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답을 구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

39호 (2009년 8월 Issue 2)

칼리 피오리나 “질문은 답을 구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
휴렛팩커드(HP)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칼리 피오리나는 여성 리더의 역할 모델로 자주 언급된다. 그는 CEO로 재직하는 동안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여성적 특질 때문에 소모적인 비난과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의 화려한 등장과 실패의 역사는 자서전인 <칼리 피오리나·힘든 선택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한계가 아닌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리더로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노력한 것 등 ‘사랑받기보다는 존중받기 위해 노력했던 한 명의 리더’로서는 충분히 기억할 만하다.
 
칼리 피오리나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여성 리더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과정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 그는 수많은 장애와 고난을 용기 있게 극복해 나갈 수 있었던 힘의 원천으로 특유의 낙천적인 기질을 꼽았다. 그런 기질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3개 대륙의 5개국을 이사 다니며 여러 나라의 학교에서 공부했던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 헌법학자였던 그의 아버지는 세계 각국의 법체계를 연구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자칫 영원한 아웃사이더로 머물 수도 있었지만, 어린 칼리는 빠른 시간 안에 사람을 사귀는 능력을 터득하며 적응력을 키워 나갔다. 그는 나중에 “사람을 빨리 사귀는 데 필요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질문과 경청’이었다”고 말했다.
 
“나는 상대방을 알기 위해 질문하는 것 자체가 상대를 존중하는 것임을 어릴 적부터 터득했다. 질문은 어떤 답을 구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 나는 질문을 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음으로써 그와 깊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었다.”
 
질문은 답을 얻어주기도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고, 그의 생각을 자극하며, 궁극적으로는 상대 스스로 말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가져다준다. 질문하는 행동은 상대가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과정이며, 그의 깊은 생각과 가능성에 노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매우 이타적인 행동이다.
 
마이클 델 “자신의 조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지 말라”
델 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와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다. 12세 때 우표책을 팔아 돈을 벌었으며, 1984년에는 대학을 중퇴하고 단돈 1000달러로 델 컴퓨터를 창업했다. 그는 ‘다이렉트 마케팅’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전화로 주문한 고객의 요구대로 컴퓨터를 맞춤 제작했다. 직접 구매한 부품을 사용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불과 4년 후 27세의 마이클 델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리더 목록에 최연소 CEO로 이름을 올렸다.
 
위대한 기업이라 할지라도 실패의 역사는 있기 마련이다. 델 컴퓨터는 1989년 ‘올림픽(Olympic)’이란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으나,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실패를 하고 만다. 델은 이 실수를 통해 중요한 학습 기회와 교훈을 얻었다. 엔지니어는 자신의 기술적 우위나 견해를 시장에 강요해서는 안 되며, 언제나 고객의 판단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 후 델 컴퓨터는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고객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마이클 델은 또 자신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자신의 조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지 말라. 당신이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면 더욱 똑똑한 사람을 채용하든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겨라”는 말을 반복해 강조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전체 운영 프로세스에 걸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관여가 필요하다. 하지만 리더가 자신이 완벽하다고 믿으면 다른 구성원들의 관여도가 떨어진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리더 밑의 직원들은 리더에게 심리적 거리감을 둘 뿐만 아니라 그를 도우려 하지 않고, 일이 잘못되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