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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7. 동아럭셔리포럼: 다시 보는 럭셔리, 브랜드 경험 재설계 전략

공간의 40%를 체험 공간으로
럭셔리 업계의 ‘불황 타개 명품 전략’

조윤경 | 360호 (2023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다가오는 2023년 럭셔리 시장에선 세분화된 지역별 경제 여파에 따라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향방을 정해야 한다. 팬데믹 기간 동안 무분별하게 확장했던 디지털 채널을 점검하는 한편 무국적 다채널 통합의 성격을 가진 메타버스 특성을 이해하고 세계관을 새로 세워야 한다. 자사가 가진 고유한 헤리티지가 무엇인지 살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면 더 이상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오프라인 공간은 유휴 공간을 활용해 온라인이 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유행보다는 공간의 완성도에 힘써야 한다.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때, 격변의 시대에 변화하고 대처할 수 있는 ‘위기 이해력(Crisis Literacy)’을 길러야 할 것이다.



팬데믹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많은 경영자는 2023년 경제 불황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관리 리스크, 인플레이션, 소비 심리 위축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 경영진의 절반 이상이 내년 업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2022년 보복 심리와 경제 부양 효과로 반등한 패션 산업이 세계 경제기구들이 예고하는 경제 불황 속에서도 웃을 수 있을지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기회는 피어난다. 중국 시장 대신 떠오르는 북미와 중동 시장에 주목하고, 팬데믹 이후 달라진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을 이해한다면 심화되는 패션 시장의 양극화 바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일즈 인력의 고도화와 같이 고객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고 자사에 맞는 매장과 판매 채널에 집중한다면 국내 시장의 플레이어들 역시 승산이 있다고 조언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너도나도 뛰어들었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중간 평가를 실시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반대로 온라인 영역에서 라스트 무버(Last Mover)이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웹3.0 시대를 맞아 활발한 디지털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만의 아카이빙 역량과 고유 헤리티지 및 브랜드 스토리는 메타버스에서 강점을 발휘하게 된다. 다른 브랜드들 역시 장기적으로는 무국적, 다채널 통합적인 메타버스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사만의 세계관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처럼 웹3.0 커머스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 역시 기존의 2차원 중심 인테리어에서 3차원 중심의 공간 기획으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6대4 원칙’에 따라 전체 공간의 40%를 영업 공간이 아닌 유휴 공간으로 설계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몰입하는 ‘디깅 모멘텀’을 충족시키고 소비자들이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게 되는 공간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다시 보는 럭셔리, 브랜드 경험 재설계 전략’을 주제로 2022년 12월7일 열린 ‘동아럭셔리포럼 2022’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글로벌 럭셔리 트렌드 및
한국 시장에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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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

글로벌 럭셔리 패션 산업 경영진이라면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타개할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은 시점이다. 글로벌 패션, 뷰티 브랜드 및 유통사의 성장 전략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컨설팅을 수행해 온 강영훈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지역별 경제 여파에 따라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 불황이 현실화됐을 때 어떤 채널이 타격을 받고 견고할 것이며 어떤 고객군이 소비를 유지할 것인지 판단하라”고 조언했다.

양극화되는 ‘가치 크리에이터’…
새로운 시장과 트렌드 주목해야

맥킨지가 BoF(Business of Fashion)와 함께 발간한 ‘SoF 2023(The State of Fashion 2023)’ 리포트에 따르면 패션 산업은 팬데믹 발생 이후 쭉 어려움을 겪다 2021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9~2021년 3년간 평균 경제적 이윤(Economic Profit)은 2010~2018년도에 걸친 9년간의 평균 경제적 이윤 대비 18% 낮았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경영진 역시 2021년의 경우 전체의 62%가 ‘2022년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22년에는 56%가 2023년부터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만 해도 팬데믹만 끝나면 괜찮아질 거란 희망이 있었는데 감염병 위기가 어느 정도 잦아든 2022년엔 오히려 전쟁, 원자재 상승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문제, 공급망 붕괴 등 문제로 사업이 어려워질 것이란 인식이 만연한 것이다.

