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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률 높은 MZ세대와 함께 일하기

‘가짜 일’ 없애주고 멘토링은 확실하게
조직 유연해져 회사 위기관리에 도움

양병채 | 379호 (2023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긱 이코노미가 확대되면서 잦은 이직과 유연한 근무 방식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언제든 회사를 떠나 새로운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는 ‘긱 마인드셋(gig mindset)’을 가진 MZ세대와 일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새로운 업무 방식이 필요하다. MZ세대는 목적 지향적이고, 일을 통한 자기 계발과 성장을 중요시하는 만큼 업무에서 ‘가짜 일’을 없애는 한편 직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끊임없이 학습하고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에 반기를 드는 긱 마인드셋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면 오히려 조직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주요 공기업이나 대기업 등의 입사 경쟁률이 100대1을 너끈히 넘긴 지 오래다. 청년들은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런 대단한 경쟁을 뚫고 어렵게 입사한 꿈의 직장을 어느 날 갑자기, 그것도 아주 쿨 하게 그만두고 나간다. 최근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에 합류한 Z세대 사이에선 이직을 하나의 트렌드로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어렵게 들어온 회사를 너무 쉽게 그만두고 나간다니 기성세대로선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남아 있는 이들도 사실상 적극적으로 업무를 하지 않을 때가 많다. 소극적이거나 자기한테 주어진 일만 하기에 자기 주도적 발전이 어려워 보인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대퇴사(Great resignation), 조용한 퇴직(Quiet quitting) 등이 바로 이런 현상들이다.

하지만 일터에서 빚어지는 이런 변화를 단순히 세대 차이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반짝하고 사라질 움직임도 아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확대되면서 잦은 이직과 유연한 업무 형태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같은 업무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언제든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는 ‘긱 마인드셋(gig mindset)’을 가진 MZ세대와 일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새로운 업무 방식이 필요하며 이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회사 성장에 큰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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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이직에 목메는 이유

2020년 12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1 에 따르면 일한 경험이 있는 청년 중 46.0%는 이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이직을 1회 한 경우는 45.5%였고 2회 이상은 55.5%로 더 많았다. 이직을 4회 이상 한 사람도 15.0%에 달했다. 이직한 청년들 중에 자발적으로 직장을 옮긴 경우는 88.4%였고 나머지 11.6%는 해고나 직장 폐쇄 등 비자발적인 이유로 이직했다고 답했다.

한편 2020년 1월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18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첫 직장 재직 여부’에 대한 설문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7.6%가 첫 직장에서 퇴사한 것으로 응답했다. 특히 ‘재직 1년 미만’ 퇴사자 비율이 30.6%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이직을 하게 된 이유로 ‘임금과 사내 복리후생’ ‘직장 상사를 포함한 근무 환경’ ‘육아와 가사 등 집안 사정’ 등을 주로 꼽았다. 여기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직장 상사 등 근무 환경이다. 직속 상사인 팀장, 과·부장, 실·국장, CEO 등이 이직을 결심하게 한 주요한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직속 상사인 팀장, 과·부장은 실질적인 업무 지시와 보고, 코칭과 피드백, 질책과 칭찬 등 직원들과 상호작용이 빈번히 일어나는 관계로 MZ세대 직원 이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존재다. HR 담당자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회사 보고 들어와서(입사) 상사 보고 나간다(퇴사)”는 말이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입사할 때는 대부분이 회사의 외형이나 이미지, 급여와 복리후생 조건, 주변인의 의견, 근무 환경 등에 영향을 받지만 퇴사를 결심하는 데는 상사로부터의 갑질이나 무관심, 차별이나 비인격적 대우 등 인적 요인에 의한 상처가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는 건 많은 사람이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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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는 ‘신(神)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라 불리던 공기업’뿐 아니라 한땐 “한 번 들어가면 살아서는 나오지 않는다”고까지 칭송받던 공무원들의 퇴직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각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는 동시에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조직 문화 개선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MZ세대는 이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2022년 11월 잡코리아가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그림 1)는 변화하는 MZ세대 생각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이직을 공포스럽거나 두려움의 대상이라 생각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낮았다. 퇴직은 조직 적응에 실패하거나 경쟁에 밀려 나가는 것이라는 기성세대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보였다. MZ세대에게 이직은 새로운 업무나 관련 기술과 경험을 배울 수 있는 성장의 기회(60.2%)이자 장기적 관점에서 커리어 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전(53.4%)이다.

왜 MZ세대, 그중에서도 Z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비율로 새로운 업무 관련 기술이나 커리어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할까. 이유는 의외로 단순 명확하다.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과 디지털화 등으로 세상은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AI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면 지금 보기엔 안정적인 직무와 직장도 하루아침에 사라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든다.

