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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K뷰티의 진화… 제품 넘어 AI기반 피부관리에 美소비자 열광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8.17
美 CJ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
AI로 피부 분석 ‘스킨 스캐닝 존’… 오픈 두달반 만에 1만명 다녀가
韓 피부과학, 美소비자 사로잡아
K기초화장품 판매, 프랑스산 압도
피부 스캐닝 뒤 제품 추천도 받아 1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을 방문한 고객 레티시아 구티에레스 씨가 직원에게 스킨 스캐닝을 통해 부족한 피부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제품을 추천받고 있다.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스킨 스캐닝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분, 여드름 세균, 다크서클 등 피부 문제를 분석해주는 기술이다. 패서디나=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한국의 피부 분석 기술은 정말 인상적이에요. 모공 밀도, 온도, 주름 등 모든 걸 다 파악해 주니까 내 피부에 딱 맞는 제품을 추천받아 살 수 있어요.”

1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CJ올리브영 패서디나점. 오전 10시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스킨 스캐닝 존’으로 달려온 레티시아 구티에레스 씨(27)는 인공지능(AI)이 분석한 자신의 피부 결과를 확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스킨 스캐닝 담당 직원인 아니 지그네이언 씨는 “매일 200여 명의 고객이 분석을 받는다”며 “13세부터 60대까지, 국적도 정말 다양하다”고 했다.

● K뷰티, 美에 ‘K피부관리’ 전파


패서디나점은 올 5월 미국에 처음으로 문을 연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이다. 총 803㎡(약 240평) 규모에 400여 개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5000여 개 상품을 판매한다. 올리브영은 매장의 4분의 1을 ‘스킨케어’ 카테고리로 채웠다.

AI를 활용해 수분, 여드름 세균, 다크서클, 피부장벽, 모공 크기, 주름, 홍조, 피지 등 개인 피부 상태를 총 12개 항목으로 분석해 주는 스킨 스캐닝 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매장 직원들은 “스킨 스캐닝을 받기 위해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운전해 오는 고객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5월 29일 개점 이후 8월 첫 주까지 누적 이용자는 1만 명에 달할 정도다.

과거 K뷰티는 ‘쿠션 타입 파운데이션’ ‘시트 마스크’처럼 기존에 없던 ‘참신함’으로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AI 기반 피부 상태 진단이나 PDRN·히알루론산·시카 등 기능성 성분에 기반해 피부 관리 루틴을 제안하는 ‘과학화’ 단계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돌아본 매장에서는 K뷰티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한국의 피부 과학을 알리고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색조 위주였던 미국 뷰티 시장에 스킨케어 돌풍을 일으킨 것에서 더 나아가, 개인화된 분석과 첨단 성분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새로운 피부 관리 루틴을 제시하고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고객들은 K뷰티의 강점으로 기능성을 꼽았다. 매장 방문이 두 번째라는 욜라스카 카브레라 씨(51)는 “앞서 K컬처에 미쳐 있는 조카를 따라왔다가 우연히 사본 로션이 상당히 퀄리티가 좋다고 느껴 다시 왔다”며 “사고 싶었던 보디로션이 온라인 몰에서 품절이길래 오프라인에 있나 싶어 직접 왔다”고 했다.

강명지 올리브영 미국법인 MD팀장은 “스킨케어는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에서 가장 기대하는 카테고리”라며 “패서디나점에는 하루 평균 1500명 이상이 방문하는데 절반 이상이 비(非)한국계 고객”이라고 했다.

● 미국 시장서 프랑스 제친 K기초제품

기술력을 앞세운 K뷰티는 미국 스킨케어 시장의 공급 구조도 바꾸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한국산 기초화장품류 수입액은 13억9769만 달러(약 1조9800억 원)로 전체 수입액의 28.0%를 차지했다. 프랑스산은 7억3689만 달러(14.8%)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24년 처음으로 한국이 프랑스를 앞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민텔’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한국에서 생산된 스킨케어 제품의 미국 내 신제품 출시 건수는 20% 증가한 반면,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출시 건수는 1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텔은 “한국산 제품이 늘어난 것은 ‘K뷰티 3.0’ 시대의 도래를 보여준다”며 “이색적이고 신기함을 앞세운 제품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킨케어 솔루션으로 K뷰티가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더마 브랜드인 에스트라는 기존 모공, 주름, 색소침착 분석을 넘어 33개의 피부 문제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패서디나=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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