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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 전략

스마트공장은 자동화 공장이 아니다. 연결-통찰-최적화가 결합된 ‘지능화 공장’

이방실 | 227호 (2017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스마트공장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스마트공장은 공장 자동화와 별반 다를 게 없다?
: 스마트공장의 핵심은 ‘자동화’에서 한 단계 진화한 ‘디지털화’.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의 실현을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공장 운영 시스템 구축이 중요.
2) 스마트공장은 공장 안에서만 추진하면 된다?
: 이상적인 스마트공장 구현을 위해선 단순히 생산뿐 아니라 R&D, 마케팅 등 하나의 제품이 기획돼 시장에 출시되기까지 관련된 모든 부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함. 생산 현장을 포함한 조직 전체가 디지털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 구축 필요.
3) 스마트공장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단일 기업 차원의 혁신 활동이다?
: 스마트공장 전략은 단순 개별 기업 전략이 아니라 ‘생태계’ 전략임. 공장에 원재료를 납품하는 공급업체, 공장에서 나온 완제품을 유통시킬 물류업체 등 하나의 제품 생산을 위해 관련돼 있는 전후방 산업의 각 주체들이 모두 연결돼 최적화돼 있어야 어느 한 군데에서 ‘병목’ 발생 없이 지능화된 시스템 구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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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독일이 ICT 융합을 통한 제조업 혁신 전략으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Industrie 4.0)’은 궁극적으로 모든 사물, 모든 기기가 서로 연결되는 세상을 지향한다. 스마트공장은 바로 이 ‘인더스트리 4.0’이라는 큰 그림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다. 산업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개인과 시장의 맞춤형 솔루션, 다양성에 대한 니즈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기술 혁신으로 인해 제품 수명 주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국제화가 진척됨에 따라 효율적인 글로벌 SCM(Supply Chain Management·공급망관리)은 그 중요성을 점점 더해가고 있다. 환경 문제로 인해 에너지 비용을 감축해야 하는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마디로 “어떻게 보다 적은 자원으로 더 복잡하고 다양한 제품을 더 빨리 만들어 내느냐”는 문제는 오늘날 제조업이 직면해 있는 공통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미래 공장의 모델인 스마트공장이다.

스마트공장이 지향하는 목표는 가상 공간과 물리적 세계의 결합, 즉 CPS(Cyber Physical System·가상현실융합시스템) 구축을 통해 작업자와 기계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작업 환경을 구현함으로써 생산 방식을 개선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 오늘날 제조업은 과거 공급자 중심의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에서 소비자 위주의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를 넘어 개인화된 맞춤형 생산으로까지 진화해야 하는 시대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변화 흐름 속에서 스마트공장은 대량 맞춤생산(mass customization) 체제를 가능케 하는 핵심 실현 도구라 할 수 있다. 모든 기기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서로 자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네트워크화된 환경이 전통적인 공장 운영 방식에 일대 변혁을 일으켜 지능형 생산 시스템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불량률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전통적인 공장에선 대개 완제품 상태의 제품을 샘플 테스트해 불량품을 골라내지만 스마트공장에선 공정 단계마다 실시간으로 품질을 모니터링함으로써 대규모 불량 사태가 발생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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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 구현을 위한 핵심 개념과 주요 기술

CPS로 요약되는 스마트공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라는 개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생산 제조라인과 환경을 시뮬레이션하고 점검·예측·대처할 수 있는 디지털 모델 시스템이다. 실제 자산 대신 소프트웨어로 가상화한 자산을 가지고 시뮬레이션하고, 이렇게 생성된 정보를 끊임없이 생산라인으로 전송함으로써 제품 및 생산 공정을 최적화한다. 이때 핵심은 현실 세계에 있는 특정 장비를 1대1로 하나씩 디지털 모델링한다는 데 있다.

가령 화력발전소의 터빈이라고 한다면 발전소에 들어가는 복수의 터빈 제품 전체를 동일한 하나의 추상화된 가상 모델로 만드는 게 아니라, 개별 터빈 하나하나의 특징을 반영한 가상의 모델을 디지털 세계에서 그대로 재현해 내는 것이다. 이렇게 1대1 모델링을 하는 이유는 똑같은 터빈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환경에서 운영되느냐에 따라 고장이나 오작동 등 유지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모래가 많은 중동 사막 지역에서 발전기를 돌리느냐, 극심한 추위의 러시아에서 발전기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터빈 제품이라고 해도 제품 상태나 수명 등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렇게 1대1로 모델링을 해서 특정 자산에 대해 정확한 통찰을 얻을 수 있어야만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한 사전 예측과 대응이 가능해진다.

