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from Creative People: SK IoT 스마트홈 광고 만든 남상일 SK텔레콤 본부장
Article at a Glance
전통적인 매체에 중요한 지면이나 황금시간대에 광고를 내보낸 뒤 그 효과성을 따지고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시대는 끝났다. 모든 광고는 하나의 ‘매력적인 콘텐츠’로서 소비자들이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제대로 된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운 것을 쉽게, 쉬운 것을 깊게, 깊은 것을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이 시대 ‘창의성’의 핵심이다. 마케팅 이론과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공부한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장단점을 분석하는 것으로는 소비자와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다. ATL, BTL의 구시대적 구분법을 버리고 ‘미디어’의 한계를 벗어나라. 소비자가 와서 노는 곳, 그곳이 바로 미디어고, 그들이 놀고 즐기는 콘텐츠가 바로 ‘진짜 광고’다. |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정우성(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부부 간의 갈등이나 부부싸움은 결혼한 성인들 사이에서 끝없이 회자되는 유머 소재이자 빠지지 않는 술자리 안주다. 물론 그런 즐거운 술자리가 끝난 뒤에 보통 새로운 부부싸움이 시작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일상에서의 유머나 대화 소재로만 끝나지도 않는다. 부부 간의 갈등과 화해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나 드라마나 영화의 가장 인기 있는 소재다. 때로는 아예 ‘부부싸움’ 그 자체를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지고 큰 인기를 얻기도 한다. 예전 TV의 ‘명화극장’이나 ‘토요명화’ 등에서 가끔 나오던 ‘장미의 전쟁’, 현재 할리우드 실제 부부 배우인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극 중에서 정보기관 특수요원이자 부부로 등장해 집안에서 총격전까지 벌이던 오락영화 ‘Mr. & Mrs. Smith’ 등이 바로 그런 영화들이다.
이러한 ‘부부싸움’이 광고에 등장했다. 사과를 먹어야 하는가를 놓고 다퉜던 아담과 이브 이래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갈등’인 부부 간의 다툼이라는 소재가 21세기 최첨단 기술 ‘IoT 스마트홈’ 광고에 활용됐다. 그리고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바로 SK IoT 스마트홈 ‘Mr. & Mrs. Smart’ 광고 얘기다.1
2016년 1월 초에 TV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유통된 이 시리즈의 1편은 2016년 6월 말 현재 약 184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같은 해 4월에 나온 2편의 조회 수는 87만 건을 넘긴 상황이다.
1편에서는 부부싸움을 한 신혼부부가 집안 가전기기의 IoT 스마트홈 기능을 이용해 서로를 골탕 먹이는 내용으로, 집 밖에서 온수를 꺼서 샤워 중인 남편을 당황시킨다든가 화장실 스위치를 계속 껐다 켰다 반복하며 화장실 안에 있는 부인을 화나게 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스마트홈] Mr. & Mrs. Smart 1 시청하러 가기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티격태격하는 부부싸움을 재미있게 구경하는 동시에 IoT 스마트홈 기능으로 실제 구현 가능한 기술, 그러한 기술로 인해 더욱 편리해지는 생활의 단면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2편 역시 부인이 출장을 간 사이 남편이 자기 마음대로 집안을 어지럽히며 지내다가 스마트폰을 통해 이 모든 걸 알게 되는 부인에게 결국 크게 혼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마트홈] Mr & Mrs Smart 2 시청하러 가기
이 두 편의 광고는 현재 그저 조회 수만 높은 것이 아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 광고 동영상에는 “스킵 안 하고 본 최초의 광고다” “내가 이 긴 광고를 낄낄거리며 보다니… 어서 다음 편을 내 놓아라” 등의 댓글이 달리며 각종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유됐다. 유튜브 댓글 중에는 “보통 광고는 짜증나는 대상이었는데 광고로 기쁨을 얻을 수 있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제작자가 센스가 넘친다”는 칭찬도 있었다.
인터넷 유머 게시판의 경우 ‘광고성’ 콘텐츠는 운영진에 의해 제재가 가해지기 마련이지만 이 광고는 실제로 ‘유머’에 가까운 콘텐츠이기에 대부분 게재가 허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말 그대로 ‘콘텐츠의 힘’을 보여줬다는 얘기다.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IoT 홈의 기술과 구현방식을 ‘부부싸움과 갈등’이라는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소재를 활용해 ‘쉽고 재미있는’ 광고를 만들어낸 주인공, 남상일 SK텔레콤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본부장(상무)을 DBR이 만났다.
광고마케팅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광고의 효과를 실감하고 있나?
유튜브 댓글에 달리는 뜨거운 반응들, SNS를 타고 ‘유머 콘텐츠’로 퍼져나가는 현상이 존재했고, ‘어서 다음 편을 만들라’는 글들이 이어졌다.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으로서 즐거울 수밖에 없는 성과다. 사실 이 광고는 처음 기획할 때부터 기존 ‘성공지표’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기에 ‘성공했다’는 기준 역시 좀 다르게 잡고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15초나 30초짜리 영상을 지상파 등에 내보낸 뒤 얼마만큼 자주 틀어서 어떤 ‘유효도달률’2 을 달성했느냐, 1% 시청률 대비 단가 효율성이 어떠했느냐 등을 중요하게 따졌다. 이제 그런 게 의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매체도 다변화되고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게 되면서 개인이 하루에 3000개 정도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중 상당수는 광고다.
그러니 더더욱 관심도가 떨어진다. 이번 광고를 기획할 때, 사장님부터 아예 “‘미디어적 지표’보다 더 중요한 건 ‘매력적이고 호감 있는 콘텐츠’다. 한 번만 노출이 돼도 기억이 나는 콘텐츠를 만들면 그게 진정한 비용 대비 효율성”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상적인 얘기지만 이런 방식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이를 위해 광고를 만들고 콘텐츠를 고민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마케팅커뮤니케이션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많은 매체에, 그 엄청난 콘텐츠 홍수 속에서 예전 기준으로 ‘도달률’ ‘유효빈도’ 같은 소비자 인식도를 만들어내려면 예산과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 실험적으로 ‘디지털 베이스’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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