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 중견기업에서 마케팅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12년 차 직장인입니다. 올해 들어 팀원 한 명이 저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습니다. 이른바 ‘퇴사무새(퇴사+앵무새)’라고들 하는데요. 저에게는 물론이고 다른 팀원들에게도 심심하면 퇴사하겠다는 말을 꺼내면서 팀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조언을 구하게 됐습니다.
지금부터 이 팀원을 P로 지칭하겠습니다. 7년 차인 P는 한때는 일을 참 열심히, 그리고 잘했던 후배입니다. 언제 어떤 업무가 떨어져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고, 드물지만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오는 때도 있었습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앓는 소리를 하거나 지시받은 일 처리 방식에 볼멘소리를 자꾸 하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요. 입으로만 툴툴거렸지 업무에 큰 지장은 없어서 동료들도 ‘성격 좀 나쁜 투덜이 스머프’ 정도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유독 정도가 심해졌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마다 번번이 ‘비효율적이고 의미 없는 일’이라며 찬물부터 끼얹곤 합니다. 정작 중요한 일을 맡겨두면 구멍이 나거나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일대일 면담을 해 보니 “더 이상 내가 성장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거나 “회사와 팀에 비전이 보이지 않고 나의 능력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 퇴사해야 하는지 고민이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지를 설명해 달라고 했지만 딱 부러지는 답변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팀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일들이 본인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 퇴사 의향이 어느 정도 있는 건지 물어보니 황당한 대답을 합니다. 퇴사를 생각할 정도로 힘들고 생각이 많아진 것이지 실제로 퇴사를 하겠다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P가 구멍 낸 일들은 다른 팀원들이 메꿔 주고 있어서 당장 문제가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팀원들의 업무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어 문제입니다. P의 경력을 생각하면 팀에서 탄탄한 허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머리와 팔다리만 바빠진 꼴이에요. 작은 프로젝트 하나 맡겨두기가 어려우니 팀장인 저의 부담도 커졌습니다. 다른 팀원들도 착해서 아직까지 별 말은 없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번아웃이 오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더 큰 문제는 P가 다른 팀원들에게도 걸핏하면 퇴사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는 점이에요. “회사가 너무 불합리해서 일을 열심히 하고 싶지 않다”거나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직장을 찾아 조만간 퇴사하겠다”라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면서 분위기를 흐리고 있습니다. 특히 P보다 연차가 낮은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앞에서는 아니지만 다른 직원들 이야길 들어보면 저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자꾸만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고 해요.
P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잘 설득해서 예전의 ‘투덜이 스머프’ 수준으로라도 일에 다시 재미를 붙이게 해야 할까요. 아니면 진지하게 퇴사를 하도록 권고를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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