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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Quarterly

회사 살릴 업무를 핵심 인재가 맡고 있나
인재 재배치가 자본 재배치보다 중요

마이크 바리에르(Mike Barriere),미리암 오웬스(Miriam Owens),사라 포베레스킨(Sarah Pobereskin) | 259호 (2018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이 인재의 역량을 규명해 가치에 맞는 자리에 재배치하는 일은 조직 혁신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인재와 가치를 연결하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회사의 목표와 주요 가치를 지역 혹은 사업부 단위로 세분화해 규명하라.
2. 중요 보직을 가치창출자와 가치구현자로 분리하고 세부적인 역할을 규명하라. 중요 보직은 CEO보다 2∼3단계 낮은 직급에 퍼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3. 인재와 보직을 매칭하면서 회사의 성장 기회를 파악하라.
4. 인사팀을 활용해 직무 성과를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 분석, 평가하라.



고위경영진이 인재를 회사 비즈니스의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다음의 CEO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한 CEO에게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보직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는 핵심 고객사를 관리하는 책임자를 빠뜨리고 말했다. 조직도에서 그리 부각되는 자리가 아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요 거래처를 책임지는 자리는 회사의 현재 실적과 향후 성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리 중 하나다. 그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강한 책임감과 고도의 대인관계 기술, 변덕스런 고객사의 요구에도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의 CEO는 그 자리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다. 담당자의 불만이 나날이 쌓여 가고 있었지만 회사는 그런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공석이 될 경우 후임자에 대한 계획도 없었다. 그래서 탁월한 실적을 자랑하던 담당자가 어느 날 갑자기 이직을 선언했을 때 상사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사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아주 중요한 자리였지만 담당자가 퇴사하고 실적이 악화되자 경영진은 허둥지둥 임시방편을 세우고 겨우 후임자를 충원했다.

이 같은 인재와 가치의 단절은 비즈니스에 위협적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발생하는 문제다. 회사의 최고 인재는 과연 누구이고,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보직들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경영진은 이를 판단하기 위해 종종 조직의 위계나 관계, 혹은 직관을 이용한다. 그리고 사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직들이 늘 최상위 직급에서 서너 계층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최상위팀’에 있다고 추정한다. 실상 결정적 보직과 결정적인 사람들은 조직 전체에서 찾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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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와 가치의 단절을 막는 좋은 방법이 있다. 회사가 정량적 평가 지표들로 조직의 인재들과 가치 창출 기회를 단단히 엮는 것이다. 이를 통해 디자인, 제조, 인사, 구매, 기타 어떤 부문이든 회사 성과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보직을 구석구석에서 찾는다. 경영진은 보직을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적절한 역량을 가진 최고 실력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길 수 있다. 그리고 각 보직의 올바른 승계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이런 방법을 활용할 줄 아는 리더는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하는 자리에 인재를 재배치하는 일이 자본을 재배치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이는 의례적인 연례행사로 간주할 일이 아니다. 조직에서 최우선 가치를 두고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필자들은 6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조직의 경쟁우위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인재관리 관행은 전략적 우선순위가 높은 보직들에 능력 있는 인재를 얼마나 자주 재배치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빠른’ 인재 재배치 관행을 보인 기업은 느린 인재 재배치 관행을 보인 기업보다 총주주수익률(TRS, Total Returns to Shareholders)이 2.2배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1

