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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커뮤니케이션

첫 세 줄에 승부 거는 세일즈 글쓰기

이수민,정리=이규열 | 403호 (2024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세일즈 상대가 메일을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은 도입부에서 나온다. 위험을 강조해 시스템 1 사고 방식을 의도적으로 작동시키는 전략이 강력한 도입부를 만들 수 있다. 또는 글의 시작부터 효율을 강조하는 전략도 주효하다.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얼마나 비용을 줄이거나 혜택을 늘릴 수 있을지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신상품을 소개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홍보 메일을 작성했다. 메일 제목은 그럴듯하다. 고객의 눈길을 확 사로잡을 것 같다.1 상품의 특징과 기능을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본문도 마음에 든다. ‘그래, 이 정도면 됐어!’ 글을 쓴 자신에게 만족하며 잠재 고객들에게 메일을 의욕적으로 보냈다. 그런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반응이 미지근하다. 혹시 메일 송수신에 문제가 있나 확인해 보니 대부분 수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본문을 읽었다면 이 정도로 무관심할 순 없을 텐데.

위 사례와 같이 잠재 고객이 당신의 메일을 클릭했다면 반은 성공했다. 의미 없이 휴지통으로 직행할 운명은 피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은 금물이다. 잠재 고객의 관심이 본문까지 이어지지 않고 제목에서만 끝났다면 그 메일도 결국 실패한 메일이다. 세일즈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세일즈 글쓰기에서는 “처음 세 줄에 승부를 걸어라”라는 말이 있다. 도입부에서도 처음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세일즈 글이 지금 읽힐지, 아니면 나중에 읽힐지 결정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 나중은 없다. 여기에 기대하지 말자. 상대가 메일을 계속 읽게 하는 힘 있는 도입부를 만들고 싶다면 다음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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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험 강조하기:
위험은 비교를 통해 명확히!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빠른 생각을 시스템 1, 느린 생각을 시스템 2로 구분했다.2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진행돼 빠르게 처리되는 생각이 시스템 1이라면 의식적 주의 기능이 개입돼 느리게 처리되는 생각이 시스템 2이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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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시스템 1 생각 상태라면 세일즈에 유리한 점이 많다. 시스템 1의 특징에 따라 당신의 글을 자동적으로, 다른 말로 하면 자연스럽게 읽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위험을 느끼면 우리 뇌는 어떻게 반응할까? 상대적으로 덜 정확하지만 처리 속도가 빠른 생각을 먼저 작동시킨다. 위험에는 신속하게 반응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고객의 머릿속에 시스템 1을 작동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다음과 같이 위험을 강조하는 것이다.

 • 은퇴 후 인간다운 삶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전문가는 경제적 어려움을 얘기합니다. 당신은 어디까지 대비하고 계신가요? (투자증권회사)

 • 집은 소중한 가족을 지켜주는 가장 건강하고 안전한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나는 아주 작은 냄새가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청소 전문 업체)

 • 치매는 수많은 병 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질병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65살 이상이라면 10명 중에 한 명은 걸린다는 사실을 아세요? (생명보험회사)

이런 도입부 문장을 읽은 고객은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큰 곤경에 빠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평소에는 인식하지 않았던 것들이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로 느껴지지 않을까? 이것이 포인트이다. 위험을 감지한 고객은 당신의 글을 무의식적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시스템 1 생각이 작동한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인식의 대원칙이 있다.3 우리 뇌는 위험 정도를 감각으로 인식할 때 절댓값이 아니라 비교 값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교 대상이 있어야 인식할 수 있다는 말이다. 0도의 물에 손을 넣으면 따뜻할까? 차가울까? 말하기 어렵다. 비교할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방금 전에 얼음물에 담근 손이라면 따뜻하게, 반대로 뜨거운 물에 담근 손이라면 차갑게 느껴진다. 이렇게 얼음물이나 뜨거운 물이라는 비교 대상이 없으면 비교 값을 만들 수 없다. 그리고 비교 값이 없다면 감각을 인식할 수 없다.

