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y

뻔한 연설은 그만… 리더는 늘 새로운 정보 전해야

284호 (2019년 11월 Issue 1)

Strategy
뻔한 연설은 그만… 리더는 늘 새로운 정보 전해야


“When the Fed speaks: Arguments, emotions and the microfoundations of institutions”, by Derek Harmon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9, 64(3) pp. 542-575.


무엇을, 왜 연구했나?

“비행 중 특이한 사항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항상 안전벨트를 착용하십시오.” 비행이 잦은 승객이라면 자주 듣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다. 웬만한 경우라면 이 방송에 신경이 곤두서거나 크게 걱정할 승객은 거의 없다. 어쨌거나 비행기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너무나도 당연한 기장의 이런 안내 방송도 경우에 따라 안 하는 것만 못할 수 있다. 기내 방송이 너무 잦거나, 목소리 톤이 좀 어색하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심지어 더듬거린다면 승객들에겐 없던 의심이나 불안감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혹시 비행기에 뭐가 잘못됐나?” “저 기장이 비행 경험은 풍부한가?” “관제탑과 교신은 가능한 사람인가?” “기장이 피곤한가?”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조직이나 국가 차원의 리더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겐 혹시 발생할지 모를 다양한 형태의 불확실성으로부터 조직 구성원과 대중의 불안을 최소화할 의무가 있다. 경우에 따라 조직과 사회를 변화시켜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역(逆)으로 시장에 없던 불안이 생겨나거나 불확실성이 오히려 증폭될 수도 있다. 사회 변화를 거스를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의 연구진은 리더의 소통이 어떤 경우에 대중과 사회를 안정이 아닌 가중된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이끄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미국 연방준비은행(FED, Federal Reserve Bank) 의장들이 1998년부터 2014년까지 실행했던 340여 차례의 대중연설이나 메시지가 당시 상황에 비춰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어필했으며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 안정에 기여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FED 의장들의 바른 정책과 의지도 결과적으론 시장의 불확실성을 잠재우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시장과의 소통에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에 따르면 FED 의장들의 연설(미디어 인터뷰 포함)은 대체로 FED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고용과 물가 수준을 잘 유지할 수 있다는 데 집중돼 있으며 각종 증거, 수치, 데이터들을 근거로 주장을 뒷받침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이들의 연설에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정책의 내용뿐 아니라 연설자의 음색(톤), 연설에 대한 미디어 반응(우려 수준)까지 살펴봤다. 연구 결과, 의장들이 시장에 던진 메시지가 아무리 탄탄히 구성돼 있더라도 대중의 입장에서 새로울 것 없는 너무도 당연한 (예를 들면, FED는 물가를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대응함으로써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등) 메시지를 반복하거나 재확인할 경우 미디어와 대중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의장들의 긍정적인 음색(톤)이 시장의 불안감 해소에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리더는 연설, 대화, 담화, 인터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조직,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거나 대중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고자 한다. 그러나 연구진이 언급한 것처럼 무엇을 어떻게 담아 소통하느냐에 따라 하지 않은 것만 못한 효과가 날 수 있다.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조직과 대중이 이미 당연시 여기는 관념(예를 들면, CEO는 기업과 사회의 상생을 위해 일해야 하며, 정치인은 투명해야 한다)이나 가치관을 새삼스럽게 환기시키거나 의미를 부여해 강조하는 방식의 소통은 대중이 변화를 실감하고 신뢰하게 만들기보다 그들의 불신만을 가중할 수 있다.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조직과 대중은 전에 없던 새로운 정보가 진정성 있게 전달되고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신뢰감과 확신을 느끼게 된다.


필자소개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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