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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하림펫푸드의 소비자 관점 디자인싱킹 전략

“내가 먹는 웰빙 푸드, 네게도 줄 거야”
건강한 식재료로 ‘내 아이’를 춤추게 하라

이은아 | 320호 (2021년 0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닭고기로 유명한 하림이 동물사료 사업에 뛰어들어 ‘사람이 먹는 식품 수준의 펫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프리미엄급 제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욕구’와 ‘경험’에 집중한 서비스에 도전하는 중이다. 부드러운 식감의 펫푸드, 갓 제조한 펫푸드 정기배송, 반려동물과 함께 즐기는 카페 등 하림펫푸드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시도는 제품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철저하게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디자인싱킹 전략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림그룹의 하림펫푸드는 2017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5주년을 맞는 반려동물 식품, 즉 펫푸드(Pet Food) 전문 회사다. 반려동물의 먹거리 상당수가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에서 상상할 수 없는 재료로 만들어지는 현실을 접한 뒤 이를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사료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국내 펫푸드 시장 또한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국내에 제대로 된 펫푸드 브랜드가 없다는 것도 식품 전문 기업으로서 자존심이 상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하림펫푸드는 ‘반려동물 식문화를 재정의하자’는 사명을 가지고 출범했다. 60여 명의 임직원 대부분이 마치 자식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엄마’ ‘아빠’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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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펫푸드의 핵심 슬로건은 ‘100% 휴먼 그레이드(Human Grade), 0% 합성보존료’다. 펫푸드를 만드는 원재료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만 사용하고, 부틸하이드록시아니솔(BHA), 부틸하이드록시톨루엔(BHT), 소르빈산(sorbic acid) 같은 합성보존료와 합성향미제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반려동물의 인간화)’이라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제품의 룩앤드필(Look & Feel)까지 사람 음식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또 우리가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반려동물과도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해피 댄스의 순간을 디자인한다

하림펫푸드의 2020년 매출은 2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해인 2018년 대비 약 8.5배 성장한 규모다. (그림 1)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한 핵심 원동력은 펫 휴머니제이션이라는 소비자 트렌드에 부합한 펫푸드 철학과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에 근간한 활동에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려동물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소비자들이 경기 위축에도 반려동물 관련 소비를 줄이지 않은 것 역시 주요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을 바탕으로 하림펫푸드는 국내에서 가장 버즈량이 많은 펫푸드 브랜드 중 하나로 올라섰다. 2019년 2분기부터 네이버 트렌드 지수에서 톱 2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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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펫푸드는 출범과 동시에 ‘디자인 해피 댄스(Design Happy Dance)’를 기업 미션으로 천명했다. 해피 댄스란 반려동물이 맛있는 음식 앞에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을 가리킨다. 즉, 디자인 해피 댄스는 ‘반려동물과 반려동물 부모의 해피 댄스의 순간을 디자인한다’는 의미다. 하림펫푸드의 모든 임직원은 이러한 순간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내부적으로 직급 대신 ‘디자이너’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직급에 얽매이지 않고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제품만 기획하는 게 아니다. 디자인싱킹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 소비자 경험까지 통합적으로 고민하고, 부서 간에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창의적인 사고를 도출한다.

디자인싱킹의 기본은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림펫푸드 임직원들은 맨 처음 기획 단계에서부터 나 자신이 반려인으로서 내 아이(반려동물)에게 어떤 제품과 어떤 경험이 필요할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며 전략을 수립한다. 일례로 필자가 이끌고 있는 마케팅팀의 미션은 마케팅에 한정되지 않는다. 제품 기획 및 출시, 커뮤니케이션 홍보 전체를 담당한다. 마케팅팀 내 각각의 브랜드 매니저가 반려동물을 애지중지하는 반려인의 입장에서 해당 브랜드의 신제품 기획과 출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매출 등을 전부 담당하며 연구개발(R&D), 고객 서비스(Customer Service),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등과 협업한다.

