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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대럴 릭비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의 ‘애자일 조직 구성 이렇게’

예측 불가 세상, 목표 수정 겁내지 말라
유튜브도, 엘사도 그렇게 성공했다

장윤정 | 264호 (2019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유튜브는 본래 온라인 데이트를 주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이트였다. ‘겨울왕국’의 엘사는 원래는 악역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유튜브는 개인들이 갖가지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곳으로, 엘사는 독립적인 여왕이자 안나의 언니로 수정해 ‘성공’을 거뒀다. 사례에서 보이듯 이제는 항상 수정할 의지와 계획을 가져야 하는 시대다. 예측하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예측이 완전히 불가능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계획을 강조하는 관료주의가 아니라 애자일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애자일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진정한 애자일의 성공을 위해서는 애자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며, 리더십과 문화라고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을 제거해야 하며, 계속해서 결과를 추적해야 한다.


최근 하버드에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79%의 응답자가 자신이 다니는 기업이 향후 5년 안에 실질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 있는 많은 분도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중에 7%만이 자신의 조직이 변화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믿었다는 사실이다.



1년 전에 친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친구는 15년 동안 함께 일을 한 사람이 CEO가 됐는데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운영하고 싶은 기업의 모습과 현재 모습 간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러면 네가 운영하고 싶은 기업은 어떤 모습인데”라고 물었더니 “재무성과가 너무 훌륭해서 투자자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기업, 고객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어서 안달 난 기업, 직원들이 매일 직장에 오고 싶어 하고 자기계발이 이뤄질 수 있는 그런 기업”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그는 지금의 회사는 재무성과가 약하고 더욱 악화될 것이며, 당장 사라진다 하더라도 그 업무를 대체할 경쟁사가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 직원들은 돈을 위해 ‘좀비’처럼 출근을 해서 일을 하지만 별로 이 일을 좋아하지 않고 언제라도 이직할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럼 도대체 앞으로 우리가 목도할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그가 원하는 그런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친구와 한 시간가량 대화를 이어나갔는데 먼저 친구에게 우리가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환경’에 처해 있음을 말해줬다. 그리고 미래를 위해서는 당장의 운영도 중요하지만 ‘운영’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고도 이야기했다. 친구가 몸담은 조직의 경우, 혁신을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였다. 그 기업을 다른 200여 개 기업과 실제로 비교해보니 혁신 측면에서 굉장히 뒤떨어져 있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관료주의 때문이었다.



운영과 혁신, 균형 잡기
앞서 운영과 혁신이 모두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예를 들어 레스토랑을 연다고 생각해보자. 할 일이 굉장히 많다. 혁신을 위해서는 메뉴를 만들고, 어떤 음식을 서빙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아주 창의적인, 애자일한 프로세스다. 재료 구매에는 애자일팀이 필요하지는 않다. 단지 구매부서가 협상을 잘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최대한 저비용으로 조달하면 된다. 하지만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것은 창의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애자일팀이 필요하다. 그다음으로는 수요를 예측해야 하는데 이는 계산기와 충분한 재무 교육만 받았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운영’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다음에는 분위기를 멋지게, 음식에 어울리게 조성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창의적인 업무로써 조명, 테이블 등등을 잘 선택해야 한다. 음식을 보관하는 일에는 창의성이 필요 없다. 우유를 냉장고에 일주일간 보관한 뒤 어떤 맛인지 확인하는 데 무슨 교육이 필요하겠는가. 서빙의 경우는 개개인의 고객에 따라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필요한 영역이다. 음식을 빨리 원하는 사람도 있고, 기분이 나쁜 고객도 있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있다. 말하고 싶은 것은 운영과 혁신이 모두 필요하며, 너무 극단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운영도 해야 하겠지만 혁신도 필요하다. 태극무늬처럼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서로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요소를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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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적, 관료주의
여기서 우리에게 어려움을 주는 요소가 관료주의다. 한때 관료주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혁신으로 평가됐다. 관료주의를 통해 아주 작은 가게들이 거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정확한 목표를 세우고, 업무를 분리하고, 조직을 통제하고 운영하도록 돕는 관료주의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훌륭한 혁신도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마지막 요소였다. 근로자들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작업하도록 하는 게 바로 관료주의의 목표였는데 예측가능성에만 방점이 찍히다 보니 점차 직원들은 명령을 받은 일만 수행하게 됐다. 이것이 관료주의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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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주의는 ‘운영’과 ‘혁신’ 사이의 균형의 추를 이동시킨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황금비율을 생각해보면 좋을 텐데, 적절히 추가 중앙에 있어야 하는데 관료주의 때문에 균형이 틀어졌다. 관료주의 조직에서는 관료주의적인 사람들이 계속 승진되고, 사람들을 기계처럼 부린다. 물론 관료주의 조직도 혁신 프로그램을 추구한다. 하지만 문제는 혁신도 마치 다른 사업 활동과 마찬가지로 ‘조립 공정’처럼 다룬다는 점이다. 누군가가 문제를 분석하고, 또 다른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다른 사람은 요구사항을 구체화하고 설계하고 개발하고, 또 다른 누군가가 검증과 테스트를 하는 ‘조립 공정’ 말이다. 여기에는 굉장히 많은 인력이 동원되고, 관련 서류도 덩달아 불어난다. “내 아이디어는 여기에 있는데 넘겨줄 테니 흩뜨리지 말고 문서에 나와 있는 대로만 해라”라고 얘기를 하며 한 단계, 한 단계 진행된다. 그렇게 되면 초기에는 우수한 결과물이 도출된다. 다만, 초기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면서 공정대로 진행하는 게 성공의 방법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혁신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도출되는 기업 제품 및 서비스의 70∼90%가 실패로 이어진다. 벤처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에 항상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들에 따르면, 3분의 2 정도는 기존 계획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스타트업들의 실패사례를 보면 85%가 기존 계획을 고수한 경우라고 한다. 따라서 이 사업이 성공할지 예측하고자 할 때 가장 정확한 예측은 ‘나의 예측이 틀릴 것’인 셈이다.