그러나 패션 중에서도 럭셔리 산업은 최근 3년(2019~2021년) 평균 경제적 이윤이 2010~2018년도에 걸친 9년 평균 경제적 이윤 대비 79%나 많았을 정도로 좋았다. 내년에도 북미, 유럽, 중국 세 지역에서의 럭셔리 시장은 3~14%의 성장률을 보일 걸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럭셔리 패션 시장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 경제적 이윤을 낸, 즉 어느 정도 가치를 창출한 ‘가치 크리에이터 (Value Creator)’ 회사는 절반 정도다. 경제적 이윤을 보인 상위 20개 기업의 브랜드를 슈퍼 브랜드라 정의한다면 이 20개 기업 내에서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나이키, LVMH와 같이 부문별 대표 브랜드들이 럭셔리 패션 산업에서의 경제적 이윤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SoF 2023 리포트는 또한 앞으로 중동과 북미 지역,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시장이 패션 브랜드가 성장하기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패션 브랜드 경영진은 중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주목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느린 가운데 지역별 경제 여파에 따라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화하는 소비자 트렌드로는 무엇이 있을까? 앞으로 시장에선 남녀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플루이드 패션(fluid-fashion)’에 주목해야 한다.1 시장의 주요 소비자가 될 Z세대는 성 경계가 허물어진 패션에 가장 개방적인 세대다. 또 다른 트렌드로는 ‘포멀 웨어’의 재정의(reinvention)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인구가 증가하고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많아지면서 양복이 아닌 편안한 스타일의 옷이 포멀 웨어가 돼가고 있다.

‘선망’ 요소 키우는 전략으로
럭셔리 시장 고객군 확대

국내 럭셔리 시장의 트렌드는 어떨까? 우리나라 소비자의 경우 브랜드 네임에 민감하고 럭셔리 중의 럭셔리인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 그러다 보니 매출도 중요하지만 희소성을 앞세우거나 브랜드 관리를 통해 선망 요소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불가리는 컬러 테마의 전시회를 한국에서 최초로 열었고, 디오르는 콘셉트 스토어를, 구찌와 루이뷔통은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브랜드 로열티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집중한 것이다. 또한 일본과 중국 대비 대체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트렌드에 예민하기 때문에 브랜드들도 이 같은 프로젝트를 한국에서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상위 7개 브랜드와 그 외 브랜드들의 실적을 보면 모든 브랜드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지 않고, 그 안에서도 양극화가 관찰된다. 여러 브랜드가 최근 새로운 인재 영입 등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고 구찌의 경우 신화와 같은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2022년 11월 사임한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버버리는 2023년부터 새롭게 발탁된 디자이너 다니엘 리가 본격 활약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는 고루한 이미지였던 보테가 베네타를 3년 만에 핫한 브랜드로 반전시킨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페라가모는 올해 큰 두각을 나타내진 않았지만 신진 디자이너를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자이너를 통한 혁신은 소위 말하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이라는 상위 명품 브랜드가 추구하는 것과는 좀 다른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에르메스 남성복 디자이너는 24년간 한 사람이 맡았던 적도 있다. 디자이너가 브랜드 자체보다 혁신을 이끄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인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또한 한국 백화점은 일본과 미국 대비 이례적으로 성공을 지속하고 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백화점의 로열티 프로그램이 굉장히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미 관련 업계에서도 한국의 VIP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할 정도다. 최근 화제가 됐던 신세계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시즌 건물 외관 데코레이션이나 롯데백화점에서 VIP에게 증정한 뷰티 어드벤트 캘린더(Beauty Advent Calendar)2 등도 혁신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는 모두 일반 대중들에게 백화점에 대한 선망을 높이는 활동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고객 쇼핑 경험 개선과 K-럭셔리의 부상

