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지브리풍 이미지, 나노바나나 기반 3D 피규어, ‘정서불안 김햄찌’ 같은 AI 영상의 폭발적 확산은 기술적 진화와 감성 브랜딩, 초개인화 욕구, 팬덤 기반 커뮤니티 구조가 결합하며 나타난 새로운 문화 현상이다. 생성형 AI는 사용자에게 ‘즉시적이고 고품질의 창작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용자는 이를 자기표현의 수단과 집단적 놀이로 받아들여 적극적인 ‘프로슈머’가 된다. 이제 캐릭터는 기업이 만든 고정된 IP가 아니라 사용자의 얼굴·취향·감정에 따라 끊임없이 변형되고 재해석되는 유동적 콘텐츠다. 소비자가 만든 캐릭터는 디지털 페르소나·브랜드 마스코트·가상 모델 등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으로 즉시 확장될 수 있다. 이런 시대에 기업은 사용자 생성 캐릭터의 일관된 페르소나 관리, 멀티 플랫폼 확산 전략, 기술과 감성 스토리텔링의 결합, 맞춤형 굿즈·라이선싱 기반 수익화, 실시간 실험과 빠른 피드백 체계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지브리 스타일로 그려줘.” 2025년 3월 25일 오픈AI가 선보인 ‘챗GPT-4o’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기능을 단숨에 전 세계적 열풍으로 만든 것은 이 프롬프트 한 줄이었다. 사용자들이 사진을 지브리 화풍의 이미지로 변환하고 이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는 흐름이 번지면서 AI 이미지와 영상 생성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폭발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 한 장만 입력하면 단 몇 초 만에 지브리풍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변환되는 이 기능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5억 장의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틱톡·인스타그램 릴스의 관련 해시태그 조회 수도 20억 회를 넘겼다. 이는 생성형 AI 이미지가 단순한 디지털 필터가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되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이 흐름은 제미나이 기반의 ‘나노바나나’가 등장하면서 한층 더 가속화됐다. 사용자가 단순히 자신의 사진을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변환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나를 3D 피규어로 재창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용자들은 나노바나나를 활용해 사진 한 장과 짧은 텍스트(프롬프트) 입력만으로 현실감 있는 3D 피규어를 생성할 수 있게 됐다. 원본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의상 등의 스타일 변경과 사진 합성 등의 편집이 가능해 누구나 원하는 대상을 피규어로 손쉽게 변환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소셜미디어(SNS)에서 AI 피규어 만들기 유행을 확산시켰다.
뒤이어 등장한 AI 영상의 주인공 캐릭터 ‘햄찌’는 짧은 틱톡과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감정·표정·말투를 일관되고 자연스럽게 표현해 고유의 정체성을 완성하고 MZ·알파세대의 공감을 얻었다. 햄찌 채널은 3개월 만에 구독자 5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제는 ‘세븐브로이맥주’와 샐러디부터 애플 아이폰까지 유수의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감성 캐릭터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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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kimjh@dongduk.ac.kr
동덕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 연구위원 및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연구 본부장을 역임했다. 전략경영학회, 중소기업학회, 벤처창업학회에서 최우수 논문 및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기업가 정신 함양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