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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9. 먹통 사고로 전 국민 비난받은 ‘카카오’

계열사 194개, 10년 고속 성장의 그늘
기술보다 리스크 관리가 기업 미래 좌우

윤영진 | 359호 (2022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지난 10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포함한 다수 카카오 서비스에서 5일 이상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는 지난 10년간 유례없는 성장을 했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 다수의 계열사 상장 논란과 최근의 주가 폭락으로 비난이 끊이지 않던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발생한 장애 사태로 카카오는 브랜드, 재무적 측면에서 치명적 타격이 예상된다. 이번 장애 사태는 카카오톡 플랫폼에 의존한 비즈니스 모델, 기업의 규모에 걸맞지 않는 사업 연속성 관리 실패, 리스크 관리 마인드 부재와 미숙한 사고 대응 등 복합적 원인의 결과다. 경쟁 서비스들이 이번 카카오 사태를 새로운 기회로 적극 활용 중인 상황에서 카카오의 대응이 주목된다.



지난 10월15일 오후 3시부터 카카오톡을 포함한 대부분의 카카오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국민 메신저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장애를 일으키면서 카카오톡은 물론 카톡과 연동되는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T, 모바일 뱅킹 서비스 카카오뱅크 등이 함께 멈췄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지장을 받았다. ‘카카오가 멈추자 일상이 멈췄다’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었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는 10월20일에야 대부분 복구되었고 닷새 동안 많은 국민이 불편함을 호소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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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 불리는 카카오는 이번 사태로 엄청난 재무적 손실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카카오는 사태 수습을 위해 지난 10월20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한 카카오 공동대표인 남궁훈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와 더불어 카카오 서비스 먹통 기간 중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등을 위한 피해 보상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IT 기업으로 추앙받으며 국민 앱으로 사랑받던 카카오 사태의 본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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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전환의 최대 수혜자 ‘카카오톡’

지금의 카카오를 키운 건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아이폰 3GS가 불러온 모바일 전환의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입은 서비스다. 카카오톡은 2010년 출시됐는데 카카오톡 이전까지 문자메시지는 SKT나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가 유료로 제공하던 서비스였다. 하지만 아이폰 출시 이후 문자메시징 서비스가 이동통신망이 아닌 데이터 통신을 통한 문자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위주로 넘어가면서 카카오톡이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우 초기 시장을 선점해 사용자를 록인(Lock-In)하는 전략이 중요한데 카카오톡은 이 흐름을 잘 읽고 ‘무료’ 서비스를 강조하며 기존에 1달러에 판매되던 ‘왓츠앱(Whatapp)’을 제치고 후발 주자임에도 단번에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톡 서비스 초기 카카오의 이미지는 긍정적이었다. 기존에 유료로 사용하던 문자 서비스나 사진 및 동영상 공유, 음성 및 영상통화 등의 기능을 카카오톡이 무료로 지원하다 보니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카카오톡은 당연히 써야 하는 앱이 됐다. 그 결과 카카오톡은 검색 서비스 시장의 네이버처럼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글로벌 서비스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대상이 됐다. 덕분에 카카오는 혁신, 성장, 도전의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각인됐다. 또한 ‘카카오 프렌즈’와 같은 친근한 캐릭터를 활용한 캐릭터 비즈니스 역시 카카오의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톡의 인기에 힘입어 카카오는 2014년 5월26일 국내 양대 포털 업체 중 하나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성사시키며 플랫폼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카카오에도 문제는 있었다. 모바일 전환의 시대 흐름 속에 전 국민이 애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지만 무료 서비스의 한계와 급격한 사용자 증가로 인한 운영 비용 상승으로 영업손실이 갈수록 불어난 것이다. 카카오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후 투자자들의 요구, 사업 확장에 대한 필요성 등으로 인해 수익화(Monetization) 모델 찾기에 나서면서 카카오의 성격은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혁신의 아이콘에서 ‘돈만 밝히는’
이미지로 전락

