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AI 시대 인재 관리 대상을 IT 전문 기술 인력에 한정하거나 채용 이슈에만 집중하고 기존 HR 방식을 고수하는 등 기술에 경도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쟁력은 AI 도구를 다루는 ‘사람’에게 달려 있으며 AI 인재 관리는 특정 기술 인력 확보를 넘어선 전사적 과제다. AI 시대에 필요한 ‘인간 중심의 3RE 모델’은 AI 인재를 판단력과 맥락적 사고를 가진 협업자로 재정의(RE-define)하고, HR과 IT의 공동 관리를 통한 통합적 거버넌스를 재구축(RE-structure)하며, 모든 구성원에게 AI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해 재숙련(RE-skill)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AI 시대의 승자는 가장 뛰어난 AI를 가진 기업이 아니라 AI를 통해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아는 기업이 될 것이다.
글로벌 기업 간의 인공지능(AI) 인재들을 둘러싼 경쟁이 ‘AI Talent War(AI 인재전쟁)’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하다.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이고 오픈AI(OpenAI), 앤스로픽(Anthropic) 등 생성형 AI 선도 기업들 역시 핵심 AI 연구자들(AI Scientists)을 영입하고 다른 기업에 뺏기지 않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파격적인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11미국의 테크 관련 최대 채용 정보 웹사이트인 TrueUp은 우수한 AI 랩 간의 인재 이동에 대한 실시간 현황을 보여주는 AI Talent War 대시보드(https://www.trueup.io/talent-wars/ai)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닫기 최근 애플의 핵심 AI 연구원들이 메타로 대거 이직하면서 애플이 AI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AI 인재전쟁의 타깃은 단순히 AI 인재가 과거에 만들어 낸 특정 모델이나 알고리즘이 아니다. 물론 그들의 성과와 전문성이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기업이 진정으로 주목하는 것은 그들이 축적한 경험, 즉 새로운 환경과 문제에 맞게 기술을 재해석하고 조직의 맥락 속에서 실행 가능한 혁신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이다. 이미 개발된 기술은 빠르게 확산되고 모방될 수 있지만 그 기술을 급변하는 AI 시장에 발맞춰 새롭게 발전시키는 판단력과 실행력은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AI 시대의 기업 경쟁력은 AI 도구들의 알고리즘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그 AI 도구를 개발하고 다루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같은 관점에서 BCG는 조직의 성공적인 AI 도입이나 AI를 통한 혁신의 10%는 알고리즘, 20%는 기술과 데이터, 70%는 사람과 업무 프로세스에 달렸다는 10/20/70 법칙을 밝혔다.22BCG (Dec. 2024). The Leader’s Guide to Transforming with AI. 닫기 다시 말해 AI 시대에 성공하기 위한 핵심 질문은 “어떻게 하면 더 정교한 AI 기술을 확보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하면 AI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조직 구성원들을 확보하고 도울 것인가”로 확장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 인재 관리(Talent Management)’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이는 전통적인 인재관리, 즉 조직의 인재를 정의하고, 유치하고, 평가하고 유지/개발하는 방식을 AI 시대의 맥락에서 재해석한 개념이다. 많은 기업이 더 많은 우수한 AI 연구원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는 AI 인재 관리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AI 시대의 성공이 ‘사람’과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에 달려 있는 이상 그 대상은 소수의 AI 연구자뿐만 아니라 AI 기술을 활용해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이 돼야 한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AI 인재 관리에 대한 오해들을 짚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3RE(RE-define, RE-structure, RE-skill)’를 제안하고 이 모델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글로벌 케이스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15,000개의 아티클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가입하면, 한 달 무료!
걱정마세요. 언제든 해지 가능합니다.
박종규jonggyu.park@csi.cuny.edu
뉴욕시립대 경영학과 부교수
필자는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LG인화원에서 근무했으며 타워스왓슨과 딜로이트에서 HR과 전략 컨설팅을 수행했다. 현재 미국 로스웰앤드어소시에이츠(Rothwell & Associates)의 파트너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리더십과 조직 개발이다. 주요 저서로 『무엇을 바라볼 것인가: 천재들을 이끈 오펜하이머 리더십 (2024)』 『에디슨 알고리즘 (2026)』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