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기업문화교육

참여와 공감의 축제가 곧 교육 펄펄 살아 있는 신화를 나누자

신상원 | 194호 (2016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호모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이길 수 있었던 요인으로 조직적 응집력을 꼽는다. 호모사피엔스는 신체적으로 열등하고 두뇌의 크기도 작았지만 신화, 상징 등을 중심으로 하나의 목표에 매진하는 거대 조직을 형성했다. 반면 네안데르탈인은 필요 이상으로 집단의 크기를 확장시키지 않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기업 교육이 조직원 개인의 역량 발전에 초점을 둔다면 기업문화 교육/학습은 조직 단위의 역량 발전과 응집력 향상에 초점을 둔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진행하는 톱다운 방식의 조직문화 교육으로는 기업문화에 동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자아를 기업과 분리시켜 바라보게 하는 객관화 현상을 초래하기 쉽다. 강한 기업문화를 위해서는 조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화될 수 있도록 신화-상징-의례의 3가지 단계를 이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입문 의례-창립기념 의례-신년 의례-봄 축제-가을 축제의 체계를 갖춰야 하며 그 방법은 놀이와 축제의 형태를 띠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대의 부족사회, 기업

 

당신이 먼 미래에서 온 문화인류학자라면 당신의 연구 대상은 오지 부족일까, 종교일까, 국가일까, 문명일까? 끊임없이 영토를 확장하고, 재화를 획득하며, 물자와 인력을 교환하는 집단을 연구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조직원이 삶의 대부분을 어우러져 보내고, 특정한 진입과 퇴출의 울타리가 있으며, 그 울타리 안쪽만의 고유한 가치와 시스템을 가진 집단을 찾고 있다면, 그 대상은 아마도, 아니 단언컨대, ‘기업일 것이다. 기업은 부족(部族)이다. 정당보다, 지역사회보다, 국가보다 더 명확한 부족사회다. 그렇기에 고유한 문화가 있고, 그 문화 안으로 구성원들을 통합해야만 조직이 유지되고 영토를 확장하며 조직과 조직원의 번영을 꾀할 수 있다. 기업문화의 보전과 확산, 강화가 소위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의 주된 목적으로 꼽히는문화적 이유역시 여기에 있다. 특히 성장하며 빠르게 확장하는 조직에서 공통의 문화를 공유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IDEO의 경영진은 돈을 좇는 것보다 기업의 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믿는다. 창업자 팀 브라운은 이를라는 소책자로 정리한 바 있다.1 미국의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는 자신들의 성과에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96인의문화위원회(Culture Committee)’를 둔다. 이 위원회는 사우스웨스트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구성되는데 경영진과 직원들을 이어주는 역할과 신규 취항하는 도시에서 신입직원들에게 회사의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구글과 존슨&존슨 역시 그들의 핵심 가치와 신조를 교육의 가장 첫 번째 자리에 놓는 회사다. ‘교육을 통해 기업문화를 강하게 가져가고자 하는 전략, 그것은 자신이 속한 부족의 영속을 바라는 인류의 욕망과 다르지 않다.

 

기업을 부족으로 볼 때 우리의 시야는 조금 더 확장된다. 개인에서 집단으로, 미시에서 거시로, 인적 자원(human resource)에서 인간(Homo sapiens)으로 넓어진다. 기업을 부족으로 볼 때 우리의 관점도 살짝 전환된다. 경영학에서 문화인류학으로 관점이 전환된다.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에 출현한 이래 수만 년 동안 집단을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켜 온 방법, 즉 문화를 만들어야생의 인간을 조직의 구성원으로 탈바꿈시켜 온방법2 에 오롯이 주목할 수 있게 된다.

 

먼 미래에서 온 그 인류학자가 강한 문화를 가진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분류한다면 강한 기업문화에서는 분명한 공통점이 발견될 것이다.3 신화와 상징, 의례의 발달이 그것이다.

 

신화, 상징, 의례 - 기업문화의 재생산 고리

 

우리 인간, 정확히 말하면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신화(myth)와 상징(symbol)을 만드는 뇌의 능력이다. 그 능력이 거대 집단을 이루게끔 했다는 것이 최근 지성계를 강타한 책 <사피엔스(Sapiens)>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히브루대 교수의 논지다.4 호모사피엔스는 11로 싸워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육체를 가진, 심지어 과학적 사고 능력이 더 뛰어났을지도 모르는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켰다. 네안데르탈인과는 달리 사피엔스는 공통의 신화와 상징을 바탕으로 거대 집단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현대 기업이 거대 집단을 이뤄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힘도 신화에 있다. 인간은 신화 속에서 모범적 행동과 금기가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습득해 집단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동화되고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그 역()에 주목하자. 인간이 집단으로서 강해지기 위해서는, 집단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개별 인간이 동화되기 위해서는 신화와 상징이펄펄 살아 있어야한다는 논리이다.

