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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s

매출 위주 인센티브는 때론 양날의 검

김진환 | 379호 (2023년 10월 Issue 2)
Based on “Sales compensation plan type and sales opportunity coverage : “Double-edged” sword effects on sales performance” (2023) by Danny Pimentel Claro, Christopher R. Plouffe, Valter Afonso Vieira, Industrial Marketing Management Vol. 113 153-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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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왜 연구했나?


인센티브는 직장인들에게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그래서인지 블라인드를 비롯한 각종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인센티브 지급 시즌이 되면 그 기준에 대한 성토가 넘쳐난다. 성과가 눈에 보이고 측정하기도 쉬운 세일즈 조직의 경우 인센티브가 더욱 중요하다. 인색한 인센티브 설계는 영업사원의 의욕을 빼앗을 수 있고, 줄퇴사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과도하게 책정된 인센티브는 회사의 잠재력을 갉아먹거나 비영업부서 직원들의 박탈감을 자극할 수 있다.

성과를 낸 사람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슈는 간단치 않다. 가령, 한 영업사원이 A라는 지역을 3년째 담당하고 있는데 내년에 다른 구역을 담당하게 됐다고 치자. 이 경우 그는 계약 체결이 임박한 건에 대해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만 새로운 영업 기회를 발굴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영업 구역을 재배치할 때도 모든 구성원이 마찬가지로 활동한다. 당장 계산서를 끊는 것에만 혈안이 되고, 밀어내기 판매를 감행하기도 하며, 새로운 기회 발굴에는 신경을 끈다. 이 경우 당장의 매출은 날 수 있겠지만 신규 영업 기회를 만들지 않은 결과, 그다음 해부터는 회사 전체 실적이 곤두박질친다. 특히 금액이 크고 리드 타임(Lead Time)이 긴 경우 계산서 발급만큼이나 중요한 작업이 신규 영업 기회 창출 및 육성이다. 회사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매출로 이어지지 않은, 새로운 영업 기회의 육성 활동에 대해서도 보상을 하려 한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브라질 인스퍼 교육 및 연구 기관(Insper education and research institute)과 미국 테네시대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인센티브가 가져오는 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과연 높은 인센티브가 더 높은 매출을 가져오는지, 영업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인지, 제한된 시간 속에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신경 써야 하는 요소는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이를 위해 CRM 및 ERP 시스템을 판매하는 유명 소프트웨어 기업을 선정해 92명의 영업사원이 만들어낸 850건의 영업 기회를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영업사원의 총소득 중 인센티브의 비율이 높을수록 매출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 설정 이론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목표를 가진 개인은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일반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기업 역시 조금이라도 더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타깃 금액 이상 달성 시 영업사원에게 가중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타깃 금액을 미달할 경우 급격히 낮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영업사원이 조금이라도 더 분발해 주기를 바란다.

이로 인해 영업사원은 더 높은 인센티브를 위해 많은 영업 기회를 좇아다니게 되는데 너무 많은 기회를 추구하면 나중엔 영업 실적이 오히려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보상의 긍정적 효과는 일정 정도까지만 증폭되다가 이후에는 부정적 효과를 낳았다.

영업사원은 고객과의 면담 외에도 프레젠테이션, 제품 데모, 견적서 발행, 전시회 참가, 가격 협상, CRM 업데이트, 제출 서류 준비, 납품 및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할 일이 많다. 이러한 와중에 조금이라도 인센티브를 더 받겠다며 능력 이상의 과도한 기회를 찾다 보면 결국 기존 고객에 대한 소홀, 과로로 인한 피로, 주의력 감소, 심지어 번아웃(Burnout)까지 올 수 있다. 따라서 고객 및 영업 기회의 수가 너무 많은 것은 좋지 않으며 ‘적당히’ 많은 것이 좋다. 그러나 영업사원 개개인에 따라 적당한 기준은 다를 수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영업 기회의 크기(Volume) 및 구매 전환 시간이다. 영업 기회는 개수보다는 금액의 크기가 중요하며 금액이 클수록, 구매 전환 시간이 짧을수록 매출 실적 달성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영업 기회의 양보다 질이며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잘 배분해 기회를 판매로 잘 전환하는 올바른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구진은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잘 판단하되 일상적인 문의에는 시간을 너무 들이지 말라고 조언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영업 관리자들에게 새로운 코칭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개인의 특성이나 역량에 따라 적절한 기회의 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자신의 조직에 속한 전체 기회를 잘 배분해 어떠한 직원에게는 기회를 축소하고, 다른 이에게는 기회를 늘리도록 장려할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때 그 기회의 크기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기회 포착부터 거래의 종료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잘 예측하도록 훈련과 조언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실 말이 쉽지 거래의 규모가 얼마나 될지, 판매 종료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를 예측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관리자는 영업사원과 함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곧 회사 전체의 역량과도 긴밀히 연결된다.

다만 매출이 인격이고, 인센티브가 자존심인 영업사원 입장에서 최적화라는 명목하에 이뤄지는 관리자의 기회 축소 제안이 달가울 리 없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개별 영업사원의 보상과 목표를 섬세하게 설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이 영업사원의 한계치를 잘 확인하고, 한계치가 상승하도록 당근을 적절히 제시하는 일일 것이다.
  • 김진환 | 서울산업진흥원 창업정책팀 수석

    필자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국계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서 13년 이상 세일즈와 사업 개발 업무를 담당했으며 세일즈맨 40명을 인터뷰해 『팔자생존』이라는 책을 펴냈다. 현재 서울경제진흥원 창업정책팀에서 딥테크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방안을 연구 중이다.
    siberian@sba.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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