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한층 진화하게 만드는 방아쇠가 됐다. 옛날처럼 광범위한 주제로 일단 사람부터 모으고, 여기에 커머스나 경제성 있는 무언가를 가져다 붙이려는 안일한 방식은 이제 통용되지 않는다. ‘넥스트 라운드’를 맞은 커뮤니티 비즈니스 기업들은 보다 고도화한 전략으로 생존하고 성장하기 시작했다. 기존 산업의 한계를 커뮤니티의 강점으로 극복하거나, 좁고 깊은 주제로 수요층을 정밀하게 타기팅하거나, 로컬 비즈니스와 더 긴밀하게 결합하는 식이다. 성공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참여자의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나 비전이 필요하다. 빠르게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페르소나를 만들고, 참가자들이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참여감도 줘야 한다. 열성적인 활동을 유도할 정교한 리워드 시스템과 커뮤니티만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위기’는 곧 ‘거대한 변화’와 동의어다. 내부에서 기인한 위기든, 외부에서 다가온 충격이든 혁신의 방아쇠가 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위기에 놓인 대상이 이제 막 태동한 업계나 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초창기의 미숙함, 호의적인 대우 속에 감춰졌던 안일함 같은 것들이 본격적으로 걷혀 나가기 때문이다. 보통 이럴 때가 업계와 기업의 명운이 달린 지점이기도 하다. 얼마나 기민하고 적절하게 변화하는지가 생존 여부를 가른다.
이승윤 seungyun@konkuk.ac.kr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다.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