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2. 임직원發 혁신 방법론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두 가지 축

273호 (2019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이 지속가능한 혁신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임직원의 우호적 커뮤니케이션이고, 다른 하나는 임직원이 조직 관련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수집하고 공유하는 스카우팅이다.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무료 배송 등 혜택으로 현재까지 약 1억 명의 멤버를 유치한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십 혜택은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제안으로 시작했으며 매년 독일 아우디에 약 10만 유로에 달하는 공장 운영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시간대별 환기 시스템은 정비공 두 명의 머리에서 나왔다. 버진그룹은 임직원 아이디어에 열려 있는 변혁적 리더십에 힘입어 운송 분야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 HCL테크놀로지는 아예 아이디어 경연대회를 정례화해 혁신의 지속적인 원천으로 삼고 있다.



지속적인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2019년 상반기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가장 혁신적인 기업 리스트를 발표했다. 1 흥미롭게도 상위 톱 10에 선정된 모든 회사가 인공지능(AI), 플랫폼(platforms), 기업 생태계(ecosystems) 개발 등 기술에 집중돼 있다. 이 리스트만 보면 마치 혁신 기업이 되기 위해 모두 AI 같은 첨단기술에 집중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기업들이 혁신을 어떻게 창출하고 있는지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예컨대, 올해 혁신 기업 1위로 꼽힌 구글이나 2위 아마존처럼 10여 년 전부터 혁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들은 임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발현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가령, 구글은 임직원들이 주5일 자기 업무 시간의 20%를 그들이 좋아하는 일에 자유롭게 쓰도록 권장하는 ‘20% 타임제’로 유명하다. 이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창의성의 원천으로 알려져 있으며 구글의 지메일도 이 제도하에서 나왔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는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의사소통과 문제해결 능력으로 이어져 조직 혁신에도 기여한다. 2



또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 기업이라 전문 지식 등 하드 스킬(hard skills)이 임직원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같지만 실제 구글 내에서는 승진 여부를 결정할 때 적극적인 의사 표현과 경청하는 자세, 창의력, 팀워크 능력 같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아마존도 비슷하다. 이 회사 역시 사원들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며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원들에게 승진 기회를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기업 문화로 유명하다. 특히 단순 업무가 대부분 자동화되는 상황에서 아마존 임직원들의 업무가 자동화되기 어렵고 창의성이 요구되는 일에 몰리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원만한 커뮤니케이션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가장 유능한 직원의 덕목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4 이처럼 질문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 질문하는 사원들에게 승진 기회가 더 많이 돌아가는 구조, 다양한 각도에서 전체를 볼 수 있는 사고를 요구하는 조직문화는 아마존의 지속적인 혁신을 이끄는 동력으로 꼽힌다.

그동안 많은 학자가 기업 혁신에 대해 연구해 왔지만 정작 이 같은 임직원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커뮤니케이션 행위의 가치가 추상적이고 막연하게 느껴지고, 당연해 보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중요성을 짐작하면서도 커뮤니케이션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 보니 단순한 현상 분석에 그치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필자들은 기존의 제한적이던 현상 분석을 이론적으로 접근한 개념,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을 차례로 소개하고 기업 혁신에 있어 이 두 가지 커뮤니케이션 현상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1. 우호적 커뮤니케이션 (Employee Allegiant Vocalizing)

경영학과 커뮤니케이션학에서 이뤄진 기존 조직 커뮤니케이션 연구들은 대개 임직원의 발화(voice)는 좋은 것이고, 침묵(silence)은 안 좋은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과연 임직원이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조직 성공에 도움이 되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성공에 방해가 될까? 2000년대 초반부터 임직원의 발화와 침묵을 단편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의 연구가 시작됐다. 5 이런 연구는 임직원이 왜 말을 하고, 왜 침묵하는지를 개념화하는 최초의 시도였으나 데이터를 통해 검증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임직원 발화와 침묵을 다룬 임직원 우호적 커뮤니케이션(Employee Allegiant Vocalizing) 연구는 미국의 임직원 대상 설문 조사를 기초로 통계적 검증까지 거쳤다. 6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으로 경청하거나 기업 비밀을 유지하는 침묵의 기능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 연구의 요지다. 성공적인 합창을 하기 위해서는 소리와 침묵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과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개인이 말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그룹 전체의 하모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연구가 주장하는 바다.

