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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단기성과•투자인색•부실연습장.. ‘승부사’도 못 막은 독수리의 추락

이현우 | 167호 (2014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HR

 

한화 이글스의 3년 연속 성적 부진 이유

1) 단기성과 중심주의

2) 인색한 신인 투자

3) 부실한 2군 연습장

4) 폐쇄적인 구단 운영

5) 수비 시스템 부재

 

‘우승 청부사김응룡 감독도 한화 이글스의 추락은 막지 못했다. 한화는 2014 시즌에도 꼴찌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2시즌부터 3년 연속 최하위다. 6위를 기록한 2011시즌을 제외하면 2009시즌부터 6시즌 동안 5시즌에서 꼴찌를 기록한 셈이다. 한화의 올 시즌 성적은 49277,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50승을 채우지 못했다. 물론, 지난 시즌 42승보다는 많았지만 한화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첫 9위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데 이어 올해 시즌도 9위에 머물러야 했다. 내년 시즌에는 KT위즈가 1군 리그에 진입, 프로야구구단은 10개 팀이 된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9위도 한화의 몫이다. 지난해 성적은 변명의 여지가 있었다. 특급 에이스 류현진( LA다저스)과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떠났고, 또 다른 선발투수 양훈도 경찰청에 입대하는 등 주력 투수들이 빠졌기 때문이다.

 

절치부심한 한화는 올해 초 내부 자유계약선수(FA)를 모두 잡고 2루수 정근우와 4년 동안 70억 원, 중견수 이용규와 4년 동안 67억 원에 계약하며 절실했던 테이블세터(1, 2번 타자) 구축을 완료했다. 군 복무를 마친 윤규진과 안영명도 복귀했다. 여기에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완봉승 경험을 가진 앤드루 앨버스와 제구력이 뛰어난 젊은 투수 케일럽 클레이, 전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의 펠릭스 피에까지 더하면서 2014시즌에는 4강도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팬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마운드 붕괴는 한화의 최대 약점이었다. 팀의 평균 자책점(투수가 책임을 져야 할 실점)은 무려 6.35나 됐다. 프로야구 원년 최하위 팀 삼미슈퍼스타즈(6.23)보다도 많다. 한화의 최다승 투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태양과 윤규진, 안영명 등 3명으로 각각 7승에 불과했다. 선발 투수는 물론 구원 투수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한화의 마운드는 약한모래성과 같았다. 용병 투수의 부진은 한화에게 독으로 작용했다. 앨버스는 613패에 평균 자책점 5.89, 클레이는 34패에 평균 자책점 8.33, 라이언 타투스코는 26패에 평균 자책점 7.07, 모두 합치면 1120패에 평균 자책점 6.55나 된다.

 

팀의 득점도 저조했다. 한화의 득점은 619득점으로 9위에 불과했다.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으로 알려진 대전구장과 청주구장을 쓰는 구단을 감안할 때 투수력만큼이나 공격력에서도 문제가 심각했다. 김태균과 피에, 송광민, 김경연이 그나마 3할대 타율로 제 몫을 해줬지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없었다. 한화의 방망이는 과거다이너마이트 타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화는 8 4위 팀과 5경기까지 격차를 줄이며 선전했지만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5연패에 빠졌고 결국 꼴찌로 떨어졌다. 한화가 항상 약팀이었던 것은 아니다. 한화는 1999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고 준우승도 5번이나 기록한 강팀이었다. 그렇다면 한화 이글스는 왜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는 팀이 됐을까?