이런 결과는 CEO웍스의 창립자이자 유니레버의 최고인사책임자, 블랙스톤그룹의 운영 파트너를 역임한 샌디 오그(Sandy Ogg)의 경험과 일치한다. 그는 블랙스톤에 있을 때부터 투자대상 기업이 올바른 인재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기는 조치를 취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봤다. 그런 인재 중심 회사의 80%는 사업 첫해에 목표를 달성하고 초기 투자수익률 목표도 2.5배 초과 달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그는 자신이 평가한 180개 투자사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22개는 조직의 가치 창출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가장 역량 있는 리더를 배치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인사 결정을 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리고 자신이 모토로라나 유니레버, 블랙스톤에 있었을 때도 비슷하게 가치 중심의 인재 관리 전략을 활용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재 관리 전략의 영향력이 더욱 분명해진 것이다. 오그는 맥킨지와 함께 인재와 가치를 연결하는 접근법을 명문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업의 실제 사례들은 필자들이 파악한 내용을 잘 보여준다. 소비재 회사 ○○사 CEO가 겪는 여정을 살펴보자. 그녀는 회사의 매출 성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사가 어떤 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지 재해석하고, 그런 가치를 창출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보직과 그 자리를 채울 사람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가치 항목 규정하기
인재를 가치와 연결하는 첫 단계는 회사의 주요 포부와 목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전체적인 목표 수치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특정 지역, 제품, 사업부 단위의 포부까지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사는 회사의 최우선 목표를 잘 알았다. 혼란스러운 주력 산업에서 5년 안에 150%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 현황을 자세히 살펴본 CEO와 경영진은 규모가 좀 작은 사업부 중에 비약적으로 성장해 대형 사업부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할 만한 부문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디자인과 제조 부문에서의 혁신이 전체 사업부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려면 글로벌 차원의 기회를 잡고 제품과 서비스도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

가치를 상세히 분해하는 작업은 조직에서 어떤 보직이 가장 중요하며 그 보직을 맡아 성장을 주도할 사람에게는 어떤 역량과 자질이 필요한지 전략적으로 논의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아직은 초기 단계였지만 ○○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들은 문화적 다양성이 강한 팀원을 이끌 만큼 국제 환경에 친숙하고, 최신 디자인과 제조 프로세스 경험이 있으며, 디지털 역량도 뛰어나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또 이 리더들은 예기치 않은 산업 파괴 상황에 부딪쳐도 유연하고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사의 기존 리더들에게는 이런 자질들이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CEO는 자신이 직면한 심각한 문제들이 왜 일어났는지 그제서야 이해했다. 기존 최상위 인재들의 프로필이 향후 회사를 짊어질 인재들에게 필요한 이상적인 프로필과 제대로 맞아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결정적 보직 확인하고 가치 규명하기
한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보직의 가치를 파악하고 정량화하는 것은 인재를 가치에 연결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단계다. 이렇게 중대한 보직을 담당하는 사람은 보통 가치 창출자(value creators)와 가치 구현자(value enablers)라는 2개 범주로 나뉜다. 가치 창출자는 직접 매출을 발생시키고 운영 비용을 낮추면서 자본 효율성을 높인다. 가치 구현자의 대표적인 예는 사이버 보안이나 리스크 관리 부서 리더들인데 이들은 가치 창출자가 임무를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중요한 보직들은 종종 일반적인 예상과 다른 위치에 포진돼 있다. 이런 보직들을 의식적으로 찾아내 보면 보통 그런 중대한 역할의 60%는 CEO보다 2단계 낮은 직급에 속하며 30%는 CEO보다 직급이 3단계 더 낮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맥킨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회사의 보직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능력은 조직의 전체 실적,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2 보직을 명확히 규정하려면 반드시 사람보다 역할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첫 번째 목표는 조직 내 어디에서 잠재적으로 가장 큰 가치가 발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실적이 가장 뛰어난 직원을 찾는 것과는 다르다. 리더들은 이런 접근법을 통해 단지 개인의 역량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인재와 가치를 연결하는 방법을 좀 더 전략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사의 사업부 리더들은 그런 가치 항목들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다. 따라서 이제는 인사팀과 함께 사업부에서 가장 중요한 보직들을 도표화할 차례다. 각 사업부 리더는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차례로 확인해 나갔다.

● 사업부의 가치는 어디서 창출되는가?
●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보직은 무엇인가?
● 전략이 바뀌면 그에 따라 중요한 보직도 바뀔까?
● 보직에 부여된 책임을 바꿀 만큼 거대한 파괴적 변화로 무엇이 있을까?