임직원의 우호적 커뮤니케이션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하위 차원을 가진다. 첫째는 우호적 발화, 둘째는 우호적 침묵, 셋째는 우호적 조화다.


● 우호적 발화(Allegiant Voice, Construction): 조직을 위해 업무와 관련된 생각과 정보,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임직원의 커뮤니케이션 행동 (예, 나는 조직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다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 우호적 침묵(Allegiant Reticence, Security): 조직의 전체 이익을 위해 업무와 관련된 아이디어와 정보 또는 의견들을 보호하려 하는 침묵의 커뮤니케이션 행동 (예, 나는 보안이 필요한 조직 관련 정보에 대해서 발설하지 않는다.)

● 우호적인 조화(Allegiant Amity, Harmony): 조직 전체 이익을 고려하고 다른 임직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자신의 말을 아끼는 행동 (예, 나는 조직 전체의 이익과 나의 이익이 충돌할 때 내 개인적 의견을 표현하지 않는다.)


2. 스카우팅(Scouting)
스카우팅은 임직원 커뮤니케이션의 한 단면을 포착한 중요한 개념이며 임직원들이 조직과 관련한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수집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자신들의 조직 관련 정보를 선별하고 찾은 후에 조직 관계자들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행위가 곧 스카우팅이다. 7 일반적으로 기업은 외부 공중이 조직에 대해 평소 어떤 평가를 하는지, 또 어떤 정보가 조직에 도움이 되는지를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형태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흥미롭게도 전략적 정보가 되는 상당수의 데이터는 이와 같이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수집되는 경향이 있다. 8 특히 오늘날과 같이 정보의 양과 질, 직원들의 정보 행위를 통제할 수 없는 디지털 환경에서 임직원들의 스카우팅 행위의 가치는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 유발 요인

조직 혁신을 가능케 하는 두 가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현상들을 살펴봤다. 그렇다면 무엇이 임직원의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 행동을 유발하고 지속시키는가?

1. 우호적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 두 기둥: 변혁적 리더십과 유연한 조직문화
최근 한국에서는 우호적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통계적 방법으로 검정하고, 이에 영향을 줄 만한 변수들을 테스트하는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변혁적 리더십(TL, Transformational Leadership)과 유연한 조직문화(AO, Adhocracy Organization)가 임직원의 우호적 커뮤니케이션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혁적 리더십이란 구성원들의 가치관, 정서, 행동 규범 등을 변화시켜서 조직을 바람직한 방향을 이끄는 리더십을 일컫는다. 9 구체적으로는 임직원 관계를 서로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교환 관계로 보는 것을 넘어 임직원들의 내재적 동기 수준을 높이고 가치를 부여하며 조직의 변화를 이끄는 리더십을 가리킨다. 실제 한국에 거주하는 임직원 563명을 기준으로 연구한 결과 조직 경영진의 변혁적 리더십을 높게 인식한 임직원들일수록 우호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한 조직문화 또한 우호적인 임직원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유연한 조직문화란 비교적 이질적인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탄력적이지만 융통성 있는 조직을 말한다. 이는 조직의 문화를 구분하는 여러 가지 방법 가운데 Cameron과 Quinn(2005)이 제시한 Competitive Values Framework(CVF)를 이용해 만들어 낼 수 있는 4가지 조직문화의 하나다. CVF는 내부 유지(internal maintenance)와 외부 관계(external relationship)를 구분하는 하나의 축과 안정성(stability)과 융통성(flexibility)을 구분하는 또 다른 축을 바탕으로 4가지 차원을 제시하는데 그중 유연한 조직문화는 외부 관계와 융통성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때로는 혁신적이고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는 기업가정신이 강한 조직문화를 말한다.



2. 스카우팅을 만드는 두 기둥: 임직원-조직 관계, 그리고 창조적 문제 해결 의식
스카우팅이란 개념은 등장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관련 연구가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러나 스카우팅 활동을 촉진하는 요인에 대한 연구가 최근 한창 진행 중이다.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카우팅을 낳는 두 가지 중요한 요인으로는 임직원과 조직 사이의 관계의 질(Organization-Employee Relationship Quality)과 임직원의 창조적 문제 해결 의식(Intrapreneurship)을 꼽을 수 있다.