 

 

1. 단기 성과 중심주의

8888577, 6668587667, 5886899. 비밀번호처럼 보이는 이 숫자들은 각각 연속 꼴찌기록을 세우던 암흑기의 롯데자이언츠와 최장기간 암흑기를 거쳤던 LG트윈스, 2008년부터 시작된 한화 이글스의 암흑기 시절 팀 순위다. 미국의 메이저리그와 달리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각 구단이 거의 비슷하게 연간 운영비를 지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하위권에 빠진 구단은 계속해서 나락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암흑기가 지속되는 가장 큰 원인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팀 재건(Rebuilding)을 하지 않는 구조 때문이다. 국내 프로야구단은 모기업에서 재정적으로 독립되지 않았다. 모회사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자회사(子會社)에 가까운 개념이다. 관중 수입과 TV 중계권 계약 등의 수입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구단을 운영할 수 없다. 넥센히어로즈를 제외한 8개 구단은 모기업에서 홍보비 명목으로 최소 수십억 원의 지원비를 받아 구단을 운영한다.

 

모기업은 프로야구단의 성적을 기업의 위신과 동일하게 여긴다. 따라서 구단 경영진은 매해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고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는 구단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팀을 운영하지 못하고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게 만든다. 구단은 체계적인 유망주 육성, 훈련시설 확충, 재활시설 구축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투자보다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한 스타 선수 영입 등 보이는 부분에만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단기 성과중심주의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신인 계약금이다. 신인 계약금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보는 인식이 강해진다는 증거 중 하나다. 각 구단이 선수에게 주는 연봉이나 계약금을 비용과 투자 중 어느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운영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비용으로 보면 계약금은 아껴야 할 돈이지만, 투자로 보면 이득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좋은 신인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인 선수의 계약금이 줄어든 반면 외부 FA나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는돈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인 계약금과는 달리 FA 선수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적정가격 이상으로 몸값이 오른 경우가 많고 투자 대비 효율성은 떨어진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의 일부만 신인 선수 계약금에 쓴다면 더 효율적인 투자가 될 수도 있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투자에 집중한 구단이 바로 삼성라이온즈다. 유망주를 발굴하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해 삼성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할 수 있었다.

 

반면 단기적인 성과중심주의에 함몰돼보이지 않는 곳에 가장 투자를 소홀히 한 구단이 바로 한화다. 국내 구단들은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선전한 것을 기점으로 프로야구의 인기가 부활하면서부터 서서히 장기적인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반면 한화는 2005∼2007 3년 연속 4강에 진출하는 등 단기적인 성과가 이어지자 미래를 대비한 투자에 소홀했다. 결국 암흑기를 맞이하고 나서 한참 후에야 다른 구단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단기적인 성과중심주의가 불러온 또 다른 폐해는 선수들의 입대 시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른 구단은 2004년 프로야구 병역비리 사건 이후부터 신인 선수의 병역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상당 기간 1군에서 활동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지는 않았으나 장래가 기대되는 유망주는 미리 입대시켜서 병역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한화는 1군에서 뛰지 못하는 유망주조차 마냥 입대를 연기해서 더 이상 병역을 연기할 수 없을 때까지 팀에 묶어뒀다. 1군에서 뛸 때쯤에 군입대를 해야 하는 일도 발생했다. 2010년 송광민이 시즌 중 갑작스럽게 입대해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다른 구단처럼 당장 1군에서 뛰지는 않지만 유망주를 미리 군에 보냈다면 암흑기에 돌아와서 활약해줄 선수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한화는 이런 조치를 하지 않아서 선수 층을 더 얇게 만들었다.

 

 

2. 인색한 신인 투자

프로야구단의 유망주 육성 시스템을 흔히 농장(Farm)에 비유한다. 뿌리가 튼튼하게 뻗어 있는 나무가 크게 자라는 것처럼 2군이 튼튼한 팀이 장기적으로 강팀이 되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가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최근 5∼10년 동안 유망주 육성에 투자를 소홀했기 때문이다. 2005∼2008시즌 한화는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1군의 성적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하지만 뿌리는 썩고 있었다.

