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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세일즈, 인공지능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김진환 | 332호 (2021년 1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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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Collaborative intelligence: How human and artificial intelligence create value along the B2B sales funnel” (2020) by Paschen, Jeannette, Matthew Wilson, and João J. Ferreira, Business Horizons, 63(3), 403-1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인해 비즈니스 분야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 재편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기업들은 업종과 직무를 막론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앞다퉈 도입하는 추세다. 세일즈 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인공지능이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으로 마케팅과 세일즈를 지목했다. 실제로 B2C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도입이 보편화되면서 추천과 개인화 기능, 챗봇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등은 이제 많은 유저에게도 익숙한 서비스가 됐다. 그로 인해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믿음 역시 널리 퍼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새로운 기술로 인해 향후 20년간 2600만 명의 여성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그들의 일부는 B2C 시장의 판매 종사자들이다. 하지만 B2C와 달리 B2B 세일즈 영역은 지금까지 난공불락의 영역이었다. 가격, 납기, 품질 등 다양한 이슈가 존재하고 임원, 구매 담당자, 실무 담당자 등 이해관계자가 여럿이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가 하면 세일즈 매니저 가운데 상당수는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싶어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참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스웨덴 로열공과대학의 파스첸 교수팀은 이 점에 착안해 B2B 세일즈의 7단계에 맞춰 각각 어떠한 모범 사례가 있는지 소개하고, 주요 단계에서 인공지능과 영업사원의 역할은 무엇인지 규명하고자 했다. 세일즈 7단계는 1) 잠재 고객 발굴 2) 사전 접근 3) 접근 4) 프레젠테이션 5) 반대 극복 6) 클로징 7) 후속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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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잠재 고객 발굴 단계에서 인공지능은 요청 e메일, 소셜미디어에 올려진 포스트 등의 텍스트를 분석해 주요 키워드와 고객 관심 주제 등을 도출한다. 또한 전화 대화, 화상회의 영상, 사진 등을 추가로 분석해 잠재 고객 정보를 수집한다. 그다음 필요한 것은 수집된 잠재 고객에 대한 평가다. 점수를 부여해 구매 가능성이 더 높은 잠재 고객을 찾아내는 데 예측 알고리즘이 사용된다. IT 기업 델(Dell)은 자체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타깃 고객을 찾아냈으며 그로 인해 영업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증대됐다. 이때 영업사원은 인공지능이 생성하고 도출한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암묵지와 경험, 본능이 동원된다.

사전 접근 및 접근 단계는 긍정적으로 평가된 잠재 고객의 니즈, 선호, 습관 등을 파악하고 접촉을 시도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고객과의 미팅을 잡고 e메일을 보내는 루틴한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고객에게 맞는 최적화된 메시지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으며 챗봇 등을 통해 고객 응대 과정을 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서비스맥스(ServiceMax)는 머신러닝으로 자사 웹페이지 방문자의 여정을 예측해 고객의 호기심을 유발할 적절한 추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이트 이탈률을 70%까지 줄이고 웹페이지 체류 시간도 2배로 늘릴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제품 시연 문의가 급증했다. 영업사원은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메시지나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챗봇이 대응할 수 없는 복잡한 이슈에 투입된다.

프레젠테이션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은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현실 이미지로 바꿔준다.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사람이 손으로 그린 디자인 스케치를 인식해 이를 컴퓨터 코드로 바꿔준다. 결국 맞춤형 제품 시안이 등장해 고객을 감동시키는 데 성공한다. 또한 슬라이드 봇은 각 슬라이드의 주제와 메시지를 인식해 최적화된 화면과 내용을 추천하며 발표자의 단어, 목소리, 몸짓 등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유의미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이바지하기도 한다. 영업사원은 프레젠테이션의 주인공으로 인공지능이 제공한 결과가 적합한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발표에 임해야 한다.

반대 극복과 클로징 단계에서는 고객 반응 분석, 경쟁사 정보 분석, 가격 결정 등에 인공지능이 활용된다. 고객의 질문, 표정, 몸짓 등을 분석해 구매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 스타트업 Klue는 인공지능을 통해 경쟁사의 정보를 수집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Battlecard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인공지능은 과거의 가격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게 커스터마이징된 가격을 제시한다. 지멘스나 하니웰 등의 다국적 기업은 인공지능 솔루션을 이용해 가격 차별화를 진행 중이다.

마지막 후속 조치 과정에서는 각종 서류 작업, 재고관리, 공급사슬 관리 등에 기술이 적용된다. 인공지능을 통해 배송 현황 공지 업무를 자동화하고, 챗봇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재구매 여부를 문의할 수 있다.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업셀링과 크로스셀링을 도모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얏트호텔은 사후 관리를 통해 방 업그레이드와 어메니티 제공을 제안함으로써 매출이 60% 늘었다. 영업사원은 고객이 실제로 만족했는지, 재구매에 관심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고객을 관리할 의무가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기술은 완벽할 수 없다. 따라서 인간은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검증하고, 최종적으로 판단까지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영업사원은 인공지능을 잘 이해하기 위해 학습을 해야 하고, 기업은 지식 관리를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영업사원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존재가 아닌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변화 관리에 신경 써야만 한다. 인공지능이 B2B 세일즈에서 보편화될 날이 머지않았다. 오직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진환 가천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verhoyansky@gachon.ac.kr
김진환 겸임교수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외국계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서 13년 이상 영업과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영업사원 40명을 인터뷰해 『팔자생존』이라는 책을 펴냈으며 세일즈 혁신과 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연구 중이다. 현재는 가천대 경영대학원에서 영업 혁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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