 

미국의 스포츠의류 회사 뉴발란스(New Balance)에는닭발 신화가 있다. 1906년 창업자 윌리엄 라일리(William Riley)가 닭의 발이 균형을 잘 잡는 것을 보고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신발 깔창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다. 또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애플에는 대형 컴퓨터에 대항해 인간에게 기계를 돌려주고자 한 차고(garage) 창업 신화가 있다. 한국의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에는 아시아의 미를 찾아 중국 땅을 누빈 창업자 서성환의 순례 이야기가 있다. 그는 일제시대 말 강제징용으로 중국 전선에 끌려갔다가 광복을 맞은 후 현지의 문물을 보고 배웠다. 이런 이야기들은 사람들을 하나의 소명(vocation/purpose)으로 묶어준다. 사우스웨스트항공에는 9·11 테러로 인한 항공산업의 위기를 노사가 함께 극복한사랑의 신화가 있다. 마윈의 알리바바(阿里巴巴)에서는 서구 자본의 상징 이베이(e-bay)를 누른 영웅신화가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다.

 

신화는 그 자체로는몸을 얻지 못한다’. 상징을 통해 형태를 갖춘다. 뉴발란스는 ‘New Balance -새로운 균형의 창조자, 아모레퍼시픽은 ‘Asian Beauty Creator’로서, 알리바바는 ‘“열려라 참깨를 외치며 세계의 문을 여는 알리바바라는 상징으로 신화가 계시하는 소명이 형태를 얻는다. 그리고 그것이집단 구성원의 살아 있는 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의례(ritual)라는 장치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5

 

의례는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벌어지는 집단 행위 혹은 의식을 의미한다.6 의례는 구성원의 몸이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체험하게 할 수 있는 장치다. 의례 행위에 신화와 상징이 포함된다면 비로소 구성원-호모사피엔스의 내면에 신화가 자리잡고, 집단의 규범을 습득해가며, 기업문화는 강해질 수 있다. 애플이 위기에 처했을 때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창업신화와 존재 이유를 설파하는 연설을 했다. 그리고다르게 생각하라는 메시지 광고로 잃어버린 기업문화를 찾았다. 뉴발란스는 회사와 공장, 매장 등에 닭의 그림과 당시의 신발 디자인(arch-support)을 전시하며 창업신화가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2013년 알리바바의 10주년 행사에서는 마윈의 창업 이야기, 그리고 월스트리트에 도전하는 그의 영웅적 면모에 울고 웃는 수만 명의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신화, 상징, 의례가 삼위일체가 될 때 집단으로서의 강한 정체성을 가진 기업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그림 1)

 

 

 

 

기업의 HRD 부문에서 얘기하는기업문화 교육의 목적으로 의례에 주목해보자. 의례는 교육을 포함한다. 그러나 부분적이다. 기업문화만큼은 일반적인 교육이 아니라 의례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한다. 그것은 철학적 관점의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교육은 원자(atom)로서의 개인을 상정해 출발한다. 즉 교육의 기본 단위는 개인이다. 그러나 의례의 기본 단위는 전체로서의 집단 자체다. 조직을 하나의 인격체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또한 교육은 시혜적인 데 반해 의례는 참여적이다. 교육으로서 개인의 역량 개발을 통한 전체에의 기여를 달성할 수 있다면 의례는 기업문화를 통한 응집력 창출을 가능하게 해준다. 따라서개인의 교육과 육성에서개인의 집단으로의 통합으로 관점이 전환된다. 의례 안에서 기업문화는 자동적으로교육된다’. 기업문화는 일방적인 교육으로 주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보다는 거시적 의례 체계의 구축이 먼저다.

 

가입하면 무료

  • 신상원

    신상원

    - 기업문화 컨설턴트
    - 아모레퍼시픽 기업문화 변화 프로젝트 매니저
    - 2007년 프랑스 현지 연수 통해 VNF, Haras Nationaux, BUTAGAZ, SAFRAN, Banque Popular de Nord 등 조직 변화 사례 연구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
NEW

아티클 AI요약 보기

30초 컷!
원문을 AI 요약본으로 먼저 빠르게 핵심을 파악해보세요. 정보 서칭 시간이 단축됩니다!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