임직원과 조직 사이의 관계의 질이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기업의 특성상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들로 인해 이런 문제는 자주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임직원 관계가 지난 30년간 PR 학문의 핵심 연구 대상인 것은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관리할 가치가 있는 기업의 무형 자산(intangible asset)이기 때문이다. 기업과 임직원 사이의 관계가 좋을 때 임직원들은 조직의 이익에 관련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공유하는 스카우팅 행위를 하는데 이는 주로 제품 리콜, 파업, 경제 위기, 경영진의 교체 등의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10 일반적으로 관계의 질은 4가지의 하위 측정 변수인 상호 통제성, 만족도, 신뢰성, 헌신성으로 측정된다. 미국에 거주하는 임직원 39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임직원의 오프라인 스카우팅 행위는 본인이 몸담고 있는 조직과의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11



이런 관계는 온라인상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 미국 내 임직원 43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본인이 몸담고 있는 조직과 더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을 때 온라인에서의 스카우팅 행위에 더 적극 참여한다고 답했다. 12 이처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과의 관계가 좋을수록 양질의 정보, 특히 공식적인 경로로는 포착할 수 없는 정보까지 자발적으로 수집하고 조직 혁신을 위해 이를 다른 직원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임직원의 창조적 문제 해결 의식은 스카우팅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혁신의 정신은 조직의 문제를 자각하고, 이를 어떻게든 해결해 보고자 노력하는 임직원으로부터 시작된다. 다시 말해, 혁신을 위해서는 임직원이 소속 조직의 발전과 문제 해결에 기여하려 하는 사내 기업가정신(intrapreneurship)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혁신은 임직원이 담당 업무를 진행할 때뿐만 아니라 업무 외 활동 중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공중으로부터 얻는 정보를 통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업무 시간 외 만난 동종 업계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동향을 조직 내 구성원과 공유하면 관련 정보가 조직 발전 및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직원의 창조적 문제 해결 의식은 앞서 설명한 유연한 조직문화의 성격과도 맞닿아 있다. 소속 조직이 외부의 정보에 대해 융통성 있게 반응하는 환경을 갖춘다면 이런 창조적 문제 해결 의식도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을 통한 혁신 사례들

앞서 설명한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을 조합해보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방식, 즉 조직의 임직원발 혁신에 대한 방법론(Bottom-up building of an innovative organization)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많은 글로벌 기업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직접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도입한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 공식적인 보상제도를 통한 아이디어 공유: 사내 공모 등을 통해 관련 업무 중 발생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 금전적 보상인 보너스, 포상 휴가를 주거나 공모전 우승자, 제품 이름 선정권 등의 명예를 부여해 참여를 독려.

● 임직원의 자발적 아이디어 공유: 소속 조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발견했을 때 특별한 보상에 대한 기대 없이 자발적으로 공유. 주어진 업무와 관련이 없는 정보나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조직의 이익에 기여한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공유.


사례 1 HCL테크놀로지(HCL Technologies Ltd.)의 MAD JAM
44개국에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 HCL테크놀로지(이하 HCL)는 많은 아이디어가 프로젝트 진행 과정 중에 발생하는 데도 불구하고 그저 팀 안에서만 공유되고 말거나 관련 프로젝트가 끝나면 묻혀 버리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보고받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은 새로운 방식 두 가지를 도입했다. 첫째, 가치 포털(Value Portal)이라는 사내 인트라넷을 구축해 직원들이 업무 능률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업무 속도를 높이거나(faster), 방식을 개선하거나(better), 비용을 낮추는(cheaper) 목표 중에 하나라도 부합하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인트라넷이 생기자 현장에서 직접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만 가질 수 있는 정보와 아이디어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유 아이디어에 대해 금전적 보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이에 HCL은 금전적 보상 외 명예를 부여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민했다. 그리고 2010년 겨울 MAD JAM(Make A Difference Jamboree)이라는 경연대회를 열기로 했다. 경연 진행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적용해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를 정리해 경연 신청을 하면 1차 심사를 거쳐 본선 진출자가 선정된다. 본선부터는 마치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전 세계 직원들이 온라인 투표로 다음 라운드 진출자를 선정하고, 최종 8개 팀은 HCL CEO와 기업 내외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최종 라운드를 준비한 뒤 심사위원의 선택을 받게 된다.