실무적인 사례를 들어보겠다. IT 분야에 종사한다면 ‘슬랙(Slack)’이라는 회사를 알 것이다. 원래 슬랙은 비디오게임 회사였다. ‘블리치’라는 게임을 만들었는데 파산하고 말았다. 파산한 이후에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것은 남기자”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 간 협업을 지원하는 아주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슬랙이다. 이후 슬랙은 회사의 이름이 됐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이 됐다. 역사상 시장가치 평가액 10억 달러를 가장 빨리 달성한 회사가 됐다. 또 내가 어릴 때 ‘슬링키(Slinky)’라는 장난감을 갖고 놀았는데 사실 슬링키 역시 애초에는 장난감이 아니었다. 한 엔지니어가 민감한 장비를 흔들리는 바다 위에서 보호하기 위한 장비로 만들었는데 개발 과정에서 이것이 떨어졌다. 그런데 책상에서 의자, 의자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마치 걸어가는 모습처럼 움직이는 것을 보고 ‘어, 이걸 장난감으로 만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겠네?’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바로 그 개발자의 부인이 ‘슬링키’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됐는지 아는가? 유튜브는 원래 온라인 비디오 데이팅 사이트였다. 화상 데이트 사이트로는 실패했지만 많은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역량을 활용해서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동영상을 아무거나 올릴 수 있도록 만들었고, 그렇게 성공하게 된 것이다.

디즈니의 ‘겨울왕국’ 영화를 본 적 있는가. 나는 손주가 8명이라 한때 이 영화를 하루에 한 번 이상 본 적도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 엘사가 처음에는 ‘악역’으로 설정됐었다는 것이다. ‘말레피센트’와 같은 역할로 만들려고 했던 것. 그런데 영화 제작 중 노래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작곡가들이 ‘엘사는 나쁜 사람이 아닌데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Let it go’라는 노래를 작곡하자, 이 노래를 들은 제작자 또한 “모든 것을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렇게 해서 원래는 ‘적’으로 설정돼 있던 안나와 엘사가 자매가 됐다. 파란색의 뾰족한 머리를 갖고 있었던 엘사는 아름다운 여왕으로 수정됐다. 이를 통해서 영화가 완전히 바뀌었는데 이는 ‘수정할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다. 적용하고, 수정할 의지를 갖고, 수정할 계획 역시 항상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예측하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예측이 완전히 불가능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애자일, 혁신 실행을 위한 전략
혁신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는 두 가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개발할 것이 무엇인지와 이것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말이다. 이에 대한 답이 있고, 그 답이 명료하고 안정적이라면 어떤 프로세스든 적용할 수 있다. 위계질서 프로세스든, 관료주의든 상관이 없다. 하지만 개발할 것이 무엇인지 대상이 모호하고, 이를 개발할 환경도 예측불가능하다면 애자일 혁신을 사용해야 한다. 답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 답이 없는 환경이다. 우리 모두가 점차 이러한 세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결과물을 어떻게 도출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데는 두 가지 극단적인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정도 협력이 잘 이뤄지고, 이것이 문화로 내재된 조직이라면 사람들이 각각의 업무를 하며 자발적인 혁신에 나설 수 있도록 ‘혁신 주도자’들을 설정하는 것이 방법이다. 업무 시간의 20%는 혁신에 집중하라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시적으로는 성공을 거둘지언정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했다. 멀티태스킹은 우리를 분산시킨다. 나의 경우엔 멀티태스킹을 하면 IQ가 10점은 떨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스스로를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사람, 멀티태스킹에 능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성과가 낮은 사람들이다. 항상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멀티태스킹에 능해’라고 생각하지만 단지 정신이 분산돼 있는 것뿐이다.

