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난청 전문가 포럼’ 현장. 코클리어 제공
고도난청 환자가 인공와우나 보청기 등 청각 재활을 받은 경우 재활을 받지 않은 환자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낮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난청 전문가 포럼’에서는 난청과 치매의 연관성을 분석한 국내 연구와 소아·성인의 인공와우 치료 사례, 국내외 지원제도 등이 소개됐다.
정재호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고도난청 환자의 청각 재활 여부와 치매 발생을 장기간 추적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령과 성별, 소득, 동반 질환 등을 보정한 결과 청각 재활을 받지 않은 환자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인공와우 치료군에서 약 45%, 보청기 사용 군에서 약 27% 낮았다. 인공와우 치료군과 정상 청력군 사이에는 치매 발생 위험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 결과가 인공와우 치료의 치매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관찰연구인 만큼 치료와 치매 위험 감소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진세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소아와 성인의 인공와우 치료 사례를 소개했다. 양측 심도난청으로 진단받은 1세 여아는 양측 인공와우 수술 후 청각 수행 능력과 말소리 사용 능력이 향상됐다. 생후 12개월 이전 수술을 받은 중증·심도 난청 아동의 청각 결과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조기 수술 군이 이후 수술 군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동등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성인 사례로 소개된 71세 여성은 보청기를 사용했지만 말소리 인지가 충분하지 않아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다. 문장인지 점수는 수술 전 28%에서 수술 3개월 후 89%, 6개월 후 100%로 높아졌다.
인공와우는 보청기를 사용해도 말소리를 충분히 알아듣기 어려운 고도·심도 난청 환자에게 시행한다. 보청기가 소리를 증폭해 남아 있는 청력을 활용하는 반면 인공와우는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 청신경을 자극한다. 수술 후에는 외부 어음 처리기를 착용하고 ‘매핑’과 청각 재활을 이어가야 한다. 최근 수술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인공와우의 장기 사용에 따른 외부 어음 처리기 지원 문제도 논의됐다. 인공와우는 체내에 이식하는 내부장치와 외부에서 소리를 받아 처리하는 어음 처리기로 구성된다. 현재 국내 건강보험은 기준을 충족한 19세 미만 환자의 양측 인공와우 수술에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외부 어음 처리기는 분실이나 수리가 불가능한 파손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1회 추가 급여가 가능하지만 주기적인 교체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이슨 차이 코클리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외협력 디렉터는 한국과 호주, 일본의 인공와우 지원제도를 비교해 소개했다. 일본은 2024년 6월부터 일정 기준을 충족한 경우 어음 처리기 교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호주도 26세 미만 인공와우 사용자의 어음 처리기 교체를 공적 지원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소아·청소년의 어음 처리기 교체 지원과 수술 후 청각·언어 재활, 성인 환자의 인공와우 치료 접근성 등 지원제도의 보완 방안이 논의됐다.
지희수 기자 heesu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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