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이 성장을 위해 혁신을 시도하지만 종종 실패로 끝나곤 한다. 레베카 카프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혁신이 언제나 옳은 전략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신생 산업처럼 시장이 아직 형성 중일 때는 혁신이 효과적이지만 산업이 이미 성숙한 단계라면 모방이 유리할 수 있다. 단 ‘모방 반경(imitation radius)’ 안의 인접 경쟁사를 따라가는 것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1980년대 한국 자동차 산업은 일본을 모방해 성장했지만 러시아의 라다는 미국, 독일 등 격차가 큰 선두 기업을 따라 하려다 실패했다. 결국 성공적인 모방은 산업 내 위치가 가까운 경쟁자에게서 배우는 전략적 학습에서 나온다. 한편 성숙 산업일지라도 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는 프런티어 기업이라면 모방할 만한 더 나은 모델이 없어 지속적이고 과감한 혁신만이 유일한 전략이다.
레베카 카프 교수는 하버드경영대학원 조교수로 기업이 전략을 실행하고 성장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혁신이 전략 실행을 지원하는 역할, 조직 업무 관행의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 기업 성장 방식을 형성하는 역할을 주로 연구한다. 12월 4일 열리는 동아비즈니스포럼 연사로도 초청돼 방한 예정이다.
많은 기업이 혁신을 추구하지만 정작 성공하는 기업은 극소수다. 그렇다면 혁신은 언제나 옳은 전략일까? 레베카 카프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HBS) 교수는 “혁신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카프 교수는 펠리페 사자르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 교수, 마리아 로슈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와 함께 수십 년간의 기업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이 ‘언제 혁신하고, 언제 모방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기업의 전략적 선택이 산업의 성숙도와 산업 내 위치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신생 산업에서는 혁신이 성과를 내기에 유리하지만 이미 표준과 경쟁 구도가 형성된 성숙 산업에서는 오히려 ‘잘 모방하는 능력’이 더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