카카오는 국내 최대 사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공격적 투자 유치와 재투자, 인수합병, 신규 사업 론칭과 분사 등으로 10년간 유례없이 고속 성장했다. 그 결과 2021년 말 기준, 카카오 기업 집단에 속한 계열 회사가 총 194개사에 이르게 된다. 이 중 국내 계열사는 138개사이며 해외 계열사는 56개사다. 2020년 말보다도 56개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의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국내 메신저 시장 점유율 90%를 넘어서는 카카오톡이 있다. ‘1인 1 스마트폰’ 시대에 카카오톡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고 이같이 압도적인 보급률을 가진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앞세워 모바일 뱅크(카카오뱅크), 온라인 전용 모바일 결제(카카오페이), 모바일 이동 플랫폼(카카오T,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서비스를 추가하며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는 추가 서비스들을 카카오 ID 하나로 연결해 ‘통합 카카오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면서 카카오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시장에서 9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인터넷 전문 은행 카카오뱅크와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도 카카오톡에 기반해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반발도 컸다. 특히 카카오 비즈니스 모델의 한 축인 O2O(Online-to-Offline) 서비스 영역은 서민들의 영역인 골목 상권 비즈니스와 겹친다. 이에 카카오가 콜택시, 대리운전, 주차 관련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과거 혁신의 대명사에서 골목 시장 침탈의 대명사가 되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보다는 기업 가치 키우기에만 집중하면서 카카오의 이미지는 어느덧 문어발 확장, 과도한 수익 추구 등 구태의 전형으로 변하게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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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장애의 근본 원인은?

카카오의 이번 먹통 사태는 이처럼 카카오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하던 시점에 터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카카오에는 큰 악재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카카오는 IT 플랫폼 서비스 기업이다. 그리고 IT 서비스의 핵심은 안정적 서비스 운영이다. 아무리 먹통 사태의 1차적 원인이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제에 있다고 해도 이는 명백한 카카오의 관리 실패다. 특히 IT 서비스 속성상 장애가 일정 기간 지속되면 소비자들은 순식간에 대체 서비스로 갈아탈 수 있다. 실제 장애 기간 동안 많은 사용자가 네이버가 제공하는 라인이나 텔레그램 등 경쟁 메신저로 떠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카카오의 최근 부정적 이미지까지 맞물려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번 장애 사태는 본질적으로 기업이 핵심 비즈니스 운영 전략, 사전/사후 대응 및 경영진의 대처 등 전반적인 대응 과정에서 문제점을 보인 총체적 사고였다. 성공적인 재난 복구(Disaster Recovery) 및 사업 연속성 관리(BCM, 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를 위해서는 조직 문화와 관련 인력(Corporate Culture & People), 프로세스(Process), 기술(Technology)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카카오는 재난 상황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비, 사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 사고의 본질, 대응, 그 결과를 살펴보면서 카카오 장애 사고의 원인을 분석해보자.

1. 카카오톡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비즈니스 모델

먼저, 카카오의 비즈니스 구조는 카카오톡이라는 거대 플랫폼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T, 카카오 인증서, 카카오모빌리티 등 관련 비즈니스 유닛들이 연결돼 사업이 운영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별 자회사에선 비즈니스 연속성 관리를 진행한다 해도 카카오톡 플랫폼 자체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전체 사업 구조가 멈춰버리는 재난 수준의 상황이 발생한다. 카카오의 경우 단순히 자회사 단위의 사업 연속성 관리 체계 수준이 아닌 그룹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복구 계획과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모의 훈련을 했어야 했다.

카카오는 다수의 계열사를 단기간에 상장시켰다. 카카오가 상장돼 있는 상태에서 내부의 신규 사업 부문을 추가로 상장하는 방식을 통해 기업 전체를 성장시켰다. 카카오 비즈니스의 운영 방식에 있어 이러한 동시 상장의 문제는 개별 사업 부문이 카카오의 기존 시스템(레거시)을 공유해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카카오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비즈니스들에 연쇄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구조다. 물론 상장사 요구사항 준수를 위해 장애 및 재난 복구 관련 절차를 수립했을 것이다. 특히 금융 계열사의 경우 관련 법률에 의거해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하고 비상사태에 연락망, 관련 인력 운영, 복구 절차 등을 마련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실제로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금융 상장회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산 시스템을 같이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통해 폭발적 성장을 이뤘지만 모든 개별 사업이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리스크를 한꺼번에 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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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업 연속성 관리 실패