사실 펫푸드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수입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의존도와 신뢰도가 매우 높았다. 수입산의 시장점유율 역시 국내산 제품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과거 국산 사료가 많이 출시됐지만 품질 관련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국산 사료는 ‘믿거’한다(믿고 거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 인식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런 배경에서 오랜 시간 큰 이슈 없이 판매되는 글로벌 사료 제품들은 ‘품질이 검증됐다’는 소비자 신뢰를 얻었다.

사정이 이렇기에 소비자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하림펫푸드에 가장 어려운 허들이었다. 굳건하게 닫힌 소비자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기존에 출시됐던 국산 제품과는 명확하게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국내산 사료는 못 믿어” 허들을 넘어라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품질이다. 하림펫푸드는 해외 제품과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품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도전했다.

1. 저명한 미 펫푸드 전문가와 협업

우선 500개가 넘는 글로벌 펫푸드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영양학 박사 ‘닥터C’(가명)와 협력해 펫푸드 포뮬러(formula, 여러 영양소를 영양 밸런스에 맞게 구성한 레서피)를 개발했다. 닥터C와 매주 콘퍼런스콜을 진행하며 포뮬러를 연구했고, 그가 직접 방한해 최종 생산된 제품을 테스트했다. 1년여에 걸친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림펫푸드만의 포뮬러가 완성됐다.

포뮬러를 완성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 사람이 먹는 식품 등급의 원재료만 가지고 펫사료를 제조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공정을 만들어야 했다. 육분(짐승의 살을 말려 만든 가루) 등 건조 분말 원료가 아니라 생고기, 생과채류 등 수분 함유량이 높은 원료를 사용하다 보니 사료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원료의 배합에 따라 반죽이 너무 묽어지거나 또는 너무 되게 반죽돼 원하던 키블(Kibble, 사료 알맹이) 형태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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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하림펫푸드는 생고기를 50%까지 투입할 수 있는 익스트루더 기계(사료 알갱이를 만드는 기계)를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도입했다. 육분을 사용하는 기존 사료 생산 기계와 전혀 다른 것이라 국내 사료 설비 전문가조차도 이 기계를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림펫푸드 임직원, 닥터C, 사료 설비 전문가가 합심해 노력한 끝에 새로운 공정을 개척할 수 있었다. 현재 ‘더리얼 오리지널’ 라인은 생고기가 40%까지 투입되는데 이는 생고기 투입률을 여러 버전으로 테스트해 최상의 포뮬러를 찾아낸 결과다.

2. 식품 등급 원재료만 사용

하림펫푸드는 건강한 펫푸드의 기본은 원재료라고 생각했다. 사료 원재료로 널리 쓰이는 육분이나 박(박 과의 한해살이 덩굴풀)이 과연 건강에 이로울까? 인체에 해롭다고 알려져 사람이 먹는 식품에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 BHA, BHT, 에톡시퀸(Ethoxyquin) 등이 반려동물 사료에는 쓰이는데 이러한 합성보존료가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협하진 않을까? 하림펫푸드는 이러한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좋은 품질의 재료로 만든 음식이 반려동물의 건강에 좋은 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더 작은 체구에 매일 똑같은 사료만 먹기 때문에 좋지 않은 성분이 체내에 쌓인다면 사람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림펫푸드는 100% 휴먼 그레이드, 즉 펫푸드의 모든 원재료에 사람이 먹는 식품 등급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부분 사료 회사는 사료 등급의 원재료를 사용한다. 하지만 똑같은 쌀이라도 사람이 먹는 식품 등급의 쌀과 사료 등급의 쌀은 품질이 다르고 가격은 몇 배씩 차이가 난다. 또한 하림펫푸드는 합성보존료 대신 로즈메리, 녹차 추출물 등을 고집한다. 반려동물의 건강, 그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다.