반면 백화점 쇼핑의 한계도 존재한다. ‘오픈런’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장에 입장하기 위한 줄이 매우 길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에 기존 럭셔리 소비자 중 일부는 백화점에 가기를 꺼리게 된다. 넓은 스펙트럼의, 다양한 프로파일의 소비자를 응대해야 하다 보니 판매 인력들이 고객 서비스를 높이기 어렵다는 한계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새로 유입된 소비자들이 아닌 기존의 럭셔리 브랜드 소비자들이 오히려 백화점이란 익숙한 쇼핑 환경에서 불편을 느끼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퍼스널 쇼퍼’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 카테고리나 브랜드에 상관없이 전담 쇼퍼가 VIP와 동행하면서 쇼핑을 돕는다. 이와 같은 수준은 어렵더라도 럭셔리 브랜드의 세일즈 직원이라면 각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신상품 디자인 콘셉트에 대한 지식은 물론 경험을 통한 응대 역량을 높여 어떤 주제로든 고객과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백화점에 배치된 세일즈 인력은 그렇게까지 육성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점차 각 럭셔리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플래그십스토어가 백화점 대비 좀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해 주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각 브랜드가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명품 소비자군이 ‘영 앤드 리치’라 불리는 젊은 소비자들을 비롯해 일반 소비자층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3년, 불황이 현실화됐을 때 어떤 채널이 타격을 받고, 어떤 채널은 견고할 것이며, 또한 어떤 고객군이 소비를 유지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고민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나 백화점, 온라인 명품 숍이 각각 얻는 시사점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브랜드가 시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많이 진전되고 있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젠틀몬스터의 경우 5, 6년 전부터 해외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펼쳐왔고 무신사도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론칭했다. 그 밖에도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록(rokh)3 같이 금까지는 틈새형 소형(niche) 브랜드지만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오히려 한국 소비자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먼저 이름을 알리고 리테일러들과 계약을 하고 있는 소규모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이런 움직임으로 볼 때 향후 ‘K-럭셔리’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에도 주목해봐야 한다.

커머스 3.0, 럭셔리 브랜드의
메타버스 및 NFT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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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 알타바그룹 대표

미국 코넬대 건축학과를 거쳐 하버드대 디자인대학원을 졸업한 뒤 게임 업계에서 20여 년간 몸담으며 게임메커니즘 및 3D 구현 기술력 개발에 주력해왔다. 패션 잡지 ‘시스템 매거진’을 만든 엘리자베스 본 거트만과 함께 프라다, 디오르, 펜디, 몽크레르 등과 협업하면서 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의 디지털 IP를 가장 많이 확보한 기업, ‘언머터리얼리티’를 설립한 바 있다.

알타바그룹은 LVMH가 주최하는 ‘2021 이노베이션 어워드’와 ‘2022 라메종 드 스타트업’에 2년 연속 선정된 기업으로 브랜드의 버추얼(가상) 팝업스토어 기획 및 디자인, 운영 전문 기업이다. 알타바그룹은 글로벌 패션 전문 메타버스 플랫폼 ‘알타바월드 오브 유’를 론칭해 럭셔리 브랜드들에 메타버스, 버추얼 스토어, NFT,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하는 등 관련 시장 생태계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구준회 알타바그룹 대표는 “앞으로의 커머스는 웹2.0의 아이디어와 웹3.0의 기술력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될 것”이라며 “실물 상품을 비롯해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될 디지털 굿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드 정체성 알리고 경험케 하는
메타버스 기술

메타버스에서도 이제는 럭셔리란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굉장히 큰 변화다. 왜냐면 럭셔리 브랜드는 지금까지는 온라인 영역에서 항상 라스트 무버(last mover)였기 때문이다. 이커머스가 등장했을 때도 가장 마지막에 이 변화를 받아들인 업계가 럭셔리 패션이었을 정도다. 그런데 웹3.0 시대에서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올해 초 구찌는 아예 자체 메타버스 팀을 구축했고, LVMH그룹의 아르노 회장은 버추얼 아바타 등으로 대표되는 메타버스를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알바타그룹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등이 접목된 소셜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디지털화된 고급 패션 상품을 자신의 아바타에 입힐 수 있다. 이처럼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메타버스에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메타버스 속 가상 매장들이 소비자에게 럭셔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이 가상 매장과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서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경험을 하게 된다. 이에 많은 브랜드가 메타버스에 앞서 자사의 DNA를 정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2022년 LVMH는 자사의 버추얼 앰버서더(virtual ambassador) ‘리비(Livi)’를 공개했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지금까진 유명 모델을 자사의 뮤즈로 선택해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모델이 바뀔 때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버추얼 앰버서더는 교체 주기의 한계와 같은 문제없이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버추얼 매장의 사례로는 펜디가 있다. 펜디는 바게트백 탄생 25주년을 맞아 자사 온라인 페이지에 버추얼 3D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 이곳에선 사용자들이 펜디의 버추얼 컬렉션과 관련된 게임을 진행해 리워드를 얻을 수 있고, 이는 실제 상품 구매로도 연결된다. 이외에도 불가리, 프라다, 디오르, 루이뷔통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제품을 전시하거나 버추얼 매장을 열었다.