개별 장비, 생산 라인 및 프로세스를 시각화(visualization)해 가상 공간에서 실제와 똑같은 환경 변수를 집어넣고 시뮬레이션해 봄으로써 최적의 공장 운영 모델을 만드는 게 디지털 트윈이라면, 이렇게 해서 생성된 제조 활동 관련 모든 정보를 마치 실(thread)처럼 끊김 없이(seamless) 하나로 엮는 것을 디지털 스레드라고 한다. 즉,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 단계를 모니터링해 공장 내 모든 기계나 장비에 대한 디지털 정보를 종합함으로써 장비 작동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자산을 최적화하는 등 업무상 모든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뜻한다. 이렇게 제품의 설계, 제조, 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디지털 스레드가 구축돼 있어야 생산 라인의 특정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품이 해당 지점에 도착하기도 전에 유지 보수가 시작되고, 생산 공정 개발, 제품 개발, 시공, 심지어 제품 설계 부문까지 정보가 전달돼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지능형 시스템 구현이 가능해진다.

디지털 트윈, 디지털 스레드 시스템이 구현된 스마트공장 도입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가상과 실제의 융합이라는 CPS 개념에 따라 구분해 보면 크게 1) 가상 공간에서의 ‘설계 자동화’ 관련 소프트웨어 2) 실제 세계에서의 ‘공장 자동화’ 솔루션 3) 가상 공간과 실제 세계를 이어주는 데 필요한 ‘공장 정보화’ 시스템 등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즉, 1) PDM(Product Data Management), CAD(Computer-Aided Design), CAM(Computer-Aided Manufacturing), CAE(Computer-Aided Engineering) 및 시뮬레이션 등 주로 제품 개발 및 설계 과정과 관련된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제품수명주기) 관련 소프트웨어와 2)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프로그램 가능 논리제어 장치)처럼 각종 입출력 센서로부터 신호를 받아 기계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는 공장 자동화(Factory Automation) 솔루션, 3)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제조실행시스템)처럼 가상 공간과 실제 세계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통합 관리하는 공장 정보화 시스템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공장 자동화 및 공장 정보화 시스템의 경우 1) 현장(field or factory floor) 장비 2) 설비 제어 3) 공장 운영 4) 제조 실행 5) 생산 계획 등 크게 5가지 층위의 피라미드 구조로 세분화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단계, 즉, 피라미드의 최하위 레벨(field level)은 모션 컨트롤러, 로봇, 밸브, 컴프레서 등 ‘실제 장비’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는 데 필요한 I/O링크(Input Output Link) 관련 기술이다. I/O링크는 센서나 액추에이터 등을 연결해 서로 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각종 상태 진단 정보를 상위 레벨로 전달할 수 있는 통신 프로토콜이다. 기존 센서의 경우 단순히 온/오프(on/off)만을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문제 발생 시 해당 작업이 엉망이 돼야만 사용자가 고장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센서에 I/O링크 기술이 적용되면 생산 라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할 수 있어 오작동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유지보수 시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그다음 층위에 해당하는 설비 제어 기술은 산업 자동화에 특화된 컴퓨터와 같은 기능을 하는 PLC 장비를 생각하면 된다. 수많은 설비의 구체적인 동작 방법을 프로그래밍하는 장치로,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기 위한 핵심 장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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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구조의 하위 두 개 층위, 즉 I/O링크와 PLC가 하드웨어 기반 기술이라면, 나머지 상위 세 개의 층위는 주로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우선 공장 운영 레벨과 관련해선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감시제어 데이터 수집)가 대표적이다. 아날로그 혹은 디지털 신호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 계측값을 가동시간, 가동률, 운전횟수 등으로 가공하고 시각화해 중앙제어시스템이 원격 장치를 감시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그다음 층위인 제조 실행과 관련된 시스템은 MES다. MES는 생산 공정 내 인력, 장비, 자재 등 모든 자원의 공정 단위 생산 계획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공장 정보화 시스템이다. 즉 ▲작업 일정 관리 ▲생산 단위 분배 ▲생산 지시 및 진도 관리 ▲생산 데이터 분석 ▲제품 이력 정보 추적 ▲설비 및 공정 품질 관리 ▲유지 보수 기능 등 실제 공장에서 일어나는 생산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마지막으로, 최상위 엔터프라이즈 레벨(enterprise level)에 해당하는 솔루션으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 SCM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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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실 이방실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smi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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