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안보]
정상회담서 “구리-리튬 등 공조”
투자-남극 연구 등 MOU도 체결
칠레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앞줄 왼쪽)이 29일(현지 시간) 칠레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공항에 도착해 환영 인사를 나온 프란시스코 페레스 마케나 외교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산티아고=뉴스1
칠레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광물자원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등 5건의 MOU를 체결했다. 구리 리튬 세계 1위 국가인 칠레와 광물 수급 협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새로운 현실을 반영하도록 진화해야 한다”며 2004년 발효돼 22년을 맞은 한-칠레 FTA 현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대통령의 칠레 방문은 11년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소인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6.7.31 뉴스1
이 대통령과 카스트 대통령은 이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광물 공급망, 인프라, 방산 등 전략적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체결한 광물자원 파트너십 MOU에는 ‘광물자원 파트너십 공동위원회’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구리 리튬 등 주요 광물 전(全) 주기에 걸쳐 협력하는 내용이 담겼다. 칠레가 핵심광물을 제공하고 첨단 산업 기반을 갖춘 한국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연결하는 공급망 파트너십 구축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세계 1위 구리 생산국이자 1위 리튬 매장국인 칠레와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선도국인 한국이 이상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칠레 협의체가 장관급으로 격상·정례화되면서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도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한-칠레 양방향 투자를 촉진하고 투자 기회 발굴 협력을 확대하는 투자 협력 MOU와 남극세종과학기지 활동을 지원하는 극지 연구 협력 MOU도 체결됐다. 또 치안 협력 MOU, 해양안전 및 안보 협력 MOU도 맺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26.07.31 산티아고=뉴시스
이날 정상회담에선 한-칠레 FTA 현대화 문제도 논의됐다. 양국은 교역·투자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해 통상·투자 현안을 점검하고 호혜적인 한-칠레 FTA 개선 등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스페인어권 통신사 EFE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경제는 디지털 무역, 인공지능(AI), 청정기술, 회복력 있는 공급망, 탄소 중립 전환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FTA 현대화를 순방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한-칠레 FTA는 한국이 체결한 첫 FTA다. 2018년부터 협정 개정 협상을 진행했지만 2024년 이후 논의가 멈춘 상황이다. 한국은 칠레의 공산품 추가 개방을, 칠레는 한국의 농축수산물 추가 개방을 각각 요구하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일정을 마치고 남미 순방 마지막 국가인 아르헨티나로 이동한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 무역 협상 재개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날 동포 간담회에선 “칠레는 지도상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가장 먼 나라 중 하나이지만 깊은 우정의 마음이 늘 가까이 이어져 있다”고 말했다. 칠레는 1949년 남미 국가 중 최초로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했다.
산티아고=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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