그런 다음 좀 더 세부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각 사업부 리더는 5년간 영업이익률 전망 지표를 바탕으로 각 보직에 잠재적인 재무 가치를 매겼다. 가치 창출자에게는 소속 사업부가 달성한 영업이익 전부가 경제적 가치로 매겨졌다. 가치 구현자의 경우 인적 판단을 근거로 사업부 영업이익에 상대적으로 기여한 비중에 그들이 기능적으로 창출한 가치를 분석해서 합산한 수치가 할당됐다.

회사 리더들은 사실에 근거한 프로세스를 통해 회사 사업부와 기능을 아울러 가장 중요한 보직 100개를 파악했다. 뜻밖에도 그중 20%는 CEO보다 한창 아래 직급에 포진돼 있었고 이는 필자들이 경험한 내용과 일치했다. 또 그런 중대한 보직의 10% 이상은 디지털 역량, 고급 분석 능력같이 현재 조직에서 심각한 공급 부족 사태에 있는 역량이 핵심인 자리였다. 또 5% 정도의 보직들은 다양한 기능 간 통합에 중점을 둔 자리였다. 최소 20%는 완전히 새로운 역할이거나 역할 범위가 이전과 크게 바뀐 상태였다.

○○사의 CEO, CHRO, CFO 3 는 100개 보직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그중에서도 가장 가치가 큰 50개를 추려냈다. 50이라는 숫자가 보기에 좋고 딱 떨어져서 선택한 건 아니었다. CEO 한 명이 50개가 넘는 보직을 전부 세세히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필자들은 경험상 상위 25위에서 50위 보직 담당자들이 회사의 잠재적 가치 대부분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런 주요 보직들의 경우 채용, 유지, 성과 관리, 승계 관리 모두를 CEO가 직접 챙겨야 한다.

다음으로 ○○사의 최고경영자들은 사업부 리더들과 함께 50개 상위 보직들에 고유한 ‘역할 카드’를 만들었다. 카드에는 각 보직에 부여되는 미션을 구체적으로 명기했다. 즉, 담당해야 할 직무 리스트, 그 보직에서 가치를 최대한 창출하는 데 필요한 요건, 그 역할을 평가하는 핵심성과지표(KPI) 등이 포함됐다. KPI도 아주 상세히 정했다. 예를 들어, 한 공장의 총괄 책임자에게 부여되는 KPI로는 정시 납품 비율, 제품별·거래처별 매출, 현물 거래량 비율, 신규 거래처 판매 비율이 들어갔다. KPI를 상세히 정한 덕분에 회사 경영진은 주요 보직에 요구되는 역량을 더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풍부한 영업 경험과 협상 능력이 있는지, 재무 감각과 리더십은 검증됐는지, 조직에서 참모 역할을 수행해 본 적이 있는지, 생산 시설에서 손익을 책임진 일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보직에 필요한 항목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현재 담당자가 가진 역량도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됐고 새로운 담당자를 뽑을 때 활용할 명확한 기준도 확보하게 됐다.

주요 보직을 확인하고 규명하는 과정은 조직이 어떤 구조를 갖든 효과적이다. 애자일 원칙을 기본으로 움직이는 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 가치를 기반으로 보직을 규명하는 작업은 애자일 조직에서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수평적인 조직일수록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권한을 이임하는 것이 가치 극대화에 핵심적이기 때문이다. 조직도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 보직들을 집어내라는 말이 아니다. 조직 내 어떤 직책이든 거기서 창출 가능한 성과를 가늠하는 게 중요하다.

인재와 보직 매칭하기
중요한 보직들을 분명히 파악한 ○○사 임원들은 이제 그 자리에 가장 적당한 사람들을 물색하는 과정에 들어갔다. 이들의 인재 탐색 과정은 기업이 전통적으로 활용해 온 ‘핵심 인재’ 평가 방법보다 2가지 측면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이었다. 이는 ○○사가 철두철미한 방식을 취했기에 가능했다.

