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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공간 디벨로퍼 ‘글로우서울’

면적의 40%는 비영업 공간 활용 원칙 인위적 포토존보다 최고의 경험에 초점

김윤진 | 346호 (2022년 0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낙후돼 있던 서울 익선동과 창신동, 대전 소제동을 부흥시키고 상권을 형성한 데 이어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 업체들의 기획, 시공 등으로 손을 뻗치고 있는 공간 디벨로퍼 ‘글로우서울’은 오프라인 매장을 디자인할 때 다음의 원칙을 반드시 지킨다.

1. 종횡으로 고객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공간의 ‘순차적인 흐름(sequence)’을 고민한다.

2. ‘피크-엔드(peak-end) 법칙’에 입각해 매장의 중앙과 출구(혹은 입구)에 가장 힘을 준다.

3. 전체 면적의 60%만 영업에 활용하고 40%는 콘텐츠로 채우는 ‘6대4 법칙’을 따른다.

4. 적은 제작비로 사진만 잘 나오게 하는 인위적인 ‘포토존’은 기획하지 않는다.



“디저트가 맛있으면 음료가 부실하고, 인테리어가 멋있으면 디저트가 맛없고, 디저트와 음료가 맛있는데 인테리어가 멋있으면 내 자리가 없다.”

지난해 트위터에 ‘한국 카페 특징’이란 제목으로 올라와 추천 세례를 받았던 글의 내용이다. 갓 떠오르는 국내 명소, 소위 ‘핫플레이스(핫플)’를 찾았다가 기나긴 대기 줄에 발길을 돌려본 사람이라면 “내 자리가 없다”는 문구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음식과 분위기로 입소문이 난 곳들은 항상 트렌드를 앞서가는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SNS)에 인증 사진이라도 남겨보려다가 ‘인싸’ 대열에 합류하는 일이 녹록지 않음을 깨닫고 돌아서기 일쑤다.

그런데 식당, 카페부터 스파, 쇼핑몰에 이르기까지 업종 불문 손대는 매장마다 이렇게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핫플’로 만드는 업체가 있다. 오프라인 공간 운영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자영업자들은 물론 대기업의 부러움까지 사고 있는 ‘글로우서울’이 그 주인공이다. 글로우서울은 익선동의 ‘청수당’ ‘온천집’ ‘살라댕방콕’ ‘호텔세느장’ 등 식당과 카페를 연달아 성공시키고, 버려진 가옥들이 즐비하던 종로 한복판을 데이트 명소로 변신시키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4년 익선동 후미진 골목에 첫 현대식 매장들을 열고 인적 드문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그리고 이 성공 사례를 발판으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대전 소제동에 적산가옥 건축 양식을 살린 카페 거리를 조성했다. 최근에는 해발 120m에 있어 걸어서 오르기조차 힘든 서울 창신동 절벽 마을을 젊은이들의 성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런 외진 곳에 대체 사람이 올까” 하고 반신반의하면서 절벽 마을을 오르면 운동화를 신은 채 사진 찍기 바쁜 Z세대 무리와 마주하게 된다.

이렇듯 낙후된 동네를 부흥시키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긴 했지만 글로우서울이 도시 재생사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개장한 롯데 의왕 프리미엄 아웃렛 ‘타임빌라스’를 비롯해 곧 개장을 앞둔 신세계 수원 스타필드 등 대형 쇼핑몰의 경영 컨설팅과 공간 기획, 시공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외주 개발 의뢰가 500건이 넘었다.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활약하고 있는 것 외에도 공간 디자인, 브랜딩, 부동산 개발 등 전방위로 손을 뻗치고 있는 셈이다.

글로우서울의 유정수 대표는 회사를 ‘공간 디벨롭퍼(developer)’라고 정의하고 공간에 최적화된 콘텐츠, 건축 디자인, 인테리어, 브랜드 관리, 운영 등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라고 설명한다.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제공하면서 완성도 높은 스마트 기기를 만들고 있듯이 부동산 개발 및 건축이라는 ‘하드웨어’와 콘텐츠 디자인 및 운영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같이하는 회사만이 완성도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이처럼 공간에 대한 모든 것을 망라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기업을 표방하는 글로우서울의 유 대표를 DBR가 만나 손대는 매장마다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어내는 노하우를 들었다.

상권이 없는 곳에 상권을 만드는 역발상

창업을 할 때 상권 입지 분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글로우서울이 지금까지 주요 매장을 연 익선동, 대전 소제동, 창신동은 모두 상업용 건물이라곤 거의 찾아보기 힘든 소외 지역이었다. 이를 두고 대규모 자본을 가지고 부동산을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투기업자가 아니냐고 의심할 수도 있지만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유정수 대표가 2015년 9월, 나이 서른여섯에 요식업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그의 수중에는 대출을 끌어다 서울에 자가 하나 겨우 마련할 정도의 목돈밖에 없었다. 건물주도 아니고 꼬박꼬박 임대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유동 인구가 거의 없고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곳에 매장을 내는 것은 큰 위험이 따르는 결정이었다. 그렇다면 유 대표는 어쩌다 이렇게 낙후된 지역에 발을 들이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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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익선동이었다. 유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무렵의 익선동은 동네 이름보다는 낙원상가 인근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지역이 슬럼화되면서 빈집들이 방치돼 있었고, 지구 단위 기획으로 묶여 있어 증축이나 신축 허가도 나지 않았다. 3호선과 5호선, 1호선이 가로지르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종로3가 한복판에 있지만 어르신들이 간간이 찾는 고깃집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상권이라 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강북과 강남에 사는 친구들이 빠르게 접선할 수 있는 이곳에서 자주 놀곤 했던 유 대표는 여기에 지인들과 소소하게 모일 수 있는 아지트 하나를 갖고 싶었고, 요리 잘하는 친구 한 명을 어렵게 설득해 가게를 열었다. 교통도 제법 괜찮고, 임대료도 싸고, 음식도 맛있고, 대박을 꿈꾸는 것도 아니니 가게 운영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이었다. 장사에 대해 전혀 몰랐기에 이런 무모한 결정도 가능했다.