아바타와 관련된 재밌는 또 다른 프로젝트로는 알타바그룹이 2021년 패션잡지 ‘보그’와 진행한 ‘디지털 월’ 프로젝트가 있다. 유명 셀레브러티(셀럽)들이 행사장에 가면 사진을 찍곤 하는 ‘포토월’을 ‘디지털 월’로 바꾼 것인데 2021년 ‘멧 갈라(Met Gala)’라는 행사 디지털 월 앞에서 셀럽들이 사진을 찍으면 이를 메타버스 아바타로 전환해 만들어 주는 시도였다. 이렇게 변환된 셀럽의 3D 아바타는 촬영 즉시 보그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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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선판매로 재고 없는
생산 모델 새로 구축

웹3.0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NFT는 실제 상품과 연결돼 온라인 마켓에서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 먼저 NFT를 판매해 이와 연결된 제품의 수요를 예측하고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재고를 유지할 필요가 없고, 선결제가 이뤄졌기에 생산 모델 자체를 새로 정립할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웹3.0가 웹2.0으로, 즉 현실 세계로 들어오는 프로젝트도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브랜드들이 IP(지적재산)의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협력사 입장에선 그들의 IP를 비싸게 계약을 해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해야 했다. 그러나 NFT의 시대엔 IP 오너십이 유저 개개인에게 있다. NFT 오너십이 디즈니 같은 IP 보유 브랜드보다 상위 피라미드에 있게 되고, 동시에 라이선싱 매니지먼트 계약도 가능해진다. NFT가 유저를 대신해서 지적재산을 상품화하고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해서 라이선싱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한정된 수량으로 NFT를 만들어 낸다.

한편 웹2.0과 웹3.0 사이엔 갭이 존재한다. 웹2.0에 익숙한 회사들은 웹3.0에 대해 잘 모르고, 반대로 웹3.0 영역의 회사들은 실물 시장을 잘 모른다. 따라서 이 둘 사이를 잘 연결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가 향후 시장을 지배하는 승자가 될 것이다.

세계관을 활용한
럭셔리 옴니채널 브랜딩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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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트랜드랩506 대표
국내 패션 기업들을 위한 온라인 정보 플랫폼 퍼스트 뷰코리아(firstviewkorea.com)를 설립했으며 현재 소비자 트렌드와 사회 문화 현상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기업의 미래 전략을 제안하는 전략 컨설팅 기업 트렌드랩506에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섬, 아모레퍼시픽, 롯데백화점, SPC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다.

메타버스와 같은 웹3.0 생태계의 도래에 앞서 모든 브랜드가 각자의 세계관을 구축해야 한다는 미션이 떨어졌다. 국내 패션 기업들을 위한 온라인 정보 플랫폼 퍼스트뷰코리아를 설립하고 현재 국내외 주요 기업들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유통 및 트렌드 전략 전문가 이정민 트랜드랩506 대표는 “세계관 구축은 브랜딩과 다르지 않다. ‘우리 브랜드가 왜 존재해야 하는가’에서부터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며 “창업자의 스토리와 헤리티지가 존재하는 럭셔리 브랜드라면 메타버스가 주는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세상에선 아카이빙 역량,
고유 헤리티지 보유한 브랜드가 유리

최근 3년 동안 우리는 팬데믹으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생활 방식으로 살아야 했다. 럭셔리 브랜드 역시 런웨이 컬렉션을 취소하거나 매장을 셧다운했다. 그 덕분에 전 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됐다. 이 시기 크게 성장한 회사들은 원격으로 일하는 시스템을 갖춰 놓았거나 이미 디지털 사업이 가능한 곳이었다. 소비자 커뮤니케이션도 과거에는 대면이었다면 지금은 많은 부분이 디지털로 이뤄지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 역시 메타버스, NFT를 비롯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극적이다.

메타버스와 NFT는 빠르게 화제가 된 것만큼이나 빠르게 하락세를 탄 주제이기도 하다. 많은 기업이 메타버스와 NFT의 종말을 이야기하며 투자 가치에 의문을 품는다. 그러나 어떤 기술이든 도입기는 필요하다. 최근 몇 년이 그런 때였고, 이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욱 확장될 것이다.

사실 메타버스와 NFT 같은 디지털 전환은 럭셔리 브랜드에는 기회다. 다른 어떤 브랜드보다 잘 구축된 아카이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브랜드는 굳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 않아도 과거 옷장 속 디자인을 가져오는 것만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반대로 일반 브랜드는 이런 아카이빙이 부족하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독창적인 커뮤니케이션 툴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로 저작권을 추적할 수 있다 보니 진품을 보증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는 온•오프라인이 연결된 유통 공간에서 럭셔리 브랜드들의 고부가가치 전략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활용될 것이다.