대기업이나 큰 조직에 입사한 경우 자신이 쌓아온 역량과 스펙을 막상 써먹으려고 하니 역할은 물론 일의 중요도나 가치가 작아 일할 맛이 안 나는 것도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일의 속성으로만 보자면 역량이 높은 사람일수록 중소기업이나 작은 조직이 적합할지도 모른다. 한 사람이 관장 범위(span of control)가 넓은 일을 하거나 난도 높은 일을 맡으면 이런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은 이들이 원하는 만큼의 연봉이나 근무 환경을 맞춰줄 수가 없다.

기성세대들은 또 요즘 MZ세대가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기에 이직률이 높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도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MZ세대 입장에서 보면 현재 주어진 일과 장차 주어질 일이 자신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럴 바에는 워라밸이라도 확실하게 챙기자는 게 이들의 본심에 가깝다고 본다. MZ세대는 그 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기존 세대보다 더 집중하거나 몰입하면 했지 결코 덜한다고 보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긱 이코노미가 확산하고 있는 것도 MZ세대의 이직을 더욱 쉽게 만드는 원인이라 볼 수 있다. 긱 플랫폼을 활용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창기 긱 이코노미를 주도한 글로벌 택시 회사 ‘우버’나 인공지능 학습에 쓰이는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수행하는 아마존의 ‘메커니컬 터크(Mechanical Turk)’처럼 단순한 일자리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점차 다양한 전문 영역과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긱 이코노미 시장 규모는 2018년 2040억 달러(한화 약 273조 원)에서 2023년 4552억 달러(한화 약 609조 원, 추정치)로 급성장하고 있다. 스타티스타는 긱 이코노미를 프리랜서가 단기 서비스 또는 자산 공유를 위해 잠재 고객과 연결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디지털 플랫폼 외에 보다 확장된 의미의 긱 이코노미 전체 규모로 보면 이보다 더 클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22년 BCG가 통계청 조사를 기준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전체 취업자 2600만 명 중 약 1000만 명(38.5%)이 긱 워커인 것으로 추산된다. BCG는 연간 긱 워커 채용 수가 지난해 1억2000만 건에서 향후 5년간 매년 연평균 약 35%씩 성장해 2026년이면 연간 채용 건수가 5억5000건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MZ세대의 관리 포인트

세상이 변했다는 걸 인정하고 이들을 조직 내에서 잘 활용하기 위한 방법들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선배 세대인 관리자들은 이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 2020년 사람인이 실시한 설문 조사를 보면 몇 가지 해답을 얻을 수 있다. MZ세대 신입 구직자들이 첫 직장으로 가장 가고 싶은 기업은 ‘직무 전문성을 기르고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기업(26.5%)’이었고, 이어 ‘상사·동료의 능력과 인성이 좋은 기업(15.7%)’ ‘연봉이 높은 기업(14.7%)’ ‘고용 안정성이 뛰어난 기업(12.9%)’ ‘워라밸이 지켜지는 기업(11.9%)’ ‘성장 가능성이 밝고 비전이 뚜렷한 기업(8.7%)’ 순이었다.

이 중 연봉이나 고용 안정성, 성장 가능성 등은 관리자들이 아무리 노력하고 몸부림쳐도 쉽게 어찌해 볼 수 없는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직무 전문성, 상사의 능력과 인성, 워라밸 등은 쉽지는 않아도 관리자의 역량과 조직 문화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영역이다. 지금도 현장에서 같은 고민을 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관리자이자 기성세대 일원으로서 필자가 얻은 몇 가지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첫째, ‘가짜 일’을 없애야 한다. 2013년 데이비드 그레이버 영국 런던정경대(LSE) 인류학 교수는 ‘엉터리 직업이라는 현상에 대하여(On the Phenomenon of Bullshit Jobs)’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칼럼에서 세상에는 쓸모없는 가짜 일과 직업이 너무나 많다고 비판했다. 이 칼럼을 읽은 전 세계 수많은 독자는 자신이 사무실에서 하는 일 역시 무의미하다는 자기 고백을 쏟아냈다고 한다. 지금도 사무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 조직의 성과와 관련 없는 보여주기 식의 일이나 불필요한 형식적인 회의, 메모지 한 장으로도 끝낼 수 있는 안건을 보고하는 데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것 같은 ‘가짜 일’이 수두룩하다. ‘까라면 까라’ 식의 비합리적인 요구는 MZ세대에게 먹히지 않는다. 이들은 일의 의미와 목적이 분명해야만 일에 몰입하고 일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둘째, 직무 역량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좋은 선배의 멘토링은 실질적인 직무 전문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관리자가 신입 사원이나 주니어 인력에만 신경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선배의 멘토링을 통한 후배 직원의 육성은 결국 관리자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멘토 선배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보상은 필요한데 멘토링을 하는 선배 입장에서 후배 육성이 일방적인 퍼주기나 선배의 희생으로만 생각되기 시작하면 오래 지속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부서용 법인카드를 써 후배와 식사를 하게 한다든지 선배 멘토를 좋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거나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하는 것도 참고할 만한 방법이다.

