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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Health

직장 내 괴롭힘은 개인 아닌 시스템 문제

김헌태 | 346호 (2022년 06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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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Mental Health Problem as a Risk Factor for Workplace Bullying: The Protective Effect of a Well-Functioning Organization” (2021) by Rosander, M. in Annals of Work Exposures and Health, pp. 1096-1106.

무엇을, 왜 연구했나?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이래로 2019년 2130건, 2020년 5823건, 2021년 6763건의 사건이 고용노동부에 접수됐다. 직장 내 괴롭힘 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접수되지 않은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 개인뿐 아니라 회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 하지만 성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사내에서 크게 이슈화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많은 연구가 정신 건강과 직장 내 괴롭힘의 관계를 밝히고 있는데 직장 내 괴롭힘 혹은 따돌림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등 정신 건강 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거꾸로 정신 건강이 좋지 않으면 직장 내 괴롭힘 피해가 더 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면, 이런 관계가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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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스웨덴 린셰핑대 연구진은 정신 건강 문제와 직장 내 괴롭힘 사이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했다. 그들은 기존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직장 내 개인의 역할 명료성과 직장 내 질서 수준이 정신 건강과 괴롭힘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10명 이상의 사업체에서 일하는 18세에서 65세까지의 직장인 1095명의 자료를 토대로 연구 변수인 정신 건강 문제,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역할 명료성과 질서, 프리젠티즘(Presenteeism)1 을 측정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우선 정신 건강과 직장 내 괴롭힘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문제가 없는 경우보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할 확률이 약 2.4배 정도 높았다. 또 정신 건강과 직장 내 역할의 명료성 및 질서와의 관계도 유의한 결과가 나타났는데, 즉 개인의 업무 및 역할이 모호하고 회사의 업무 처리 방식이 체계화돼 있지 않거나 부서 간 업무 분담이 명확하지 않을수록 정신 건강이 악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년간 프리젠티즘을 겪은 날 수가 증가할수록 정신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도 증명됐다.

두 번째로 직장 내 역할의 명료성 및 질서가 정신 건강과 직장 내 괴롭힘의 관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개인의 역할이 모호하고 회사의 업무 처리 방식이 체계화돼 있지 않을 경우에만 피해자의 정신 건강 문제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프리젠티즘도 정신 건강과 직장 내 괴롭힘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규명됐다.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고 프리젠티즘을 겪고 있는 사람은 괴롭힘을 경험할 위험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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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이전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정신 건강 문제가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개인의 역할 명료성, 직장 내 질서, 프리젠티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침을 보여준다. 그런데 개인의 정신 건강 상태도 직장 내 괴롭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이런 현상이 회사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회사 내에 개인의 역할이 명료하고 질서가 체계적으로 잡혀 있는 경우, 개인의 정신 건강 문제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는 직원의 정신 건강 문제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회사의 시스템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준다. 구체적으로 회사가 조직 내 직원들의 역할을 명료하게 정해주고 회사 내부의 업무 처리 방식을 체계화하는 등의 조치가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는 유용한 보호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 프리젠티즘이 정신 건강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직장인이 신체적, 정신적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쉬지 않고 출근을 강행할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트레스 요소가 증가하는 환경이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한 직장 내 괴롭힘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는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는 원인이 단지 개인의 정신 건강 문제 혹은 결점 때문이 아니라 회사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음을 밝힌다. 직장 내 괴롭힘이 빈번히 발생하는 회사라면 근본적으로 부서 간, 개인 간의 업무 분담이 명확한지, 혹은 업무 구조가 체계적인지 등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또 직장인 개개인도 평소 적절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스트레스 요인을 관리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김헌태 미시시피대 응용과학부 데이터 애널리스트 hkim35@olemiss.edu
필자는 연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운동생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미들테네시주립대에서 체육측정평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시피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미시시피대 데이터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신체 활동 측정 및 중재,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체 활동과 다양한 건강 변인과의 관계 규명 등을 연구하고 있다.
  • 김헌태 | 미시시피대 응용과학부 데이터 애널리스트
    연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운동생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미들테네시주립대에서 체육측정평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시시피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미시시피대 데이터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신체 활동 측정 및 중재,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체 활동과 다양한 건강 변인과의 관계 규명 등을 연구하고 있다.
    hkim35@olemiss.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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