또 다른 접근방식은 관료주의로부터 최대한 빨리, 멀리 떨어트리는 것이다. 자발적인 사업 단위를 구축하되 이들이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돼 개별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회사로부터 독립성이 부여돼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 진행에 있어 회사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지만 같은 이유로 인해 결과물을 도출한다고 해도 기업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문제가 해결되면서 동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 하겠다. 게다가 결과물을 통합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앞의 두 가지 방법과 애자일은 다르다. 극단적인 앞의 두 방법과 달리 애자일은 황금률을 찾아간다. 두 가지 각기 다른 방법의 장점만을 뽑아서 사용하는 게 애자일이다. 애자일팀에게는 자율성이 부여되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도 허용된다. 이로부터 우수한 재무성과도 나오며, 고객만족도도 크게 높아지고, 직원들의 참여도도 크게 개선됐다. 문제는 애자일팀과 기존 팀, 두 가지 조직이 긴밀히 협력하도록 하는 것이다.

애자일의 효과와 관련한 데이터부터 확인해보자. 일단 애자일과 기존의 전통적인 팀과 구분해 보자면 전통적인 팀은 10∼11% 성공한다. 애자일은 100% 성공하지 못하지만 40% 정도 성공을 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팀보다 4배 정도 성과가 좋은 것이다. 100%는 달성하지 못한다. 애자일팀들이라고 해서 100%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라. 전통적인 팀보다는 4배 정도 성공 확률이 높을 뿐이다. 아주 복잡하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에는 6배가량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많은 애자일팀이 생산성이 높고, 동기부여도 높고, 프로젝트 리스크는 낮은 편이다. 그래서 많은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또 어떤 제품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제품을 사용하겠느냐”는 것일 것이다. 애자일팀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97%는 애자일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내 고객 5명에게도 물어봤다. “회사에서, 전통적인 혁신의 방법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은 모두 “회사를 그만두고 애자일을 취하고 있는 다른 회사로 이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본인이 애자일을 활용할 수 있고, 다른 곳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알기 때문에 계속해서 애자일팀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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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에서 말하는 가치와 원칙
그럼 애자일에서 말하는 가치와 원칙은 무엇인가. 애자일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그렇게 광고되지도 않는다. 또 대부분의 경우 어떤 변화를 도모하고 조직 내 구조조정을 할 때, 기존 문제는 다른 문제로 대체된다. 그래서 새로이 발생하는 문제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17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애자일 선언문을 작성할 때 개인과의 상호작용, 프로세스와 툴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개인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관료주의적인 프로세스와 툴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일하기 즐거운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신뢰를 주고, 경영진과의 소통에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서보다 실제 작동하는 ‘제품’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워드문서를 가지고 사람들이 얼마나 일했는지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작은 팀 단위로 일을 해 빠르게 피드백을 받고, 고객 수요를 가능한 빨리 도출해 실제로 활용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애자일의 세 번째 가치는 고객과의 협업이다. 고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즉시 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제품을 제시하면 그에 대해서는 마음에 드는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을 잘 이야기하므로 고객에게는 꼭 무언가를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계획의 준수보다는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애자일에서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고 알려져 흔히 애자일이 계획을 저평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애자일이 계획을 중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계획을 수립할 때, 세부적으로 5개년 경영계획을 세우는 것이 의미 없다고 할 뿐이다. 앞으로 5년간 상황이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 계획을 세부화하고 업데이트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 그리고 로드맵을 설정해 놓되 필요하다면 이탈해도 된다. 고객에게서 피드백을 받아서 계획을 바꾸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지 말자.