3. 위생 보장하는 전문 공장 설립

최상의 품질을 실현하려면 식품 수준으로 생산, 관리되는 하림펫푸드만의 공장이 필요했다. 유명한 국내 사료공장 몇 군데를 직접 방문해봤는데 위생 상태가 말도 아니었다. 화가 날 정도로 더러워 여기서 정말 사료를 생산하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원재료만 좋아서는 안 된다, 깨끗한 공장에서 제품을 완성해야 비로소 최상의 품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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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4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공주에 하림펫푸드만의 주방인 ‘해피댄스스튜디오’를 세웠다. 이 공장에 사료 생산에 가장 중요한 원료인 생고기를 투입할 수 있는 기계를 설치하고, 위생 및 보관 관리, 원재료 이력 관리를 식품 공장 수준으로 철저하게 하는 제조 공정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장 주차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릴 때부터 모든 방문자는 소독 과정을 마쳐야 공장 내부로 입장할 수 있다. 생산 현장에서는 당연히 위생모, 위생복, 위생 신발을 모두 착용해야 하고, 한 번 더 소독을 해야 한다. 또 작업 현장이 겹치면서 발생하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 구획선을 명확히 만들고 관리하고 있다. 월 1회 ‘화이트데이’를 갖고 청소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자재 등을 정리•정돈하고 있다. 사료를 넘어 식품을 생산한다는 일념으로 위생 활동을 생활화하고 있는 것이다.

공장에 스토리를 입히다

이 외에도 해피댄스스튜디오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하림펫푸드의 경영 미션인 디자인 해피 댄스의 의미를 녹여 공장을 디자인했다. 우선 공장 외관에 다른 공장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았다. 공장 위에 큰 조각상 두 개가 세워졌는데 반려견 ‘해피’와 반려묘 ‘댄스’다. 해피와 댄스가 커튼을 열어젖히고 음식이 맛있게 조리되고 있는 주방을 내려다보며 행복한 춤을 추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실제로도 해피와 댄스 사이에 불쑥 솟아오른 곳이 공장의 주방동이다.

주방동에서는 전 생산 공정이 이뤄진다. 생육 등 원재료 투입, 배합, 그리고 익스트루더나 오븐 기기에서 사료 생산이 진행된다. 하림펫푸드의 오븐은 사람이 먹는 과자 공장에서 사용하는 오븐기와 같은 기계로, 팽창이 아닌 굽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일반 사료 공장과 차별화된다. 그 덕분에 기존 사료의 딱딱한 식감이 아닌 부드러운 쿠키와 비슷한 식감의 펫푸드를 생산할 수 있다. 실제로 ‘더리얼 오븐베이크드’ 제품들은 사료 알갱이를 손으로 누르면 부스러질 정도로 부드럽다. 완벽한 쿠키 질감의 키블을 개발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거쳤다.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은 일반 건조 공정을 1회로 끝내지 않고 여기에 오븐 공정을 더해 총 2단계에 걸쳐 생산해야 완벽한 식감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기존 사료 생산보다 시간 및 비용이 더 들지만 반려동물이 먹기에 훨씬 좋은 식감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공장은 반려동물을 위해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는 하림펫푸드의 철학을 전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피댄스스튜디오는 2018년 미국건축가협회상(AIA)에서 입상했다. 직접 방문해 건축물에 담긴 스토리와 디자인을 접한 손님들로부터는 ‘공장스럽지 않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이 모든 것을 소비자에게도 공개하고 싶었다. 소비자들이 직접 와서 보고 경험한다면 국산 사료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조금이나마 개선되리라 믿었다. 그러한 뜻에서 ‘반려견 동반 해피댄스스튜디오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공장을 방문해 사료가 제조되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반려인과 더불어 하림펫푸드의 가장 중요한 소비자인 반려동물이 그 현장을 잘 볼 수 있도록 유리창도 낮은 높이로 설계했다. 또한 투어에서는 영화관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하림펫푸드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마지막으로 셰프와 함께 하림펫푸드 제품에 실제 들어가는 원재료로 수제 간식을 만든다. 공장 투어를 통해 하림펫푸드만의 가치를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투어가 중단됐지만 향후 상황이 나아진다면 바로 재개할 계획이다1

국내 최초 펫푸드 정기배송 서비스

하림펫푸드는 2017년 ‘더리얼(The Real)’을 출시했다. 더리얼은 반려견과 반려묘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고관여’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국내 최초 프리미엄 펫푸드 제품이다. ‘사람 음식을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펫푸드의 프리미엄화(Mirroring Human Food to Boost Sophistication)’라는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펫푸드를 식품의 관점으로 접근한 것이다.

