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글로벌 중산층이 세상을 바꾼다

19호 (2008년 10월 Issue 2)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서 가난을 이겨낸 글로벌 신흥 중산층이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노동력 및 자원을 둘러싼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고객들에게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다국적 기업에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한다.

세계은행은 글로벌 중산층이 2000 43000만 명에서 2030 1150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세계은행이 중산층으로 정의하는 기준은 현지 가격을 환산했을 때 하루에 10달러에서 20달러를 버는 사람들이다. 대체로 브라질(10달러)과 이탈리아(20달러)의 평균 소득 범위다.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면 대단히 놀랍다. 2000년에 개발도상국의 글로벌 중산층 비율이 전 세계 인구의 56%를 차지했는데, 2030년에는 9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 있는 중산층 인구가 글로벌 중산층 증가분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중산층 증가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2%, 인도는 12%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와튼스쿨의 마우로 길렌 교수에 따르면 최근까지 세계의 중산층은 주로 유럽, 북미, 일본으로 구성된 ‘3대 지역에 분포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한국,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과 같은 국가들에 상당수의 중산층 인구가 분포하게 됐다. 요즘은 중국과 인도가 중산층의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길렌 교수는 말한다.

개도국 중산층 인구 지속적 증가
와튼스쿨 야흐모한 라유 교수(마케팅)는 개도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중산층 분포의 변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적 압력 때문에 선진국 기업들이 제조와 서비스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개도국의 교육 받은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서구의 경제적 압력이 심해질수록 개도국의 일자리는 더 많아질 것이고, 더 많은 구매력을 가진 중산층 인구가 증가할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과거 개도국을 값싼 노동력의 공급처로 인식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고용한 개도국 직원들이 이제 서구 기업의 소비재를 살 만큼 구매력을 가졌다는 점을 감안, 다국적 기업들은 이들로부터 이익을 창출하려 하고 있다.

IBM
PC 사업부를 합병한 레노보의 최고경영자(CEO) 빌 아멜리오는 이제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TV와 휴대전화시장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와 PC시장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앞에서 거론한 내용은 중국만 고려했을 뿐이다. 여기에 인도까지 감안해 보라. 중산층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많은 지역에서 빈곤이 사라지고 있다.”

컨설팅사 맥킨지가 독립적 경제 연구 기관으로 설립한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현재 5000만 명 수준인 인도의 중산층이 20년 후에는 583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동시에 인도는 세계 12위 소비 시장에서 5위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 경제가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 모델로 전환되면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세계 3대 소비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필수품 이상을 구매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을 가진 중산층의 증가는 다국적 기업에 확실히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와튼스쿨의 마케팅 교수 존 장에 따르면 어느 나라건 중산층은 소비의 중심이고 중요한 비즈니스 트렌드의 선두에 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증가하는 글로벌 중산층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려면 중산층 인구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장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국에서는 중산층에 속하게 됐지만 아직 선진국 중산층과 같은 수준의 소득을 올리지는 못한다. 기업들은 이런 시장의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가격 민감도를 고려한 신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코카콜라의 중국전략 - 비용·가격 낮춰라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중국 도시에서 서구 시장보다 약간 싸게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로 인해 코카콜라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시골에서 판매되는 콜라는 좀 더 싸지만, 구입한 곳에서 마시고 병을 판매자에게 반납해야 한다. 비용을 절감해 가격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또 콜라병은 서구에서보다 약간 작게 제작된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의 다이아나 파렐 이사에 따르면 급부상하고 있는 중산층에게 접근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유통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대부분 개도국에서 도로와 공항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에서 이런 상황은 혁신적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기업에 중요한 도전 과제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파렐은 많은 서구 기업이 서비스 산업에 초점을 맞추지만, 이 분야는 급부상하는 소비재 시장만큼 발전한 상태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서비스로 개도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다. 그는 외국 기업들이 소매업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인도의 법을 예로 든다.

글로벌 중산층의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구 다국적 기업들이 이에 맞춰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는 몇몇 방해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고려할 만한 요인 중 하나는 국가 간 그리고 국내 소득 분포의 차이다.

정치적 성향 알수없는 중산층
와튼스쿨의 존 킴벌리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일부 지역에서는 중산층이 성장하고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중산층이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단히 흥미롭게도 전 세계를 기준으로 봤을 때 사회 계층은 절대 안정적이지 않고, 국가 또는 지역마다 대단히 가변적이다.” 그는 통계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중산층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는 이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요인과 좀 더 정교한 기준을 바탕으로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와튼스쿨의 스티븐 코브린 교수는 신흥 글로벌 중산층이 이전에 존재한 글로벌 중산층과 같은 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는 중산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요구할 것이라는 일반적 주장을 거론한다. 그러나 그는 중국 사람들은 안정감과 중산층 라이프스타일을 유지시키는 대가로 독재 정권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일반적 논리가 중국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한다.

코브린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소득이 증가하고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에 대한 압력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에는 관련이 있다는 가정이 존재한다. 이것은 사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2호 Hyper-personalization 2020년 3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