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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그릿’은 유전되는가?

한지영 | 391호 (2024년 4월 Issue 2)
Based on “You take after your father: Paternal grit and young adult self-employment” (2023) by Patel, P.C., Wolfe, M.T., & Bailey, R.C. in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Insights. Vol. 19 e00378



무엇을, 왜 연구했나?

미국의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 박사는 그의 저서 『GRIT』1 에서 그릿을 ‘어떤 고난이나 역경이 닥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힘의 원천’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그는 그릿이 성공과 성취를 이끌어내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도 주장했다. 인생에서의 성공과 성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릿이라는 개인적 특성과 태도가 유전적인 요인을 통해 신체적 특성, 태도, 그리고 행동과 같이 부모 세대로부터 자녀 세대로 전달되는지에 대한 문제는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특성이 특정 직업군을 선택하는 데 얼마나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탐구 역시 최근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그릿과 관련된 유전적 전달 및 직업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는 구체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다.

부모는 단순히 유전적인 특성을 자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서 가정은 물론 직장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자녀에게 중요한 역할 모델이 된다. 자녀들은 성장 과정을 거치는 동안 부모를 바라보며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지침을 얻게 된다. 부모의 다양한 경험, 지식, 그리고 일상에서 보여주는 행동 양식은 자녀가 진로를 결정하는 등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특히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을 때 부모의 대응 방식과 해결책을 관찰하며,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모방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대규모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달리 자신의 사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마주하는 특정한 도전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그릿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창업 초기 단계에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정, 투지, 장기적인 인내심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아버지의 그릿이 청년기 자녀의 그릿을 통해 청년기 자녀의 자기 고용 능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CUPESSE2 조사에서 얻은 1504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자들은 아버지의 그릿이라는 특성과 청년기 자녀의 자기 고용 능력 사이의 관계를 조명함으로써 청년의 자기 창업 과정에서 부모의 영향력이 미치는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그릿’이 청년기 자녀의 ‘그릿’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쳐 결국 청년기 자녀의 자기 고용 능력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아버지의 ‘그릿’은 청년기 자녀의 ‘그릿’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내 다른 주체들의 행동적 특성을 관찰하고 내면화하는 사회 학습 이론(Social Learning Theory)에 따르면 자녀들은 부모를 역할 모델로 삼아 평상시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해 그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즉, 열정과 끈기가 높은 부모의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고 발전시켜 부모처럼 높은 수준의 열정과 끈기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그릿이 청년의 그릿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릿이 부모 자녀 사이의 관계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청년기 자녀의 그릿은 아버지의 그릿과 청년기 자녀의 자기 고용 능력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오와주립대 브랜드 뮬러 교수팀의 기업가정신에 관한 선행 연구 결과인 ‘그릿이 높은 개인은 자기 고용을 통해 더 큰 성공을 추구하고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아버지로부터 높은 수준의 그릿을 전수받은 청년기 자녀는 직업에 대한 윤리, 역경과 어려움에 대처하는 능력, 일을 통한 성장 역량을 향상시키는 행동 메커니즘으로 작용해 직무에 대한 요구 사항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기 고용을 더 쉽고 바람직한 기회로 인식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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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아버지의 그릿이 청년기 자녀의 그릿을 통해 청년기 자녀의 자기 고용 능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찰한 것으로 아버지의 그릿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질 수 있는 특성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그릿은 학교, 직장 등 다양한 사회적 맥락에서 형성된 대인 관계를 통해 배울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는 특성이라는 선행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서 아버지-자녀 관계가 그릿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잠재적 원천이라는 보완적 관점을 새롭게 제시한다. 실제로 다양한 선행 연구는 부모-자녀 관계가 직업의 선택과 개발에 있어 오랜 기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주장해 왔다. 특히 청년기 자녀가 자기 고용을 추구하는 선택과 결정에서 아버지의 그릿이 잠재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본 연구 결과는 아버지와 자녀의 질적 상호작용을 통해 자녀의 그릿을 더욱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한지영 | 비어케이 영업2본부장, 기술경영학 박사

    필자는 서울대 소비자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양한 규모의 국내외 기업과 조직에서 15년 이상 C-Level 임원(CMO)으로 일해 왔으며 현재 글로벌 프리미엄 맥주 ‘칭따오’를 수입 유통하는 ‘비어케이’에서 소비자 채널의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주요 관심 연구 분야는 조직 및 팀 성과 창출, 조직 변화 관리와 리더십,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조직 자원 이론 등이다.
    jeo09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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