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통해 배우는 솔로 이코노미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는 옛말 ‘홀로 웨딩드레스 촬영’도 즐긴다

229호 (2017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1인 가구의 증가 현상을 경험하면서 이와 관련한 다양한 비즈니스들이 발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른바 자발적 외톨이를 뜻하는 ‘봇치(ボッチ)족’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소비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을 타깃으로 한 독특한 마케팅이 눈에 띈다. 교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여행회사인 주식회사 체르카(Cerca)트래블은 ‘솔로 웨딩’ 프로그램을 선보여 비혼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일본의 라멘 체인 ‘이치란(一蘭)’은 독서실의 칸막이와 유사한 1인 테이블을 선보여 라멘 하나로 174억 엔의 매출을 기록, 일본을 대표하는 라멘 브랜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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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는 혼밥, 혼술, 홀로족 등 혼자만의 인생을 만끽하는 것이 어느덧 사회적인 현상으로 등장했다. 최근에는 일(1)코노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더니 어느덧 소비 트렌드를 표현하는 핫한 용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1)코노미는 1인(人)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혼자만의 소비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들 홀로족이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일코노미가 경제 전반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홀로족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취미와 자기계발에 돈을 아끼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또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지 않고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다소 변덕스러운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하다.

우리보다 앞서 혼밥, 혼술 등 홀로 문화가 정착한 일본은 이른바 ‘나 홀로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이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혹자는 ‘제3차 오히토리사마(お一人様, 홀로족)붐’이 도래했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日本經濟新聞)>에서 발행하고 있는 ‘닛케이 WOMAN 조사’에 따르면, 직업을 가진 독신 여성이 홀로 보내는 시간은 일평균 4시간6분으로 2011년 대비 30분이나 증가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88.1%에 달하는 등 이러한 경향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3차 오히토리사마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15년의 홀로족 여성들의 경제효과가 약 2026억 엔(약 2조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며 실제 관련 통계나 여타 관련 잡지, 신문 기사 등을 살펴보면 매년 완만하게 관련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하튼 최근 홀로족 여성들의 높은 소비 수준은 아베노믹스 시행 후 기지개를 펴고 있는 일본 소비시장의 주역으로서 일조를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제1차 오히토리사마붐은 2004∼2005년경에 남녀고용기회균등법1 제1세대가 견인했다. 이 시기의 특징으로는 호텔에서의 고급 식사나 에스테(피부관리실)를 즐기고, 명품을 구입하는 등 럭셔리 지향의식이 강하다는 점이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풍조도 이때 생겨났다.

제2차 오히토리사마붐은 일본의 전후 베이붐 세대인 일명 단카이 세대2 의 2세들이 견인한 가성비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통상 2008년부터 2009년경에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모 세대인 단카이 세대는 일본의 고도성장기를 보내며 부를 축적하고 2007년부터 2010년에 집중적으로 정년을 맞이했다. 그러나 1991년에 시작된 일본의 버블 붕괴와 잃어버린 20년으로 지칭되는 경제침체기에 성장해 사회적인 기반이 약한 자녀 세대들은 부모 세대처럼 다시 일본이 고도성장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도, 그렇다고 부모들의 도움을 더 이상 기대할 희망도 없는 세대였고 결국 이런 경제적 요인이 심리적인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런 위축이 가성비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제3차 오히토리사마붐은 2014년에서 2015년경에 시작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3차 붐은 전문직 여성이나 고소득 직장 여성들 중심으로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기혼의 자발적 홀로족으로 확산되고 있다. 3차 붐의 특징은 식사에서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홀로 도전하고 즐기는 풍조가 심화된 것이다. 그 배경이 된 것은 스마트폰의 폭발적 보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보급 확산에 있다. 특히 2011년 6월 네이버의 자회사인 NHN 재팬(현 라인 주식회사)에 의해 출시돼 일본의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된 라인(LINE)이 제3차 오히토리사마붐을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유시간이 생기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핫한 장소를 찾아 나서거나 새로운 가게를 개척하는 등 홀로 보내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여성이 증가해 행동의 폭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홀로=외롭다’라는 상식을 파괴한 것도 SNS라고 볼 수 있다. 홀로 행동하지만 SNS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연결돼 있는 타인과 공감하면서 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희석된 것이다. 또한 역설적으로 항상 타인과 연결돼 있어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등으로 최근 SNS 피로가 증가하는 것이 홀로문화 확산에 기여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SNS 피로의 확산으로 인해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여성이 늘었다는 것이다.

