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직원들의 라이프사이클 여정을 관리하는 하나금융티아이의 디지털 HR 시스템은 직원들의 입사 지원 시점부터 퇴사 이후까지 생성, 수집된 모든 데이터가 등록되는 플랫폼이다. 2020년 11월 도입된 이후 이 시스템은 직원들의 데이터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근로시간 관리나 일과 삶의 균형 유지를 용이하게 하고, 퇴사를 방지하고, 신입사원이 겪는 애로사항을 해소해주는 등 일련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 시스템이 기존 인사관리 체계와 다른 점은 직원 경험 관리 모델을 채택했다는 데 있다. 마케팅에서 고객 경험 관리가 화두로 부상했듯 HR에서도 일을 단순히 생계유지 수단이나 경력이 아닌 인생의 경험으로 여기고 직원의 성장, 행복 등 가치에 초점을 두는 트렌드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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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라이프사이클 여정부터 달라져야 한다.’
2019년 6월부터 7월까지 컨설팅, 2019년 8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사전 준비, 2020년 4월부터 10월까지 시스템 구축. 장장 1년 5개월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0년 11월 하나금융티아이는 전사적 DT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사내에서 직원들이 사용하는 HR 시스템을 전면 디지털로 전환한 것이다. 회사는 이 새로운 인사관리 시스템을 ‘D-HR 시스템’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코로나19 발발 이후 감염병 상시화, 비대면 업무 확산으로 일하는 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이 시스템 기반 HR의 디지털 전환에는 더욱 속도가 붙었다.
직원 정보의 데이터화,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특징으로 하는 D-HR 시스템의 강점은 전 직원들의 라이프사이클 관점에서 구축된 ELM(Employee Life-cycle Management) 체계라는 데 있다. 이 시스템에는 입사 지원 시점부터 지원자의 기본 요건, 면접자의 의견 등 다양한 직원 정보가 생성돼 등록된다. 여기에 이 직원이 입사 이후 근무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평가 결과, 교육 이력 등의 데이터도 차곡차곡 쌓인다.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HR 분야를 선도하는 오라클과 SAP 등에서 도입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퇴직 예측 모델을 활용해 퇴직 가능성이 높은 직원을 예측하고 사전에 관리할 수도 있다. 회사는 이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에게 신청 가능한 복지제도에 대해 알림을 주는 등 정확하고 편리하게 인사관리를 할 수 있고, 직원은 복지나 업무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과 코칭을 받을 수 있다. 직원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제 시행에 맞춰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이처럼 하나금융티아이는 직원 입사 순간부터 발생한 모든 정보를 시계열로 비교 가능하게 함으로써 직원들의 ‘경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하나금융티아이가 구축한 인사 업무 전반(운용/기획/평가) 플랫폼은 직원 경험, 채용, 연수, 평가 등 경험을 데이터화하고 인재관리를 위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또한 사내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는 핵심 인재 데이터를 수집, 가공함으로써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우수 직원을 채용할 수 있게 한다. 모델은 계속해서 진화하는 중이다. 직원 경험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이벤트 기반의 주기적 성과모형 변수를 반영하면서 모델을 정교화하기도 한다. 이 같은 직원 참여 운영 체계가 향후 IT 인재 확보와 선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금융의 디지털화에 앞장서고 있는 하나금융티아이의 ‘디지털 HR’ 혁신 노력을 소개한다.
하나금융티아이의 직원 경험 기반 데이터 관리하나금융티아이의 직원 경험 기반 데이터 파이프라인(Data Pipeline)은 다음과 같다. 먼저 ‘채용 단계’에서는 인재 채용 시스템과 D-HR 시스템을 연계해 합격자 기본 정보 및 면접관 의견을 인터페이스를 통해 자동 이관한다. 이어 ‘부서/업무 배치 단계’에서는 멘토링 정보, 자기 신고 및 직무 만족도 조사(온보딩 프로그램) 데이터를 수집한다. ‘성과 평가 단계’에서는 360도 관찰 결과에 기반한 자유로운 피드백을 요청하고 결과를 활용하며, 모바일 기기를 통해 상시 성과도 관리한다. ‘보상/복리후생 단계’에서는 생애주기에 따른 복리후생 신청, 부서 직원 기념일(생일, 결혼기념일)을 자동으로 공유한다. ‘육성 단계’에서는 업무 수행에 반드시 필요한 역량 항목을 추천하며, 필수/선택 교육 수강 및 교육 결과 피드백을 준다. ‘근태 단계’에서는 결재 대기 문서, 휴가 사용, 근로시간 데이터를 제공한다. ‘퇴직 단계’에서는 퇴직 서류(보안서약서 등)와 면담 결과를 공유한다.
2020년 말 본격 론칭한 D-HR 시스템을 직접 사용해본 직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인터뷰 결과를 종합하면 D-HR 시스템의 큰 성과 중 하나는 직원들이 쉽게 사용하고, 본인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깔끔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호응을 이끌어냈다. 물론 인사 시스템이기에 자체 콘텐츠가 딱딱할 수밖에 없고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움은 존재했다. 한 예로, 모바일을 활용한 성과평가, 복리후생 신청 등 모바일 기능이 더 추가됐으면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급작스럽게 재택근무에 돌입했지만 모바일 인사 시스템으로 쉽게 재택을 신청하고 휴가 결재를 올릴 수 있었던 덕분에 적응이 수월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또한 근태 관리 측면에서도 기존에 워라밸 지킴이라는 PC OFF 시스템으로만 관리되던 근로시간이 인사 시스템으로 통합됨에 따라 직원들 스스로 전날까지의 근로시간 및 법정 한도 대비 근로시간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업무를 조율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