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과 같은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도 시대상에 주효한 회사의 철학은 훌륭한 경영 의사결정의 원칙이다. 구글코리아 역시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경영 철학에 따라 비즈니스를 전개했다. 광고 세일즈 담당자들이 광고주들과 소통할 때의 지침을 만들고, 광고주들이 사업 전반에 겪고 있는 문제를 파악했다. 이에 따라 광고뿐 아니라 광고주에게 필요한 솔루션 또는 구글의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통해 파악한 정보 등 고객에게 필요한 새로운 서비스를 고안해 제공했다. ‘20% 룰’과 같은 구글 내 실험실 기능도 팬데믹 이후 글로벌 사업장 전체에 적용되면서 구글 내에 다양한 인재 순환이 일어났다. 이는 곧 고객에게 새로운 관점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틀이 됐다.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펼치던 전통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디지털 전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혁신적 과제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모든 가치사슬이 디지털로 이뤄진 기업에선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의 방향성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또한 ‘혁신 기업’으로 이미 불려왔던 테크 기업들은 이 시기 어떤 혁신의 기회를 발견하고 있을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에게 불확실성 시대의 생존 전략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구글의 화상회의 솔루션 ‘구글미트(Google Meet)’를 통해 진행됐다. 혁신 기업의 대명사로 통하는 구글은 전 세계 검색량의 9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1등 검색 엔진을 제공한다. 한 명의 직원을 뽑는 데 150∼500시간을 들이는 깐깐한 인재 채용 방식, 직원들이 업무 시간의 20%를 자신의 본업무와 관계없이 좋아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는 ‘20% 룰’ 등이 세상에 소개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혁신을 이끄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히게 됐다.
팬데믹은 오히려 구글에 성장의 계기가 됐다. 구글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93억61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고, 매출은 618억800만 달러로 62% 늘었다. 최근에 ‘인앱결제법’ 1 1 이에 김 사장은 국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구글플레이는 본사 매출에서 ‘기타’ 부분일 뿐이다. 구글은 인앱결제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글플레이와 같은 플랫폼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앱의 악성코드를 검사하는 등 막대한 관리 비용이 드는데 이 같은 마켓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을 분담하자는 취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8월25일 구글을 겨냥한 ‘인앱결제 방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국내에서 법적 규제가 마련되는 일은 속도를 더하고 있다. 인앱결제를 둘러싼 논란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지만 법적 장치를 입법화한 나라는 아직 없다.
닫기 논란으로 구글이 일부 개발사들에 과도한 수수료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도 받지만 사실 구글 매출의 80% 이상은 광고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검색 광고 매출은 504억4000만 달러에 달해 작년 동기 대비 69% 성장을 이뤘고, 새로운 주류 광고 채널로 급부상한 유튜브 광고 매출 역시 83% 늘어 70억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