이외에도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이미 럭셔리 산업에 큰손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가 디지털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점, 지속가능 소비의 일환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 등이 메타버스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경험의 단계가 고도화되며 팝업스토어나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선 새로운 고객 경험 기회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메타버스가 주는 새 기회다.

‘콘텐츠 레버리지’ 시대, 여러 플랫폼과 SNS 채널 통합하는 전략으로
커뮤니케이션하라

이러한 메타버스 시장에서는 ‘세계관’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금은 어떤 식으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콘텐츠 레버리지’의 시대다. 루이뷔통이 최근 200주년을 기념해 루이뷔통 게임을 론칭했는데 게임의 주제는 바로 ‘여행’이었다. 세계관 하면 새로운 스토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브랜드 탄생 이야기나 DNA 등 그 브랜드가 가진 아이덴티티가 결과적으로 가장 강력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브랜드는 자신의 어떤 콘텐츠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유니버스 시대에는 한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 등 지역적 한계가 있어 소비자 그룹이 나누어져 있었다. 그러나 메타버스 시대에는 제페토, 로블록스 등의 플랫폼이 중요하기에 국적의 경계가 무의미하다. 경험을 설계할 때 메타버스와 SNS가 오프라인과 별개의 세계로 완전히 따로 나누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런 요소들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든다. 오프라인에서 구찌 상품을 사고 SNS에 업로드하고 메타버스에서 착용해보는, 오프라인상의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는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화, 기술화가 될수록 놓쳐선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휴먼 터치다. 디지털 시대엔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적인 진정성이 가장 가치 있는 럭셔리가 될 것이다. 단순히 판매 사원뿐만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의 콘텐츠를 전파하는 유명 크리에이터까지, 럭셔리 브랜드 유통의 가치사슬에서 전달되는 진정성은 모두 사람에게서 나온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위한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지, 어떤 경험을 주고자 하는지, 사람의 관점에서 출발해서 설계해야 한다.

죽은 상권도 살리는 공간 기획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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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

연세대 우주항공학과를 졸업하고 마케팅 관련 업무를 수행하다 2015년 9월 공간 디벨로퍼 회사 글로우서울을 설립했다. 글로우서울은 상권이라는 개념이 전무했던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식당과 카페를 연달아 열어 성공시켰으며 대전 소제동 카페 거리 등을 힙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도시 재생 사업 및 기업 공간 기획 경영 컨설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메타버스와 같은 웹3.0 기술이 주목받으며 오프라인 매장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특히 팬데믹 이후엔 한동안 끊어졌던 사람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한 오프라인 전략이 절실하다. 이 가운데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청수당, 온천집, 살라댕방콕 등 식당과 카페를 열어 연달아 성공시키고 창신동 절벽마을을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시킨 공간 디벨로퍼 ‘글로우서울’은 낙후된 동네를 부흥시킨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롯데 의왕 프리미엄 아울렛, 신세계 수원 스타필드 등 대형 쇼핑몰의 공간 기획 능력 역시 인정받고 있다.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유행이 무엇인지 아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간 개념 다시 세운 3차원 인테리어가 중요

글로우서울은 부동산 개발 업무를 한다. 대체로 임대료가 싼 땅에 건물을 올리기 때문에 사람을 끌어오려면 정말 강력한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글로우서울의 비결로 ‘포토존’을 잘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단순히 예쁜 사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진은 사실 잘 나온 정지된 화면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동감 있는 ‘기억’이다. 요즘 유튜브나 틱톡이 인기를 끄는 것 역시 이와 관련돼 있다. 사람들은 정지된 폭포 사진이 아니라 흐르는 물의 움직임을 담은 폭포 동영상에 더 흥미를 갖는다. 공간 역시 정지된 공간이 아닌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공간 인테리어 하면 도배나 장판을 떠올린다. 벽면과 바닥, 천장은
2차원이다. 이처럼 모든 인테리어는 지금까지 2차원에 머물렀다. 사람들이 집을 꾸미는 형식도 이 같은 2차원의 면에 액자를 거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같은 2차원 형태의 인테리어가 유효하지 않다. 공간의 개념이 다시 세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순수한 3차원의 공간감을 남겨둬야 한다.