호기롭게 연 첫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글로우키친’의 성적표는 처참했다. 젊은 사람들의 인적이 끊긴 동네에서 양식당을 열 때부터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 두어 달은 지인들의 방문 덕분에 잘되는 듯 보였으나 점점 손님은 줄고, 월세 낼 돈과 직원 월급 줄 돈도 바닥이 났다. 사업을 시작할 땐 손님이 없으면 사람을 덜 쓰면 된다고 순진하게 생각했는데 아무리 덜 써도 최소 직원은 필요했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들로 인해 한 달에 적자가 600만∼700만 원씩 쌓여갔다. 돌이켜 보면 문제가 한둘이 아녔다. 메뉴 가짓수만 100개가 넘어 ‘김밥천국’을 방불케 했고, 지인이 요청하는 건 닥치는 대로 팔았다. 피자와 파스타 가게인데 소주를 찾는 손님이 있으면 소주를, 위스키를 찾으면 위스키를 냈다. 그리고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가장 큰 장애물은 단연 열악한 ‘입지’ 조건이었다.

장사를 제대로 하려면 익선동부터 떠나는 게 누가 봐도 당연했다. 그런데 가게를 운영하면서 시간을 보낼수록 동네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유 대표의 눈에 들어왔다. 당시 익선동은 상업적 관점에선 황무지나 다름없었지만 사진 동호회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노다지 같은 공간이었다. 잘 정돈되고 보존된 북촌 한옥마을과 달리 날것 그대로의 100년 묵은 생활형 한옥들과 실제 주민들의 정취가 묻어나는 골목이 최고의 ‘출사 포인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정형화된 기와집이나 전통 담벼락 대신 수십 년간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기괴한 전선과 타일, 최소한의 보수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가옥들이 레트로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낡고 허름한 가옥 틈새로 전문 포토그래퍼와 늘씬한 모델들이 사진을 촬영하는 풍경이 연출되곤 했다. 이처럼 특색 있는 공간을 버리고 떠나기는 너무 아까웠다. 무엇보다 소셜미디어(SNS)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시대였고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라는 건 마케팅 측면에서의 잠재력을 뜻했다.

이에 유 대표는 동네를 떠나는 대신 동네를 바꿔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의 발길을 유도해야 했고, 눈길을 끌려면 매장 한 개론 역부족이었다. 일단 어느 정도 콘텐츠가 있어야 집객 효과가 발생하고, 그래야 콘텐츠도 더 모이는 선순환의 고리가 정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식당과 카페, 먹고 마시는 일은 가까운 거리에서 해결이 돼야 대중을 끌어들일 빌미라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장을 확충하기 위해 유 대표는 집 살 돈까지 모두 긁어모아 익선동에 있던 한옥 다섯 채를 임대했다. 그리고 글로우키친과 비슷한 시기 익선동에 1호 카페를 열었던 익선다방(현 익선다다)과 의기투합해 동시다발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면서 시너지를 도모했다. 이때 당시 60평짜리 공간의 임대료가 월 150만 원 안팎에 불과했기에 감당할 수 있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물론 이곳을 생활 터전으로 삼고 30∼40년씩 살던 주민들이 집을 상업용 공간으로 변경하는 일이 드물다 보니 임대 공간을 찾는 일부터 쉽지 않다. 하지만 나오는 집마다 속속 계약하며 계획을 실천해나갔다.

다음으로 공간에 걸맞은 이야기를 짰다. 출판사에서 책을 기획해본 경험이 있고 스토리텔링에 대한 지식이 있었는데, 이를 식당에 접목할 생각을 미처 못 하다가 실패의 쓴맛을 보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브랜드를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이에 그는 이미 브랜드가 훼손된 글로우키친을 접고 100여 개에 달하던 메뉴를 나라별로 정리했다. 그리고 ‘여행’을 콘셉트로 각 나라를 다닐 때 가장 좋았던 경험을 떠올리며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국적인 공간들을 디자인했다. 한옥이 즐비한 주변 경관과는 대비되는 휴양감을 선사하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이렇게 새로 문을 연 매장이 태국 리조트를 구현한 ‘살라댕방콕’, 고요한 일본 정원을 연출한 일식당 ‘심플도쿄’, 그릴 스테이크 전문점 ‘익동정육점’, 버려진 모텔을 동유럽식 호텔로 개조한 카페 ‘호텔세느장’ 등이다. “한 번 망한 브랜드를 되살리는 건 죽은 자를 되살리는 것과 같다. 사람을 잉태할 수는 있어도 죽은 자를 부활시키긴 어렵듯이 낡은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하기로 했다.” 유 대표의 말이다.

DBR mini box I

글로우서울은?

