나 혹은 다른 사물에 대한 비유 결과를 통해 ‘소비자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고 추정한다. 이런 추정 결과에는 소비자 자신도 모르게 반응하는 무의식 세계의 사고나 느낌이 존재한다.
 
간접 추정법은 프라이밍 기법(priming techni-que)과 은유-비유 기법(metaphor technique)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프라이밍은 제품이나 브랜드(마케팅 자극물)를 먼저 보여준 뒤 이에 대한 반응을 통해 소비자의 내면 심리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실험 대상자에게 컴퓨터 모니터로 A기업의 로고를 보여준다고 하자. 잠시 후 그에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단어(happy/sad)를 보여준다. 그리고는 실험 대상자에게 단어의 뜻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를 가능한 한 빨리 대답하게 한다. 이 때 실험 대상자가 A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happy란 단어는 긍정적 의미”란 응답을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내놓을 것이다. 이에 비해 “sad란 단어는 부정적 의미”란 답변은 상대적으로 늦게 나올 것이다.
 
은유-비유 기법에서는 마케팅 자극물을 제3의 사물에 비추어 은유적, 비유적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은유-비유 기법에도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고 있는데, 제럴드 잘트만 하버드대 교수가 고안한 ZMET(Zaltman Metaphor Elicitation Technique)이 대표적 기법이다. ZMET실험에선 실험 대상자에게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모아오게 한다. 그 후 10여 단계의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 내면 깊숙이 존재하는 무의식적 생각을 이끌어낸다. 듀폰은 한 설문에서 ‘여성들은 팬티스타킹을 싫어한다’는 결론을 얻은 적이 있다. 그러나 별도로 실시한 ZMET 테스트에서 실험 대상 여성들이 가져온 것은 키가 큰 말뚝(늘씬한 다리를 상징)과 비싼 자동차, 실크 드레스 등의 그림이었다. 결론적으로 드러난 소비자의 생각은 ‘팬티스타킹이 불편하긴 하지만 섹시하게 보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이었다.
 
이외에 특정 제품 사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토록하거나 특정 브랜드의 사용자 이미지를 그려보도록 하는 심리그림법(psycho-drawing)도 잘 알려진 은유-비유 기법이다. 두 사람이 대화하는 그림 속의 대화풍선에 글을 적어보게 함으로써 특정 브랜드나 사용상황에 대한 이미지, 연상물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대화풍선그림법(bubble-drawing)도 있다.
 
자연적 관찰법 자연적 관찰법은 기존의 소비자 관찰법을 더 심화한 것으로, 인류학자들이 사용하는 자연적 탐구법(naturalistic inquiry)을 마케팅에 도입한 방법론이다. 인간의 행동을 심층 관찰, 경험함으로써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이며, 최근 소비자 연구에서 많이 쓰인다.
 
자연적 관찰법에서는 실험자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생각으로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능동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과 같은 탐험적 경험을 해나간다. 기존의 관찰법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수동적 관찰 위주로 이뤄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연적 관찰법은 마케팅 담당자가 직접 경험을 해가면서 결론을 얻어가는 상향적 프로세스(bottom-up process)다. 따라서 이전과 다른 전혀 새로운 마케팅 인사이트를 얻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자연적 관찰법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암벽등반 등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6개월∼1년간 따라다니기도 하다. 이들이 발견해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것은 일반인들이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의 짜릿함(excitement)이다.
 
아프리카나 아마존 오지의 원주민들과 함께 살면서 도시인들이 잃어버린 희로애락의 요소를 찾는 연구자들도 있다. 이들은 감정표현의 새로운 차원을 찾아내 광고 컨셉트와 제품 디자인에 담아내고자 한다.
 
뇌영상 촬영법 최근에는 뇌의 반응을 의학용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하는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도 각광을 받고 있다. 측정 대상은 특정 상표나 제품에 대한 뇌의 반응 여부다. 이 방법은 무엇보다 생체 반응을 통해 객관적, 사실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데 매력이 있다.
 
fMRI는 음식의 맛과 브랜드의 연관성과 같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검증할 수 있다. 스타벅스 커피가 다른 브랜드 제품에 비해 맛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다고 하자. 이 소비자는 정말로 스타벅스 커피의 맛이 좋다고 느끼는 것일까? 혹시 스타벅스의 분위기와 브랜드에 만족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스타벅스 커피를 아무 표시가 없는 컵에 담에 제3의 장소에서 마실 때도 똑같은 만족을 느낄 것인가? fMRI로 뇌를 촬영해 보면 무엇이 사실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콜라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눈가리개를 하고서 맛을 평가) 및 브랜디드 테스트(branded test·눈가리개 없이 브랜드를 보면서 맛을 평가) 그룹에게 fMRI를 해본 결과 사뭇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블라인드테스트에서는 감각기억이 있는 뇌 영역에서 강한 활성화가 일어났지만, 브랜디드테스트에서는 감각기억 영역뿐만 아니라 해당 브랜드에 대한 연상과 태도가 저장된 장기기억이 있는 해마 영역에서도 강한 뇌 활성화가 일어났다.
 
즉, 실제 우리의 일상생활과 같은 상황인 브랜디드 상황에서는 브랜드 연상이나 태도에 의해 감각의 왜곡된 평가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마케팅 기법 시험해 봐야 
경영 현장을 살펴보면 ‘마케팅조사는 외부 조사기관에 용역을 주면 알아서 해주는 것’이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다. 물론 뛰어난 조사회사는 A부터 Z까지 서비스를 다 해줄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조사를 발주한 회사 담당자가 자기 회사에 알맞은 조사연구 방법을 먼저 제안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분석 결과를 현업의 시각을 정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소비자 조사기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져야 가능하다.
 
또 기업들은 앞서 소개한 대안적 기법을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조사법을 끊임없이 시험해 봐야한다. 마케팅 조사에 들어가는 돈을 불필요한 비용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버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양한 대안적 기법을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소비자 인사이트를 얻는다면, 그 동안 들인 조사비용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닐 것이다.
 
소비자는 갈수록 영악해지고 있다. 기존의 설문이나 인터뷰에 대해서는 ‘학습효과’로 인한 바이어스(bias)가 일어나고 있다.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 자신도 잘 모르는 무의식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사 기법들에 대한 적극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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