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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CRM

CRM 목적은 ‘고객 확대’ 아닌 ‘가치 극대화’

피터 커피 | 31호 (2009년 4월 Issue 2)
글로벌 시장에서 자본과 자원, 지식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세계 어느 곳에서나 경쟁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고객들은 새로운 공급업체로부터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렇게 혼란스러운 사업 환경에 세계적 불황까지 겹친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이 고객과 형성하는 관계는 새로운 경쟁업체들이 모방하기 힘든 자산이 된다. 멀리 내다보는 기업의 리더들은 ‘관계 자산(relational asset)’을 확보하고 보호해 이를 고성과 비즈니스의 동력으로 삼는다. ‘고객관계관리(CRM)’의 툴과 프로세스를 기업 운영의 모든 측면에 사용하면 성과를 올릴 수 있다.
 
불황기에 더 중요한 CRM 방법론
CRM 정보 통합이 관건 고객은 기업으로부터 자신의 가치를 진정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을 재빨리 감지한다. 자신이 어떤 기업으로부터 장기적인 고객으로 대접받지 못한다면 굳이 그 기업을 다시 찾을 필요 없이 다른 대안을 찾게 된다.
 
기업의 정보기술(IT) 담당 리더는 고객과의 모든 상호작용을 낱낱이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데 CRM을 사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고객의 제품 정보 요청, 최초 판매, 판매 후 고객 지원에 이르기까지 CRM 시스템은 고객과 기업이 상호작용하는 모든 단계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고객이 거래 기업으로부터 충분히 이해받고 소중한 고객으로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면, 다른 기업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다시 기존 거래 기업을 찾는다. 고객은 거래 기업에 자신의 요구를 반복해 설명할 필요가 없으므로 구매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기업은 새로운 수익을 올릴 수 있으므로 모든 거래 당사자들의 거래 효율성이 향상된다.
 
기업이 공급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재고량을 인지하고 재고의 위치를 조절해야 한다. 이는 제품의 선적 일정 및 관리를 개선할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객이 원하는 정확한 물품을 제시간에 최적의 비용으로 받도록 하는 프로세스에서 공급업체들도 하나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
 
많은 기업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묶는 이 같은 엄청난 규모의 통합은 미국 대형 소매업체 월마트의 성공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월마트와 거래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월마트 시스템의 일부로 관리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데이터보다는 고객 중심으로 접근하라 CRM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는 기업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데이터 출처에만 중점을 두는 일이다. 보통 기업들은 일상적으로 유입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갖는데, 이 데이터는 미래의 고객 관리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설명하는 데만 치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판매되는지 추적하기는 비교적 쉽다. 기업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특정 고객’에게 제품이 판매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데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즉 자사에 ID를 등록한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고객 충성도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고객의 비즈니스를 추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데이터 처리 업무는 대개 제품 중심이지 고객 중심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 중심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고객 중심 접근 방식은 고객이 제품 하나를 구입할 때부터 구매 패턴을 관찰한 뒤, 향후 고객이 더 높은 가격에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고가 제품을 구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CRM 프로세스는 고객에게 이러한 ‘업셀(up-sell)’의 기회를 줘야 한다. 또 다른 고객 중심 접근 방식은 제품 구매를 중단한 고객들의 행동을 연구해, 왜 더 이상 자사 제품을 사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는 것이다.
 
고객 수가 아닌 고객 가치를 보라 기업은 CRM 시스템을 무조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 때때로 CRM 시스템의 가장 큰 가치는 기업이 보유할 필요가 없는 고객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데 있다.
 
회사가 끌어들이지 못한 고객들이 주로 가격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회사가 이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낮춰도, 이들은 다른 회사에서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옮겨갈 것이 뻔하다. 따라서 이런 고객을 잡아두기 위해 투자해봤자 실제로는 지속적인 관계 자산을 넓히는 게 아니다. 이들 고객은 수익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으며, 더 큰 가치를 지닌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자원을 분산시킬 뿐이다.
 
‘고객 확대(Customer Number Increase)’가 아닌 ‘고객관계관리’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CRM 시스템의 목표는 고객이 구축하려는 관계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지, 관계의 ‘수’를 극대화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 구축된 CRM 프로세스는 기업이 가진 데이터를 단순한 고객 연락처 목록이 아닌 기업의 지적 자산으로 바꿀 수 있다.
 