글로우서울은 공간 디벨로퍼로서 공간에 관한 A부터 Z를 아우르는 ‘상업용 부동산 종합 솔루션 기업’을 지향한다. 2020년과 2021년 모두 100억 원대 연 매출을 기록했다. 사업 영역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상권이나 입지가 좋지 않은 지역을 개발하는 도시 재생 사업이다. 둘째는 건물 소유주를 위해 건물 내 공간에 최적화된 브랜드를 대리 개발하고 총괄 운영하는 사업이다. 셋째는 대형 유통사를 상대로 한 공간 브랜딩, 디자인 등 용역 사업이다. 건물주에게 임차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개발, 운영해주는 대가로 매장 실적의 일부를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런 계약 구조를 맺기 어려운 롯데, 신세계 등 일부 대기업에는 공간 브랜딩, 디자인, 시공 등과 관련된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NICE에프앤아이로부터 약 60억 원의 투자도 유치한 바 있다.

이처럼 공간 개발의 모든 과정을 일괄 진행하기 위해 회사 내에는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조직은 크게 공간 개발과 디자인 등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팀과 공간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팀으로 나뉜다. 매력적인 부동산을 선정하고 콘셉트를 개발하는 ‘시행팀’ ‘브랜드 개발팀’, 공간 디자인과 시각디자인을 맡은 ‘디자인팀’ ‘시공팀’이 전자에 속한다. 이들 팀에는 주로 건축이나 디자인, 순수 미술 전공자들이 포진해 있다. 이어 ‘아트팀’ ‘F&B연구소’ ‘운영팀’이 후자에 해당된다. 아트팀은 조경, 플랜테리아, 설치미술을 책임지며 자연 예술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F&B연구소는 호텔 레스토랑을 총괄하던 전직 셰프진 등이 주축이 돼 메뉴 개발을 책임진다.

낙후된 지역의 오리지널리티에 주목

매장 수가 하나둘 늘고 관련 해외 여행지를 방불케 하는 멋진 공간들의 사진이 SNS에 올라오자 예상대로 손님이 알음알음 찾아왔다. 그리고 국내외 언론사 등 미디어에 노출되고 광고 촬영지 등으로 활용되면서 익선동이 사진과 영상을 찍기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매장들이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네이버에 ‘익선동’이 검색어 1위에 등극하고, SNS에서 최단기간 1만 건을 돌파하는 등 이슈의 중심에 섰다. 5년간 꾸준히 돈을 벌자 임대하던 공간을 직접 매입할 자금이 생겼고 부동산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운영도 가능해졌다.

익선동이 살아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유 대표는 반드시 입지가 좋은 곳에 자리 잡지 않아도 스스로 그런 입지를 만들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물론 실패 위험은 있지만 누가 봐도 좋은 A급 입지를 고른다 해도 비싼 땅값이란 위험이 따라오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미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금싸라기 땅에서 높은 분양가 등 다른 차원의 위험을 감수하느니 가격도 싸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게 훨씬 의미도 있고 성공할 경우 보상도 크다는 확신이 생겼다.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기까지 유무형의 비용이 들겠지만 최소 5개 정도의 매장과 콘텐츠만 확보해도 궁금한 사람들은 기꺼이 찾아오고 집객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체득했다.

낮은 임대료 외에 낙후된 지역이 가지는 또 다른 강점은 바로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였다. 고층 빌딩이 다 올라가 있고 개발이 끝난 곳에는 더 파헤칠 이야기나 추가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제한적인 데 반해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미개발된 곳일수록 남들이 모르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사람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하고 참신함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역사적 사건 중에서도 눈부신 한강의 기적보다는 남북 분단, 6•25전쟁, 일제 강점 등의 주제가 영화 소재로 다뤄지듯이 주요 서사는 아픔에서 비롯된다”면서 “이미 화려하게 발전한 테헤란로 등 도심보다는 묻혀 있고 외면받아온 공간일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여지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남들이 모르는 숨겨진 공간을 찾던 글로우서울이 익선동에 이어 두 번째로 발굴한 곳이 바로 대전 동구 소제동이다. 대전역 인근의 이 동네에는 일제 강점기에 처음 깔린 철도와 철도 종사자들의 숙소인 관사가 있다. 일본식 적산가옥이 모여 있는 독특한 지역이자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마을이지만 2019년 글로우서울이 진입하기 전까지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마을이 가진 오랜 역사에 매료된 유 대표는 이 적산가옥들을 잇달아 매입했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도 지역의 땅값이 주변 시세와 비교해 저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익선동에 진출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가옥의 양식은 보존하되 여행의 콘셉트와 세련된 감각을 더한 매장들을 열었다.

이런 근대도시의 정취와 현대의 멋이 어우러지면서 소제동은 빠르게 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유 대표는 “이야기를 발굴한다는 게 꼭 지역적 특색, 특산물을 알리거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랜 시간을 견뎌낸 공간이 흔적 없이 사라져 ‘시간의 공백(missing link)’이 생기기 전에 공간을 현대화하고 새롭게 보이게 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2022년 현재 글로우서울이 도시 재생의 불씨를 심고 있는 곳은 1960년대 지어진 옛 주택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창신동 절벽 마을이다. 이미 불씨가 번지기 시작하면서 카페 ‘도넛정수’, 태국 식당 ‘밀림’ 등 지난해 하반기에 문을 연 매장이 SNS 핫플로 떠오르고 있고 인근에 루프톱 카페들도 생겨나면서 동네가 사진 명소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올해 안에 직영 매장은 5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절벽이라는 이름답게 고지대에 위치하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분명 전통적인 상권 입지를 고려할 때 부적격 요소다. 하지만 일단 사람들의 관심이 생겨야 여러 편의 시설과 인프라도 구축될 수 있다는 게 글로우서울의 이전 경험이 알려준 교훈이다. 익선동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 뒤에야 정부가 한옥문화 지구로 선정하고 보존, 관리에 나섰고, 소제동 역시 글로우서울의 진입 이후 대전시가 역사문화공원으로 지정한 바 있다. 창신동도 콘텐츠가 늘어나고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하거나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하면 주차장 등 인프라도 따라올 수 있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영감보다 시스템에 의존하는 공간 디자인