다양한 애자일 접근 방법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스크럼이다. 애자일 리더십팀이 있고 임원진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일단 전사적인 비전을 설정하고, 누구를 팀에 넣어야 하는지, 예산을 얼마나 배분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그리고 어떤 것을 개발했을 때, 이것을 실질적으로 조직에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러고 난 후,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오면 팀을 구성한다. 책임자(owner)가 있는데 이 사람은 팀의 보스도 아니고, 이것저것을 지시하는 사람도 아니다. 다만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또 스크럼 마스터가 있고, 애자일 코치가 있다. 애자일 코치는 팀원들이 적합한 툴을 사용하는지, 팀 프로젝트에 적절히 참여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보통 애자일팀에는 5∼9명이 있는데 다양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어야 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자체적인 조직으로서 문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팀에서 스스로 결정한다. 또 권한이 부여돼 있기 때문에 결과를 직접 고객에게 테스트할 수 있다. 팀은 고객들을 위해 해결해야 할 리스트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팀이 해야 하는 일들을 정해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통적인 기업의 태스크포스팀과는 차이점이 있다. 애자일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 리스트가 고객의 입장에서 작성돼 있다. 모든 사안 안에 고객 스토리가 반영된다. 애자일팀의 경우 개발을 할 때 고객충성도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의 말대로 고객들은 항상 미묘한 불만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또 기존 기업의 태스크포스팀은 여러 가지 혁신 프로그램들을 동시다발적으로 많이 진행한다. 그렇게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면 결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만약 동시에
10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면 하나를 진행할 때보다 달성하기까지 10배의 시간이 더 걸리는 셈이다. 그러면 그 기간에 고객은 경쟁사로 돌아서게 된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아져서는 안 된다. 리스트 중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것을 골라 집중적으로 자산을 투입해야 한다. 1∼4주 정도 집중적으로 작업을 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보통 2주 안에 끝나는데 최대 4주까지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이를 ‘스프린트(sprint)’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접근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프린트의 원래 뜻은 전력질주인데 애자일에서는 2주 내로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을 만들어내면 고객이 이를 보고 피드백을 준다. 팀원들은 늘 서로 같이 일을 한다. 그리고 “어제는 이것을 했고, 오늘은 이것을 할 것이고, 지금 나를 방해하는 요소는 어떤 것이다”라며 매일매일 업무 상황을 공유한다. 그러면 스크럼 마스터가 이것을 듣고 팀원 선에서 해결이 되지 않은 것들을 고쳐주고,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2주마다 고객들에게 선보일 결과물이 나오면 과제목록을 보고 우선순위를 다시금 검토한다. 예를 들어 2번 과제를 1번으로 올릴지 ‘스프린트 회고’를 하는 것이다. “지난 2주간 우리가 이런 것들을 했는데 어떤 것들이 개선이 필요하다. 다음번에 더 잘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고쳐야 되겠다”라고 복기를 해 매번 개선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팀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다양성이다. 우리는 보통 같은 세계관과 관점을 갖고 있는 사람을 좋아하고 채용하고 승진시킨다. 하지만 혁신을 위해서 남다른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팀에 8명이 있는데 다들 같은 관점을 갖고 있다면 7명은 필요 없는 사람이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갖고 바라보는 인재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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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을 보면 체스판과 원통이 있다. 왜 체스판 위에 원통이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A 네모와 B 네모의 색깔과 모양이 똑같다는 점을 발견했다. “컨설턴트니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은 모두 같지 않다. 누군가는 A 네모의 색상이 B 색상보다 더 짙다고 할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우리는 이런 식으로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혼란이 되는 부분부터 정리해보겠다. 일단 A와 B는 정말 똑같은 색상과 농도의 네모다. 그런데 왜 다르게 보일까? 하얀 네모와 어두운 네모가 번갈아가며 자리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휴리스틱’에 의해 두 네모의 색깔을 다르게 인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고민하지 않고 쉽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경험이 많은 상사도 이런 식이다. 문제를 가지고 상사에게 가면 “난 이렇게 비슷한 것 100번 이상 봤고,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 거야”라는 식이다. 하지만 상사들은 정작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일부에서는 의사결정을 애자일한 팀에 넘기는 것은 위험이 크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 상사, 보스의 판단이 잘못된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과거에 성공을 했던 혁신가들, 상사들보다 고객의 의견을 묶어보면 더 옳은 결과를 낸다. 그래서 상사에게 이제 이렇게 이야기해야 한다. “좋은 피드백입니다. 어떻게 검증할까요?” 검증을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애자일팀들은 아주 신속하게 검증을 해서 실제로 상사의 예측이 맞았는지, 아닌지 검증을 할 수 있다. 상사에게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검증을 하자”고 말하자. 그 팀들이 점점 더 성공을 거두게 되면 이제 더 큰 문제를 애자일팀에게 맡기자고 할 것이다. 그러면 조직의 여러 경계를 넘어서서 온라인 비즈니스에도 적합하고, 오프라인에도 적합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점점 ‘10개의 팀이 아닌 수십 개의 애자일 팀, 수백, 수천 개의 애자일 팀이 회사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애자일의 가장 큰 제약, 리더십과 문화
지난 10년간 나는 100여 개 이상의 애자일 기업과 협업을 해봤다. 그 연구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애자일을 똑같은 방법으로 하는 회사들은 없다는 것이다. 서로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XYZ와 같은 방식으로 해라”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거나 몰라서 그러는 것이다. 똑같이 하는 경우는 없고, 서로 다 달랐기 때문에 각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불신하는 접근법 중 하나는 컨설팅에서 말하는 ‘빅뱅 접근’이다.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애자일 기업을 위해서 다른 회사를 벤치마케팅을 하자. 다들 이런 식으로 하고 있더라. 우리도 그렇게 하면 이론적으로 재무성과가 개선될 것’이라고 얘기를 하고 애자일 조직을 추진하는 것 말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효과는 없다. 이렇게 하는 회사들의 주가를 보면 평균 30% 하락했다. 애자일 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애자일 기업이 되는 것, 애자일한 조직이 되는 것에서 ‘어떤 가치’를 얻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고객이 얻는 결과가 개선되고, 직원들의 더 몰입할 수 있어야 유용한 도구라 할 것이다. 주가가 30%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이는 유용한 접근법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무리 멋진 혁신, 애자일 기업으로의 변환이 된다고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또 기업들은 종종 조직 내에서 애자일팀에 속해 있는 사람의 수를 갖고 ‘우리는 애자일 기업’이라고 말한다. ‘우리 조직은 40% 애자일한 조직’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중요한 지표가 아니다. 오퍼레이션, 혁신, 애자일팀들이 적재적소에 있어야 한다. 애자일팀에 몇 명이나 들어가 있는지, 애자일 작업을 하고 있는 팀이 몇 개나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애자일한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을 달성하려고 하는지 목표를 잡았다면 그들에게 신뢰를 주고 문화를 바꿔야 한다. 성과, 시스템, 전략적 계획, 예산 측정 시스템들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회사들은 예산을 보통 연 단위로 계획하고 측정한다. 왜 그럴까? 1년은 어떤 단위인가? 1년은 지구가 태양 주변으로 공전하는 주기다. 이것이 도대체 비즈니스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전혀 상관이 없다. 예산도 이제 실질적인 주기로 측정돼야 한다. 벤처 투자자들은 한 프로젝트에 3년씩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A, B, C 시리즈로 나눠 투자를 한다. 중간중간마다 피드백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세운다.

