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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Resources

인적자원 다양해야 기업 도덕성 높아져

곽승욱 | 359호 (2022년 12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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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It’s Good to Be Different: How Diversity Impacts Judgments of Moral Behavior”(2022) by U. Khan and A. Karla i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9:177-201.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점점 더 많은 기업이 도덕적•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1년 11월 존슨앤드존슨은 2025년까지 사용 에너지의 100%를 풍력과 태양광으로부터 조달할 것이라는 야망 찬 계획을 공표했다. 프록터앤드갬블은 2030년까지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완전한 전환과 자사의 모든 제품에 재활용 및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을 약속했다. 애플은 2014∼2020년 기간 114개 학교의 컴퓨터 기기 설치에 1억 달러를 지원했다.

한편,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소비자의 징벌적 반응은 매우 즉각적이고 단호하다. 페이스북의 안면 인식 불법 사용, 구글의 네스트 스피커 내장 마이크 비공개, 월마트의 휴일 근무 초과 수당 미지급,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테스트 부정행위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해 소비자는 불매운동, 사용 거부 등으로 빠르게 대응했고 기업들은 매출 급락의 위기를 맞았다.

최근 직장 내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논의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고 경영진도 이를 중요한 경영 전략 및 리더십 이슈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성과 포용성이 소비자의 기업 도덕성 인식과 구매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학문적 관심은 시들했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기업 문화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학술 연구가 활기를 띠는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현상이다. 미국 마이애미대와 라이스대 연구진은 기업 인적자원의 다양성과 포용성이 기업과 CEO 도덕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구매 성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해 학술 연구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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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첫 번째 실험에서 미국 시민 140명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남성 앵커 4명(다양성 앵커팀)의 사진을 보여줬다. 다른 그룹에는 백인 남성 앵커 4명(비다양성 앵커팀)의 사진을 보게 했다. 각 팀의 앵커 중 한 명이 최근 편향된 보도와 가짜 뉴스 시비에 휘말렸다는 추가 정보도 제공됐다. 참가자는 자신이 본 앵커팀 전체의 도덕성, 도덕적 행위 가능성, 방송 청취 의향에 대한 인식을 리커트 척도로 기록했다. 리커트 척도는 매우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7개 혹은 9개 척도로 구분됐다.

연구 결과, 다양한 인종을 대표하는 앵커팀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앵커팀에 대한 도덕성 평가 점수가 백인 남성으로만 구성된 앵커팀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평가 점수보다 약 24%p 높았다. 다양성 앵커팀의 지각된 도덕성(Perceived Morality)1 이 비다양성 앵커팀의 지각된 도덕성보다 훨씬 높았다는 뜻이다. 또한 다양성 앵커팀이 비다양성 앵커팀보다 비도덕적 행위에 연루될 가능성은 약 20%p 더 낮고 방송 청취 의향은 약 24%p 더 높을 것이라 판단했다.

지각된 포용성(Perceived Perspective-Taking)2 의 완전 매개 효과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대학생 76명을 대상으로 위와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참가자에게 다양성 앵커팀과 비다양성 앵커팀의 포용성에 차이가 없다는 설정을 했다. 놀랍게도 다양성 팀과 비다양성 팀 사이 지각된 도덕성의 유의미한 차이가 사라졌다. 다양성이 지각된 도덕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은 지각된 포용성을 통해서 작동하는 듯하다.

세 번째 실험은 다양성이 지각된 도덕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팀을 넘어 팀을 이끄는 팀장(지도자)에게도 전이됨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온라인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인 프롤리픽(Prolific)으로부터 모집한 미국 성인 123명에게 어니스트컴퍼니(The Honest Company)의 기업 정보를 읽게 했다. 기업 정보는 어니스트컴퍼니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기농, 무독성 성분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기업 소개 글과 세탁 세제, 주방 세제, 베이비파우더에 유해한 화학 성분을 포함한 혐의로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뉴스 기사를 포함했다. 참가자는 기업 정보를 읽은 후 어니스트컴퍼니의 CEO를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된 두 개의 팀(다양성 팀과 비다양성 팀) 사진 중 하나를 본 후 CEO의 도덕성, 도덕적 행위 가능성, 포용성, 비도덕적 행위 혐의에 대한 인식 수준을 리커트 척도로 표현했다. 다양성 팀은 백인인 CEO를 제외하곤 모두 비백인 직원, 비다양성 팀은 모두 백인 직원으로 구성됐다.

실험 결과, 다양성 팀 사진을 본 참가자 그룹의 CEO에 대한 지각된 도덕성 평가 점수가 비다양성 팀 참가자 그룹에 비해 약 21%p 높았고, CEO의 비도덕적 행위 가능성은 약 11%p 낮았으며, CEO에 대한 지각된 포용성은 약 18%p 높았다. 더 나아가 다양성 팀 CEO에 대한 지각된 도덕성 증가는 어니스트컴퍼니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CEO 책임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했고 어니스트컴퍼니 제품 구매 가능성을 약 27%p 향상시켰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에서 다양성이 기부를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음을 밝혔다. 199명의 대학생 참가자는 한 기부 단체를 대표하는 팀 구성원(4명)의 사진을 보고 기부액을 결정해야 했다. 다른 실험들과 마찬가지로 팀은 다양성 팀(두 명의 백인 남성, 한 명의 백인 여성, 한 명의 흑인 여성으로 구성)과 비다양성 팀(4명 모두 백인 남성)으로 나뉘어 참가자들에게 무작위로 제시됐다. 예측대로 다양성 팀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평균 기부액이 비다양성 팀 참가자의 평균 기부액보다 약 25%p가 많았다. 설정을 기부 단체가 아닌 초콜릿 회사로 바꾸었을 때는 다양성 팀이 속한 회사의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참가자 비율(67%)이 비다양성 팀 상품 구매 비율(43%)보다 훨씬 높았다. 기업에 다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듯싶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도덕적 소비와 기업의 도덕적•사회적 책무에 전례 없는 관심이 증폭되고 있고 기업의 도덕성은 경쟁력과 함께 기업의 인상 관리(Impression Management)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다. 윤리 철학과 도덕 심리학 전반에 걸쳐 도덕성은 사회적 목적을 가진 것으로 간주된다. 뉴욕대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도덕적 시스템을 가치, 미덕, 규범, 관행, 정체성, 제도, 기술과 이기심을 억누르고 규제하며 사회적 협력을 가능케 하는 진화적•심리적 메커니즘이 서로 맞물려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정의했다. 소비자가 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선호하고 비도덕적 행위를 일삼는 기업을 응징하는 현실이 이를 잘 대변한다. 인적자원의 다양성이 기업 및 CEO의 도덕성과 포용성, 그리고 기업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 인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다. 다양성을 키우는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와 도덕성뿐만 아니라 매출을 동반 성장시킨다. 다양성•포용성•도덕성이 탐욕과 배려 사이, 이기심과 이타심 사이 균형추 구실을 하는 시대를 꿈꿔본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를,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 가치 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 곽승욱 곽승욱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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