 

2004∼2009시즌 다른 구단이 신인 드래프트(프로야구를 지망하는 신인 선수를 모든 구단이 미리 정해진 순번에 따라 제비를 뽑아서 지명하는 제도)에서 지명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권리를 행사했던 것과는 달리 한화 이글스는 2007시즌을 제외하면 언제나 8개 구단 중 제일 적은 인원과 계약했다. 당시 지명한 신인 선수들이 성장해서 팀의 주축을 형성해야 할 현 상황에선 선수층이 얇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프로야구 구단들은 자유계약(FA·free agent) 보상선수와 FA 보상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때 대부분 FA 보상선수를 선택한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은 FA 자격을 얻은 선수를 다른 구단에서 영입할 때 이전 구단에 보상해야 한다. 이적 선수의 전년도연봉 200%와 선수 1을 받거나돈으로만 전년도 연봉 300%’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 구단은 인력 공백을 우려해서연봉 200%와 선수 1의 조건을 선택한다. 그런데 SK와이번스가 한화의 정근우를 FA로 데려갈 때연봉 200%+선수 1을 선택하지 않고 연봉 300%인 보상금만 택했다. 한화에서는 SK와이번스가 탐낼 만한 선수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선수진이 좋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물론 시기가 좋지 못하기도 했다. 신인 지명의 양적인 측면도 문제였지만 2000년대 중반 한화의 연고지인 충청권의 1차 지명대상자들은 질적인 면에서도 크게 부족했다. 여기에다 2011년부터는 신생팀 NC다이노스, KT위즈가 창단하면서 최하위 구단임에도 불구하고 1순위로 신인을 지명하지 못했다. 이 시기부터 연고지인 충청권의 신인 지명 대상자들이 질적으로 매우 훌륭한 선수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반면 고교 2학년 때 2할의 타율, 고교 졸업반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던 선수를 단돈 8000만 원에 계약하거나 고교 3학년 때 공의 속도가 급속하게 줄어든 선수, 입단 거절 후 도미한 선수, 뺑소니 사고를 내며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선수 등이 당시 1차 지명대상자들이었다. 게다가 2군에 내려간 것에 불만을 품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임의탈퇴를 당했던 선수, 부상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뽑은 선수도 있었다. 프로에 지명될 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던 선수를 특정 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명한 경우도 있었다. 신인 드래프트에 투자하는 비용을 절감하면서 실력을 고려하지 않고 한화그룹의 관련 교육재단인 천안북일고 선수를 우선 지명한 데에는 그룹 고위층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였다는 게 중론이다. 구단 경영진보다 구단주의 개인적 의사가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투수진의 육성은 그야말로 처참한 실패였다. 해당 기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야수 지명을 줄이고 투수를 집중적으로 지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을 제외하면 평균 자책점 3점대 이하를 기록한 선발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안영명, 양훈, 김혁민 등 한 시즌이나마 희망을 보여주나 싶었던 선수들도 혹사와 부상으로 인해 이듬해에는 망가지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구원투수진 육성에 성공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같은 기간 동안 한화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할 만한 선수는 2010, 2011시즌의 박정진과 2012, 2013시즌의 송창식 정도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노쇠화와 혹사 후유증으로 성적이 하락했다.

 

또한 야수 지명을 줄였기 때문에 야수가 부족해졌으며 이를 다른 팀의 방출선수나 신고선수(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계약금 없이 프로팀에 입단한 선수)의 영입을 통해서 메웠지만 곧 한계에 다다랐다. 투수진마저 붕괴하면서 한화는 하위권에 맴돌기 시작했다. 매년 한 명씩 지명했던 포수진 육성도 실패했다. 노쇠화가 진행 중인 신경현이 계속해서 마크스를 써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한 팀에서 데뷔해서 오랫동안 활약해 좋은 성적을 보여준 인기 선수인프랜차이즈 스타가 많은 팀이다. 장종훈, 송진우, 한용덕, 이상군, 정민철, 구대성, 이영우, 신경현 등이 한화에서 데뷔해서 2000년대 팀의 주축 선수로 남아 있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이들이 은퇴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전력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신인 육성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과 맞물리면서 기나긴 암흑기가 시작됐다. 인적 적체 현상이 불러일으킨 비극이다.

