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가치제안
Article at a Glance
임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
인재가 조직을 선택하고 계속 함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조직의 대(對)직원 제안. 입사부터 퇴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조직원들이 기업이 제시하는 가치를 동일하게 경험토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인 ‘임플로이어 브랜딩(Employer Branding)’의 출발 지점. EVP와 자율성 조직원들로 하여금 조직의 가치와 미션에 깊이 공감하게 함으로써 업무에 대한 내적 동기 부여를 강화해 직원들의 자율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침. 기업이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때 자사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고객가치제안(Customer Value Proposition)’을 정립해 제시하듯, 인재 채용/운용/관리 과정에서도 자사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EVP를 정립해 소통해야 함. 자율 경영 문화를 강조하고, 그런 직원들이 만족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인식을 EVP 메시지를 통해 심어주는 게 중요. |
최근 부산의 중소 식품회사 삼진어묵에서 실시한 첫 공채 입사의 경쟁률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사무직 8명을 뽑는데 1283명이 지원해 무려 16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여러 신문, TV뉴스들이 먼저 주목했다. 연봉 2400만 원이라는, 그리 많지 않은 초봉에도 부산 지역의 대기업이나 공무원 직 채용 때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지역 내 중소업체의 이례적인 인기 비결은 신입사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 신입사원들은 “미래 가능성이 높은 회사여서” “신입사원의 아이디어도 과감하게 받아들여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율성을 존중하는 수평적 조직 문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회사여서” 지원했다고 말한다. 최근 5년 사이 급성장한 매출액이 말해주듯 삼진어묵은 소비자 사이에서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확실히 제고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또 다른 브랜딩에도 성공한 듯 보인다. 다름 아니라 직원과 잠재 구직자 사이에서 회사가 약속할 수 있는 기회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전달하는 ‘임플로이어 브랜딩(Employer Branding·EB)’이다.
임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 자율적 인재 영입을 위한 출발
EB란 인재가 조직을 선택하고 계속 함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고용주(Employer)가 각각의 인재들을 향해 차별화되고 설득력 있게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뜻한다. 즉, 고용주가 인재들과 고용 계약을 맺을 때 당초 약속했던 ‘임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EVP, 인재가 조직을 선택하고 계속 함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조직의 제안)’을 신규 직원 채용 절차부터 조직원 성과관리 및 교육, 커리어 관리는 물론 과거 직원 관리에 이르기까지 입사부터 퇴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조직원들이 동일하게 경험토록 하는 활동이다.(그림 1)
우수한 인재일수록 조직이 직원에게 제안하고 약속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민감하다. 그들은 자신이 몸담고 동일시할 조직을 선택할 때, 단순히 외적 보상만을 비교하기보다는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EVP를 포함해 고려한다. 또한, 우수한 인재일수록 자신이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가 밖으로 표방하는 바(EVP 구호를 통해 드러나는 기업 이미지 및 평판)와 실제로 경험하는 것(실제 내부 조직원들이 경험하고 인식하는 EVP)사이의 간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1 심지어 요즘은 퇴사한 전직 직원, 현재 직원, 그리고 입사 전형 중에 있는 미래 직원까지 한데 모여 기업을 평가하는 사이트가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온라인 평판(Social Reputation)’이 소비자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구직자 사이에서도 형성된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에게는 인기 있는 브랜드지만 구직자 사이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례가 상당히 있다. 기업들이 EVP를 잘 설정한 후 체계적으로 EB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기업이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때 많은 고민과 연구 끝에 자사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고객가치제안(Customer Value Proposition)’을 정립해 제시하듯 인재를 채용하고 운용 및 관리하는 과정에서도 자사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EVP를 정립하고, 이것이 사내외 (잠재적) 인재풀에 효과적으로 소통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회사와 궁합이 잘 맞는, 이른바 ‘핏(fit)’이 딱 들어맞는 인재를 채용해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EVP 키워드 - 자율성과 목적
대니얼 핑크(Daniel Pink)는 그의 저서 <드라이브: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 부여의 힘(Drive: The Surprising Truth about What Motivates Us)>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세 가지의 내적 동기 유발 요소에 대해 언급했다. 21세기 비즈니스에선 이 세 가지 내적 동기, 즉 자율성(Autonomy,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자 하는 욕구), 숙련(Mastery, 일을 좀 더 잘하고자 하는 욕망), 목적(Purpose, 우리 자신보다 뭔가 더 큰 무언가를 향한 열망,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게 대니얼 핑크의 주장이다.