사업 연속성 관리(BCM, 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는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이자 기법이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은 체계적 BCM을 수립하고 운영해야 한다. 사업 재난 복구(Disaster Recovery, DR) 또한 BCM의 일부다. 글로벌 IT 기업 및 금융 회사들은 지속적인 BCM 체계를 수립하고 모의 훈련한다. 구글의 경우 안정적 서비스를 위해서 2∼4중의 데이터센터 다변화가 필수라고 보고 올해만 해도 미국 테네시, 버지니아, 오클라호마 데이터센터를 신설했다. 조지아,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및 텍사스에 있는 기존 데이터센터에도 투자했다. BCM의 핵심은 조직의 중요 기능과 가용 자원을 파악하고 시나리오별로 재난 상황에서 정해진 순서와 복귀 시간(RTO, Recovery Time Objective)을 정하는 것이다. 이에 그룹 단위의 재난 상황에서 중요 기능과 가용 자원을 파악하고 시나리오별로 정해진 순서와 복귀 시간을 수립해야 한다. 또 평상시 훈련을 통해 비즈니스 운영 복귀(Business Recovery) 목적을 달성해야 했다. 카카오가 이번 5일 이상의 장애 사태 과정에서 보여준 대처 과정은 카카오 내부에서 평소체계적인 사업 연속성 관리와 훈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3. 서비스 벤더 관리 실패

현재 IT 서비스 비즈니스 운영은 수많은 파트너, 벤더(Vendor)의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서비스를 위해 수많은 협력 회사가 서비스를 지원한다.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협력 업체 한 곳의 장애가 전체 서비스 장애로 이어지는 구조인 것이다. 이번 장애의 1차적 원인은 카카오에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SK C&C 데이터센터의 화재다. 이에 장애와 복구 과정에서 서비스 벤더 관리(Vendor Management)가 중요했다. 카카오의 서비스 벤더 관리 문제의 심각성은 데이터센터의 운영 주체인 SK C&C조차도 자사 데이터센터에 카카오톡 서버가 구체적으로 몇 대 운영되고 있었는지 등을 잘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SK C&C와 카카오 사이 장애의 원인인 화재에 대한 정보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SK와 카카오 간 소통이 늦어져 카카오의 대처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물론 카카오와 SK C&C 사이에 서비스 수준 계약(SLA, Service Level Agreement) 등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와 장애 복구 등에 대한 상세 내용이 계약으로 체결돼 있고 서비스 위탁 업체의 보안을 위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 서비스가 국가적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3만 대가 넘는 대규모 서버의 이용 목적 등이 전혀 공유되지 않았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서비스 주체인 카카오는 서비스 벤더 선정, 벤더 리스크 측정, 서비스 수준의 주기적 확인, 테스트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보완해야 했다. 이러한 사전 준비 과정이 없었기에 장애 복구에 있어 데이터센터 서비스 제공자인 SK C&C에 기술 의존도가 높아 재난 상황에서 통제가 쉽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세계 각국에 분산 운영해 서비스 가용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서비스 벤더를 선택하면 비용 효율성이 높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보다는 안정성을 선택한다. 구글은 올해 IT 재난복구 시스템 보완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업그레이드에만 95억 달러(약 13조7000억 원)를 투자했다. 메타(Meta)도 55억 달러(약 8조 원)를 투자하는 등 서비스가 늘어나고 깊어질수록 ‘인프라’ 투자도 집중하고 있다.