더리얼을 식품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패키지 앞면에 원재료로 사용한 신선한 식재료를 중심에 두어 강조했다. 무광 패키지 및 종이상자 패키지를 사용해 좀 더 식품 패키지 같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했다. 또 국내 업계 최초로 그라비아 무동판 시스템을 도입해 크리스마스, 핼러윈 등 시즌 이슈를 활용한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빠른 속도로 실시간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을 패키지에 입히고 있다. 반려동물과 반려인 모두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더리얼은 2018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즈에서 위너상을, 2020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코리아스타상, 패키징 어워즈 아시아 스타상, 세계포장기구의 패키징 어워즈 월드스타상을 수상했다. 또한 수입산을 포함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펫푸드 브랜드 톱 20개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 인지도 조사에서 보조 인지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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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출시한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이하 가맛시)’은 고객이 생산일을 지정하면 해당 날짜에 제품을 바로 생산해 배송해주는, ‘오늘 생산, 오늘 배송’ 제품이다. 이 제품은 글로벌 사료 회사의 기호성 테스트 스토리에서 힌트를 얻어 기획됐다. 글로벌 사료 회사들은 대부분 생산 직후가 아니라 최소 15일 묵혀뒀다가 기호성 테스트를 한다. 반려동물들이 갓 생산한 사료는 너무 맛있게 잘 먹기 때문에 유통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두어 주 이후에 기호성 테스트를 해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림펫푸드는 생각했다. ‘반려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신선한 음식을 알아채고 잘 먹는구나’ ‘오래 묵은 사료가 아닌 생산 직후에 바로 먹는 사료가 출시된다면 기호성이 훨씬 좋겠는데?’ 이러한 인사이트에서 출발해 탄생한 제품이 바로 가맛시다. 갓 지은 밥이 가장 맛있듯 펫푸드 또한 갓 제조한 신선한 사료가 가장 맛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 제품은 빵집에서 갓 구운 빵을 담아주는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하는 크래프트지를 패키지로 사용한다. 앞면에 생산일을 도장으로 직접 찍어 신선함과 수제 느낌을 강조했다. 이 제품은 ‘당일 생산, 당일 배송’이라는 최근 식품 시장 트렌드를 펫푸드에 최초로 반영해 반려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9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즈에서는 위너상을 수상했다.

최근 가맛시는 고객이 미리 생산일을 지정해두면 해당 날짜에 제품을 생산해 2주에 한 번씩 제품을 자동 발송하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매달 생산일을 지정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한 오더 메이드(Order Made) 서비스다. 사실 가맛시를 처음 기획하는 단계부터 정기배송을 계획했었다. 고객이 생산일을 매번 지정하는 게 번거로울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맛시를 구입할 만큼 국내에도 반려동물에 대한 고관여 소비자가 많을 것인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또 펫푸드 정기배송은 국내에서 아직 낯선 서비스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먼저 정기배송을 요청해왔고, 이에 당초보다 빠르게 도입 결정을 내렸다. 정기배송을 개시하자마자 500여 명의 반려인이 신청해 담당자들도 놀랐을 정도다. 구독자 수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댕댕이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하림펫푸드는 제품, 커뮤니케이션, 오프라인 행사 등을 기획할 때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디자인싱킹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찾는다. ‘우리 제품은 훌륭하다’고 소비자에게 일방향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미래에 우리 제품을 사용할 소비자들이 지금 무엇을 바라는지 먼저 고민하고 그 접점을 시도하는 것이다. 필자에게는 반려견 ‘연유’와 함께 하는 경험들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다른 반려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보다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추억을 제공하면서 간접적으로 제품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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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펫푸드는 지난해 여름 스타필드 하남점에서 ‘더리얼 키키’라는 콘셉트로 강아지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셰프가 직접 요리하고 플레이팅해 반려동물에게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개슐랭’ 레스토랑 이벤트를 개최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반려인이 행사에 참여해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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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스타필드 하남점에 반려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려동물과 공유하는 공간 ‘더리얼 라운지’를 오픈했다. 이 공간은 기존 애견 카페와는 전혀 다른 콘셉트를 제시한다. ‘기능’ 중심 가구와 철장, 배변 패드가 가득한 애견카페에서 벗어나 사람이 즐겨 찾는 트렌디한 카페의 인테리어를 라운지에 구현했다. 또 반려동물에게 식음료를 제공할 때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디자인한 고급스러운 도기 제품을 사용해 ‘나보다 우리 댕댕이가 더 대접받는’ 경험을 제공한다. 오픈 프로모션으로 반려인이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경험을 반려견에게 똑같이 주고자 ‘도골렛(Dogolate)’을 제공했다. 도골렛은 반려동물이 먹을 수 있는 ‘캐롯파우더’를 원재료를 사용해 초콜릿 컬러로 만든 펫푸드다.