조직 구조를 개편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선순위는 아니다. 경영을 공부한 이들이라면 어떤 프로세스를 개선하려면 제약 사항, 한계 상황, 병목 현상을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애자일에 있어 가장 큰 제약은 리더십과 문화이지 조직 구조가 아니다. 애자일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경영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프로세스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애자일팀은 그들의 직업을 온전히 사랑하기 때문에 이들이 일을 잘하게 만드는 것은 굉장히 쉽다. 문제는 경영진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경영진은 우선, ‘미세 경영’, 즉, 통제의 경영을 줄여야 한다. 보통 경영진의 방에 들어가서 캘린더를 보면 회의 일정이 빼곡히 메모돼 있다. 회의라 함은 다른 사람들의 업무를 점검하면서 이것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을 생각해 보셨나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셨나요?’ ‘아마 이것을 못 해봤을 겁니다’ 등등의 발언으로 지속적으로 업무를 복잡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낸다.

애자일의 경우, 자체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고 이것이 그들의 성공 요소다. 애자일은 해당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연봉이 가장 높은 사람이 똑똑하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은 가장 연봉이 높은 사람들이 아니라 고객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많은 경우 이들의 연봉이 가장 낮은 편이지만 말이다. 또 제조나 디자인 등 각 분야의 인력이 팀을 구성해 함께 일을 함으로써 서로 업무를 이해할 수 있고 조직의 사기도 진작할 수 있으며 창의성도 개선할 수 있다.