위험을 강조할 때 이 원리를 적극 활용해보자. 방법은 간단하다. 현재 상태(As is)의 좋은 점은 부각하고, 위험이 현실이 된 미래 상태(To be)의 나쁜 점은 강조하는 식이다. 이때 현재 상태와 미래 상태의 차이가 클수록 고객이 느끼는 위험 정도는 커진다.

다음 중 위험을 가장 크게 인식시킬 수 있는 글은 어느 것일까?

A. 지금 계시는 직장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B. 지금 계시는 직장을 잃게 돼 소중한 아이의 미래 준비도 엉망이 될 수 있습니다.

C. 가족에게 당신은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계시는 직장을 잃게 돼도 그럴 수 있을까요? 소중한 아이의 미래 준비도 엉망이 될 수 있습니다.

C라고 답할 것이다. A는 위험을 단순히 언급한 수준이고, B는 위험을 강조하긴 했지만 비교되는 현재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위험의 강도(현재와 미래의 차이)가 C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해는 하지 말자. 위험을 강조해야 한다고 없는 위험을 만들거나 위험을 과장하라는 말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결국엔 고객을 잃게 될 것이다. 고객이 생각하지 못했거나 알고서도 외면하고 있었던 위험을 똑똑히 인식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이때 비교할 수 있는 현재의 긍정적 상태를 부각시키면 더욱 효과적이다.


2. 지름길 보여주기: 비용을 확 줄이거나! 이익을 확 올리거나!

도입부에 효율의 지름길을 보여주자. 그래야 고객의 시선을 계속 붙잡을 수 있다. 효율은 보상(reward)으로 작용해 쾌감의 호르몬, 도파민을 분출시키기 때문이다. 그렇게 분출된 도파민은 주의집중 기능이 있는 전전두엽에 영향을 미쳐 당신의 글을 끝까지 읽게 만들어 준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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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효율’이란 ‘비용 대비 효과’를 말한다. 따라서 효율의 지름길도 두 가지다. 하나는 비용을 더 많이 절약하게 해주는 비용 지름길이고, 또 하나는 이익을 더 많이 가져가게 해주는 이익 지름길이다. 어느 지름길을 강조해도 상관없다.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효율적(비용이 낮든지, 효과가 높든지, 아님 둘 다든지)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름길을 다음과 같이 보여줄 수 있다.

비용 지름길 보여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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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같은 의료비 보장을 받으면서도 보험료를 30%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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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지름길 보여주기

 • 사랑하는 아이의 기억에 평생 남을 수 있는 좋은 엄마, 아빠가 되는 방법에 대해 들어보시겠습니까?

 • 이 제품에만 있는 차별화된 기능이 당신과 동료들의 업무 생산성을 눈에 띄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 최고의 면접 전문가가 개발한 면접에서 절대 실패하지 않는 12가지 전략을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만 공개합니다.

물론 두 지름길을 모두 보여줘도 좋다. 효과는 배가 된다. 단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만 조심하자.

 • 하루에 딱 10분만 투자하면 미국에 가서도 통하는 영어를 말하실 수 있습니다.

 • 트렌디한 가구를 구입할 때 10% 낮은 가격에, 10% 더 많은 혜택을 얻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고객의 가장 큰 두려움이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라면 가장 큰 즐거움은 남들보다 적은 비용으로 구매를 해 큰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면 고객은 기꺼이 당신의 글 전부를 읽게 된다. 우리 뇌가 원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자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를 택하지만 현명한 자는 조금이나마 성공 가능성이 높은 쪽을 추구하는 법이다. 이번에 소개한 두 가지 방법을 세일즈 글쓰기에 꼭 적용해보자. 고객이 당신의 글을 읽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 이수민sumin@smnjpartners.com

    SM&J PARTNERS 대표

    필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경영전문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자동차에서 경력을 쌓고, 잡 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강의 중심 교육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고 있다. ‘전략 프레임워크 이해 및 활용’ ‘잡 크래프팅을 통한 업무몰입’ ‘사내강사 강의스킬’ ‘조직관점 MBTI’ ‘B2B 협상스킬’ 등이 주된 강의 분야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좋은 강사가 되고 싶은가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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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이규열kylee@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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