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애플이 LG전자와 비디오 도어벨, 스마트 도어락, 온도조절기 등 스마트홈 기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6.10.07. ⓒ뉴시스
애플이 스마트홈 시장 재공략을 위해 LG전자와 손잡고 비디오 도어벨과 스마트 도어락, 온도조절기 등 가정용 기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모든 기기를 직접 생산하는 대신 LG의 제조·제품 지원 역량을 활용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빠르게 넓히는 방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과 LG전자가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홈 시스템과 연동되는 액세서리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동 개발 제품은 비디오 도어벨을 비롯해 스마트 데드볼트 도어락, 실내용·실외용 보안카메라, 투광등 카메라, 스마트 온도조절기, 온도센서 등이다.
제품 개발에는 애플이 참여하지만 애플 브랜드가 아닌 ‘LG’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이다. 제조와 제품 지원도 LG전자가 맡는다. 애플과 LG전자 측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 애플이 만들고도 ‘LG’ 이름 붙이는 이유이번 협력의 특징은 애플이 제품 개발에 관여하면서도 직접 판매·지원해야 할 제품군을 늘리지 않고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과거에도 벨킨, 로지텍 등 외부 업체와 제품을 공동 개발한 뒤 해당 업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애플이 디자인과 기능, 엔지니어링 등에 관여하면서 생산과 고객 지원 부담은 협력사가 맡는 구조다.
LG와 개발 중인 스마트홈 기기도 비슷한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자사 스마트홈 시스템에 맞춰 제품의 기능과 설계에 관여하고, LG전자가 제조와 제품 지원을 담당한다.
LG 제품들의 개발 일정은 애플이 직접 준비 중인 스마트홈 기기보다 늦다. 실제 판매까지는 앞으로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의 존재는 최근 LG전자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제품 인증기관 UL솔루션 등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확인됐다.
등록된 제품은 유선형 비디오 도어벨과 투광등 카메라, 실내용·실외용 카메라, 스마트 도어락, 스마트 온도조절기, 온도센서 등이다.
LG전자는 일부 제품 사진과 세부 정보를 내년 초까지 비공개로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증 자료에는 애플과의 공동 개발 사실은 적혀 있지 않다.
● 현관에 다가가면 문 열린다…매터·스레드·UWB 탑재LG가 개발 중인 제품 상당수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뿐 아니라 스마트홈 통신 규격인 ‘스레드(Thread)’와 ‘매터(Matter)’를 지원한다.
매터는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참여하는 스마트홈 공통 표준이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기기를 하나의 스마트홈 환경에서 연결해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스마트 도어락에는 초광대역무선통신(UWB) 기능도 적용된다. UWB는 기기 사이의 거리와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사용자가 기기를 소지한 채 현관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기능 등에 활용할 수 있다.
LG 제품들은 애플이 새로 준비하는 스마트홈 허브를 중심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애플은 오는 13일 스마트홈 허브를 비롯해 업그레이드된 홈팟 미니와 새로운 TV 셋톱박스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LG가 개발하는 도어벨과 도어락, 카메라 등이 같은 날 출시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제품은 애플 자체 기기보다 개발이 늦어 소비자 판매 시점도 뒤로 밀릴 전망이다.
● 홈킷 출시 12년…애플, 아마존·구글에 다시 도전이번 제품군은 애플이 스마트홈 시장에서 다시 승부를 거는 과정의 한 축이다.
애플은 2014년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HomeKit)’을 선보였지만 스마트홈 기기 시장에서는 아마존과 구글만큼 영향력을 넓히지 못했다.
아마존은 ‘링(Ring)’, 구글은 ‘네스트(Nest)’를 앞세워 도어벨과 보안카메라, 온도조절기 등 집 안팎을 연결하는 제품군을 이미 구축했다. 애플과 LG가 함께 개발하는 제품 역시 상당수가 이들과 경쟁하는 분야다.
애플은 새 스마트홈 허브와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음성비서 ‘시리’를 중심으로 스마트홈 사업을 다시 키울 계획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이 밖에도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화한 가정용 모니터링 기기, 화면을 로봇 팔에 연결한 형태의 스마트홈 허브, 가정용 보안 모니터링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에도 이번 협력은 스마트홈 사업 범위를 넓힐 기회가 된다. TV와 생활가전을 넘어 도어벨과 도어락, 보안카메라, 온도조절기까지 집 안팎을 연결하는 제품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내용 카메라는 LG가 약 10년 만에 다시 내놓는 제품이다. 실외용 카메라와 온도조절기, 투광등 카메라, 비디오 도어벨도 최근 LG 제품군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영역이다. 스마트 도어락은 한국 밖에서 본격 판매하는 첫 제품이 될 전망이다.
애플과 LG의 협력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경쟁했던 두 회사지만 현재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제품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으며 LG전자 TV에는 애플의 콘텐츠·서비스가 적용돼 있다. 애플이 외장 모니터 판매를 중단했던 시기에는 애플 노트북과 연동되는 모니터를 LG와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스마트홈으로 옮겨간다. 애플은 직접 모든 제품을 만들지 않고도 자사 생태계에 연결되는 기기를 빠르게 늘릴 수 있고, LG는 도어벨·도어락·보안카메라 등 새로운 스마트홈 제품군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된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인기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