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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카카오톡 속 비서, 먼저 말을 건다… “현실 된 영화 속 AI”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8.13
김강학 카카오 ‘카나나’ 리더 인터뷰
카카오톡 맥락 읽고 일정 먼저 제안
온디바이스 AI로 사생활 보호
애플-구글과 선제형 AI 경쟁 나선다
6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카카오의 차세대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 개발을 총괄하는 김강학 리더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이용자 대화 맥락을 분석해 일정, 장소 예약 등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는 ‘선제형 AI’를 표방하고 있다. 성남=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영화 속 비서처럼 인공지능(AI)이 먼저 말을 거는 미래를 카카오톡으로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김강학 카카오 ‘카나나 인 톡 스튜디오’ 리더가 6일 동아일보 취재진과 만나 선제형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카나나)을 개발한 배경에 대해 설명한 말이다. 김 리더는 다음 머신러닝 엔지니어와 대화형 AI 스타트업 ‘플런티’ 창업을 거쳐 2024년 카카오에 입사해 카나나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이용자의 대화 흐름을 읽어 일정과 정보, 장소 등을 먼저 말을 걸고 알려주는 ‘카톡 속 개인 비서’를 표방한다. 이용자가 궁금한 점을 먼저 물어보고 일일이 업무를 지시해야 하는 챗GPT, 클로드 등 생성형 AI와 달리, 능동적으로 할 일을 찾아 알아서 진행한다는 점이 다르다. 영화 ‘아이언 맨’ 속 AI 비서 ‘자비스’와 같은 역할을 현실로 구현하려는 시도다.

● 언제 나서야 할지 아는 AI

선제형 AI의 핵심은 ‘언제 나설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전혀 필요가 없는 상황에 개입하면 이용자가 귀찮고, 필요할 때 개입하지 않으면 이용자가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리더는 “어떤 주제가 대화 중 나왔더라도 사실 이용자의 관심사가 아닐 수 있다”며 “이용자에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지 정확히 구분해 개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개발진은 수많은 AI끼리 서로 대화하게 만드는 가상 환경을 구축했다. 대화에 정확히 개입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개발진은 짧게 말하는 청년, 신조어를 많이 쓰는 청소년, 긴 문장을 쓰는 고령층 등 서로 다른 콘셉트의 AI 에이전트들이 1 대 1로 혹은 단체방에서 대화하게 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프라이버시 보호 탓에 실제 이용자 대화를 볼 수 없다는 ‘온디바이스’ 모델의 한계를 가상 데이터로 보완한 것이다.

이 같은 개선 덕에 카카오가 사용자 피드백을 토대로 집계한 내부 조사 결과 카나나 이용자 만족 비율은 약 80% 수준이었다. 특히 구체적인 응답에 대한 만족도는 약 90%에 달했다.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 의견을 듣고 모델 배포 주기를 단축하는 등 개선에 나선 결과다. 카카오는 향후 이용자가 AI의 개입 정도를 직접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 3000만 대 ‘카톡 비서’… 불붙은 선제형 AI 경쟁

세계적으로 선제형 AI 경쟁이 시작된 상태다. 애플은 ‘시리 AI’가 메시지, 메일 등 개인 맥락을 파악해 앱을 넘나들며 업무를 처리하는 기능을 공개했다. 구글도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를 통해 이용자 맥락과 필요를 파악해 예약, 쇼핑 등 여러 단계의 작업을 선제적으로 수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카나나가 내세우는 가장 큰 경쟁력은 카카오톡이 갖는 메신저 영향력이다. 카카오톡이 이미 확보한 방대한 일상의 ‘맥락’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카카오톡에서는 친구나 가족과의 대화 속에서 약속과 관심사, 장소 선택 같은 정보가 자연스럽게 쌓인다. 별도의 AI 서비스가 이용자의 취향과 상황을 새로 파악해야 하는 것과 달리 카나나는 이 대화 속 맥락을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온디바이스 AI를 구동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연말까지 카나나 인 카카오톡 지원 기기가 약 30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리더는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 파워가 강력하다”며 “카카오쇼핑 등 카카오 내부 비즈니스뿐 아니라 쿠팡이츠 등 카나나에 참여하는 파트너들의 비즈니스까지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성남=임재혁 기자 heok@donga.com;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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