 

다른 구단들이 체계적인

신인 육성 시스템을 갖출 때

한화는 단기적인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며

팀의 근간이 될 수 있는 부분에 투자하지 않았다.

 

3. 부실한 2군 연습장

한화는 신인 지명에 인색했을 뿐만 아니라 2012년까지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2군 전용 훈련장이 없는 팀이었다. 한화의 2군 선수들은 계룡대 연병장이나 대전고 운동장 등을 전전하며 연습을 해야 했다. 다른 팀이 전용 구장, 훈련 시설, 기숙사, 식당, 재활센터까지 갖춰놓고 신인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과는 달리 한화 2군 선수들은 외부 시설을 빌려서 연습을 하고 구장을 구하지 못해서 퓨쳐스리그(2군 경기)가 연기되는 경우마저 있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권을 전부 행사했다고 해도 이런 시설과 환경에서 신인 선수들이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오랜 암흑기를 보내야 했던 롯데자이언츠가 2007 2군 전용 구장인 상동 야구장의 완공 이후 유망주들을 배출하며 반등한 것은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

 

2002 한일 월드컵 특수로 해당 시기의 체육계 꿈나무들이 대거 축구로 몰리면서 괴물 신인 류현진 이후로는처음부터 알아서 잘하는 선수는 등장하지 않았다. 구단들이 좋은 시설과 환경에서 선수들을 직접 키워서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위권 팀들이 다시 올라가기 위해선 더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다른 구단들이 체계적인 신인 육성 시스템을 갖출 때 한화는 단기적인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며 팀의 근간이 될 수 있는 부분에 투자하지 않았다.

 

물론 2군 구장의 건설이 늦어진 것이 전적으로 한화의 책임은 아니다. 구단도 늦게나마 2007년 대전광역시 대덕구 신탄진에 2군 구장을 짓기로 대덕구와 각서까지 체결했지만 행정 절차 등으로 착공이 4년 넘게 미뤄졌다. 한화는 2012 12월까지 5년에 가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다행히도 2012년 서산시 성연면 서산테크노밸리에 훈련장 착공 계획이 수립되고 12월 서산 야구장이 문을 열었다. 한화도 2군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지만 신인 육성의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4. 폐쇄적인 구단 운영

‘한번 한화는 영원한 한화라는 말이 있다. 가족적 경영을 표방하는 모기업의 사풍을 이어받은 한화는 팀에서 뽑은 잘하는 선수를 오랫동안 좋은 대우로 기용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정책은 소속 선수들이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과 맞물려 한동안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장종훈, 송진우, 정민철, 한용덕 등은 은퇴하기 직전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며 한화에서만 뛰고 은퇴했다. 이들은 한화 팬에게 커다란 자부심이며 최근 5년 동안 4번이나 최하위를 기록한 구단임에도 불구하고 관중이 줄어들지 않게 만든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기도 했다.

 

다른 구단보다 후한 선수 은퇴식을 열었고 다른 구단들이프랜차이즈 스타최동원과 박충식의 선수협 파동으로 징계성 트레이드를 하는 중에도 한화는 정작 선수협 회장으로 전면에 나섰던 프랜차이즈 스타 송진우에게 징계성 트레이드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한화에서 뛰었다는 이유로 진정필의 백혈병 수술비를 지원했고 최동원 전 2군 감독이 별세했을 때에는 4년간 코치로 연을 맺었다는 이유로 한화그룹 임직원이 상을 당하는 경우에 준해서 지원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런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우대가 폐쇄적인 운영으로 변질되면서 한화의 몰락에 일조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거나 어느 정도 좋은 활약을 했던 선수들이 적절한 연수도 거치지 않은 채 바로 구단의 요직에 기용된 것이다. 정민철, 이상군, 김민재, 조경택 등의 코치진은 몇 년간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면서철밥통, 공무원 코치라는 팬들의 원성을 들었다. 의리를 중심으로 한 코치 인선은 특히 신인 드래프트와 맞물려 전문가들에게 신인 선수의 육성 실패, 고질적인 수비 불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적절한 외부 수혈을 통한 팀 전력 보강도 이뤄지지 않았다. 1987년 창단 이후로 2014시즌을 앞두고 정근우, 이용규를 영입하기 이전까지 한화가 영입한 외부 FA 2006년에 영입한 김민재, 2012년 송신영 단 2명에 불과했다. 트레이드나 방출 선수의 영입을 통한 보강은 어느 정도 이뤄졌으나 대부분 전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2군 선수의 트레이드거나 성적이 하락하고 있는 노장 선수의 영입이었다.

