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DBR 매거진에서 소개된 스페셜리포트를 주제별로 소개합니다.

기술의 시대, 다시 철학
446호(2026년 8월 Issue 1)
답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출력되는데 정작 질문하는 힘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은 지적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가 극심한 환경에서 개인에게는 AI로 모든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진화적 경쟁의 우월 전략이지만 모두가 그 전략을 택하는 순간, 사고의 다양성이 말살되고 끝내 ‘인간 문화의 붕괴(cultural collapse)’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다행히 연구진의 결론이 비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개인 수준에서는 AI 대체가 필연적으로 승리하더라도 집단 수준에서 동료 심사 같은 상호 감시 장치를 유지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면 다양성을 지킬 수 있고, 그때 비로소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위협이 아니라 인간을 증강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AI 시대에 주체성을 지키는 길은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집단의 습관에 있습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함께 질문하며, 쉬운 인지적 지름길에 빠지지 않도록 서로를 붙들어주는 것입니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는 하늘을 나는 법을 익히는 대신 날개를 생선 머리를 주워 먹는 데만 쓰는 갈매기들이 등장합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답이 쏟아지는 시대에 인간이 왜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우리는 지금 AI라는 날개를 어디에 쓰고 있는지 되묻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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