첫째, ○○사는 주요 보직과 그 가치를 명확히 파악한 덕분에 형식적인 이임 계획이나 주관적인 직감에 의존하지 않고 구체적이면서 다양한 기준을 통해 후보들을 더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었다. 이런 접근방식을 활용하면 회사의 인재 선정 작업은 구체적인 증거들을 평가하는 과정이 된다. 가령 기업 인수 전략으로 가치를 높이려는 사업부의 CFO는 공격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가치를 높이려는 사업부의 CFO와는 다른 경험과 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사는 주요 보직 담당자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조건들을 확인하면서 기존 담당자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 가치 창출과 연관해서 필요한 역량을 기준으로 기존 담당자들을 평가했더니 주요 보직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20∼30%가 자리에 적절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데이터를 근거로 주요 보직을 평가하게 되면서 일부 담당자는 향후 그 역할을 수행하기에 역량이 부족하다는 간과할 수 없는 불편한 현실을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계속 요직을 맡기면 실현 가능한 가치를 꽤 많이 놓칠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조직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전략적으로 꾀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뜻밖의 가치가 창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판매 상품이 우연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거나 새롭게 도입한 서비스가 엄청난 고객 만족을 이끌면서 경쟁 구도를 뒤흔들 수도 있다. 우발적이지만 이런 큰 변화는 전략적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하며 인재와 가치를 올바로 연결시킬 때 발생하는 효과를 증폭시킨다. 4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우선 가치의 새로운 원천이 명확히 밝혀지면 회사가 거기서 창출되는 가치 항목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새로운 가능성도 찾을 수 있다. 이는 회사 인력의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동반되는 변화다. 가령 회사의 공급망을 책임지는 전무가 오랫동안 믿을 만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해서 R&D에서 우연히 개발한 따끈따끈한 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하는 데 필요한 착실한 공급업체들을 재빨리 가동할 수 있을까? 회사 CEO는 주요 보직에 필요한 자질을 이해하는 훈련을 통해 이런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애자일 능력을 얻게 된다.

인재를 가치에 연결하는 일은 혁신의 전조가 된다. 보통 이런 혁신은 매칭 작업을 신중히 꾀하는 과정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속도감 있는 혁신 문화를 창출하려고 애쓰는 테슬라,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애플, ‘창조성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허물고 우발적 발견을 독려하는’ 코닝의 목표를 생각해 보라. 5 기업 문화를 대표하는 이런 특징들은 이들 회사가 믿는 가치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기업이 최우선으로 여기는 개념에서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주로 R&D 역할(최고기술책임자, 최고디자인책임자, 최고기술자로 대표되는)과 관련이 크다. 따라서 이런 회사의 R&D 보직들은 뛰어난 재능과 창의성을 겸비한 인물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애플의 주요 보직들을 누비며 성공적 커리어를 쌓은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를 떠올리면 된다.

○○사에서 인재와 가치를 연결하는 과정은 주요 보직에 최고의 인재를 배치하는 일 이상이었다. CEO와 경영진은 기존 인력 중 주요 보직에 알맞은 사람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기존 리더십 개발 방식에 개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래의 리더들에게는 새로운 보직에 맞는 전문성, 예컨대 글로벌 차원의 직무 라인 관리나 기능 간 협력 작업 추진 등을 키우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리더들에게는 획기적인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사고방식과 투지도 필요했다. ○○사의 경영진은 인재와 가치를 연결하는 면밀한 노력 속에서 자신들의 사업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됐는데, 이는 다른 기업들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조직적으로 가동하기
인재와 가치를 연결하는 일은 주요 보직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맞는 최상위 인재를 배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리더들이 자본을 투자할 때처럼 관련 직무들을 열심히 관리하고 중대한 지표들은 실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인사팀 간부들이 여러 사업부를 아울러 관련 작업의 전체 추이를 파악하려면 매달 회의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가령, 특정 보직에 꼭 필요한 디지털 역량이라는 KPI에 있어서 담당자가 뒤처져 있지 않은지 파악하는 것이다. 또 인사팀 간부들은 사업부 리더들과 함께 주요 보직을 맡은 담당자들의 실적 변화를 측정할 수도 있다. 이때 ‘이 사람은 기대되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가? 이 사람을 어떤 방법으로 지원할 수 있을까, 업무 코치를 활용하거나 인센티브 체계를 바꾼다든지?’ 같은 질문들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인사 관련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매일, 혹은 매주 회의를 할 수도 있다. 인사 분석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보직에 갑작스런 공백이 생길 것 같다는 위기 신호를 보내는 것도 그런 예다.