그렇다면 이렇게 고정관념을 깬 ‘불편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글로우서울이 운영하는 매장들을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간 디자인, 시각디자인, 콘텐츠 노출 등에 있어 대중을 사로잡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유 대표는 “브랜딩이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영감에 의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는 영감보다 시스템에 의존한다”면서 “즉각적으로 아이디어가 구현될 수 있는 게 아니라 브랜딩까지 가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여러 요소가 축적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를 ‘예술의 영역’이 아니라 ‘산업의 영역’에서 바라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직원들은 수십∼수백 개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의사결정의 기준, 일종의 알고리즘을 따라 움직인다. 기획 단계에서 체크리스트를 하나하나 작성해보면서 디자인과 콘텐츠를 다듬고 깎는다. 그리고 브랜드의 방향성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겨 이 알고리즘을 수정하지 않는 한 최대한 일관성 있게 주어진 알고리즘을 준수한다. 그중에서 회사가 공간 디자인과 관련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규칙들은 다음과 같다.

1. 고객의 시선을 따라가라: 수직보다 종횡

일반적으로 건축가나 공간 디자이너들은 CAD(Computer-Aided Design)를 켜서 전체 평면도부터 그린 뒤 3D 툴로 입체적인 스케치에 들어간다. 하지만 글로우서울에서는 디자이너들에게 이 과정을 반드시 거꾸로 하도록 주문한다. 먼저 3D 툴로 스케치부터 시작해서 가장 마지막에야 평면도를 그리도록 하는 식이다. 이 같은 접근은 업계의 관행에 비춰보면 언뜻 유별나지만 고객의 시선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고객이 특정 장소를 방문할 때 위에서 아래로 전체 공간을 내려다보고 조망하는 일은 거의 없다. 대개 본인의 위치에서 앞과 옆의 단면밖에 볼 수 없다. 한 번에 모든 공간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고 이동하면서 시간 순서대로 달라지는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매 순간순간 고객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는지를 고민하지 않은 채 전체 도면부터 그려놓고 시작하면 개별 공간의 특성에 맞는 그림이 나오기 힘들다.

유 대표는 “건축물을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건 신과 건축가밖에 없다”면서 “그 누구도 건물을 수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종횡으로 보는 게 훨씬 중요한데 건축가들은 건축 도면에 익숙해서 개별 공간이 가진 특성을 쉽게 간과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글로우서울은 공간의 ‘순차적인 흐름(sequence)’을 디자인의 주요 요소로 고려한다. 다시 말해, 고객은 매장 입구, 안쪽, 구석 등을 동시에 보지 못하고 차례로 이동하기 때문에 카메라 무빙을 따라가듯이 순간순간 어떤 장면이 보일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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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창신동 절벽 마을에 있는 태국 식당 ‘밀림’은 이런 철학을 잘 구현한 매장이다. 밀림을 한 번이라도 방문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길을 잃은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수시로 들 정도로 식당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고 불친절하다. 구불구불 인적 드문 골목길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골목 맨 끝자락에 다다라서야 입구가 자취를 드러낸다. 그런데 이렇게 동굴 같은 곳을 헤매다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 골목 안쪽에선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 펼쳐진다. 탁 트인 절벽의 광경이 나타나는 것이다. 폐쇄적인 공간이 개방적인 공간으로 바뀌는 순간의 극적인 반전. 이렇게 시간 순서에 따른 극적인 효과가 글로우서울의 노림수이자 밀림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다. 이런 식으로 연속적인 동선을 따라가면서 사고하지 않으면 자칫 공간 디자인을 평면도에 꿰맞추는 형국이 된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2. 고객의 기억에 각인되라: 피크-엔드 법칙

이 같은 밀림의 디자인에는 매장의 ‘입구’를 중요시하는 글로우서울의 또 다른 원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입구는 단지 첫인상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마지막 인상을 남기는 출구이기도 하다. 공간의 연속성을 고려한다는 의미가 매 순간 똑같은 비중으로, 똑같은 힘을 줘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실제로 글로우서울은 ‘피크-엔드 법칙(peak-end rule)’을 기반으로 매장의 중앙과 출구에 고객을 사로잡을 만한 가장 핵심적인 무기를 배치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교수가 제시해 널리 알려진 피크-엔드 법칙은 사람들이 나중에 어떤 경험을 평가할 때 매 순간 느낀 만족감의 평균값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절정(peak)에서의 경험과 결말(end)에서의 경험의 평균을 토대로 휴리스틱1 하게 판단한다는 주장이다. 이 법칙을 토대로 글로우서울은 아무리 협소한 공간일지라도 매장 중앙에 반드시 눈길을 끄는 오브제를 심어 넣고, 모든 경험이 종결되는 퇴장의 순간에도 고객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을 만한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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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오프닝이 정말 화려한 영화여도 결말이 별로면 안 좋은 기억으로 남고, 반대로 결말이 정말 마음에 들거나 반전이 있으면 걸작으로 기억이 되곤 한다”면서 “마지막에 무엇으로 각인되느냐가 앞의 모든 경험을 뒤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 속 자연을 구현한 카페 ‘청수당’을 들어가고 나올 때는 대나무 숲 사이의 돌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아울러 매장 중심부에는 개울물이 흐르고 화산석, 이끼, 초목들이 조경을 완성한다. 이와 비슷하게 일본의 료칸을 연상시키는 샤부샤부 전문점 ‘온천집’ 입구에는 설원을 떠오르게 하는 흰색 자갈밭과 디딤돌이 펼쳐져 있고 양옆에서 호롱불이 길을 밝힌다. 이 돌을 밟으며 걷다 보면 고객은 마치 원래 머물던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이끌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게 들어간 온천집의 중정에는 향나무, 대나무, 온양석 등으로 둘러싸인 노천 온천이 있고, 연무기를 통해 뿜어내는 김은 실제 일본의 온천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이때 노천탕이 피크, 입구는 엔드의 역할을 한다.

