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16대 왕이었던 인조는 무능한 왕이었지만 주위에 좋은 신하들이 있었다. 인조 시대, 나라를 지탱한 핵심 참모들은 ‘사우(四友)’라 불린 네 명의 신하였다. 조익, 이시백, 최명길, 장유로 구성된 ‘사우’는 인조의 무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실용적이며 개방적인 태도로 국정을 이끌었다. 그들은 양명학에 대한 관심과 문장 실력, 권도(權道)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위기 상황에서 현실적인 해법을 찾았다. 또한 학문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정치의 윤리를 강조하며 격변의 시대를 헤쳐 나갔다.
아무리 뛰어난 왕이라도 혼자서 나라를 이끌 수는 없다. 훌륭한 참모의 보좌를 받아야 하고 좋은 인재를 발탁해 임무를 맡겨야 한다. 임금이 평범하거나 수준 이하라면 신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들이 군주의 실수를 수습하고 빈틈을 메우지 못하면 나라가 위태로울 수 있다. 조선 인조 시대에는 다행히 좋은 신하들이 있었다. 최고 리더가 무책임과 무능으로 일관하고 오락가락한 행보로 국정을 혼란에 빠트렸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조선의 명맥이 이어졌다.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헤쳐 오며 나라의 버팀목이 된 신하들, 이번 아티클에서는 그중에서도 ‘사우(四友)’라 불린 네 사람을 소개한다.
‘사우’11‘사우’는 당대부터 쓰였던 호칭이다. 송시열이 지은 조익의 신도비명에 “어렸을 적에 장공 유, 최공 명길, 이공 시백과 가장 좋게 지냈으므로 사람들이 ‘사우(四友)’라 일컬었다”라고 기술돼 있다. 『송자대전(宋子大全)』 권162, 포저조공신도비명(浦渚趙公神道碑銘)
닫기는 조익(趙翼, 1579~1655), 이시백(李時白, 1581~1660), 최명길(崔鳴吉, 1586~1647), 장유(張維, 1587~1638)를 가리킨다. 이들은 평생 돈독한 우정을 쌓았는데 정치적으로 대립할 때도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의를 잃지 않았다. 조익은 자신들의 우정을 이렇게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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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akademie@skku.edu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초빙교수
김준태 교수는 성균관대에서 한국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 유교문화연구소, 유학대학 연구교수를 거치며 우리 역사 속 정치가들의 리더십과 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현실 정치에서 조선시대를 이끌었던 군주와 재상들에 집중해 다수의 논문을 썼다. 저서로는 『왕의 경영』 『왕의 공부』 『탁월한 조정자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