업무 초기부터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을 지원해야 하는데 다행히도 직무별로 국내외에 좋은 온라인 강의나 자료는 넘쳐난다. 다만 관리자나 경영진의 역할은 “온라인에 강의 자료가 많으니 알아서 학습하라”거나 “유튜브 보면 다 나와 있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한두 마디 던지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적절한 교육 콘텐츠를 직접 찾아보고 수준을 파악하고 회사 상황에 맞는 과정인지 확인한 후에 추천해줘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도 학습 의지가 생기고 이후로도 학습과 관련해 관리자와 지속적인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다. 학습 조직을 만들어 직무와 관련한 최신 지식이나 트렌드를 조직 내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하거나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필자도 2주에 한 번씩 젊은 구성원들과 함께하는 학습 조직을 1년 이상 이어오고 있다.

셋째, 뻔하게 느껴지지만 의외로 많이 실천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일의 의미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아무리 단순한 일이라도 조직에서 그 일을 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와 의미가 있게 마련이다. 항상 좋은 의미만 있는 일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조직과 경영진 입장에서 그 일에 숨겨진 의미와 의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게 관리자와 경영자의 역할이다. 대개 많은 조직에서는 주간/월간 업무 보고 등의 자료를 취합하는 일을 각 부서 막내에게 맡기곤 한다. 이 일을 맡게 된 막내 구성원에게 일의 의미를 어떻게 설명해주겠는가?

“○○○ 님이 할 주간/월간 업무 취합은 선배들이 주는 파일의 기계적인 ‘복사·붙여 넣기’가 아니라 우리 팀의 업무 추진 상황을 점검·확인하는 일이야. 그와 동시에 우리 팀의 일을 경영진이나 유관 부서에 알리는 한 장짜리 보고서일 수도 있고 한 줄 광고 카피가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일이지.” 여기에 더해 한두 번의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구성원이 만들어 온 자료에 대해 관심을 보여주고 칭찬, 질책 등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주면 부하 직원이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넷째, 워라밸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집중 근무와 업무 강도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워라밸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관리자들의 업무 전문성과 매니지먼트 역량이 기반이 돼야 하고 관리자와 상사들 간에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관리자의 꼼꼼한 업무 배분과 할당, 적절한 개입이 없이 비효율적인 일 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 업무 지시는 명확하게, 피드백은 꼼꼼하게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업무 지시는 내용적인 측면과 전달하는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 주니어 때는 좌충우돌 부딪히면서 배워야 한다는 것도 낡은 사고방식이다. 불필요한 시간과 자원의 낭비가 없도록 명확한 업무 지시를 줘야 하고 곁길로 빠지지 않도록 중간 점검과 적절한 피드백을 해줘야 일이 제시간에 마무리될 수 있다. 소통 측면에서도 지시한 업무를 구성원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만 착오로 인한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자원 소모를 막을 수 있다.

즉, 관리자는 정해진 시간 내에 맡은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통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고서 하나에 ‘버전10’을 넘기며 불필요한 억지 수정을 거듭했던 옛 세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 이상 되풀이해선 안 되는 그릇된 유산이다. 관리자 자신도 명확히 모른다면 상사에게 물어보고, 확인하고, 내외부 전문가 조언을 얻어 빠르고 정확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다섯째, 애정과 관심을 갖되 집착은 하지 말아야 한다. MZ세대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이들이 떠났을 때 관리자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이후에 오는 구성원에 대해 편견을 갖거나 의도적으로 관심을 덜 갖게 만드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선배에게 후배는 함께 성과를 만들고 성장하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공감시켜야 하며 일을 기획하고 배분하는 단계부터 파트너십을 높일 수 있는 관리자의 전략적 안목이 필요하다.


긱 마인드셋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관리자나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언제든 직장을 쉽게 옮기는 요즘 세대의 긱 마인드셋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바꿔 보면 오히려 회사의 비즈니스 성과와 조직 문화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다줄 수 있다. 국내 미 출간된 책 『Gig Mindset Advantage: A Bold New Breed of Employee』의 저자 제인 맥코넬은 2022년 1월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고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조직은 필요할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직원들이 ‘긱 마인드세터(gig mindsetter)’가 되도록 기업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긱 마인드세터란 ‘프리랜서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담하고 새로운 유형의 정규직 샐러리맨으로 스스로 관리하고 자발적으로 주도권을 잡으며 역할보다 기술에 집중하고 프로세스를 단축하거나 현 상태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개선점과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이들’이라고 정의했다. 이들은 배운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자신의 개인적인 성장에 대해 주인 의식을 가지며,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에 자신감을 느낀다.