3. 공간의 여백을 사수하라: 6대4 법칙

하지만 이렇게 중심부의 3분의 1 이상과 출구(혹은 입구)를 공들여 꾸미는 데는 반드시 기회비용이 따른다. 공간의 면적 대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로우서울의 모든 디자이너는 마치 좌우명처럼 ‘6대4 법칙’을 외우고 있다. 이는 전체 매장 면적의 60%만 영업에 활용하고 나머지 40%는 영업 목적이 아닌 다른 콘텐츠로 채워 넣어야 한다는 법칙이다. 조경이든, 전시든 콘텐츠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를 수 있겠지만 40%의 여백을 둠으로써 오히려 공간의 매력을 배가하고 나머지 60%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철학이 이 법칙의 기저에 깔려 있다. 이런 볼거리를 중앙과 장내 곳곳에 배치할 때 소외되는 면적 없이 고객이 어떤 좌석에 앉든,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든 각기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객끼리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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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매장 내 볼거리가 부족하면 모두가 창가 자리나 룸만 원한다든지 선호의 쏠림이 생기고 경험의 편차가 생길 위험이 있다. 이렇게 외면받는 곳을 없애고 매장 전체가 하나의 공연장, 전시장처럼 문화 공간으로서 어느 위치에서든 볼거리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글로우서울이 법칙에 이름까지 붙여가면서까지 이 ‘골든 룰(golden rule)’을 강조하는 까닭도 명문화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영업 공간을 확장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 때문이다. 매장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테이블을 놓고 좌석을 배치하면 줄 서서 기다리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들도 수용할 수 있고 매출과 수익도 늘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칙을 강제함으로써 공간의 여백을 없애고 회전율을 높이려는 욕심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유 대표는 “살라댕방콕의 경우도 매장 크기가 40평에 달하는데 마당이 워낙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40석밖에 넣지 못했다”면서 “만약 주방을 제외한 30여 평에 모두 좌석을 넣었으면 훨씬 매출이 올라가겠지만 그렇게 하면 그만큼 고객의 거리를 침범하고 경험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비율을 지키는 것 못지않게 너무 뻔하지 않은 콘텐츠로 이 40%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태국 음식점인 살라댕방콕은 동남아의 이국적인 리조트를 연상시킨다. 매장 중앙에는 휴양지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수영장이 있고, 주변 곳곳에는 야자수와 폭포가 에워싸고 있다. 하지만 살라댕방콕 창업 당시만 해도 한국에 있던 태국 음식점의 인테리어 소품은 코끼리 상이나 불탑, 알록달록한 태국 사원 그림 일색이었다. 이런 틀에 박힌 전통문화에서 탈피해 라탄과 전등갓 등 참신한 소품을 더하려는 노력은 ‘호화로운 열대 리조트에서 즐기는 캐주얼 타이 다이닝’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연결됐다.

4. 손쉬운 포토존은 경계하라: 사진보다 경험

글로우서울이 운영하는 매장들의 사진들이 SNS에 많이 올라오고 ‘사진 찍기 좋은 공간’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보니 글로우서울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업체들은 대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공간을 디자인해달라’고 주문한다. 특히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photo zone)’을 조성해 달라는 요청도 적지 않다. 처음부터 입소문 마케팅을 겨냥해 접근하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우서울은 절대로 포토존을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사진이 찍히는 건 환영하지만 사진이 찍히기 위한 장소를 인위적으로 기획해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포토존에 대한 회사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한마디로 ‘적은 제작비로도 손쉽게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곳’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설악산 정상에서도 사진을 찍어 SNS에 포스팅한다. 하지만 설악산 정상을 포토존이라 부르지 않는 까닭은 이곳이 사진만을 남기기 위해서 의도된 지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상까지의 힘든 등반의 경험이 준 성취감과 쾌감, 아름다운 경치를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이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을 뿐이다. 이처럼 사진으로 박제하고 싶을 만큼 인상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출 뿐 경험이 배제된 사진용 공간을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게 글로우서울의 방침이다. 마치 낙산공원 벽화마을의 천사 날개 그림, 착시현상을 의도하고 트릭아트(TRICK ART) 미술관처럼 사진을 찍으면 특별해지지만 실제 방문해서 눈으로 봤을 때 특별하지 않은 공간은 경계한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직원들 역시 특정 (벽)면이나 점을 강조하기보다는 어느 각도에서 어느 장면을 봐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입체적인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 대표는 “포토존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르다는 의미”라면서 “현장에 머무르는 동안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고 이런 경험에서 감동을 얻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사진도 찍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하는 공간 브랜드의 조건

