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AI 에이전트가 M&A, 신시장 진입, 장기 투자 같은 전략적 의사결정도 지원할 수 있을까? 전략적 의사결정은 단순한 데이터 패턴 분석을 넘어 논리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변증법적인 논증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데이터 기반 AI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적 관점인 ‘뉴로심볼릭 AI’를 적용해야 한다. 뉴로심볼릭 AI란 데이터 기반 학습(뉴로)과 논리 기반 분석(심볼릭)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AI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로심볼릭 AI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 의사결정 AI가 AGI의 출현을 앞당길 것이다.
오늘날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의사결정을 보조하거나 자동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기업의 AI 에이전트(Agent) 프로젝트는 고객 서비스 자동 응답 시스템, 물류 최적화, 마케팅 캠페인 성과 예측 같은 운영 프로세스 최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서 AI는 비교적 명확한 기준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패턴을 찾아낸다. 하지만 인수합병(M&A) 판단, 신시장 진입, 장기 투자 와 같은 전략적 의사결정은 단순한 데이터 패턴 분석을 넘어 논리적 사고와 논증 과정 등 깊은 수준의 사고를 요구한다. 이런 전략적 의사결정에 정형화된 패턴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데이터뿐만 아니라 논리적 사고를 기반으로 복합적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전략적이며 복합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는 어떻게 작동되는 걸까?
이를 위해 최근 AI 기술 분야에서 부상하는 관점이 뉴로심볼릭 AI다. 뉴로심볼릭 AI는 뉴럴(neural) 네트워크 기반의 데이터 학습 방식과 기호(symbolic) 기반의 논리적 추론 방식을 결합하는 기술적 패러다임으로 기존 데이터 기반 AI 시스템이 가지는 맹점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뉴로심볼릭 AI는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즉 AI가 인간처럼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과도 연결돼 있다. 뉴로심볼릭 AI 관점과 전략적 의사결정 에이전트의 가능성을 자세히 살펴보자.
전략적 의사결정의 특징과 AI 에이전트의 역할전략적 의사결정 AI의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단지 AI 모델의 성능 부족 때문이 아니다. 인간의 사고방식과 의사결정 과정의 복잡성이 AI 설계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략적 의사결정에는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운영적 의사결정은 일정한 목표와 평가 기준이 설정돼 있어 AI가 최적의 방안을 계산할 수 있다. 그리고 왜 그런 결과가 도출됐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도 결과적으로 성과가 좋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전략적 의사결정은 다르다. 목표조차 유동적이고 가변적이기 때문에 단순한 최적화 접근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예를 들어 “어떤 시장에 진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기업의 장기적 비전, 외부 경제 환경, 내부 자원 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며 AI가 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전략적 의사결정 에이전트를 설계할 때는 의사결정자가 충분한 논증과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에 도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전략적 의사결정이 가진 본질적인 특성 중 하나는 타협과 재구성의 연속이라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주어진 정보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형성하고 기존 입장을 재검토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많은 기업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단순한 데이터 분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의 전략적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은 단순한 정보처리가 아니라 논의와 토론을 기반으로 한 변증법적 사고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전략적 의사결정 AI는 단순한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 ‘생각의 동반자(Thinking Partner)’ 역할을 해야 한다. AI가 의사결정자의 논리적 사고를 확장하고, 자기주장을 점검하며, 깊이 있는 논증을 구성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AI가 대화형으로 작동하며 논리적 사고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되는 것이 핵심이 된다.
다시 말해 전략적 의사결정은 본질적으로 변증법적(dialectic)인 성격을 가진다. 즉 아무리 훌륭한 분석이 있어도 그 즉시 결정되지 못하며 반드시 그에 반하는 주장과 충돌하고 타협하면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급 의사결정자들은 자신이 가진 가설의 내용과 관계없이 이런 과정을 꼭 거치고 싶어 한다. 하나의 주장은 주장의 내용(claim), 이유(reason), 증거(evidence), 전제(premise)로 구성된 구조를 가진다. 변증법적 타협이란 복수의 주장(argument)들이 충돌과 타협을 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래서 전략적 의사결정 에이전트는 복수의 토론 과정에 등장하는 논증 요소(주장, 이유, 증거, 전제)들을 모두 파악해 1) 논증의 강도를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2) 타당한 논리를 구성할 수 있도록 비판적 질문을 던지며 3) 다양한 논증을 교차 평가해 어떤 논리가 가장 강력한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AI가 단순히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라는 결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결론이 나온 배경에는 A, B, C의 이유가 있으며 이를 검토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절차적 충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략적 판단을 어떻게 AI 에이전트로 구현할 수 있을까? 머신러닝 또는 생성형 AI와는 대비되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변증법적 대화 모형과 뉴로심볼릭 AI의 적용전략적 의사결정에서 절차의 투명성을 요구한다는 것은 곧 그 과정을 규칙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전략적 의사결정을 따지는 명확한 규칙이 있을까? 다행히도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모든 주장과 그 주장이 충돌하는 변증 과정은 기호화된 체계로 표현이 가능하다. 작게는 문장 하나하나를 기호로 표현하거나 글 전체의 논증 구조를 기호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게 기호화된 논증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은 AI가 이를 효과적으로 연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논증을 기호적으로 표준화하면 AI가 이를 평가하고 상호 비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나아가 기호로 표현된 논증을 투명하고 명확하게 확장할 수 있어 설명 가능성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이런 기호적 정보에 더해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변증법적 대화를 자유자재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일련의 기술을 논증 기술(Argumentation Technology)이라고 통칭하며 논증의 수준이나 우열을 컴퓨터가 계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컴퓨테이셔널 아규멘테이션(Computational Argumentation)이라 부르기도 한다. 