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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뉴진스, 아이브, 에스파… 4세대 걸그룹의 글로벌 약진

차별화된 스토리텔링과 독자적 세계관
걸그룹 팬덤의 문턱을 가뿐히 넘다

차우진 | 359호 (2022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걸그룹은 보이그룹과 달리 팬덤이 약해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컸다. 하지만 블랙핑크와 트와이스는 걸그룹도 보이그룹과 맞먹는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고 대중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그 토양 위에서 (여자)아이들, 아이브, 에스파, 르세라핌, 뉴진스 등 4세대 걸그룹이 부상해 음악, 산업의 관점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은 팬덤의 화력에 힘입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하고, 궁극적으로 제품화를 꾀하고 있다. 각 그룹별 인기 요인은 멤버들의 전방위적 참여, 차별화된 스토리텔링, 자연스러움과 편안한 매력 등으로 제각각이다. 다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음악의 수익화를 위한 매개체로서 디자인 요소를 강조한 굿즈, 독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웹툰과 웹소설,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가상 공간 등을 활용하며 다양한 실험을 전개하고 있다.



2022년, K팝에서의 가장 큰 사건은 ‘걸그룹의 부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20여 년 전인 2009년의 ‘걸그룹 대전’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다수의 걸그룹이 경쟁하고 있다. 대중적인 인기도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종종 ‘넥스트 BTS는 걸그룹이 될 것이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이러한 걸그룹의 인기는 분명히 사회적인 요인과 비즈니스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몇 년 전 한국 사회를 강타한 미투 운동과 남자 아이돌의 성폭력 범죄 등 크고 작은 사건을 계기로 문화예술계의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는 ‘남자 아티스트를 좋아하기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커졌다. 이런 기조 아래 전반적으로 여성 아티스트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려는 경향이 생겼고, 특히 대중문화에서는 이런 흐름을 반영한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이 대거 늘었다. 최근 걸그룹의 부상은 이런 인식 변화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변화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을 보여준다. 아이돌 그룹의 비즈니스 모델은 ‘팬덤’이란 강력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구축된다. 그런데 이 팬덤 기반 모델에서는 보이그룹의 성공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다. 실제로 걸그룹은 팬덤을 형성하기 어렵고, 그렇기에 규모를 기반으로 하는 콘서트나 투어, 굿즈 판매 등의 비즈니스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통념이다. 하지만 걸그룹의 영향력이 커지고, 팬덤이 조성되고, 음원 차트뿐 아니라 앨범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걸그룹을 둘러싼 ‘사업적 비전’도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의 확립으로 인한 팬덤 확대, 수익성 개선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소위 ‘4세대 걸그룹’이라고 불리는 (여자)아이들, 아이브, 에스파, 르세라핌, 뉴진스 등의 방향성과 특이점을 분석하면서 이런 변화의 가능성과 비즈니스적 시사점을 살펴볼 것이다. 단, 그전에 산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8년 무렵으로 시간을 되돌려 볼 필요가 있다.

징후: 아이즈원, 트와이스, 블랙핑크

2018년, 엠넷은 ‘PRODUCE(프로듀스) 48’이라는 오디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PRODUCE 101’의 스핀오프 버전인 이 대형 프로젝트는 한국과 일본의 여성 연습생 48명을 대상으로 경합을 벌인 결과 12명을 최종 선발해 두 나라에서 동시에 데뷔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가 아이즈원이었다.

‘PRODUCE’ 시리즈는 여러 논란과 불법 행위로 얼룩진 채 막을 내렸지만 ‘PRODUCE 48’의 결과로 데뷔한 아이즈원은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신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2021년 4월로 아이즈원의 활동은 종료됐지만 당시 멤버였던 장원영과 안유진은 ‘아이브’로, 마야와키 사쿠라와 김채원, 그리고 오디션 과정에서 탈락한 허윤진은 ‘르 세라핌’으로 데뷔했으며 권은비, 조유리, 최예나는 솔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걸그룹 열풍의 시작점이 아이즈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걸그룹의 비전을 논할 때 아이즈원을 반드시 언급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이들은 음반 판매량과 광고 영업에 있어서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제시했다. 광고 수익은 대중적 영향력을, 음반 판매량은 팬덤을 기반으로 한다. 이 두 가지 지표는 아티스트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하는 잣대다.

