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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의인화된 챗봇, 화난 고객 더 화나게 할 수도

조혜원 | 382호 (2023년 12월 Issue 1)
Based on “Blame the bot: Anthropomorphism and anger in customer–chatbot interactions” (2022) by Cammy Crolic, Felipe Thomaz, Rhonda Hadi & Andrew T. Stephen in Journal of Marketing, 86(1), 132-148.



무엇을, 왜 연구했나?

AI 기술 발전으로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챗봇 사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챗봇은 고객을 응대하는 AI 로봇으로 인력과 비용의 투입을 줄여 마케팅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적절히 통제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챗봇의 활용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자동 응답기 수준이었던 과거의 챗봇과 달리 이름이 있거나 시각적으로 사람과 같은 모습의 아바타를 사용하는 등 의인화된 챗봇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의인화된 챗봇은 고객으로 하여금 챗봇과의 인간적인 소통에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들 수 있다. 예컨대 문제가 생겨 챗봇과 소통했을 때 문제가 해결되면 괜찮겠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그 결과가 모호하면 고객이 배신감 등 더 큰 실망을 느낄 수 있다. 의인화된 챗봇에 도덕적 책임을 부여해서 챗봇이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며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챗봇의 의인화로 챗봇의 효능에 대한 기대가 커졌는데 챗봇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고객의 실망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고객이 보통 기업에 불만이 있거나 화가 났을 때 소통하길 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인화된 챗봇을 활용했을 때 그에 대한 과장된 기대치가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기업이 고객을 응대하면서 의인화된 챗봇을 사용할 때 실제로 부정적인 효과가 있는지,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는지를 분석했다. 또 의인화된 챗봇의 부정적 효과가 기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이런 부정적인 효과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국제통신사가 유럽의 한 국가를 대상으로 2016년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1년간 시행한 고객 응대 내용을 분석하고 챗봇의 의인화 정도에 따른 고객 반응을 테스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챗봇의 시각적인 측면과 언어적인 측면의 의인화 정도를 조절하고 실험 참가자인 고객의 감정 상태를 시나리오를 활용해 중립과 화난 상태로 조작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화난 상태의 고객일수록 의인화된 챗봇으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난 상태가 심각할수록 부정적 영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화가 나지 않은 고객의 경우 챗봇과의 소통에서 의인화로 인해 의미 있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한 챗봇의 의인화 정도가 낮아질수록 고객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또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챗봇에 대한 부풀려진 기대에 따른 실망이 줄어든 탓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의인화된 챗봇에 대한 실망은 기업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첫째, 고객은 기업의 응대 서비스에 대해 불만족을 느꼈다. 이는 기업의 마케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음으로 해당 제품에 대한 고객의 구매 의사 또한 감소했다. 화가 난 고객은 실망스런 고객 서비스에 징벌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는 기업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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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챗봇을 통한 기업과 고객 간 소통이 늘어나면서 챗봇을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고려해 기업은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동일한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감정 상태를 고려해 챗봇의 의인화 정도를 조절한다면 챗봇과의 소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의인화를 어느 정도의 연령대로 할지, 성별은 남성으로 할 것인지 또는 미소 짓는 여성으로 할 것인지 등을 대상 고객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특히 화난 고객을 대상으로 할 때는 챗봇보다는 사람이 직접 대응하게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앞으로 화난 감정뿐 아니라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 상태가 챗봇뿐 아니라 다른 의인화된 디지털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기업은 챗봇을 전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고객 만족, 기업 평판, 미래의 구매 의사까지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 조혜원 | 서강대 경영대 부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NYU)에서 심리학 석사,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화적 요소와 개인적인 요소가 소비자 웰빙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hyewoncho@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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