최근 각광받는 이런 기술들은 단순한 정보 검색형 챗봇을 넘어서 논리적으로 정교한 대화를 수행할 수 있는 고급 논증형 AI 에이전트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개념은 바로 자연어를 모두 기호화한다는 발상이다. 발화된 대화를 기호화하고 이를 심층 분석한 후 다시 자연어로 변환하는 흐름이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문장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내재된 논리 구조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비정형 데이터 → 기호화 → 심층 분석 → 기호화 업데이트 → 더 많은 비정형 데이터 처리’라는 순환적 흐름(loop)이다. 이 과정에서 머신러닝은 비정형 데이터를 기호화하는 데 강점을 발휘하며 기호화된 지식 체계를 업데이트하는 데도 활용된다. 반면 이미 기호화된 지식을 심층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심볼릭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전략적 의사결정 에이전트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AI를 단순히 데이터 패턴 분석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호화된 규칙을 연산하는 과정과 결합해야 한다. 즉 데이터 기반 학습(뉴로)과 논리 기반 분석(심볼릭)을 통합하는 방식이 필요하며 이를 뉴로심볼릭(Neuro-Symbolic) AI라고 부른다. 뉴로심볼릭 AI는 기호화된 논리 구조를 학습할 뿐만 아니라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더 신뢰할 수 있는 AI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음악과 악보를 생각해보자. 음악은 귀로만 들을 때는 자유롭게 흐르는 비정형 데이터다. 연주자가 연주하면 그 소리는 사라지고 남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악보로 기록하면 연주된 음악이 구조화돼 남는다. 악보는 기호화된 형태로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인 셈이다. 악보를 분석하면 어떤 패턴이나 음악적 구조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해석을 추가하거나 편곡할 수도 있다. 이후 이 기호화된 악보를 다시 연주하면 음악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감정과 표현이 덧붙여진다. 유연성과 명확성을 동시에 담보한 진보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연주(비정형 데이터) → 악보로 기록(기호화) → 분석 및 편곡(심층 분석) → 새로운 악보 작성(기호화 업데이트) → 전혀 다른 연주(새로운 데이터 생성)’의 흐름이다. 이처럼 뉴로심볼릭 AI는 데이터를 단순히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화해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한 내용을 다시 현실의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뉴로심볼릭 AI, AGI 출현 앞당길까AI 에이전트의 발전은 AGI의 출현 가능성에 대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과연 AI가 인간 수준의 사고를 할 수 있을까? AI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며, 인간처럼 학습하고 추론할 수 있는 존재로 발전할 수 있을까?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를 대체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존재로 발전할 수 있다면 이는 산업과 사회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현재 AI 기술은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는 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 좁은 인공지능)에 머물러 있으며 진정한 AGI를 구현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논쟁의 중심에는 AI가 어떻게 추론하고, 논증하며, 학습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지의 문제가 놓여 있다. 현재 AI는 주로 데이터 기반 머신러닝과 뉴럴 네트워크를 활용해 패턴을 학습하고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이는 인간이 사고하는 방식 기준으로 보면 일부에 불과하다. 인간은 단순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추론과 논증을 통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황에 적용하며 사고한다. 따라서 단순한 패턴 인식이 아니라 추론과 논증이 가능한 AI를 개발해야 AGI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뉴로심볼릭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접근만으로는 AGI 달성이 어렵다. 인간의 사고 과정에서 연역적 추론(대전제 → 소전제 → 결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은 죽는다”라는 보편적 법칙을 적용해 “소크라테스도 죽을 것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AI에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대전제에 해당하는 (주어지지 않는 한) 상식이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는 설명 가능성 부족(Explainability Issue)이다. 많은 AI 모델이 블랙박스처럼 작동하며 특정 결정을 내린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이는 법률, 의료, 금융 등 고도의 신뢰성과 투명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AI의 활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이런 상황에서 뉴로심볼릭 AI는 데이터 기반 뉴럴 네트워크의 강점과 논리적 규칙을 활용하는 심볼릭 AI의 강점을 결합한 대안적 접근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컨설팅 및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5년 혁신 인공지능 기술로 뉴로심볼릭 기술을 꼽았다. 게리 마커스 뉴욕대 교수는 데이터 중심 인공지능의 한계를 지적하며 뉴로심볼릭적 대안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인간이 원래 경험적 학습과 논리적 사고를 결합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간의 AI 담론이 지나치게 데이터 기반 뉴럴 네트워크 방법론 중심으로만 흘렀다는 반성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에이전트를 만들고 싶은지는 기술 자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 과학자들이 최상위 의사결정자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략적 의사결정은 데이터의 강도로 결정되지 않고 수많은 논증과 타협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의사결정을 잘하는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별도의 기술 구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시중에 나와 있는 거의 대부분의 AI 성공 사례는 운영적 의사결정 상황에 치중돼 있으며 AI 개발도 데이터 기반 접근법에 초점을 맞춰 왔다. 하지만 연역적 논증과 그 논증 간 타협으로 이뤄지는 전략적 의사결정은 기존의 운영적 의사결정에서 힘을 발휘했던 AI 방법론과 다른 체계를 요구한다. 전략적 의사결정 에이전트에는 ‘답’을 제시하기보다 답을 찾는 ‘논리적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AI가 더 잘 어울린다. 생각의 흐름을 규칙과 기호로 표현하고 이를 차근차근 경험하게 해주는 AI가 중요해질 것이다. 앞으로 뉴로심볼릭 AI라는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의사결정 에이전트가 출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