과거에 지어진 백화점의 유휴 공간 비율은 보통 25%다. 복도나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매장으로 들어차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지어진 백화점은 유휴 공간이 50%에 달한다. 고객들이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쉼터 공간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제 사람들은 물건을 사러 가지 않는다. 간 김에 물건도 산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 때문에 이제는 그 공간에 가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과거엔 빈 공간에 매장을 하나라도 더 넣는 것이 효율적인 시대였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 반대다. 가운데에 커다란 오브제를 두고 물건은 전부 벽면에 전시하듯 걸어둔다. 예전에는 사치였지만 요즘은 이 방식이 가성비 인테리어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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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4 원칙’으로 유행보다
완성도에 집중해야

글로우서울이 매장을 만들 때도 이 전략이 중심이 된다. 글로우서울이 설계한 샤부샤부 전문점은 온천을 콘셉트로 한다. 일본 료칸을 콘셉트로 한 일식집은 이전에도 매우 많았다. 그러나 글로우서울의 매장은 실물 크기의 노천 온천을 매장 정중앙에 위치시켰다. 실제로 전체 공간에서 엄청난 면적을 차지한다. 매장의 주인공이 되도록 한 것이다. 매출이 발생하는 식탁과 의자는 이 오브제 주변을 둘러 위치해 있다. 이렇게 만들어 낸 3차원 공간 인테리어의 장점은 그 공간에 자연스러운 시간이 흐른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매장 한가운데 온천 오브제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와 계절감을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6대4 원칙’을 지켜야 한다.4
전체 면적에서 40%의 면적을 비운 뒤 나머지 공간을 영업 공간에 할애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주방팀이나 홀팀에서 불만이 나온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공간이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요한 공간을 모두 할애하다 보면 인테리어는 과거 벽면 위주의 인테리어가 될 수밖에 없다. 3차원 인테리어가 불가능해진다.

간혹 변화하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 이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디오르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가 성수에 문을 열자 갑자기 인테리어 업계에 유러피안 스타일이 유행했다. 그러나 유행이란 건 돌고 돈다. 핵심은 어떤 스타일인가에 있는 게 아니라 얼마나 수준 높은 완성도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있다. 차원의 진화는 스타일의 변화가 아니라 발전에 해당한다. 내가 원하는 콘셉트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2023 소비자 트렌드 맞춘
럭셔리 경험 설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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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서울대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서울대 소비자학과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졸업하고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2014년부터 베스트셀러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집필에 참여해왔으며 서울대에서 소비자심리, 트렌드 분석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삼성, 아모레퍼시픽, LG, SK, CJ 등 다수 기업의 의뢰로 소비자 트렌드 발굴 및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웹3.0과 팬데믹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중시하는 가치가 기존과 달라지면서 이들을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럭셔리 시장의 판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의 신제품 수용, 세대별 라이프스타일 분석, 제품과 사용자 간 관계 등을 주제로 연구하는 최지혜 서울대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격변의 시대에 변화하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위기라는 기회를 낭비하는 것과 같다”며 “각 기업에선 럭셔리 3.0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한 ‘위기 이해력(Crisis Literacy)’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 실종’의 사회…
자신만의 상품 전략 중요

최근 프리미엄 시장에서 발견되는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소비자의 과시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올해 유행한 ‘포켓몬빵’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상품이었다. 이처럼 유행과 유행에 대한 정보력을 통해 ‘득템’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 럭셔리 3.0 시대의 특징이다.

이 같은 럭셔리 3.0 시대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균 실종’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시장과 소비자는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평균 실종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세 가지 있다. 첫째는 소비가 양극단으로 몰리는 ‘양극화’다. 예를 들면,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무(無)지출 챌린지’나 잔돈을 모아서 재테크하는 ‘짠돈 테크’가 유행을 하는데 그렇게 모은 돈으로는 샤넬 매장으로 오픈런을 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두고 ‘바벨 경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두 번째는 분포도상에서 한쪽으로의 쏠림 없이 개별 값이 산재하는 ‘N극화’다. 이건 취향이 다양해진다는 의미다. 한국 소비자는 그동안 집단에서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들이었다. 그러나 젊은 세대로 갈수록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차별화된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받고 싶어 한다. 마지막 양상으로는 ‘단극화’가 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나이제이션’이라는 표현이 있다. 다양한 쇼핑 커머스를 거치지만 결국 사람들은 아마존을 찾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 이유는 디지털 플랫폼이 활성화될수록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플랫폼의 가치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앱 경쟁을 치열하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평균 실종이 주는 시사점은 이렇다. 이제는 날카로운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다. 정규분포로 상징되는 ‘매스마켓(Mass Market)’ 대신 뾰족하고 에지(Edge) 있는 자신만의 상품 전략이 중요하다. 대체 불가능한 탁월함이나 차별화 전략만이 유효한 시대가 온다.