올해로 7차 경연대회를 끝낸 MAD JAM에는 현재까지 27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참가했으며 5만 표가 넘는 투표가 집계됐다. MAD JAM이 HCL의 핵심 기업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경연에서 선보인 많은 아이디어가 직접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가령, 2012년에는 MAD JAM에서 우승한 ‘MyCloud’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관리 프레임워크를 비롯해 19명의 준결승 진출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실제로 도입됐고 그해에만 HCL 고객사들에 3300만 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 효과를 가져왔다. 이 밖에도 새로운 고객이 금융 플랫폼 서비스에 적응하는 주기를 대폭 단축해주는 ‘고객 온보딩(customer on-boarding) 솔루션’, 경찰관이 모바일 장치를 사용해 범죄 현장에서 중앙 경찰 통합관제센터로 세부 정보를 시시각각 전송할 수 있도록 만든 ‘이동성 솔루션’ 등의 아이디어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HCL은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가지는 가치를 믿었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MAD JAM이라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 결과 기업과 직원 간 관계의 질을 높이고, 실제 아이디어 적용을 통해 성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



사례 2 아우디(Audi)의 아이디어 프로그램
독일 자동차 제조사 아우디는 직원들의 혁신을 독려하는 ‘아이디어 프로그램(Ideas Program)’을 통해 2017년에만 임직원들의 제안 1만5000건을 채택해 도입했으며 이는 자동차 제조공장에 1억8600만 유로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구현될 경우 해당 제안을 한 직원에게 비용 절감액에 비례하는 금전적 보상을 지급했고, 이런 보상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아우디는 신속하고 린(lean)한 프로세스를 강조하며 관련 부서 전문가들로 하여금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면밀히 검토하고 실행에 옮기도록 했다. 또 온라인으로 직원들에게 프로세스 진행 상황을 알려주면서 최대한의 투명성을 보장했다.

1994년부터 지금의 형태로 실시된 아우디 아이디어 프로그램의 목표는 임직원들로 하여금 자기 업무 영역에서 현재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고 독창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낭비를 막고, 작업을 더 쉽게 만드는 ‘작은 혁신’들이 곳곳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우디 경영진은 장기적인 브랜드 성공을 가능케 하는 것은 결국 ‘인적 자원’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25년 넘게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엔진개발팀의 정비공 두 명이 낸 아이디어는 매년 아우디에 약 10만 유로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이들은 본인이 근무하는 정비 건물의 환기 시스템이 24시간 작동하는 것을 보고 왜 밤낮없이 시스템이 돌아가야 하는지에 의문을 가졌다. 건물이 문을 닫는 시간에도 시스템을 돌리는 것은 금전적 낭비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두 정비공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근무시간을 관찰한 후 환기 시스템이 필요한 시간대를 분석해 보기로 했다. 그 결과 많은 직원의 근무 시간이 집중되고 근무 후 환기가 필요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시스템을 작동시킨 뒤 나머지 시간에는 환기팬의 속도를 낮추는 것이 훨씬 경제적임을 발견했고 이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했다.

품질 보증 분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3명의 직원이 자동차 문에 대한 측정 방법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내 측정 장비 조정시간을 문 하나당 34분에서 18분으로 단축했다. 이 아이디어는 매년 200시간 상당의 근무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를 낳았다. 이처럼 아우디는 단순히 임직원들의 생각을 포착하는 수준을 넘어 소속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로 발전시키는 데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실질적인 비용 절감과 기업 성과 제고로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스카우팅의 모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사례 3 버진그룹(Virgin Group)의 ‘Employees First’
“직원들이 언제라도 떠날 수 있도록 잘 가르치되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도록 잘 대하라”는 말로 유명한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이 이끄는 버진그룹은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복잡한 보고 과정 없이 제안할 수 있는 문화, 이를 적극 수렴하는 문화로 잘 알려져 있다. 한 예로 버진그룹의 계열사인 버진트레인(Virgin Trains) 직원은 기차 이용자들이 대기하는 곳에 버려져 있는 공간을 기차역 주변 지역 상인들의 장터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그룹은 즉각적으로 이를 도입했다. 이 직원의 아이디어로 인해 버진트레인 이용객들은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남는 자투리 시간을 지역 특산물을 구경하거나 사면서 보낼 수 있게 됐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대기시간을 여행의 일부로 바꿔준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주변 상권에서 환영받았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도움이 됐다. 이렇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 결과 버진트레인은 기차역이 있는 지역에서 우호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얻게 됐고 이미지 제고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또 다른 계열사인 버진오스트레일리아항공(Virgin Australia)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한 직원은 버진항공 이용객이 공항 외 다른 곳에서도 가방을 체크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직원은 특히 크루즈가 다니는 항구와 비지니스 콘퍼런스가 열리는 호텔 등에서 이 서비스가 유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적으로 체크인 서비스는 1년간의 시범 운영을 거쳤고 고객들의 호응을 얻어 지난해부터 호주 전역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사례들은 조직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아이디어를 누구나 자유롭게 고민하고 제안할 수 있는 버진그룹의 조직문화, 그리고 이를 재빨리 수렴할 수 있는 버진그룹의 변혁적 리더십을 보여준다.