올해 하림펫푸드는 더욱더 사람 음식에 가까운 펫푸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문 셰프가 요리해 만드는 ‘더리얼퀴진’이란 제품 라인에서 최근 강아지용 황탯국과 미역국을 출시했고, 곧 카레, 삼계탕, 삼계죽을 선보일 계획이다.

“입사하고 싶다” 반려인들이 문의

하림펫푸드은 ‘반려견 동반 출근제’를 실시하고 있다. 디자인싱킹 관점에서 자신이 곧 소비자가 돼 오랜 시간 생활하며 소비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발견하자는 취지에서다. ‘출근한’ 반려견들은 제품 개발에도 힘을 보탠다. 샘플 시식 기호성 테스트는 물론 다양한 판촉물이나 인형, 머리띠 등 하림펫푸드가 직접 기획, 제작하는 제품을 얼마나 잘 갖고 노는지, 금방 싫증 내지 않는지, 사이즈는 적합한지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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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곳곳에는 배변 패드가 깔려 있고, 내 아이의 배설물이 아니더라도 먼저 보는 사람이 치울 정도로 사내 분위기 자체가 ‘펫프렌들리’하다. 민동기 대표이사도 푸들 ‘사랑이’와 종종 함께 출근한다. 사료 및 간식이 무한 지원되기 때문에 이직하기 싫다는 직원들도 있다.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회사에서 지내는 모습은 사내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업무 효율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사내 문화가 알려지면서 고객들로부터 “입사하고 싶다”는 문의도 자주 들어온다. 물론 채용 과정에서도 반려인을 우대한다. 회사는 또한 반려견 동반 출퇴근 시 주차료 지원, 동물보험료 지원 등의 복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유기견 입양도 장려하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3년 전 본격적으로 펫푸드 시장에 진출한 이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사업 초기, 해피댄스스튜디오 공장에 투자하느라 아직은 영업 적자 상태다.

국내 반려동물 식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는 것이 하림펫푸드의 사명이다. 이 사명은 당장의 이익에 앞선다. 이에 하림펫푸드는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에 더욱 투자하고 노력하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고품질의 반려동물 간식을 생산하는 펫간식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향후 1∼2년 내 반려동물 간식 제품군에서도 공격적인 비즈니스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올바른 펫티켓 문화 정착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에 공원 내 배변 봉투 및 쓰레기통 무상 비치 등을 적극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이은아 하림펫푸드 마케팅팀장 ellena@harimpetfood.com
필자는 하림펫푸드 마케팅팀장이다. 하림펫푸드 구축 단계부터 참여한 초창기 멤버로, 2019년에는 ‘가장맛있는시간30일’ 브랜드 매니저로서 기획 및 론칭을 총괄했다. 단국대에서 언론홍보 및 방송영상을 전공했고, BBQ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2017년 하림그룹의 계열사인 제일사료에 입사했다. 3살 반려견 ‘연유’의 언니로, 내 동생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며 펫푸드 제품 출시 및 관리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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