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는 1990년대 말 기존 조직의 최소 단위인 ‘과’ 조직을 폐지하고 ‘부’ 단위 조직인 ‘팀’을 조직의 기본단위로 편성해 운영했다. 생산 부문을 제외하고 영업과 관리, 구매, 인사 등 전 부문에 팀제를 도입했다. 팀의 규모는 해당 팀의 전체 조직 내 위상에 따라 크게 달랐다. 팀장은 팀의 업무 성격, 업무량 등을 고려해 팀 내부 조직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권한을 갖게 됐다.
팀 내 업무는 크게 정형화된 업무와 비(非)상설적인 태스크포스(task force)형 업무로 구분했다. 정형화된 업무의 양이 많은 경우, 팀장은 기존의 ‘과’ 개념을 준용해 비공식적인 ‘파트’라는 개념을 만들고, 과장 또는 차장, 부장을 파트장으로 선임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비상설적인 업무는 팀 내 프로젝트 조직을 구성해 수행하고, 나머지 업무들은 업무그룹을 만들거나 독립적인 담당자를 둬 수행하도록 했다.
A사는 이 같은 팀제 도입을 통해 조직과 계층의 수를 감소시켜 외형적으로 수평적인 조직을 구축했다. 또 인사 적체를 어느 정도 해소했고, 의사 결정 단계도 축소했다. 구성원들이 승진을 위한 자리에 연연하지 않도록 했고, 방만했던 위인설관의 문제를 일부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직위에 관계없이 능력을 발휘하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A사의 팀제는 도입 초기에 반짝 성과를 낸 데 비해 그리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는 팀제가 기존의 과, 부 조직과 크게 다르지 않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국내 기업들이 팀제를 도입한 상황에서, 팀제가 아닌 다른 대안을 생각하기도 어렵다.
이는 비단 A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내기업들이 A사와 유사한 팀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팀제를 제대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무엇을 얻고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대부분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운영의 문제다. 팀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팀 플레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경영자나 일선 팀장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팀의 의미는 무엇이고 팀제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업무단위로서 팀의 의미
팀이란 무엇인가? 팀이란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가진 소수의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책임 하에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접근 방법을 사용하는 조직’으로 정의할 수 있다.1
①소수의 인원: 팀의 구성원 수는 팀의 목적이나 접근 방식 등 다른 요소에 의해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5∼15명 정도가 적절하다.2
다수가 팀을 구성하게 되면, 그 조직의 명칭을 팀이라고 해도 팀원 간 상호작용이 어려워 결국 팀의 다른 구성 요소인 공동 목표 설정, 공동 책임, 공동 접근 방법 추진 등을 어렵게 한다.
②상호 보완: 팀 구성원이 보유한 지식과 기술의 상호 보완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부분을 간과한다면 해당 조직은 개인들의 단순한 합 그 이상을 만들지 못한다. 결국 전통적인 기능 중심 위계 조직과 다르지 않게 된다.
③공동 목표와 공동 접근방법: 목표를 수립하고 접근하는 방식은 팀 구성원들의 공동 합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팀 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집단 업무 추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④공동 책임: 목표와 접근 방법에 대한 합의에 따라 다수의 구성원이 동시에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공동 책임이 중요하다. 공동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며, 추진 과정 및 결과를 모니터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