 

한화는 3년 연속 최하위 이전에도 2009, 2010시즌에 이미 두 번 연속 꼴찌를 경험했던 팀이다. 그럼에도 한화는 외부 영입을 통한 전력보강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우대는 다른 구단들이 본받을 만하지만 한화는 우대를 넘어 팀을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운영했다. 고인 물은 썩는다. 한화에서는 신인 드래프트와 인프라 구축을 통한 내부 자원의 육성뿐만 아니라 외부 자원의 수급도 최근까지 지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전력의 누수가 발생했을 때 자리를 메워줄 선수층 자체가 지극히 얇은 상태였고 장기적인 침체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5. 수비 시스템 부재

2014시즌 한화는 9개 팀 중에서 득점은 제일 적고, 실점은 제일 많았다. 총체적 난국이다. 이 중에서도 1위 넥센에 비해 222점 적은 득점보다는 281점 많은 실점이 더 문제다. 흔히 야구를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강타자가 즐비한 팀도 상대 타선을 막아줄 투수진이 없다면 경기를 이길 수 없다. 한화에는 상대 타선을 막아낼 투수가 없었다. 케일럽 클레이는 34패에 평균 자책점 8.33만을 남긴 채 6월에 방출됐다. 이어 영입한 타투스코도 26패에 평균 자책점 7.07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믿었던 앤드루 앨버스도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토종 투수도 마찬가지다. 팀 내 최다승 투수는 7승을 거둔 안영명, 윤규진, 이태양이다. 이 중 안영명과 윤규진이 구원 투수인 점을 생각하면 한화의 마운드는 허약 그 자체였다. 그나마 발굴했다는 이태양도 피홈런이 1(25). 제 몫을 해줘야 할 유창식, 김혁민, 송창현 등 3명의 선발투수들도 부진했다. 그러나 투수진의 부진을 온전히 투수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2014시즌 한화의 실책은 101개로 1, DER(수비효율) 0.633으로 평균에 비해 0.02나 낮은 압도적인 꼴찌였다. ‘타격은 슬럼프가 있지만 수비에는 슬럼프가 없다는 말처럼 야구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잘 표현한 말도 없다. 그만큼 프로야구에서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좋은 수비 하나로 팀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으며 예상치 못한 수비 실책은 팀 전체를 흔들리게 할 수도 있다. 2015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은 한화의 투수력에 대해투수 자체가 약하다기보다 (약한) 수비 때문에 투수가 몰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라며수비가 얼마나 커버해주느냐에 따라 투수도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화를 떠난 용병 투수의 선전은 빈약한 투수력의 원인이 수비력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수비무관자책점(3.73)에 비해 평균 자책점이 2점가량 높았던 다나 이브랜드가 뉴욕 메츠에서 구원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한화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션 헨, 훌리오 데폴라, 케일럽 클레이도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에 등판했다. 이들의 특징은맞춰 잡는 피칭을 하는 투수들이라는 것이다. 맞춰 잡는 피칭은 삼진 아웃을 시키지 못하더라도 정교한 제구력을 이용해서 타자의 배트에 공이 맞아 땅볼로 유도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맞춰 잡는 피칭을 할 수 있는 유능한 투수도 최악의 수비력을 가진 한화의 수비진 탓에 아웃이 될 상황이 안타나 실책으로 이어졌다.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의 유도 땅볼이 안정적으로 아웃이 처리되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볼넷도 줄었다. 안타를 맞더라도 아웃이 된다면 투수들은 자신 있게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속되는 한화의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은 스카우트의 문제가 아닌 환경의 문제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한화 이글스의 수비 불안이 고착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수비력을 갖고 있는 삼성라이온즈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2011시즌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2000년 수비코치로 부임한 이후 삼성의 수비시스템을 완성했다. 수비코치 시절부터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지도하기 위해상황별 수비 시프트·로테이션을 설명한 책을 만들었다. 류 감독은신인 선수나 새로 삼성에 들어온 선수들이 수비 로테이션이나 시스템에 금방 적응할 수 있게 하려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주자가 1, 2, 또는 1·3루에 있을 때 수비 시프트 방법, 런다운 플레이, 중계 플레이 등의 방법이 수록돼 있다. 야수진의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도 수비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했다.