일본에 비해 몇 걸음 늦게 시작된 한국의 상황 역시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로 90년대 출생한 세대가 사회에 진출한 2010년 이후 불편하게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것보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서 소비하는 성향이 뚜렷해졌으며 어느덧 특이하지 않고 개성 있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족, 혼자 놀이 공원에 가는 혼놀족 등이 이에 속한다.

20∼30대에서는 미혼과 만혼(晩婚), 40대 이후로는 이혼과 고령화 등으로 1인 가구가 빠르게 늘어가는 한국 사회의 변혁이 홀로문화 성장의 자양분이 된 것이다. 또한 혼밥족, 혼술족, 혼영족 등의 현상이 급격하게 확산된 것은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같은 SNS의 영향이 크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혼밥족, 혼술족, 혼영족 등은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사회 부적응자, 개인주의자 등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측면이 있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하에서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를 해결해준 구세주가 바로 SNS였다. 긴밀하게 연결돼 있지만 관계의 응집력은 어느 관계 형태보다도 느슨한 SNS의 특성과 전 세계에서 SNS가 가장 발달된 국가 중 하나인 한국 사회라는 특성의 결합은 일거에 홀로 즐기는 문화를 싹틔웠다. 나 홀로 즐기고, 즐긴 내용을 타인과 공감하면서 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혹여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희석된 것이다.



홀로문화를 촉발한 편의점의 태동과 성장

일본 홀로문화의 확산은 1인 가구의 증가, 편의점의 폭발적인 성장과 궤적을 같이한다. 물론 1인 가구=홀로족(문화)이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60세를 넘어서는 2008년도를 기점으로 일본 인구는 감소세로 들어섰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소자녀초고령사회’를 맞이한 것이다. 지난 6월 초에는 한국 사회에도 가슴을 철렁하게 할 수 있는 쇼킹한 뉴스를 일본 노동후생성이 발표했다. 처음으로 출생자 수가 100만 명을 하회한 97만6979명을 기록한 것. 이는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피크를 맞았던 49년도 출생자 수 269만6638명과 비교하면 36.2%로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출생자 수의 급격한 감소로 총인구가 감소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세대수는 2015년 현재 90년의 939만 세대에 비해 약 2배가 증가한 1842만 세대를 기록해 1인 가구의 주요 증가원인 핵가족화가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전국적으로는 1인 세대수는 약 34.5%, 1인 세대주는 14.5%에 그치고 있으나 도쿄 등 대도시에 국한한다면 이야기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젊은 인구가 많은 도쿄의 신주쿠구 등 1인 세대주 비율이 30%를 상회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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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연령별 분포와 추이를 살펴보면 20대가 가장 많고, 30대로 가며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30대 이후 결혼과 함께 1인 가구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이며 40∼60에는 이혼, 사별, 단신 부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증가/감소 추이가 혼재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특이한 것은 50대 남성의 1인 가구가 증가한 것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남성을 중심으로 한 미혼화 경향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50세 시점에서 일생에 한 번도 결혼을 하지 않은 비율을 ‘생애미혼율’로 통계를 발표하고 있으며 90년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해 2015년 현재 약 23%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연령별 다양한 원인과 ‘소자녀화 고령화’라는 사회적인 메가 트렌드의 변화 속에서 꾸준히 증가해온 1인 가구 홀로족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유통업태는 단연 편의점(CVS)이라고 말할 수 있다.