이 중 직무자율성이 직무만족에 영향을 미치고 직무만족이 혁신행동을 낳는다는 건 이미 학계 연구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즉, 개인의 주도성과 개방성 조절 효과를 통해 직무만족이 매개효과가 돼 결론적으로는 직무자율성이 조직원의 혁신행동을 낳는다는 것이다.2 조직 내에 보다 자율적으로 일하는 직원,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는 직원들을 채용하고 싶다면 그런 성향을 지닌 인재들이 들어오고 싶은 회사로 어필해야 한다. 자율경영 문화를 강조하고, 그런 직원들이 만족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인식을 EVP 메시지를 통해서 심어줘야 한다.
EVP와 EB는 조직원들이 조직의 가치와 미션을 깊이 공감하고, 자신의 업무를 더 큰 그림에서 이해할 때 업무에 대한 내적 동기부여를 강화해 입사 후에도 기존 직원들의 자율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3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EVP를 도출하고 설정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들이 이를 ‘실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EB 단계에서의 메시지(구호)로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즉 임직원 만족도 조사나 사내 문화 진단, 조직 소통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 해당 모멘텀을 활용해 EVP가 잘 제공되고 있는지, 조직원들은 우리 조직이 설정한 EVP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즉, EVP를 기준으로 조직 문화를 평가하고 관리해야 한다. EVP가 진정한 실체를 갖추고 현재 조직원들이 그러한 문화를 자랑하고 직접 인증할 때, 지속가능한 임플로이어 브랜드(Employer Brand)가 확립될 수 있다.
자율성 외에도 오늘날 기업은 ‘목적’, 즉 소명의식에 대해서도 특히 주목해야 한다. 깨어 있는 자본주의, 지속가능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일찍부터 그 중요성을 배워온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들은 본인이 고객이나 대중의 입장일 때뿐 아니라 조직원의 입장일 때도 이 가치를 잊지 않는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이, 요새 표현으로 ‘개념 있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최근 딜로이트 글로벌이 발표한 ‘2016 밀레니얼 서베이(전 세계 29개국에서 1982년 이후 출생한 대학 학사 학위 소지자 정규직 7000여 명 대상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비즈니스의 초점을 이익 추구보다는 사람(직원, 고객, 사회), 제품, 기업의 가치 지향점 등에 두고 있는”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들은 직장 선택, 직무 수락 등을 비롯한 커리어 전 단계에 걸쳐 자신의 명확한 가치관을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조직이 EVP를 설정할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이를 잘 활용한 글로벌 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제약회사인 노바티스(Novartis)를 꼽을 수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 2009년 수요가 급증한 항암제 사업 분야에서 무려 1000명이 넘는 고급 인재들을 1∼2년 사이에 채용하는 ‘Open Employee Generation’ 캠페인을 수행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노바티스에서 일한다는 게 어떤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콘셉트와 메시지를 기획, 생생한 인터뷰와 스토리를 만들었다. 이후 이것을 동영상, 문서 등의 형태로 다양한 채널(웹사이트, 비즈니스 블로그, 온라인 광고, 업계 커뮤니티, 뉴스, TV 등)을 통해 확산시켰다. 직원들은 가능성에 머물러 있는 과학들을 임상으로 현실화해 암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인류에 기여하는 데 대한 자부심을 인터뷰를 통해 육성으로 전했다. 노바티스의 비전이 단순히 회사 내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와 표정으로 생생하게 전달된 것이다. 92명의 직원이 이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채용 목표를 달성함은 물론 해당 기간에 이직률이 현격히 낮아졌을 뿐 아니라 사내 분위기 역시 좋아졌다. 캠페인 기간 전 세계 각국의 청중들 사이에 노바티스의 기업 평판 역시 제고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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