걸그룹만을 기준으로 할 때, 아이즈원은 앨범 판매량에서 블랙핑크를 앞서기도 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아이즈원의 누적 음반 판매량(한국에서 발매된 모든 음반 대상)은 129만2919장으로 1위를 기록했다. 단일 음반 판매량에서는 아이즈원의 ‘Oneiric Diary(幻想日記)’가 43만9994장으로 블랙핑크의 ‘THE ALBUM’의 58만9310장에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3위와 5위 모두 아이즈원 앨범이 차지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아이즈원의 누적 음반 판매량은 보이그룹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수준일까? 2020년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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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원의 누적 음반 판매량이 120만 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음반 판매량의 간극은 매우 크다. 실적이 이례적인 방탄소년단을 제외하고 2위인 세븐틴만 놓고 봐도 누적 음반 판매량이 220만 장으로 아이즈원의 2배에 육박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격차로 인해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비즈니스 모델이 상이할 수밖에 없다.

보이그룹의 주 수익 모델은 콘서트, 정확히 말해 월드투어다. 월드투어는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의 기간에 걸쳐 이뤄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티켓 수익이 주 수입원은 아니다. 투어의 핵심은 ‘규모’가 아니라 ‘기간’이다. 장기적인 투어 기간 동안 인도스먼트(endorsement), 즉 기업의 독점적 스폰서십이 이뤄진다. 인도스먼트란 스포츠 업계에서 일반적인 독점 계약으로 나이키와 마이클 조던의 사례처럼 특정 브랜드가 한 스타의 모든 면을 후원하면서 광고 효과를 누리는 형태를 띤다. 이런 계약 방식은 음악 업계로 전이됐고, K팝의 월드투어가 본격화된 2010년대부터 통용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보이그룹은 글로벌 규모의 앨범 판매를 바탕으로 인도스먼트를 주요 수익 모델로 삼는다. 사실 월드투어의 티켓 수익은 투어에 투입되는 인건비와 물류비, 교통비 등 제작비, 현지 스타디움이나 전용 콘서트홀 등 대규모 공간(콘서트장)의 사용료와 기타 각종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거의 남는 것이 없다. 그보다는 여기서 얻는 부가 수익을 높이는 게 보다 현실적인 전략이다. 이때 응원봉, 티셔츠, 각종 액세서리와 같은 상품 판매가 B2C의 수익 모델이라면 인도스먼트 같은 장기 스폰서십은 B2B의 수익 모델이다.

이와 달리 걸그룹은 애초에 팬덤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인도스먼트보다는 단기 광고 수익이나 행사 수익을 주 수익 모델로 삼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즈원은 걸그룹도 만만치 않은 규모의 팬덤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아이즈원이 활동을 끝낸 2020년 이후부터 더 본격화됐다.

이렇게 2018년 아이즈원에서 발견된 징후, 즉 보이그룹에 적용되던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걸그룹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2020년을 장식했던 블랙핑크와 트와이스다. 2020년, 블랙핑크의 정규 1집 ‘The Album’의 연간 판매량이 120만 장을 넘겼다. K팝 걸그룹 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2년 뒤인 2022년 9월에는 정규 2집 ‘BORN PINK’의 판매량이 210만 장을 돌파했다. K팝 걸그룹 최초로 단일 앨범 판매량 200만 장 이상을 달성한 기록이다. 100만 장 이상 판매된 앨범을 2장이나 보유한 K팝 걸그룹은 아직까지도 블랙핑크가 유일하다. 이렇게 2022년 기준으로 마침내 걸그룹이 보이그룹의 앨범 판매량과 맞먹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지속가능한 걸그룹 팬덤의 등장을 알렸다.

같은 시기, 트와이스의 ‘BETWEEN 1&2’도 100만 장을 넘겼다. 트와이스의 첫 밀리언셀러 기록이었다. 더불어 트와이스는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이자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도 3위를 기록했다. 총 3장의 앨범을 ‘빌보드 200’ 톱 10에 올리며 K팝 걸그룹으로서는 역대 가장 많이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그룹이 됐다. 그리고 2022년 기준 한국과 일본에서 발매한 총 38장의 음반이 누적 판매량 1468만 장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렇게 블랙핑크와 트와이스가 닦은 지속가능성의 토양 위에서 2022년 걸그룹 (여자)아이들, 에스파, 아이브, 르세라핌과 뉴진스 등이 화려한 활동을 이어 나갔다. 이 팀들은 소위 ‘4세대 걸그룹’으로 분류된다. 데뷔 초반부터 글로벌 마켓을 지향하고 음원, 투어, 굿즈 판매 등 전방위에서 보이그룹과 비견될 만큼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이 이 차세대 걸그룹들의 특징이다. 특히 군입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팬덤뿐 아니라 대중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보이그룹보다 나은 측면도 있다. 증권가에서도 걸그룹 소속사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실적만 잘 나온다면 걸그룹이 리스크도 적고 좀 더 안정적이라는 시장 분석이 힘을 얻게 된 것이다.