4. 리스크 관리 마인드 부재, 미숙한 사고 대응과
대국민 사과 등 커뮤니케이션 실패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대응을 보면서 카카오가 위기 복구를 위한 리스크 중심의 조직 문화와 충분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진단한다. 글로벌 리딩 기업들은 C-레벨 차원에서 리스크 전략 수립과 관리에 참여한다. 글로벌 IT 기업과 금융기업들은 CFO, CIO뿐 아니라 리스크 전문가인 CRO(Chief Risk Officer)를 최고경영진(Executive) 임원급으로 영입한다. 임원 레벨에서 리스크 전략 수립 및 관리 인식을 가지고 위험을 관리하는 기업 문화를 만든다.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금융회사나 야마하 등의 제조 기업도 CRO를 두고 대비하고 있다. 국내 조직 문화는 아직까지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위기 상황에 대한 인력과 예산 투자에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리스크 관리 책임자 등을 중심으로 한 조직 문화와 인력을 보유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위험 회복탄력성(Risk Resilience)을 가질 수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 조직은 핵심 인력과 기능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 핵심 기능과 서비스를 기존 서비스 수준으로 회복해야만 한다. 이를 위한 신속한 조직 운영이 필수다.

또한 사고 이후에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카카오는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카카오와 SK C&C 사이의 책임 소재 구분 과정에서 카카오는 ‘SK C&C 데이터센터의 화재가 전체적으로 예상을 넘어선 수준이라 사전 대비가 힘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근본적인 원인은 데이터센터에 위치한 리튬배터리에 있다”며 데이터센터 운용사인 SK C&C에 사고의 실질적 책임을 돌렸다. 이에 SK C&C는 카카오의 이원화 시스템 구축 미비가 서비스 장애를 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의 책임 소재 공방 자체가 오히려 서비스 장애 당사자인 카카오의 외부 여론을 악화시켰다. 또한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10월19일 오전 경기도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향후 자체 데이터센터 설립을 통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응을 해 비난을 받았다.

또한 정부가 카카오를 사회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간 사업자로 인식했다면 서비스 중단에 따른 후속 조치, 이원화와 백업 등을 제도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사후 조치가 아닌 사전 점검 등을 통해 예방 조치를 취해야 마땅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RB), 통화감독청(OCC, The 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 등 여러 규제 기관에서 독립적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을 방문해 사업 연속성 관리와 관련된 거버넌스, 통제, 진단 등을 실시해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한다. 이는 금융기관이 사회 인프라로 끊임없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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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 ‘리스크 관리 문화’가 핵심

카카오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흐름과 모바일 전환이라는 기회를 가장 잘 포착해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 기업이다.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통해 성장한 타 국내 대기업 집단들은 산전수전을 겪으며 위기를 극복한 DNA를 내재하고 있지만 카카오는 최근 10년간 급격히 성장해 2022년 기준 재계 서열 12위로 올라선 신생 대기업이다. 짧은 역사만큼이나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상대적으로 미숙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와 고객의 기대가 높아지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 확산으로 수십 년간 쌓은 평판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인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카카오는 위기관리 및 사고 대응 미비 등으로 브랜드, 재무적 측면에서 치명적 타격이 예상된다.

대외 환경도 불안정하다. 인플레이션 급등과 미 중앙은행인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의 경우 디지털 광고 시장 부진으로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토막으로 줄었다. 이에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메타, 트위터,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의 핵심 사업 분야인 온라인 쇼핑, 광고 시장의 성장세가 경기 침체에 따라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이에 17만 원에 육박했던 카카오 주가는 4만 원대 최저치까지 추락했고 주가 급락에 실망한데다 장기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가치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장애 사태는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내부에서 곪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기업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주가 하락, 재난 복구 실패, 브랜드 및 평판 추락 등으로 카카오 사태는 새로운 기회를 노리는 경쟁 서비스들에 좋은 먹거리가 되고 있다. 이번 위기를 카카오가 슬기롭게 극복해낼지 아니면 새로운 위기관리 실패 사례로 역사에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영진 더밀크 리서처 youngjin@themiilk.com
필자는 딜로이트(Deloitte) 서울, 시카고 오피스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한 후 뉴욕에 위치한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혁신 미디어 더밀크(TheMiilk)에서 기업 리서치, 마켓 분석,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리서처(Researcher)로도 활동 중이다. 미국 워싱턴대(Washington University)에서 MBA를 수료했고 저서로 『웹3.0과 메타버스가 만드는 디지털 혁명』 『쉽게 배우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비즈니스 트렌드』 등이 있으며 『데이터 스토리(원제: Data Story)』를 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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