불황기에 주목받는 CRM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세계적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은 예산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형편이다. 하지만 예산이 적다고 해서 기업의 핵심 자산인 고객 관리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이런 현실에서 보다 비용 효율적인 CRM을 가능케 하는 최신 기술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 주목받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국내 기업들에는 아직 낯선 개념이고, 웹 기반 기술로서 보안이나 성능 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반대 목소리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효율성을 따져볼 때 불황기에 주목할 만한 CRM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 세계의 컴퓨터들을 하나로 결합해 업무를 처리하는 기술로, 하나의 컴퓨터로는 할 수 없는 복잡한 업무도 쉽게 해낼 수 있다. 사용자는 온라인 접속만 할 수 있으면 언제든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사용된 서버 컴퓨터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따라서 기존 PC에서와 달리 윈도 같은 운영체제는 물론 각종 소프트웨어를 일일이 설치할 필요가 없고, 중앙처리장치(CPU)와 하드디스크 용량을 높일 필요도 없다.
 
기존 방식으로 기업이 CRM 시스템을 만들려면 서버 구입과 네트워크 구축에 상당한 시간과 돈을 써야 한다. 또 시간이 흘러 기술이 발전하거나 트렌드가 빠르게 바뀜에 따라 CRM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생기면 또다시 시스템 구축에 비용을 쓸 수밖에 없다. 반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CRM은 이런 불필요한 낭비를 막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불황기에 유용하다. 몇 가지 장점을 알아보자.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고 사용자가 ID와 비밀번호만 알고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웹을 기반으로 CRM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직원들의 PC에 일일이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기존의 가상 사설망(VPN)보다 편리하다. 또 노트북 PC나 블랙베리, 아이폰 같은 모바일 기기로 웹에 접속해 CRM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이동성(mobility)은 외근이 잦은 영업사원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바이러스를 막을 때도 모든 PC에 일일이 작업할 필요 없이 중앙에서 관리해준다. 쉽게 설명하자면, 개인이 홈페이지를 만들어 쓰던 시절에는 개인이 직접 홈페이지 업그레이드를 해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포털업체가 개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기성품처럼 간편한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그레이드도 수시로 알아서 해주므로 사용자는 시간과 돈이 거의 들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사용자는 기술적 문제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신이 맡은 고객 관리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CRM을 이용하면 굳이 서버의 용량을 늘릴 필요 없이 웹상에서 간편하게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이는 아파트형 공장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떤 기업이 아파트형 공장의 한 층을 빌려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회사가 잘돼 생산을 늘리게 됐다고 치자. 이 회사는 다른 공장 부지를 알아보고 공장을 증축할 필요 없이, 그저 다른 한 층을 더 빌려 공장으로 쓰기만 하면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CRM은 주문형(on de-mand) CRM으로 구현할 수 있어 합리적이다. 하나의 기업이 전체적으로 CRM 시스템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CRM 시스템을 사용하는 부서에서 원하는 직원 수만큼 주문해 쓸 수 있다. 비용은 이 시스템을 사용한 시간만큼만 내면 되므로 효율적이다.
 
또 팀장이나 최고경영자(CEO)가 실시간으로 웹상에서 CRM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관리 감독이 쉽다. 대리점 등의 유통 채널이나 협력회사들과도 CRM 시스템을 공유할 수 있다. 컴퓨터 제조회사 델은 전 세계 1만5000명의 직원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CRM을 사용하고 있다. 델의 전 세계 대리점들도 CRM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방면에서 고객 관리가 수월해졌다. 그 결과 델은 이 시스템을 사용한 지 2년 만에 영업 생산성을 10% 올릴 수 있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CRM을 이용하면 고객들이 직접 CRM에 참여할 수도 있다. 대표적 사례가 스타벅스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마이 스타벅스 아이디어’다. 스타벅스 고객들은 회사에 제안하는 요구사항이나 아이디어를 언제든지 이 웹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 스타벅스는 이 접점에서 고객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피터 커피 이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페퍼다인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의 IT 전문 매거진 eWEEK의 테크놀로지 에디터를 거쳐, 현재 CRM 및 SaaS(Software as a Service) 전문 글로벌 기업 세일즈포스닷컴에서 플랫폼 인텔리전스 부문 이사로 재직 중이다. 최병규 이사는 고려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일본 통상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CRM 솔루션 전문 벤처기업 디엠라인닷컴 대표를 거쳐, 현재 세일즈포스닷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업 개발 부문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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