보편성과 특수성:
4세대 걸그룹의 가시적인 성과

2020년 이후에 데뷔하거나 주목받은 걸그룹은 흔히 4세대 걸그룹으로 불린다. 그중 (여자)아이들, 아이브, 에스파, 르 세라핌, 뉴진스 등은 팬덤뿐 아니라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겸비한 팀들이다. 이들에게서는 K팝 비즈니스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엿볼 수 있다. 먼저, K팝 비즈니스가 팬덤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모델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이것이 보편성에 해당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2020년 이후 대표 걸그룹들의 공통점은 앨범 판매량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주, 혹은 몇 달 만에 초동 판매 기록이 뒤집어지는 사례가 줄을 잇는다. 초동 판매가 중요한 이유는 그 판매량이 팬덤의 결속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초동 판매량이 높을수록 팬덤의 화력이 집중된다는 의미이고, 그것은 대중적인 판매량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특히 앨범의 초동 및 누적 판매량에는 글로벌 판매량도 포함된다. 여기서 글로벌은 동남아시아, 일본, 북미 및 라틴아메리카를 포괄하는 지역이다. K팝의 영향력이 한국 밖으로 확장되면서 이런 집계가 가능해졌다. 현재 K팝의 주요 시장은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및 북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다. 이들 지역은 IFPI(국제음반산업협회)가 발표하는 전 세계 음악 시장 동향에 비춰 볼 때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K팝의 글로벌 인기는 전 세계 팝 시장 중에서도 신흥 마켓으로 부상하는 지역에서 가장 뜨겁다. 다시 말해, 2020년 이후 데뷔한 K팝 걸그룹이 앨범 판매량과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기반이 곧 음악 산업의 이머징 마켓에 속한 K팝 팬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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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대로 글로벌 팬덤은 앨범 판매량 기반의 월드 투어, 인도스먼트가 붙는 스폰서십을 가능케 하는 전제 조건이다. 걸그룹이 성장했다는 것은 이 팬덤의 형성에서 확인이 된다. 하지만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은 이런 기존의 성공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앨범 판매, 월드 투어, 응원봉 판매는 물론이고 샤넬, 디오르, 베르사체, 버버리 등 명품 패션 브랜드와의 협찬으로 이어지는 인도스먼트까지 전형적인 밸류체인을 재현했다. 이에 반해 2022년의 주요 걸그룹들의 행보는 기존의 보편적인 ‘규칙’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띤다. (여자)아이들, 아이브, 에스파, 르 세라핌, 뉴진스를 사례로 각 팀이 거둔 성과와 지향하는 특수한 방향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여자)아이들
멤버들의 전방위적 참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여자)아이들은 2022년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있다. 2018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글로벌 행사인 월드 챔피언십이 한국에서 개최됐을 때 라이엇게임즈에서는 K팝을 테마로 하는 게임 스킨과 함께 게임 캐릭터 기반의 가상 걸그룹 K/DA를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에 (여자)아이들의 소연과 미연이 참여하면서 (여자)아이들은 K/DA와 함께 중국에서 매우 큰 인기를 구가했다. 이런 중국 팬덤에 힘입어 (여자)아이들은 중국을 대상으로 음반, 협찬 및 광고, 굿즈 판매 등으로 매출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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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팬데믹으로 인해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급변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생긴데다 학교 폭력 이슈로 핵심 멤버였던 수진이 탈퇴하면서 팀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모두가 (여자)아이들의 비전이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멤버가 전방위적으로 참여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전하는 데 집중했다. 노래 가사와 뮤직비디오 이미지, 음악의 작사, 작곡뿐 아니라 비주얼 콘셉트와 스토리 등 앨범의 모든 요소에 멤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면서 곤란해진 그룹 내외 상황을 정면 돌파한 것이다. 이들은 정규 1집 ‘I NEVER DIE’를 발표하고 ‘TOMBOY’를 통해 중국 이외 지역으로 팬덤 기반을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TOMBOY’ 뮤직비디오의 ‘1억 조회 수’는 그렇게 만들어졌고 (여자)아이들은 중국보다는 북미, 남미, 동남아시아에 집중하면서 팬덤을 재정비했다.