편의점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태동했으나 일본에서 꽃피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형 유통 업태로 일본인들은 흔히 편의점을 컨비니라고 부르며 남다른 사랑과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림 1>과 <그림 2>를 대비해보면 알 수 있듯이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2007년도에 전국 4만 점포에 7조5000억 엔의 매출을 기록한 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유지해 왔으며 2014∼2015년에는 각각 5만 점포, 10조 엔의 매출을 돌파했다. 이는 기존의 전통적인 유통업태인 백화점과 슈퍼를 넘어서 오프라인 유통업태의 정상에 등극한 의미 있는 사건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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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4월부터 ‘60세 정년’을 법제화했던 일본이 2013년 4월1일부로 ‘사실상’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이 시행됐다. 기업들은 60세가 된 근로자가 65세까지 근무를 원하는 경우 일을 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본의 정년 연장은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1947∼49년 태어난 일명 단카이 세대가 정년의 연장 혜택을 받아 2012년부터 쏟아져 나와 노인층에 포함되기 시작하면서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최근 더욱 가팔라졌다.

이러한 사회적인 변혁과 함께 편의점의 주요 고객층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세븐일레븐 재팬의 1999년도 내점 고객 중 50세 이상은 16%였으나 2015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46%를 차지했다. 정년 후 외부 활동이 감소해 집에 있는 시간이 비교적 많아진 점과 함께 쇼핑 약자층인 노인들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혼술, 혼밥 등이 확산되고 있어 도시락과 조리음식 등 일본에 비해 많은 격차가 존재했던 식품 분야의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최근 몇 년간 식품과 PB 제품 강화, 신서비스를 확대하는 경영전략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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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후 고도성장기에 부를 축적해 비교적 여유가 있는 40∼50대 이상의 홀로족을 겨냥해 나카쇼쿠라 불리는 중식3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 이미 편의점 매출이 대형마트를 넘어선 지 오래다. 도시락이나 반찬 등 조리된 상태로 구입해 집에서 간단히 전자레인지 등에 데워 먹는 나카쇼쿠 시장은 연간 10조 엔을 넘는 규모로 그동안은 백화점의 식품매장이나 대형마트의 아성이었던 분야였으나 다양한 상품의 개발과 편리성을 무기로 추월한 것이다.

1989년 송파구 오륜동에 세븐일레븐 1호점 개점으로 시작된 한국의 편의점 역사는 일본에 비해 약 15년가량 늦었지만 일본 편의점의 성장속도를 넘어서는 압축성장으로 어느덧 일본의 편의점 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이르렀다.

<그림 4>에서 보듯이 한국과 일본의 편의점 성장은 쌍둥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1인 가구의 증가 등 인구 구조와 소비 트렌드 변화 등 편의점 성장요인이 비슷한 것에서 기인하고 있지만 초기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바이더웨이 등 일본의 패밀리마트가 한국에 진출해 일본 편의점 시스템을 한국에 적용한 것도 한몫했다. 2016년 말 현재 점포 수는 일본의 5만4500점포에 비해 한국이 3만2000점포를 넘어서고 있으나 점포당 인구는 일본의 2320명 대비 현저히 적은 1616명으로 이미 성숙단계를 넘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치열한 출점 경쟁과 영세성, 점포주와의 상생, 시급 인상 등 산적한 현안들이 편의점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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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의 성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그동안 우리 사회의 표준으로 여겨왔던 4인 가구보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가 많아졌으며 어느덧 그들이 우리 소비시장의 트렌드를 만들고 소비의 지평을 바꾸는 주체로 등장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미혼 혹은 비혼 성향으로 30대와 40대에 접어들었고 우리의 홀로족들 역시 일본의 홀로족과 마찬가지로 접근성이 좋고 필요한 물건만 소량으로 살 수 있어 낭비가 적은 편의점 의존도는 점점 심화될 것임에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편의점은 구매력이 약한 10대, 20대가 주력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 편의점산업협회의 통계를 보면 2015년 편의점 이용 고객의 연령 분포는 30대가 41.4%, 20대가 28.1%, 50대가 15.3%, 40대가 13%, 20대 이하가 2.2%로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다는 점은 편의점의 고객층이 두텁다는 것을 의미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다. 50대 이상이 주력인 일본 편의점과는 달리 우리의 편의점은 30대 직장인이 압도적으로 많아 지친 몸을 이끌고 늦게 귀가하는 길에 편의점 쇼핑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직장인을 일컫는 일명 ‘편퇴족(편의점 퇴근족)’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신홀로족의 등장과 마케팅의 진화

