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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지원팀 이젠 ‘변화 관리팀’으로 진화

김진환 | 361호 (2023년 01월 Issue 2)
Based on “Understanding sales enablement in complex B2B companies : Uncovering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in a cross-functional and multi-level case study” (2023) by Fabian Lauzi et al, Industrial Marketing Management, 108, 47-6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영업 지원(Sales Enablement) 업무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고객을 직접 만나는 현장 영업 업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케팅 업무로 보기도 애매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일정 규모 이하의 기업에는 영업지원팀이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소 중견 기업 정도는 돼야 영업지원팀이 있다. 영업 지원이 어떤 업무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국내 한 대기업은 직무 소개 코너에서 “고객 및 거래처의 불만사항 및 의견 청취, 경쟁사 및 시장정보 수집”을 영업 지원 주요 업무로 꼽았다. 다른 기업은 “수금 및 매출 채권 관리, 마감 관리, 이윤 집계”를 영업 지원 업무로 규정했다. 외국계 IT 기업 오라클은 “영업팀이 현명하게 판매하고 더 많은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와 콘텐츠, 프로세스”라고 영업 지원을 정의했다. 영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가망 고객 창출, 가망 고객 관리, 판매 자동화, CRM, 계획 및 예측, 콘텐츠 생산, 영업 직원 채용 및 훈련, 코칭, 영업 기술 적용” 등을 영업 지원의 예로 들었다. 본 논문의 저자들은 “영업 부서의 효율성 향상을 위한 범부서 차원의 계획”을 영업 지원이라고 정의했다.

영업 지원의 정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유럽 6개국에서 모인 연구진은 B2B 기업에서 영업 지원이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 기업 내부에서 영업 지원 활동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부서나 직급별로 영업 지원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다른지 규명하고자 했다. 다양한 회사에서 얼마나 다양한 관점을 가졌는지가 아닌 한 회사 내에서 부서별, 직급별로 어떠한 관점을 갖는지 확인하기 위해 1개의 기업을 선택했다.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면서 전 세계 3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이 분석 대상이 됐다. 여기 소속된 영업, 마케팅, 영업 지원, 영업 관리 부서의 25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응답자들에게는 총 4개의 질문이 주어졌다. 첫 번째 질문은 “당신은 영업 지원을 어떻게 정의하나”였다. 전반적으로 영업, 마케팅, 영업 지원, 영업 관리 등 4개 부서 담당자의 의견은 비슷했다. 영업 지원은 말 그대로 영업팀의 업무를 도와 주기 위해 사전에 준비 활동을 하는 업무라는 것이다. 현직에 있는 영업 지원 담당자는 시장 진출 전략(Go-To-Market)을 실현하는 존재라고 표현했고 마케팅 담당자는 다양한 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영업팀에 자원을 제공하는 부서라고 말했다. 영업 관리 담당자는 CRM 데이터와 콘텐츠가 영업 지원의 핵심이라고 밝혔고, 영업팀은 영업의 전 과정을 도와주는 모든 행동이라고 정의했다.

두 번째는 “당신은 영업 지원 전략을 어떻게 정의하나”라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서도 각 부서 담당자의 의견은 유사했다. 기업 성장을 위한 북극성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 CRM 및 데이터 공유를 통한 기반 작업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CRM 활용이 강조됐는데 CRM은 단순히 고객 정보를 쌓아 놓는 툴이 아닌 기업의 전략 수립과 실행을 위한 IT 솔루션이면서 동시에 기업의 변화 관리를 선도하는 핵심 전략 자산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영업 지원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는 질문에 대해서는 담당자 간 이견이 발생했다. 영업 지원 담당자는 신규 영업사원의 빠른 적응과 교육, 영업 운영 업무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마케팅 담당자와 영업 관리 담당자는 인사 측면의 업무가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동일한 의견을 가졌지만 CRM이나 학습 관리 시스템(LMS), 콘텐츠 관리 등도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영업 담당자는 개인별 코칭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질문인 “영업 지원의 효율성을 어떻게 측정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부서별로 KPI나 목표 타깃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잣대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측정을 어렵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관계자는 나름의 의견을 피력했다. 영업 지원 관계자는 총매출을 판단 기준으로 삼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마케팅 담당자는 잠재 고객 발굴(Lead Generation)을 주요 평가 지표로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직급별로는 어떠한 차이를 보였을까? 경영진과 중간관리자들은 영업 지원 업무에서 콘텐츠 생산이나 관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영업 지원은 신입 영업 직원의 빠른 적응과 성공적인 영업 사례 공유 및 확산에 매진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점을 보였다. 특히 중간관리자들은 영업 지원이 기업 전략적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주기를 바랐다. 반면 실무자들은 영업 지원 담당자가 인사이드 세일즈(Inside Sales)를 수행하고, 영업 계획을 수립해 주기를 바랐다. 또한 영업 파이프라인을 생성하는 데 이바지해 주기를 희망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관리자들은 신규 직원의 육성과 기업 변화 관리에 초점을 맞춘 반면 실무자들은 신규 고객 발굴에 관심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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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영업 지원이 새삼 부각된 것은 그만큼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사실의 방증일 것이다. 2021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영업사원 44%가 2년 안에 현재 조직을 퇴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CSO 인사이트에 따르면 47%의 영업사원이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영업 환경이 급변한 상황에서 영업사원에게 보다 많은 역량이 요구됐고, 그만큼 큰 기업에선 영업 지원 조직도 함께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과거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트레이드 마케팅(Trade Marketing) 부서가 우후죽순으로 생겼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매출 데이터 분석, 프로모션 지원, 교육 훈련 등을 통해 영업팀을 돕는다는 점에서 둘은 매우 유사하다.

결국 문제의식은 마케팅 및 영업 부서를 비롯한 사업 부서를 어떻게 원활하게 작동시킬 것이냐로 돌아간다. KPI와 핵심 역량, 일하는 방식이 모두 다른 두 부서 간의 간극을 메꾸고, 사내의 혁신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 영업 지원인 것이다.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금, 이름 그대로 영업팀의 지원 업무를 담당하던 영업 지원은 이제 CRM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업 변화 관리의 첨병으로 진화하고 있다. 영업 지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전적으로 조직의 의지와 역량에 달렸다.


김진환 서울산업진흥원 창업정책팀 수석 siberian@sba.seoul.kr
필자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국계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서 13년 이상 세일즈와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으며 세일즈맨 40명을 인터뷰해 『팔자생존』이라는 책을 펴냈다. 현재 서울산업진흥원 창업정책팀에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방안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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