이렇게 글로벌 팬덤을 재정비한 뒤 이들은 데뷔 4년 만에 첫 월드 투어를 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미국 전역과 멕시코시티, 방콕, 자카르타 등 18개 도시에서 4개월간 진행했다. 이어 그 인기와 화제성을 기반으로 2022년 11월에는 5번째 EP ‘I love’의 타이틀인 ‘Nxde’를 발표했다. ‘Nxde’는 매릴린 먼로를 모티브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비틀고, 선정적인 방식으로 소비되고 재생산되는 콘텐츠를 되돌아보자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에도 리더 소연을 비롯, 멤버들의 아이디어와 의견이 곳곳에 반영됐다. 이 노래는 발표와 동시에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 진입해 50위를 기록했고, 한 달 만에 뮤직비디오 조회 수도 1억 회를 가볍게 넘어섰다.

아이브
10대 소녀 타깃 스토리텔링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아이브는 아이즈원의 장원영, 안유진이 포함된 그룹으로 2021년 12월1일 데뷔 후 발표한 3개의 앨범 모두 큰 성공을 거둔 팀이다. 데뷔 싱글 ‘ELEVEN’은 초동 15만 장, 3개월 만에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 1억 뷰의 기록을 세웠고, 두 번째 싱글 ‘LOVE DIVE’는 초동 30만 장,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TOP 50 차트 진입, 빌보드 글로벌 차트 15위 등의 기록을 세웠다. 세 번째 싱글 ‘After LIKE’ 역시 앨범 판매 열흘 만에 100만 장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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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의 특징은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진 감정’을 다루고 자의식 강한 10대 소녀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이다. 걸그룹의 팬덤은 남성일 것이라는 편견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깬 셈이다. 특히 아이즈원의 멤버였던 장원영과 안유진은 기존 팬들을 아이브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통상적으로 걸그룹의 주된 팬층으로 여겨지던 20∼30대 여성 및 남성 팬만이 아니라 10대 초중반의 여성 팬을 사로잡으며 아이브가 ‘대세 걸그룹’으로 자리 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렇게 광범위한 팬, 특히 여성 팬이 대거 유입된 배경으로는 아이브의 노랫말이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사랑을 다룬다는 점, 앨범 커버 및 멤버의 패션, 뮤직비디오에 세련된 디자인 요소가 반영된 점, 모든 멤버의 공주 같은 ‘예쁨’이 불특정 남성 소비자뿐 아니라 또래 10대 소녀들을 겨냥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아이브가 20대를 넘어 1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음악적 특징과 디자인 요소는 물론이고 여성 아티스트의 관습적인 요소를 살짝 비튼 역발상과 스토리텔링이 뭉쳐진 결과다.