1. 스칼라가 아닌 ‘벡터(크기와 방향)’

이렇게 브랜딩이 반짝이는 영감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높은 성공률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첫 매장인 글로우키친의 문을 닫으면서 유 대표가 배운 점은 소비자에게 좋은 것을 전부 모아놓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다 담는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초기 방향 설정이 중요하고 브랜드는 ‘벡터(vector)’와 같다는 것을 배웠다. 물리학에서 스칼라(scalar)는 ‘크기’로 결정되는 양을 가리키고, 벡터는 ‘크기+방향’ 모두에 의해 결정되는 양을 가리킨다. 가령 한 사람은 10의 힘으로, 다른 사람은 20의 힘으로 같은 물체를 민다고 해보자. 두 사람이 미는 방향이 같으면 총 30의 힘이 물체에 더해지지만 방향이 반대 방향이면 오히려 둘이 상쇄돼 10이란 힘밖에 가해지지 않는다.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공간 디자인, 콘텐츠, 사이니지(Signage, 간판이나 표지판 등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구조물), 음악 등 매장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에 힘을 주고 CS(고객 만족)에 무게를 둬도 그 방향이 제각각이면 오히려 각 요소가 서로의 힘을 빼앗기 쉽다.

이처럼 브랜드는 벡터와 같기에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가령 F&B사업부가 메뉴를 개발할 때 소비자에게 좋은 것만 대접한다고 모든 식자재를 최상급으로 공수해 파스타 한 그릇의 가격을 5만 원씩 받는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소비자의 지불 용의에 맞게 합리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정해진 예산 내에서 수익을 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힘을 주는 부분이 있으면 반드시 빼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유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항상 ‘재료발’로 승부를 보려면 애당초 요리사가 필요 없고, 스페인산 타일 같은 최고급 자재로 승부를 보려면 공간 디자이너가 필요 없다고 강조한다”면서 “갓 잡은 신선한 1++ 한우는 요리사 없이 굽기만 해도 맛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꼭 필요한 브랜드의 방향과 부합한다면 1++ 한우든, 스페인산 타일이든 당연히 쓸 수 있겠지만 이때 어디에서 지출을 덜어낼지를 알고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합의점을 찾는 게 곧 실력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글로우서울은 공간의 새로움에 힘을 많이 주기 때문에 음식이나 음료에서는 힘을 빼는 편이다. 주변과 대비되는 차별화된 풍경을 선사하면서 음식이나 음료까지 기대되는 맛에서 너무 벗어나면 새로움과 새로움이 만나 좋은 경험이 배가되기보다 오히려 불편하게 다가가거나 역효과가 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익선동의 ‘살라댕방콕’이나 소제동의 ‘치앙마이방콕’, 창신동의 ‘밀림’ 등 태국 음식점들도 메뉴는 비슷비슷하고 한국인들에게 제법 친숙한 맛이다. 또한 ‘온천집’의 경우도 노천탕이라는 공간의 특색과 잘 어우러지게 한 방향으로 정렬이 되면서도 대중에게 낯설지 않은 샤부샤부를 메뉴로 선택했다.

이렇듯 무작정 최고의 것, 새로운 것을 고집하기보다는 무엇에 방점을 둘 것인지 방향을 잘 설정하려면 프로젝트마다 사공이 많아서는 안 된다. 이에 따라 글로우서울은 프로젝트별로 선장의 역할을 하는 팀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 대표가 전부 관여하기엔 프로젝트가 너무 많기도 하고, 선장이 시행착오를 겪거나 실패하더라도 여럿이 참견해서 방향을 잃는 것보다는 철저하게 망하고 배우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별로 서로 다른 역량을 보유한 약 5∼6명의 크리에이터를 배정하고 디자이너든, 건축가든, 콘텐츠 개발자(ex. 메뉴 개발자, 스파 전문가 등)든 그중 한 명이 리더의 역할을 맡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회사의 직원 68명 가운데 경영지원 부문에 종사하는 7명을 제외한 61명이 모두 이런 ‘크리에이터’라는 카테고리로 묶인다. 유 대표는 “직원마다 핵심 무기가 다른 만큼 압도적인 역량을 가진 특정 개인의 플레이에 기대기보다는 모든 프로젝트를 팀플레이로 하되 과정을 지휘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감독을 반드시 둔다”고 말했다.

2. 가성비가 아닌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글로우서울이 현재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매장 브랜드는 약 30여 개. 당연히 잘되는 브랜드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안 되는 브랜드가 있다. 하지만 이들 매장 대부분은 팬데믹의 여파를 비껴갔고 2000평이 넘는 야외 공간을 강조한 롯데 의왕 프리미엄 아웃렛의 경우 해외여행을 못 가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며 특수를 누렸다. 물론 낡은 브랜드 중 일부는 수명이 단축되긴 했지만 손익분기점이 평균 1년이고 운명을 다한 브랜드는 원래도 빠르게 정리하는 편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크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공간 기획 업체인 글로우서울은 어떻게 오프라인의 가치가 위협받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었던 있었을까.