<그림 5>와 같이 노무라종합연구소가 3년마다 실시해 발표하는 ‘생활인 1만 명 앙케트’의 조사 결과 2012년과 2015년의 소비 스타일 변화에 주목할 만한 결과가 있었다. 편리성 소비, 프리미엄 소비, 가격납득 소비, 철저탐색 소비 등 4가지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 편리성 소비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가격납득 소비와 철저탐색 소비 항목에 대한 선호도가 하락한 것이다. 지금 일본의 소비 스타일은 완연하게 다소 가격이 비싸도 시간이 걸리지 않는 쇼핑, 즉 가격보다는 편리성을 중시하는 편리성 소비 스타일이 정착된 것이다. 또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아 곤란하고 사용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의 7할을 차지할 만큼 ‘정보 피로’ 경향도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다. 전문직과 고소득층 여성들 중심으로 지지를 보냈던 프리미엄 소비는 전회와 동일했으나 여전히 꾸준하게 지지를 보내고 있음도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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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조사결과를 분석해보면 지금까지의 상식과는 다소 거리가 먼 몇 가지 사회적인 현상이 작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홀로족을 지칭해온 것은 1인 가구 혹은 단신 부임자 정도로 한정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홀로족에 대한 개념이 확장돼 왔다. 각종 통계나 공식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라이프 사이클을 갖고 있는 홀로족에 대한 시민권 부여가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변혁과 관련해 최근 노무라종합연구소에서는 여성의 커리어에 관련한 분류를 사회 지향적 커리어, 풀커리어, 유연한 커리어, 전업주부 등 4단계로 분류하기 시작했다.4

사회 지향적 커리어는 자신의 일을 무엇보다도 중요시하며 정사원 또는 자영업을 영위하는 여성을 지칭하며, 풀커리어는 일과 가정, 자신의 취미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려는 여성, 느슨한 커리어는 단지 생활에 보탬을 주고자 파트타임 잡 혹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성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림 5>에 대입해 추론해 보면 사회 지향적 커리어 여성과 풀커리어 여성이 시간적인 제약 조건 속에 홀로문화를 영위하고자 편리성에 경도된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의 노년층을 중심으로 점점 늘어가고 있는 졸혼 현상도 광범위한 의미에서는 이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정상적으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와 행동에 있어서는 홀로족에 가까운 아웃사이더들이 수면위로 부상해 자신만의 라이프 사이클을 지향하며 당당하게 인생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고소득 전문직 여성들이 트렌드를 리드해 왔다면 최근에는 주부 혹은 부모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신만의 인생을 즐기고 SNS를 통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자발적 외톨이들을 지칭하는 ‘봇찌(ボッチ)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해 점점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 봇찌족은 친구, 가족, 연인 등도 있지만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 싶은 부류의 사람들을 지칭하며 과거 사회나 타인과의 교류를 전혀 하지 않고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는 히키고모리(ひきこもり) 같은 은둔형 외톨이와는 전혀 다른 부류다. 굳이 표현한다면 현실세계에서의 인간관계를 제한해 자신만의 인생에 시간을 투자하려는 제한적 은둔자라고 말할 수 있다. 봇찌족의 특징으로는 SNS를 잘 사용하고, 같은 봇찌족과 SNS를 통해 공감하고 인정을 받으려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독특한 마케팅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교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여행회사인 주식회사 체르카(Cerca)트래블은 이러한 풀커리어 여성이나 느슨한 커리어 여성을 대상으로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해 호평을 얻고 있다. <그림 6>은 기혼 여성이 혼자 방문해 자신이 원하는 웨딩드레스를 선택해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하고 있는 전경이다. 2일간의 상품으로 ‘솔로 웨딩∼사랑스런 웨딩드레스’라는 프로그램이며 가격이 30만∼34만 엔으로 비교적 고가의 상품이지만 올 연말까지 예약이 꽉 차 있을 만큼 성황을 이루고 있다.