에스파
가상 현실에서 레거시 IP와 연결

‘가상 현실’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정점에 달했던 2020년 11월,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에스파는 4명의 인간 멤버와 ‘æ(아이)’라고 불리는 아바타 멤버를 포함해 공식적으로 ‘총 8명’으로 데뷔했다. 에스파가 2021년에 발표한 앨범 ‘Savage’는 발매 5시간 만에 멜론 톱100 차트에서 1위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고, 후속곡인 ‘Girls’는 발매 1일 차에 초동 80만 장을 넘기며 역대 여자 가수 초동 1위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일주일 만에 판매량 112만 장을 달성했다. 한국 여자 가수 가운데 초동 기간 중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첫 사례였다. 그 외에도 K팝 걸그룹으로서는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TOP 200에 최단기간 내 진입하고 미국 포브스에서 발표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선정되는 등 데뷔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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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는 에스파와 함께 ‘광야’라는 멀티버스 개념을 공개했다. 광야의 공식적인 정의는 ‘Ether(무의식의 세계)에서 여과돼 창조된 곳으로, æ들이 살고 있는 세계인 플랫(FLAT) 너머의 아무것도 규정되지 않은, 무규칙, 무정형, 무한의 영역’이다. 이곳은 디지털 가상 현실이 될 수도, 오프라인의 특정 장소도 될 수 있다. 언제든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광야는 SMCU(SM Culture Universe)라는 더 큰 개념 아래에 존재한다. 2020년 10월, SM엔터테인먼트는 SMCU를 공개하면서 에스파를 시작으로 SM의 모든 아티스트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하고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이것을 ‘CAWMAN’으로 표현했는데 이는 ‘Cartoon’ ‘Animation’ ‘Web-toon’ ‘Motion graphic’ ‘Avatar’와 ‘Novel’의 첫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광야와 SMCU는 SM엔터테인먼트가 쌓아온 레거시에 뿌리를 둔다. 여기에는 에스파뿐 아니라 NCT, 동방신기, 샤이니,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엑소, 레드벨벳과 슈퍼M 등 기존 아티스트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 아티스트 중에는 멤버가 교체되거나 활동이 종료된 팀들도 있었다. 그렇다면 짧게는 1년, 길게는 20년 전 아티스트까지 이런 광야 개념에 포함시킨 SM엔터테인먼트의 속내는 무엇일까? SM엔터테인먼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궁극적으로 아티스트의 IP로부터 파생되는 가치를 수익화하는 데 있다. 이때의 IP는 SM엔터테인먼트가 오랫동안 발표한 음악과 아티스트의 카탈로그가 총체적으로 집약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미래 가치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아티스트 IP를 연결하는 데 있다고 보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에스파는 SM엔터테인먼트가 사활을 걸고 성공시켜야 하는 브랜드다.

이런 관점으로 다시 SMCU와 광야를 조명하면 흥미롭게도 SM엔터테인먼트의 가상현실이 커머스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EXO, 슈퍼주니어 등의 브랜드를 기성 제품과 결합시켜 본 경험이 있고, 샤이니의 태민, 소녀시대의 윤아 등이 아티스트가 직접 디자인하거나 기획한 제품들을 판매한 경험도 있다. 마침 SM엔터테인먼트는 광고 회사와 면세점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슈퍼 IP, 제품 개발, 유통과 판매가 수직 계열화 구조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이 구조가 잘 작동하려면 아티스트가 영향력을 유지해야 하고, 팬덤 역시 이런 경험들을 자연스럽게 접해야 한다. 현실에서든, 가상 공간에서든 SMCU와 광야라는 개념이 아무렇지 않게 스며들어야 수많은 팬의 경험도 자연스럽게 연결, 확장될 수 있다.

에스파는 이렇게 어렵고 낯선 개념을 현실화해주고 있는 걸그룹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에스파의 성공을 위해 사업적 역량과 프로듀싱 역량을 총집결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에스파의 음악은 다른 그룹처럼 ‘성장’이나 ‘자아’ 같은 테마와는 거리가 멀다. 팬들은 아티스트 본인들의 스토리가 아닌 아티스트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기분으로 에스파의 음악을 듣는다. 어쩌면 에스파의 성과가 의미 있는 까닭은 새로운 걸그룹이 출현했다는 그 자체가 아니라 음악과 아티스트를 별개로 분리해서 소비하는 단계가 시작됐다는 점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에스파의 정체성, 메시지, 스토리가 뉴진스나 르 세라핌과 명확히 구분되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르 세라핌
유명 작가 동원한 세계관 구축

‘여자친구’라는 걸그룹으로 유명한 쏘스뮤직은 하이브의 레이블로 편입됐고 르 세라핌은 이 쏘스뮤직에서 새로 데뷔시킨 걸그룹이다. 르 세라핌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I’M FEARLESS*(나는 두려움이 없어)”라는 상징적 대사를 애너그램2 방식으로 만든 이름으로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자기 확신과 강한 의지’란 뜻을 갖는다.