일단 글로우서울은 오프라인 공간이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영역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고 있다. 하나는 레포츠, 즉 야외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여행이다. 이는 전반적으로 한국인의 여가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나타난 트렌드다. 주5일제, 주 52시간 등이 정착되고 근무시간이 짧아지면서 사람들이 주말에 야외에 나가거나 여행을 하는 빈도가 증가한 만큼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란 게 회사의 관측이다. 늘어난 여가를 누가 빼앗느냐를 두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대결이 격화되고 있을 뿐이다. “원래 이 트렌드가 최소 10년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자연 친화적인 야외 공간, 여행지를 테마로 한 공간을 기획해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예상했던 미래가 너무 빨리 다가왔다”면서 “코로나 시기와 잘 맞아떨어져 ‘때아닌 특수’를 누렸지만 한편으로는 ‘때아닌 (매출) 절벽’을 대비해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콘셉트는 바뀌더라도 핵심은 바뀌지 않는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공간이 소비자들의 여가 시간을 온라인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아니라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물건을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는지가 아니라 황금 같은 주말이나 평일 저녁 시간을 얼마나 알차게 보낼 수 있는지에 따라 지불 용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이 따라올 수 없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디지털 혁신 시대에 오프라인 공간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한 조건이다.

글로우서울은 지금까지 전체 부동산의 약 10%인 상업용 공간에서 이런 기획력을 주로 입증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동안 구축한 시스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에 해당하는 오피스나 70%에 달하는 주거용 공간 분야에서도 최적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건물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지역의 랜드마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DBR mini box II: 성공 요인 및 시사점

창의 콘텐츠로 새로운 지도를 그리는 글로우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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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터’가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청년마을 육성 사업(행정안전부)’이나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중소기업벤처부)’에 뛰어들었고 서울시는 서울을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 육성을 위해 5개 상권에 3년간 3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트렌드 변화는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취향과 관련이 깊다. 대기업 위주의 획일적인 상품과 재화에 흥미를 잃은 MZ세대가 고유한 지역성(locality)을 바탕으로 고유한 스토리를 살린 상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올라타려면 비슷비슷한 상품과 콘텐츠보다는 확실하게 지역성을 담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로컬을 기반으로 협업과 공생,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전략을 취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어반플레이’와 ‘제주상회’가 있다. 어반플레이는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터의 브랜딩을 돕고 전시하거나 판로를 개척해주고 있다. 한편 제주상회는 제주를 배경으로 2013년부터 ‘리얼제주 매거진 인 iiin’을 만들고 지역 인재나 작가, 공예품, F&B를 다양한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도 로컬 사업을 본격화했다. 코오롱이 만드는 브랜드 ‘에피그램’은 2019년부터 한 시즌에 지방 소도시 한 곳을 골라 브랜드 제품과 지역 콘텐츠를 소개하는 로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2017년 제주를 시작으로 하동, 고창, 청송, 고성, 옥천에서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주거개발사 SK D&D도 지역 리서치를 토대로 사용자 친화적인 ‘오피스텔 에피소드’ 시리즈를 개발 중이다. 신촌점은 신촌에 본사를 둔 무인양품과 협업하고, 강남점은 애견인과 반려 문화를 앞세우고, 성수동은 크리에이터 키워드를 메인으로 잡는 등 지점별로 차별화된 콘셉트를 만들고 있다. 이처럼 기업과 민간, 정부가 지역이 가진 매력을 발굴하고 브랜딩하는 주체들에 투자하는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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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로우서울의 최근 성공 사례

이런 여러 로컬 크리에이터 중에서도 글로우서울이 주목을 받는 까닭은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올해 홍제동에 문을 연 오리엔탈 소프트 디저트 전문점 ‘소설원(小雪園)’은 신상 카페임에도 벌써부터 SNS에서 인지도를 얻어 해당 지역의 대표 카페로 자리 잡았다. 주변이 핫플레이스가 아님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7월에는 망원동 2호점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 카페에는 글로우서울의 여러 성공 노하우가 응축돼 있다. 먼저, ‘편안함(便安)’이라는 확실한 테마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맞게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된 카스텔라, 휘낭시에, 푸딩, 아이스크림 등의 메뉴가 있다.

아울러 편안함을 줄 수 있도록 원래 ‘집’이었던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이를 위해 구옥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시간의 축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위드 코로나 시대, 실내에서도 안전함을 느끼며 오롯이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돋보인다. 즉, 라운지형으로 넓게 좌석을 배치하는 대신 각 독립된 객실을 허물지 않고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실제 입구에 들어서면 외부 조경과 연결되는 일본식 정원이 나오고, 복도를 지나 내부로 진입하면 안락한 분위기의 공간이 펼쳐진다. 모든 좌석에는 간소한 형태의 테라리움(조경)이 있어 내부 어디에서든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전체 매장을 관통하는 원형의 창 덕분에 내부 깊은 곳까지 시선이 닿고, 그 깊이감이 공간의 시퀀스(sequence)를 연결한다.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자연주의나 친환경, 건강식 등 ‘바이오필리아(biophilia)’i 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구현하는 글로우서울의 ‘조경 전략’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실제로 글로우서울은 이 전략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태원에서는 ‘포지티브 비건(positive vegan)’을 주제로 한 ‘레이지파머스’와 ‘세비지가든’도 준비 중이다.

2. 글로우서울의 핵심 성공 요인

요즘 공간의 트렌드는 ‘대형화’다. 파주 대형 카페 ‘더티트렁크’는 대지 면적이 약 2191㎡(664평)이고, 김포의 ‘수산공원카페’는 1311평, 부산 영도구 ‘피아크’는 3000평에 이른다. 이는 점점 열악해지는 주거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의 현실과 관련이 깊다. 카페를 오피스나 집이 아닌 제3의 공간 ‘서드 플레이스’라고 부르듯 좋은 공간에 대한 소비자의 욕망이 대형화, 럭셔리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공간을 이처럼 넓고 럭셔리하게 만들 수는 없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점유하는 공간은 좁더라도 시선이 닿는 곳까지 자신의 공간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글로우서울의 성공 요인들이 숨어 있다.