 

메이저리그의 명문 구단들은 마이너리그부터팀이 만든 교본대로 수비를 익힌다. 각 팀마다 고유의 수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류 감독이 이런 아이디어를 얻은 것도 우연히 접한 LA다저스의 교본 덕분이다. 삼성은 1995년부터 2군 전용구장과 훈련시설을 구축하는 등 인프라 개선에 적극적이었다. 2000년부터 체계적인 수비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면서 몇 번의 세대교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수비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한화의 신인 선수들은 2군 구장의 부재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했다. 수비시스템을 위한 교본도, 고유한 수비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 한화의 수비불안은 단기 성과중심주의, 부실한 드래프트와 인프라 투자 소홀, 폐쇄적인 구단운영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로 인해 선수층이 빈약해지면서 나이가 들어 운동신경이 떨어진 노장급 선수들이 주전으로 뛸 수밖에 없었고 수비의 핵심이 되는 포지션인 포수, 유격수, 중견수 자리는 신경현(75년생)과 이대수(81년생), 강동우(74년생)가 오랫동안 차지했다. 3명의 선수는 노쇠화로 인해 수비력이 떨어지거나 선수생활 내내 수비 불안으로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한화는 이 선수들을 대체할 만한 외부 선수 영입을 통한 수비보강이나 내부 자원의 육성을 통한 대체에 무관심했고 따라서 수비 불안이 고착화됐다.

 

 

한화 이글스의 향후 재도약 가능성

한화는 오랜 기간 암흑기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뒤늦게나마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먼저 신인 드래프트부터 바뀌었다. 2010년부터는 지명권을 모두 사용해 다른 구단처럼 10명씩 드래프트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최대어 유창식에게 계약금 7억 원을 주고 영입하는 등 투자 규모를 늘렸다. 2014년 시즌까지 투자가 빛을 본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2012 12월 개장한 ‘2군 구장인 서산야구장과 부속 훈련시설은 수준급이다. 신인 선수들을 육성할 토양은 어느 정도 갖췄다.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폐쇄적 운영과 최악의 수비를 혁신할 카드로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다. 팀을 재건하기 위해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를 감독으로 선임하는 게 최근 야구계의 추세다. 하지만 한화는 3연패에 빠지면서 외부 인사를 통한 개혁을 선택했다. 향후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시리즈에서 10번이나 우승한 김응용 감독을 영입할 때도 안팎의 기대는 뜨거웠다. 하지만 결과는 매우 참담했다. 최근 한화가 투자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시 노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재도약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2015시즌 독수리의 비상을 기대한다.

 

 

성적 부진 요인 분석 및 시사점

한화 이글스는 최근 몇 년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승 보증수표 김응룡 감독의 카드도 통하지 않아서 2015시즌을 위해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다. 야신이 새로운 신화를 창출하길 기대하며 그동안 한화의 실패 사례가 기업에 주는 의미를 살펴보자.