긱 마인드셋 학습 문화를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례로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사노피를 들 수 있다. 사노피에서 일하던 한 생물통계학자는 개인 시간에 대학에서 머신러닝을 공부하며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다. 사노피는 직원들을 위해 ‘배우고, 적용하고, 공유하는’ 특별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사노피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이 직원에게 연락해 사노피에 남아 있는 동안 그의 커리어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물었고 그의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데이터세트를 제공했다. 그 결과, 이 유능한 직원은 이직을 하는 대신 사노피에 남아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인도에서 가장 혁신적인 로펌으로 꼽히는 니시트 데사이 어소시에이츠(Nishith Desai Associates, NDA)는 ‘로스쿨 이후의 로스쿨’로 불릴 정도로 구성원의 지속적인 학습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NDA는 내부 직원들과 고객을 위한 고객 평생교육프로그램(Client Continuing Education Program. cCep)을 개발해 운영했는데 잠재 고객은 물론 회계사, 은행가, 법대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커뮤니티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코로나 봉쇄 기간 동안 드론 배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19가 인도에서 부실기업 인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와 같은 다양한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약 300회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외부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면서 조직 내에 끊임없는 학습 문화를 정착시켜 NDA가 고객층을 넓히고 전문성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회사가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 공부하는 직원들에게는 여전히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업무에 방해가 되거나 회사의 기밀을 유출할 우려 등이 없다면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직원은 오히려 회사에도 긍정적이다. 책 『긱 마인드』는 세계 최대의 긱 플랫폼인 톱코더를 인수한 위프로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위프로라는 대형 다국적 기업이 톱코더를 인수할 때, 톱코더의 사용자 기반을 들여다봤더니 위프로 직원 수백 명이 이미 톱코더에서 긱 워커로 활동 중이었다. 심지어 위프로의 업무용 e메일을 이용해서 말이다. 그런데 위프로의 경영진은 “정말 잘됐군요. 저희는 직원들이 다른 회사 일을 한다고 보지 않고 뭔가를 배우는 거라고 보니까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직이 당연하게 여겨오던 프로세스를 거부하고 현상 유지에 도전하는 긱 마인드세터는 관리자에게 때로는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긱 마인드세터의 일탈은 조직 전체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긱 마인드세터는 누구보다 자신이 맡은 일에 있어서는 책임감 있고 열정적이다. 조직의 프로세스 자체에 충성하지 않을 뿐이다.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실제 조직에 불필요하고 비합리적인 업무가 없는지 되돌아보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기회로 삼으면 MZ세대 직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조직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소통을 위한 현명한 방법들

어디를 가나 MZ세대와 소통하기 힘들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나와 다른 사람과 소통은 언제나 어려운 법이다. MZ세대와의 소통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팁을 몇 가지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MZ세대는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를 얻고 공유하는 데 기성세대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능숙하다. 기성세대는 매뉴얼이나 설명서부터 찾지만 이 세대는 디지털 세상에선 매뉴얼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한다. 그렇기에 MZ세대와 소통할 때 대면 소통만 고집할 필요는 없으며 대면 소통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지 않아도 된다. 조직에서 활용하는 메신저나 외부 SNS를 활용하면 오히려 더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있고, 대면보다 더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갖는 것도 회사나 업무 외적인 성향이나 기호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비유나 은유 같은 간접화법보다는 직설법이 적합하다. “이래서 좋다” “이런 건 마음에 안 드니 바꿔라” “이런 면이 부족하니 보완해라” “이렇게 하면 더 좋다” 등 직설적으로 피드백하는 게 좋다. ‘돌려 까기’는 좋은 소통법도 아니고 제대로 이해 못하면 시간과 에너지만 낭비할 뿐이다. Z세대와 문화적인 배경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런 맥락을 무시하고 넌지시 돌려 말해서는 서로 오해만 깊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피드백은 명확하게 해야 한다. ‘라떼는 말이야’ 식으로 개인의 성장을 위한답시고 정답이나 방향성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고민하라며 퇴짜를 놓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들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성장했기에 과거 세대에 비해 인내심과 참을성이 부족한 편인 데다 ‘밀당’할 시간도 여유도 충분치 않다. 알고 있는 방향성이나 노하우를 먼저 공유한 후에 결과물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오히려 좋다. 중간중간 업무 진행 단계에 걸맞은 적절한 피드백을 해준다면 효율과 효과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 양병채 | 해양수산인재개발원장

    필자는 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Nottingham Trent University)에서 MBA를, 한양대에서 교육공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KT그룹 인재개발실 상무를 거쳐 현재 해양수산인재개발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팀장, 바로 당신의 조건』이 있다.
    spoy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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