첫째, 글로우서울은 모든 공간에 있어 시원한 ‘뷰(view)’를 강조한다. 창신동 ‘밀림’ ‘도넛정수’ ‘부력’ 등의 매장들은 실제 점유하는 공간 면적이 넓지는 않다. 하지만 독특하면서 대체 불가능하고 시야가 가려지지 않는 탁트인 뷰를 제공한다. 이는 볼만한 풍경이 있는 곳을 좋은 사이트로 보고 미리 선점하는 회사의 개발 방식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둘째, 1차원보단 2차원, 2차원보단 3차원 ‘고차원 공간 전략’을 사용한다. 글로우서울은 같은 면적을 사용한다고 할 때 선형으로 긴 공간, 즉 1차원의 공간보다는 중앙에 광장이 있는 2차원의 공간을 선호한다. 다양한 행위와 이벤트의 교차로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높이가 높은 3차원의 공간은 더욱더 스펙터클한 체험을 줄 수 있다. 나아가 4차원의 공간은 시각적으로 시간이 중첩되는 곳을 가리킨다. 글로우서울이 집중하고 있는, 고객의 시간을 잡는 ‘시성비’ 매장이야말로 4차원 공간 전략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셋째, 글로우서울은 ‘완벽한 세계관’을 구현한다. 최근에 글로우서울은 이태원에 ‘베베베’란 브랜드를 론칭했다. 베베베는 붉은 벽돌의 독일풍 가옥에서 베이글과 생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최고급 프랑스산 밀가루와 독일산 흑맥주, 호밀을 이용해 매일 화덕에서 신선하게 베이글을 굽는다. 실제 한적한 베를린 교외에 있는 주택 같은 곳에서 나이가 지긋한 장인이 구워줄 것 같은 분위기 연출이 핵심이다. 외부에서 들어와 내부에 음식을 경험하고 나갈 때까지 모든 소품과 인테리어, 사이니지부터 음식의 디스플레이까지 완벽한 하나의 세계관을 구현하고 있다. 이렇게 실제 있을 것 같은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가 오랜 시간 연구하고 구현했을 것 같은 공간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세심하게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글로우서울의 핵심 전략이다.

3. 글로우서울의 과제와 전망

글로우서울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지역 분석 및 리서치’ ‘부동산 매입’ ‘기획 및 브랜딩’ ‘디자인 및 설계’ ‘시공’ ‘운영’ ‘매각’이라는 공간 개발의 프로세스 7단계 중 전체 프로세스를 모두 진행하는 ‘로컬 디벨롭먼트’다. 두 번째는 기획 및 브랜딩부터 운영까지 진행하는 ‘마스터 매니지먼트’다. 세 번째는 B2B로 기관과 기업의 자산을 기획하고 브랜딩하며 디자인과 설계를 진행하는 ‘B2B 프로퍼티 솔루션’이다. 글로우서울의 매출을 보면 과거에는 F&B가 중심이었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F&B 매출보다 마스터매니지먼트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글로우서울은 나름의 ‘빌링(billing) 솔루션’을 통해 꼬마 빌딩이나 주택 같은 개인 자산에 글로우서울이 개발한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수익을 셰어한다. 이렇게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 덕분에 회사도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건물주들도 더 많이 찾고 있다. 향후에는 리테일 시장에서 소외된 지역을 핫플레이스로 바꿔 기존 임대료의 4∼5배 수익을 창출하고 매각하는 로컬 디벨롭먼트 사업이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매출이 대폭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글로우서울 측은 기대하고 있다.

공간 개발의 여러 단계 중에 지역 선점부터 디자인, 운영, 매각까지 일괄로 진행하는 회사로 국내에선 글로우서울이 유일하다. 글로우서울은 성공적인 콘텐츠 개발이라는 하나의 DNA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공간 만들기라는 또 다른 DNA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창의적인 기업이다. 상권이 전무한 곳을 개발해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전체 과정의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향후 부동산에서 콘텐츠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 즉 뉴노멀 시대 부동산 자산 가치 전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 최근의 다양한 로컬크리에이터 지원 사업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소상공인이나 젊은 청년을 지원하는 사업인데 정부 사업의 특성상 질보단 양으로, 즉 성공보다는 지원받은 ‘사업체 수’를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청년 창업을 유도해 실업률을 줄이는 게 이들의 사업 방향이다. 당연히 수억 원대의 공간 조성이나 일시적 지원, 보여주기 행사가 많고, 지원이 끊기는 순간 사업성의 한계를 노출하는 사례도 많다. 글로우서울이 개발한 서울 익선동, 창신동, 대전 소제동은 정부 지원이나 간섭이 없이 유일하게 민간 자본 성과로 지역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사례다. 글로우서울의 독특한 공간 기획, 운영 전략이 빛을 발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글로우서울이 지속가능한 도시 재생의 모델을 만드는 데 앞으로도 큰 성과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jys1836@naver.com
정연승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부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현대자동차, 이노션 등에서 근무했다. 국내 주요 유통 및 소비재 기업, 플랫폼 기업에 컨설팅하고 있으며 다양한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자문을 맡고 있다. 주 연구 분야는 유통채널, 세일즈,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한국유통학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경영학회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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