이들의 데뷔 앨범 ‘피어리스(FEARLESS)’는 발매 당일에만 17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발매 이틀째에는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판매량 기록도 깨뜨리며 데뷔 앨범만으로 3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최초의 걸그룹이 됐다. 두 번째 앨범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은 앨범의 선주문량만으로 62만 장을 돌파했는데 전작인 ‘FEARLESS’의 선주문량인 38만 장보다 1.5배 가까이 높은 기록이었다. 이는 심지어 2022년에 데뷔한 남녀 그룹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한편 르 세라핌은 네이버 시리즈와 협업하면서 ‘크림슨 하트’라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만들었다. 여기에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인 김초엽 작가가 참여하면서 더 화제가 됐다. 김 작가는 배우 매니지먼트 및 영상 제작을 하는 블로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블로썸크리에이티브에 소속돼 있는데 이 회사에는 김영하, 김중혁, 박상영, 장류진, 배명훈, 편혜영, 백온유, 권여름과 같은 인기 작가들도 대거 합류해 있다. 블로썸크리에이티브는 작가의 매니지먼트뿐 아니라 출판, 콘텐츠 제작을 통해 스토리 IP를 확장해 나가는 사업을 영위한다. ‘크림슨 하트’의 구체적인 내용은 극비에 부쳐져 있지만 이 프로젝트가 르 세라핌의 음악과 음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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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스뮤직 내부에서도 이런 작업은 전무후무한 방식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스토리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팀의 정체성, 음악의 내용, 활동의 방향성 등을 일원화하는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르 세라핌의 이런 방향은 하이브가 음악을 토대로 게임 및 스토리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노력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가 OSMU(One Source Multi-Use)의 방식으로 존재하긴 했지만 르 세라핌의 접근 방식은 조금 다르다. 이미 성공한 결과물을 가지고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기획 단계에서부터 콘텐츠의 연결성을 염두에 두고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르 세라핌의 비즈니스 모델이 음악의 ‘확장’보다는 ‘연결’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시사한다. 바라트 아난드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가 저서 『콘텐츠의 미래』에서 강조한 대로 21세기의 콘텐츠 비즈니스의 핵심은 바로 ‘연결'이다. K팝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이브가 지향하는 ‘연결’은 음악과 이야기 산업의 연결을 의미한다. 스트리밍 기반의 영상 산업은 웹소설, 웹툰, 팟캐스트 등의 이야기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하는 중이다. 물론 스트리밍 환경에 따라 음원의 수익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단지 영화 산업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산업’이 커지고 있으며 이 이야기 산업은 캐릭터와 스토리를 기반으로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르 세라핌 역시 이런 방향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진스
디자인 강조한 굿즈 상품화

2022년 7월에 데뷔한 뉴진스는 SM엔터테인먼트의 아트디렉터로 유명한 민희진 대표가 설립한 어도어레이블의 5인조 걸그룹이다. 멤버들의 평균 나이는 만 16.4세로, 모든 멤버가 미성년자로 구성돼 있을 뿐 아니라 멤버 중에는 K팝 최초로 베트남계 호주인(하니)이 포함돼 있다. 호주-한국의 이중 국적자(다니엘)도 있다. 쏘스뮤직, 빌리프랩,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처럼 어도어는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지만 다소 독자적인 전략으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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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가수의 곡을 웹툰, 웹소설의 세계관과 통합하려는 하이브의 전략과 달리 뉴진스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음악을 선보인다. 이런 전략은 K팝 아이돌의 세계관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멤버들 본연의 매력과 음악 자체에 집중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런 점 때문에 뉴진스의 데뷔 앨범 ‘뉴진스(New Jeans)’는 사흘 만에 선주문 44만 장을 돌파하며 걸그룹 역대 데뷔 음반 선주문 최고 신기록을 깨뜨렸다. 이어 데뷔 일인 8월8일 하루 만에 26만 장을 판매하며 역대 걸그룹 데뷔 음반 1일 차 최다 판매량을 찍었다. 특히 수록곡 ‘어텐션(Attention)’은 스포티파이에서 ‘누적 재생 수’ ‘누적 청취자 수’ ‘누적 팔로워 수’ 3개 부문 모두 2022년 데뷔한 K팝 걸그룹 중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빌보드 Global 200 차트에서는 ‘Attention’이 82위, ‘하입보이(Hype Boy)’가 116위를, 미국을 제외한 빌보드 Global 200 차트에서는 ‘Attention’이 51위, ‘Hype Boy’가 6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뉴진스는 음반 판매량보다 그다음 행보로 더 화제를 모았다. 이를 단적으로 요약해 보면 ‘엔터테인먼트와 커머스의 만남’이다. 최근 뉴진스가 여의도 더현대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는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이 팝업스토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굿즈의 성격과 반응 때문이다. 팝업스토어에서는 뉴진스의 캐릭터를 상품화한 굿즈뿐 아니라 어도어레이블의 자체 굿즈까지 판매됐다. 그리고 실제로 뉴진스 굿즈만이 아니라 뉴진스 콘셉트에 맞춰 레트로 스타일로 제작된 다른 굿즈까지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런 반응 중에는 특히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대체로 아이돌 그룹의 굿즈는 품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어차피 살 사람은 사는’ 물건으로 여기기 때문에 가짓수가 많지도 않다. 일반적으로 티셔츠, 텀블러, 키홀더 등 종류도 몇 개 안 되는데다 조악한 품질과 투박한 디자인 때문에 일상적으로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어렵다. 이에 팬들 역시 콘서트나 생일 카페와 같은 특별한 행사 때만 굿즈를 착용하는 편이다. 반면 뉴진스의 굿즈는 디자인의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품력과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팬들이 티셔츠나 손가방을 일상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더불어 뉴진스의 팝업스토어에 방문할 만큼 관여도가 높은 팬들의 면면을 보면 과거에는 K팝 팬덤 활동을 한 경험이 전혀 없는 소비자들이 많다. 뉴진스를 통해 새롭게 K팝에 입문한 팬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뉴진스의 이런 성과는 엔터테인먼트와 커머스의 성공적인 결합을 보여준다.