 

1) 단기 성과주의: 단기 성과주의는 모든 기업이 해결해야 할 난제다. 실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기업을 유지할 자금을 확보할 수 없다. 그렇다고 너무 단기 실적에 매달리다 보면 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없다. 그래서 장기와 단기의 균형을 중시하는 것이고, 이런 관점에서 나온 성과관리체제가 바로 BSC(Balanced Scorecard). 단기 실적주의가 기업에서 더욱 팽배해지는 이유는 경영진에 대한 성과관리제도와도 무관하지 않다. 야구감독과 마찬가지로 경영진은 실적에 따라 생사가 결정되는계약직이다. 우리 기업의 CEO 평균 재직기간이 2.5년이 채 안 된다는 사실은 이러한 세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단기 실적주의의 가장 큰 폐단은 경영진이 손이 쉽게 닿는 과실을 수확하려는 경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 빠른 결과를 얻으려고 눈앞에 보이는 것만 신경을 쓰거나, 숫자에 사로잡혀 근원적 원인을 고려하지 않으면 기업의 근본적인 기저가 흔들릴 수 있다. 기업의 경쟁 우위는 짧은 시간에 생성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전략적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단기 성과주의는 조직원까지 영향을 미쳐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는 단기 실적에 집중하게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3M은 각 개인 업무시간의 3분의 1을 미래를 위해 투자하도록 독려한다. 듀폰의 경우에도 본인이 무슨 일을 먼저 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미래에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판단이 되면 그것을 가장 우선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2) 채용(드래프트): 위기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위기를 벗어나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결국 우수한 인력이 있어야만 기업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조직에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인력이 있어야만 경쟁우위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할까? 아니면, 좋은 사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까? 현재 선진기업은 두 가지 모두를 관리하고 있다. 인재 확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인재 유지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이를 모니터링·개선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연봉은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연봉 하나만으로는 인재 확보와 유지에서 성공할 수 없다. 특히 기술 중심 기업에서는 인재채용(Talent Acquisition)을 인사 분야에서 가장 중시하고, 우수 인재 채용을 CEO의 가장 중요한 성과지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더불어 채용 선발도 점점 정밀화되고 있다. 구글에서는 인·적성검사, 심층면접, 바이오 데이터 활용뿐만 아니라 인재분석팀(Talent Analytic Team)에서 인사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인력을 선발하고 있다. 결국 인재를 통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3) 인프라: 여기서 인프라에 대한 논의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하겠다. 당장 성적을 올리려고 스타 선수의 영입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게 되면 구단의 적절한 자원관리가 가능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의 스타에 좌지우지되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운이 좋게도 그 선수가 부상도 없고, 슬럼프도 없고, 다른 팀원들과 잘 지내서 팀워크도 형성한다면 단기적으로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로는 지속적인 승리 팀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기업에서도 한 사람의 스타에 종속되지 않도록, 프로세스와 시스템 차원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보직을 결정해 그 자리에 배치하려면 어떠한 역량과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 미리 요건을 정해 놓는다. 그래서 그 보직에 있는 사람이 부재 시에는 거기에 상응하는 인력을 업무 공백 없이 배치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조직에서 건전한 경쟁이 없으면 조직역량은 하락하게 된다. 가능성이 높은 인력이 빠르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과제를 통해 빠르게 육성시켜야 한다. 그리고 육성의 책임이 코치와 감독만의 역할이 아닌 선수 간의 코칭·멘토링을 통한 성장까지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내에서 팀워크가 강화되고 서로 간의 믿음과 신뢰 속에서 성적이 올라간다. 예를 들어, 수비를 믿을 수 없어 아웃 카운트를 늘리기 위해 꼭 삼진을 잡아야 한다는 투수보다는 수비를 믿고 맞춰도 아웃 카운트를 늘리 수 있다고 믿는 투수가 훨씬 다양하고 편안한 투구를 할 수 있다. 기업에서 혁신과 영업도 이와 비슷하다. 동료와 회사를 믿어야만 영업을 손쉽게 할 수 있고, 동료를 믿어야만 새로운 시도를 통한 혁신이 가능한 것이다.