소비자가 몰입하는
‘디깅모멘텀’을 이해하라

유튜브에서 구독자 수를 빠르게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하나의 콘텐츠만 깊게 파야 한다. 냉면만 먹으러 다니는 채널, 하루 종일 꿀벌만 구경하는 채널을 만들면 된다. 평균이 실종되고 평균이 의미를 잃는 시대에는 이처럼 ‘날카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타깃 시장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특정 분야에 몰두하는 것을 ‘디깅모멘텀’이라고 한다. 원래도 우리는 이런 사람을 ‘오타쿠’라고 말했는데 오타쿠와 디깅러는 좀 다르다. 오타쿠는 흔히 어두운 골방 아래 혼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는 반면 디깅러들은 내가 몰두하고 덕질하는 것을 남들과 공유하고 네트워킹하기를 좋아한다. 요즘에는 디깅하는 분야가 하나라도 없으면 불행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디깅과 몰입이 일반화되는 사회에선 콘셉트와 세계관이 중요하다. 요즘 대학생들이 하는 것 중 ‘콘셉트 공부법’이라는 것이 있다. 공부하기가 너무 싫으니까 “내가 이 나라의 공주인데 왕국의 부국강병을 위해 공부한다”는 콘셉트를 잡고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공부를 할 때 진짜 공주 코스튬을 입는다. 같은 이유로 팝업스토어 등을 만들 때도 이런 콘셉트가 중요해지고 있다. 더 나아가 공간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중요하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소비자들에게는 온라인이 오프라인만큼이나 혹은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우리가 소비자들에게 주는 ‘이야기’가 존재해야 한다. 한국은 하드웨어는 잘 만들지만 소비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잘 만들지 않는다. 예전에는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면 변형이 쉽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하나의 드라마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다양한 종류의 다양한 플랫폼으로 전달할 수 있다. Z세대는 똑같은 콘텐츠를 소비할 때에도 평균 3.9개의 플랫폼에서 소비한다. OTT로, 유튜브 요약으로, 밈으로, 짤로 소비하면서 드라마 세계관에 몰입할 여지가 점차 크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멀티 채널을 구축할 수 있는 요인을 잘 만들어야 한다.

오프라인, 럭셔리 경험의 ‘끝판왕’이 되라

팬데믹을 거치면서 오프라인 공간이 죽을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이는 잘못됐다. 오프라인이 죽는 게 아니라 ‘재미없는 공간’이 죽을 것이다. 지금 소비자들은 서점보다 북카페를 선호한다. 책은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서점에 가서 책을 살 이유가 적어졌다. 반면 북카페는 책을 읽는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라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없다. 이처럼 그 공간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니먼마커스백화점은 특이한 운영 전략으로 유명하다. 최근 니먼마커스는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건물 외관을 버버리 브랜드 느낌이 나도록 바꿨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은 백화점 내 식음료(F&B) 매장을 3개월에 한 번씩 바꾼다고 한다. 이처럼 백화점에 와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할 때는 백화점의 콘텐츠에 계속해서 변화를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 공간을 찾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공간을 ‘스트리밍’하듯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르 그랑 콩트롤’ 호텔은 고객이 승마처럼 ‘프랑스 귀족의 하루’를 체험할 수 있는 콘셉트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과거 프랑스 귀족처럼 일정을 소화해야 하다 보니 고객들은 아주 바쁜 하루를 보내야 한다고 한다. 가격도 비싸고, 쉴 수 있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런데도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기에 고객들의 호응은 높다. 프랑스 디자이너 시몽 포르테 자크 뮈스는 ‘더 이상 공간은 구매를 위한 곳이 아니라 경험과 콘셉트를 만드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그가 론칭한 브랜드 ‘자크 뮈스’에선 최신 팝업스토어를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체험을 하는 추상적이고 감각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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