사례 4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프로그램

2300억 달러가 넘는 연 매출을 올리며 2018년 포천 500대 기업 중 8위로 올라선 아마존의 독특한 프라임 멤버십 프로그램은 고객 유지(customer retention)의 일등 공신이다. 연간 119달러의 유료 서비스인 프라임 멤버십만 있으면 제품 무료 배송 혜택을 이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멤버 전용 특가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아마존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도 멤버십 혜택에 포함된다. 이 중에서도 무료 배송은 고객 유지는 물론 고객 소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아마존의 핵심 서비스다.

흥미로운 점은 이 무료 배송의 아이디어가 2004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부터 처음 나와 도입됐다는 것이다. 당시만 해도 고객들은 무료 배송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25달러 이상을 구매하거나 추가로 3∼5일을 기다려야만 했다. 이 엔지니어는 차라리 정액제의 무료 배송 제도를 만들면 고객들이 무료 배송 서비스에 기꺼이 돈을 낼 뿐만 아니라 사전에 비용을 지불한 무료 배송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자주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판단해 당시 아마존의 온라인 직원 제안 제도(virtual employee-suggestion box)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을 공유했다.

아마존 CEO인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는 이 아이디어를 지나치지 않았고, 이를 토대로 프라임 멤버십을 만들었다. 무료 배송 혜택만으로 구성된 최초의 프라임 멤버십이었다. 연간 79달러로 출발한 이 멤버십 제도는 두 차례에 걸친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이를 토대로 아마존은 2019년 4월 기준 1억 명의 멤버를 확보하게 됐고, 다른 온라인 e커머스 경쟁사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자신이 고민해야 할 업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속 기업의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했고, 기업 발전에 기여했다. 또한 이 사례는 스카우팅 행위의 전략적 가치,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글로벌 기업의 발판으로 활용한 베이조스의 리더십도 보여준다.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제언

지금까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혁신을 창출하기 위한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업무 관련 의견을 적극 표현하고, 다른 임직원의 의견을 경청하며, 조직의 보안을 위해 침묵하는 임직원의 우호적 커뮤니케이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변혁적 리더십을 도입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임직원들이 조직 관련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수집하고 공유하는 스카우팅 행위를 장려하기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창조적 문제 해결 의식을 높이고 관계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셋째, 임직원의 우호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 행동을 정기적으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객관적인 자료를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안하고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향상시키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런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 이를 유발하는 요인들은 양자택일할 수 있는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동시다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을 인정해주는 리더십과 조직문화가 있어야 조직과 임직원 간 관계의 질이 높아지고, 이 관계가 있어야 창조적 문제해결 의식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런 의식이 있을 때 다시 활발한 우호적 커뮤니케이션과 스카우팅이 가능해진다.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은 이런 순환이 반복될 때 기업의 궁극적 목표인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필자소개
천명기 어번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mzc0113@auburn.edu
천명기 교수는 미국 앨라배마주 어번대 커뮤니케이션대학 교수로 있다.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매스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석사를 마쳤다.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과 공중 관계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수현 컬럼비아 베이진 칼리지 프로그램 개발 디렉터 spark@columbiabasin.edu
박수현은 컬럼비아베이진칼리지에서 프로그램 개발 디렉터로 있다. 제일기획에서 일하다 퍼듀대에서 공중관계로 석사 학위를 받고 그루닉-그루닉 최우수 석사 학위 논문상을 받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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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리뷰 279호 채용 혁신 2019년 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