하버드의 테레사 에머빌 교수도 이와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행복과 혁신 사이에는 긴밀한 관계가 있다. 행복할수록 혁신적이고, 혁신적인 사람들은 더 행복하다. 이 선순환을 달성해야만 더 많은 혁신을 이룰 수 있다. 경영진은 아주 작은 것까지 관리하기보다는 이 시간을 자신들의 업무의 중요한 부분에 쏟아야 한다. 리더들이 이런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는 오히려 기업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일이다. 리더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만 해야 한다. 기업이라면 비전을 수립하는 일, 이 비전을 상황에 맞춰 수정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열다섯 가지의 비전을 한꺼번에 달성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비전을 단순화하고 집중하게 해줘야 한다. 직원들이 어떤 맥락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명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내가 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또 어떤 문제가 생기면 왜 이것이 달성되지 않았는지 알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조직의 모든 기능을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내부 고객이든, 외부 고객이든 말이다.

애자일을 위한 제안
내가 애질리티(agility)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이내믹한 환경에서 혁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대개 우리는 운영을 혁신의 적 또는 상충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운영과 혁신은 함께 가야 한다. IT 업계에는 ‘데브옵스(DevOps)’라는 용어가 있다. 개발팀(development)과 운영팀(operation)을 합친 말로, 두 팀이 소통해야만 제품의 완전한 오너십을 갖는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제안을 하겠다. 일단, 애자일은 경영진이 추구해야만 하는 하나의 기법으로 간주되는 것 같아 걱정된다. 분명 애자일은 도움 되는 면이 많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것을 조직들에 판매하려고 하고 있다. 게다가 애자일의 효과를 과장하면서 애자일이 있어야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파하고 있다. 나는 애자일이 없다고 해서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조직 내부의 역량을 강화해서 자연스럽게 애자일을 받아들여야 한다. 두 번째로 ‘빅뱅 전략’을 피하길 바란다. 관료주의적인 기법을 이용해서 애자일을 도입해서는 안 된다. 애자일을 도입하기 위해서 테스트를 하고 학습하길 바란다. 애자일은 ‘경주’가 아니고, 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세 번째는 리더십과 문화라고 하는 가장 어려운 제약 조건부터 먼저 극복하라는 것이다. 네 번째로 자율성을 강화하고 협력을 제고해야 한다. 다음으로 애자일의 결과를 추적해야 한다. 만약 주가가 30% 떨어졌다면 조직이 애자일하지 않은 것이다. 재무 성과, 고객만족도, 직원 만족도 등의 지표를 전부 확인해야 한다. 애자일을 도입하면 3개월 동안 직원 참여도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직원들이 즐기지 못한다면 애자일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애자일은 즐거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인간 본연의 본성대로 일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애자일이다. 지금 애자일이 10년 정도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애자일 원칙은 HR 전문가들이 말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과 일치한다. 다른 HR 컨설팅 조직들도 애자일과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가 맞닿아 있다고 얘기한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나 다른 사례를 살펴보면 애자일은 사람들이 일하고자 하는 방식을 반영하고 있다. 관료주의가 사람들을 기계로 보고 규칙에 따라 일하게 하는 반면 애자일은 사람들이 인간의 본성대로 일하게 한다.

질의응답
애자일에서는 팀 성과가 중요한데, 프로젝트 내 또는 팀 내 성과 기여도 차이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일괄적인 평가 보상은 무임승차를 부추기거나 리더의 부담을 과중시키지 않을까?
무임 승차자가 발생할 위험이 분명히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팀 기반의 보상 방식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방법을 쓸 수 있다. 먼저 팀원들 사이에서 평가를 하는 것인데 360도 평가를 통해 자신이 업무를 성실히 하는지에 대한 동료들의 반응을 볼 수 있고, 팀에서 떠나도록 요청을 받을 수 있다. 다른 팀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회사에서 떠나도록 요구를 받을 수도 있고, 보너스를 굉장히 낮게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단독으로 일하면 좋은 성과를 내는데 팀으로 일할 때에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해고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이들도 뛰어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활용해야 한다. 이들은 혼자 일하면서 혼자서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팀에서 잘하는 사람들은 최고의 팀에 배치하거나 아주 큰 팀에 가서 프로젝트를 담당하도록 할 수 있다. 우수한 팀에 배치돼 4∼5개의 다른 팀 업무를 감독할 수도 있다. 이렇듯 팀플레이가 잘되는 최고의 팀원에게는 커리어상의 보상이 주어져야 하며 저성과자는 당연히 떠나게 될 수 있다.

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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