투어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30∼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비혼주의 여성은 물론 기혼 여성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그림 6>의 여성은 12년 전에 결혼한 사카네 씨로 남편과 3명의 자녀를 둔 느슨한 커리어의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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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아카이 씨는 상대가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웨딩드레스는 여성의 영원한 로망이라는 점에 착안해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봇찌=홀로’를 만끽하려는 여성에게 어필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일본은 일찍이 홀로 문화 속에서 혼술, 혼밥, 혼놀족을 대상으로 가라오케, 영화관, 유원지 등과 함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이제는 거부감 없는 보통의 서비스로 정착됐다.

최근에는 일본 고유의 홀로족 문화의 전파와 비즈니스 마케팅은 이미 국내를 넘어 글로벌 사회로 수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카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일본식 라멘체인 ‘이치란(一蘭)’은 일찍이 홀로마케팅에 주목해 성공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이 기업은 음식점의 카운터 구조와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특허를 취득한 점도 특이하지만 규슈 특산인 돈코츠라멘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그림 7>과 같이 이치란의 카운터는 우선 독특하다는 인상을 준다. 독서실의 칸막이와 유사한 모습으로 옆자리와 완벽하게 분리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유 있게 라멘을 즐기려는 배려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혼밥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여성이나 유명/저명 인사들이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여유 있고 가볍게 식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규슈의 독특한 풍습인 가에다마에도 주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했다. 가에다마는 수프를 남기고 면만 추가 주문하는 하카타 특유의 문화이며, 이전에 먹은 면과는 다른 단단함의 면을 고르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규슈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가에다마를 주문하고자 할 때 가에다마 플레이트를 테이블 옆의 버튼 위에 올리기만 하면 벨이 울리고, 종업원이 가에다마 플레이트를 가지러 오는 시스템이다. 목소리를 내지 않고 주문을 할 수 있으므로 혼자 방문한 여성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아 다른 라멘집에 비해 여성 고객이 많은 것도 이러한 여성을 배려하는 섬세한 서비스에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시스템과 서비스에 힘입어 1993년 5월에 규슈 후쿠오카에 1호점을 오픈한 이래 올 6월 말 현재 70개 점포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 결산 결과 174억 엔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일본을 대표하는 라멘 브랜드로 성장했다.

일본의 홀로문화에 바탕을 둔 시스템과 서비스의 성공에 힘입어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홍콩, 타이완에서도 성황리에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에는 동양의 문화와는 전혀 이질적인 미국 시장에도 주목해 2016년 10월 뉴욕에 1호점을 오픈한 것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예상외로 성황을 이루고 있어 2호점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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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시 다르지 않다. 한국의 옛 유행가 가사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라는 구절이 있다. 지난해 옥스퍼드사전에 신조어로 등록되기도 했으며, 한동안 화제였던 모 케이블 방송에서도 언급됐고, 심지어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를 홍보하기 위한 동영상에서도 언급하면서 유명해진 ‘욜로(YOLO)’는 서울대 김난조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언급하면서 최근 한국 사회의 핫한 트렌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YOLO는 ‘You Only Live Once’에서 앞글자만 따 온 약자로 ‘한 번 뿐인 인생’이라는 뜻이다. 위에서 언급한 유행가 가사처럼 한국의 정서와 딱 부합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어디에 가도 욜로, 욜로마케팅, 욜로족 등 욜로와 관련한 용어들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본의 봇찌족과 유사한 자발적 은둔자들이 점점 늘어나 SNS상에서 맹활약하며 트렌드를 선도해가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외로움을 자발적으로 선택해 즐기는 한국형 봇찌족 역시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이들로 인해 혼밥, 혼술, 혼놀 등의 해시태크가 SNS를 채우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임재국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 박사 jklim@korcham.net

필자는 일본 와세다대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한 무인운반차 경로계획 연구로 공학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그 후 동 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및 와세다비즈니스스쿨의 전임교수(조수), 무역협회 연구위원, 동부그룹 동부건설 상무를 거쳐 2008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의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물류 및 유통산업 연구, 유통 및 물류 스타트기업 연구, 유통 물류 분야 글로벌 강소기업 연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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