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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R&D

“환자당 2억원·제작 6~8주”…SCL AI 맞춤형 암백신, 2028년 첫 투여 목표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9.30
최정균 네오젠로직 CEO 겸 카이스트 교수가 29일 서울 영등포구 교보증권 본사에서 열린 ‘2026 R&D Day’에서 AI 기반 암백신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네오젠로직은 2028년 개인맞춤형 암백신의 첫 환자 투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닷컴
개인맞춤형 AI 암백신 한 명분을 만드는 데 현재 임상 1상 기준으로 약 2억원이 들고, 제작에도 6~8주가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SCL사이언스는 간암·위암·난소암을 대상으로 개인맞춤형 암백신 임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2028년부터 첫 환자 투여를 시작할 계획이다.

SCL사이언스는 지난 29일 서울 영등포구 교보증권 본사에서 ‘2026 R&D Day’를 열고 자회사 네오젠로직의 AI 기반 암백신 개발 전략과 임상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는 올해 위탁개발생산기관 확보를 추진하고, 2027년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한 뒤 2028년 첫 환자 투여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개인맞춤형 암백신은 환자의 암세포에서 면역세포가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 표적을 찾아 환자별로 백신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네오젠로직은 AI 플랫폼 ‘딥네오(DeepNeo)’와 ‘렉시네오(LexiNeo)’를 활용해 암세포 표적이 환자의 면역체계에 제시되고 T세포와 B세포에 인식돼 면역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을 예측한다.

최정균 네오젠로직 CEO 겸 카이스트 교수는 이날 동아닷컴의 질문에 “현재 계약을 앞두고 있는 회사에서 임상 1상 환자당 비용을 약 2억원 수준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확정된 금액은 아니지만 대략 그 정도”라고 말했다. 환자별 백신 제작에는 약 6~8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서 2억원은 향후 상용화 때 환자가 실제 부담할 치료비를 뜻하지 않는다. 임상 단계에서 환자 한 명분의 맞춤형 백신을 제작·공급하는 데 필요한 비용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최 CEO는 맞춤형 백신이 환자별로 소량 생산되는 만큼 현재는 비용이 높지만, 향후 병원이나 지역별로 소규모 생산시설이 구축되면 제조비를 낮출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간암·위암·난소암부터…범용 백신은 대장암 우선 탐색


네오젠로직이 준비 중인 개인맞춤형 암백신 파이프라인은 간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목표로 하는 ‘DLV-N1’, 위암 보조항암치료와 병용하는 ‘DLV-N2’, 난소암 유지요법을 목표로 하는 ‘DLV-T1’ 등이다.

난소암에서는 PARP 저해제와의 병용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최 CEO는 임상 초기 단계에서 안전성과 면역반응을 확인하고, 이후 PARP 저해제 단독 투여와 암백신 병용의 차이를 비교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환자의 난소암 조직을 이용한 시험관 단계 연구에서는 PARP 저해제와 백신을 함께 적용했을 때 면역반응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맞춤형과 별도로 여러 환자에게 공통으로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 범용 암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네오젠로직은 ‘암흑 단백체(dark proteome)’에서 유래한 새로운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DLV-C’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암세포에서 선택적으로 만들어지고 여러 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표적을 찾으면 환자별 제작 과정 없이 미리 생산하는 범용 백신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 CEO는 범용 백신의 우선 탐색 암종에 대해 “현재 1순위는 대장암”이라고 밝혔다. 암흑 단백체에서 유래한 항원이 많이 나타나는지, 기존 돌연변이 기반 신생항원 후보가 상대적으로 적은지, 여러 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항원이 있는지 등을 대규모 단백질 데이터로 분석해 후보를 좁히고 있다. 현재 대장암과 췌장암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DLV-C는 국내 mRNA 백신 기업과 공동연구 형태로 추진할 예정이다. 양사는 단순 위탁생산을 넘어 기술과 제조시설을 함께 활용하는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계약 체결 뒤 주요 개발 계획을 공개할 방침이다.

● 한국·일본 먼저 임상…미국 진출도 파트너 접촉

SCL사이언스와 네오젠로직은 한국과 일본에서 먼저 임상 진입을 추진한다. 회사 측은 개인맞춤형 암백신에서 환자별 표적을 선정하는 알고리즘을 규제 체계 안에서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국가별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임상 개발 방향을 조율해 왔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SCL그룹이 기존 사업을 통해 확보한 현지 파트너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필남 네오젠로직 최고과학책임자(CSO) 겸 카이스트 교수는 간암과 위암 등 일부 암종은 아시아 환자 비중이 높아 한국과 일본에서 임상을 시작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진출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김상철 SCL그룹 경영전략본부장은 “미국을 궁극적인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현지 파트너들과 접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 CEO는 FDA의 개인맞춤형 치료제 관련 규제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일본에서 준비하는 제조·품질 관련 자료를 향후 미국 임상 준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CL사이언스는 네오젠로직과의 합병을 유력한 방안으로 두고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네오젠로직과 카이스트, SCL사이언스 공동중개연구소 등에 나뉘어 있는 암백신 관련 기술과 연구성과를 SCL사이언스를 중심으로 모아 임상개발과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공식 자료에서도 네오젠로직 합병을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현장에서 합병 과정에 동의가 필요한 네오젠로직 기존 기관투자자의 동의도 최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바로 진행할 수 있는 상태”라며 관련 내용을 향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합병 방식과 합병비율, 추진 일정, 이사회 안건 상정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회사는 세부 계획이 확정되면 관련 법령과 공시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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