 

4) 폐쇄적인 조직운영: 직원들은 어떤 사람이 발탁돼 리더가 되는지를 보면서 기업의 미래를 예측한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엄정한 선발 기준에 따라 내부 경쟁자와의 경합뿐만 아니라 외부 경쟁자와 비교를 통해서도 발탁돼야 한다. 과거에는 GE와 같이 내부 육성을 통한 승진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문호를 개방하는 기업들이 많다. 다만 최고경영진으로 바로 영입하기보다는 바로 밑 단계에 영입한 후 일정 기간 검증한 후 위로 올리는 프로세스를 선호하고 있다.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내부에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못한 리더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명확한 인재선발 시스템만이 야망이 있는 인력에게 꿈을 줄 수 있다. 마치 육식동물이 새끼에게 강한 훈육을 하듯이 이러한 과정에서 성공하지 못한 리더에게 제공할 자리는 없다. 이러한 기업에서는 외부 압력, 친인척 채용, 지연과 학연 등이 스며들 공간이 없다. 공정한 선발 및 승계작업을 통해 우수 인재는 꿈을 키우고 자신을 담금질하게 된다. 이렇게 외부 수혈을 신경 쓰게 된 이유는 내부 경쟁을 통한 평균 하향화를 막고,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와 비교해도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자기계발을 강조하고, 빠른 기술변화에 따른 빠른 조직역량 확보를 위해서다. 이러한 인재관리시스템이 기업에서 자리 잡아야만 지속적으로 리더 및 우수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

 

수비를 믿을 수 없어 아웃 카운트를 늘리기 위해

꼭 삼진을 잡아야 한다는 투수보다는 수비를 믿고

맞춰도 아웃 카운트를 늘리 수 있다고 믿는 투수가

훨씬 다양하고 편안한 투구를 할 수 있다.

기업에서 혁신과 영업도 이와 비슷하다.

 

5) 수비: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저성장 시대에는 과거와 같이 큰 성공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기업에서 어떠한 기능이 핵심이고, 어떠한 기능이 지원인가를 명확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핵심에 집중하고, 지원영역에서는 효율화가 진행돼야 한다. 더불어 최근 소비자에 대한 분류는 과거와 같이 간단하게 성별 또는 연령으로 나눠서 분석해서는 안 된다. 이런 분류로 분석을 실시하면 아무도 만족하지 않는 상품이 개발될 것이다. 이제는 인종, 성별, 가치관, 종교, 세대, 연령 등 너무도 많은 고객 세그먼트가 존재한다. 그러기에 기업에서 절대 물러서면 안 되는 세그먼트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애플과 할리데이비슨에는 마니아층이 존재한다. 이들을 통해 브랜드 가치가 제고되고 새로운 혁신이 이뤄진다. 이것이 바로 기업에 있어서 수비다. 승리하려면 화려한 공격력보다는 안정적 수비력이 필수다. 어느 스포츠도 쉽게 흔들리는 수비력을 보유한 팀이 우승을 하는 경우는 없다. 이기는 팀은짠돌이 팀이지화려한 스타 팀이 아니다. 마치 올해 우승을 거머쥔 팀은 공격력의 넥센이 아닌 투수력의 삼성인 것과 같이.

 

이현우 야구 칼럼니스트 hwl0501@naver.com

이현우 야구 칼럼니스트는 공주대 지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전문 커뮤니티 MLBNATION를 운영하고 있으며 네이버 라디오에서 MLB 관련 프로그램의 패널 및 방송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김기령 타워스왓슨 대표이사 charlie.kim@towerswatson.com

김기령 타워스왓슨 대표이사는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교육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머서, 헤이그룹, 에이온컨설팅, 씨엘오그룹 대표이사를 지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인사관리, 인재개발, 리더십과 조직개발 영역이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글로벌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는 조직과 인사 전문가다.

  • 이현우 | - 야구 칼럼니스트
    - 메이저리그 전문 커뮤니티 MLBNATION 운영
    - 네이버 라디오 MLB 관련 프로그램 패널, 방송 편집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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