회사는 재무팀이 재무 자산을 할당하는 것처럼 인사팀이 인재 관리 업무를 철저히 수행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를 판단하는 데는 다음 질문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 인사팀 직원들은 충분한 분석 역량을 갖고 있는가?
● 인사팀은 최고의 직원들을 더 효과적으로 채용하고,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가?
● 인사팀의 사업 파트너들은 스스로를 내부 서비스 제공자로 여길까? 그들은 코치들이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로 가치를 창출하고 외부 고객을 위한 성과도 높인다고 인정할까?

인재와 가치를 연결할 때 필요한 철두철미함의 본보기로 다음 회사의 사례를 소개하겠다. 이 회사의 인사팀은 주요 보직들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를 관리하기 위해 반자동화 데이터 대시보드를 개발했다. 주요 보직별로 맞춤화된 대시보드를 만들어 교육코스 등 인재 개발 활동 대비 운영적, 재무적 KPI(세분화된 EBITDA를 포함해)를 계속 측정해 나갔다. 이렇게 측정한 지표들은 회사의 연말 데이터와 결합했고, 이런 작업이 자동화 소프트웨어와 수작업으로 계속 업데이트됐다. 인사팀 간부들은 정기적으로 인재 평가 시간을 갖고 그 자리에서 비즈니스 리더들과 함께 대시보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나갈지 고민했다. 이처럼 기술을 활용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인재 평가가 효과를 내려면 인사 담당자들이 가치 중심의 인재 관리로 각 보직에 알맞은 지원 활동을 해줘야 한다.

○○사의 CEO는 자기 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안다. 기업의 전반적인 사업 전략과 인재는 철저히 연결돼야 한다. 인력 평가는 이따금 하는 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회사는 인재와 가치를 연결하는 새로운 근육을 계속 유연하게 풀어줘야 한다. ○○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경우도 주요 보직을 관리하는 일을 ‘한 번에 해치우는’ 일이 아니라 역동적인 프로세스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전략적 결정이 바뀔 때마다 보직을 재평가해야 한다. 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재무 투자를 결정할 때처럼 적극적으로 인재 관리에 참여해야 하며 인재를 자주 재배치하는 민첩한 프로세스를 정착시켜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600명 이상이 참여한 설문 결과를 보면 다수 기업이 인력 배치에 민첩한 경향을 보였고 최고경영진이 관련 활동을 검토하기 위해 적어도 분기에 한 번씩은 머리를 맞댔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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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와 가치를 연결하려는 ○○사의 노력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회사는 공격적인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는 포부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회사 리더들은 조직에서 가치 창출에 위험 신호가 뜬 곳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가치 중심의 인재 관리를 통해 위험을 낮추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사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성공시킬 가능성을 높였다. 그들은 회사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리더의 모습을 명확히 이해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 비전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의 인재를 가치에 연결하는 적극적인 활동은 비즈니스 리더들의 새로운 표준이 돼야 한다.

필자소개 마이크 바리에르 · 미리암 오웬스 · 사라 포베레스킨
마이크 바리에르(Mike Barriere)는 맥킨지 뉴욕 사무소의 파트너이다. 미리암 오웬스(Miriam Owens)는 맥킨지 시카고 사무소의 컨설턴트이며 사라 포베레스킨(Sarah Pobereskin)은 런던 사무소의 어소시에이트 파트너이다.

필자들은 본 기사 작성에 도움을 준 라훌 매튜(Rahul Mathew)에게 감사를 표한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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