연결: 디지털 환경에서의 K팝 비즈니스

이렇게 4세대 걸그룹은 대중성과 팬덤을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방식의 수익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 모든 수익 모델의 근본은 바로 연결과 확장이다. 과거 콘텐츠의 수익화는 콘텐츠를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음악의 유행은 곧 그 음악이 담긴 매체의 판매로 이어졌다. 영화 또한 마찬가지다. 극장 수입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VHS나 DVD 판매로 부가 수익을 높였다. 하지만 디지털 스트리밍 환경에서 이런 공식은 완전히 무너졌다. 이는 음악 업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모든 업계가 그 대안을 찾느라 분주하다. 아직 그렇다 할 대안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K팝 비즈니스는 각자의 처지에 따라 콘텐츠 밸류체인 확장, IP 기반의 제품 판매 등으로 새로운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음악은 사실상 거의 무료에 가깝게 소비된다. 동시에 음악에 대한 접근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이런 환경에서 음악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제품화를 지향하고 있다. 여기서 ‘제품화’란 과거에 음악이 담긴 물리적 매체와 같은 맥락이다. 돌아보면 CD, LP, 카세트테이프와 같은 음반이야말로 ‘음악과 밀착된 제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음반이 팔리지 않는다. 혹은 팔리더라도 환경 이슈 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음반 판매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되긴 어렵다. 이 때문에 디자인 요소가 강조된 굿즈, 세계관과 연결된 웹툰이나 웹소설, 팬들을 끌어들일 만한 가상 공간 등 4세대 걸그룹의 사업 모델은 모두 ‘음악의 수익화’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되는 모델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팬덤은 필수 요소다.

팬덤이 있다고 해서 이 모든 실험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팬덤 비즈니스의 관건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데 있다. 그리고 이 규모는 계속해서 새로운 팬이 유입될 될 때에만 지속가능하다. 100만 명의 팬덤을 확보하는 것보다 매달
1만 명씩 늘어나는 팬덤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K팝 걸그룹이 보이그룹 대비 가지는 강점이자 비교 우위 요소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압도적인 대중성을 확보한 것은 늘 여성 아티스트였다. K팝 걸그룹 또한 마찬가지다. (여자)아이들, 아이브, 에스파, 르 세라핌, 뉴진스 등은 걸그룹의 대중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단순히 음악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과업, 산업의 관점에서도 걸그룹은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22년의 걸그룹’을 특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차우진 음악산업 평론가 nar75@naver.com
차우진 평론가는 1999년부터 음악 산업에 대한 비평과 기획을 병행했다. 최근 5년간 메이크어스, 스페이스오디티 등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 및 구축했으며, 저서로는 『청춘의 사운드』가 있다. 2020년부터는 콘텐츠 비즈니스 관점으로 음악 산업을 분석하는 전문 미디어 TMI.FM(Tech/Media/Inspired)을 운영 중이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 현대카드뮤직 콘텐츠 기획 및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하는 대중음악백서의 기획위원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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