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tial Cases in Books

좋은 리더의 제 1과제, 사람!

197호 (2016년 3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조직의 비전, 목표와 전략을 실행해내는행동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전략을 수립했다 하더라도 직원들의 행동력이 없으면 전혀 실행이 되지 않는다. 구성원의 행동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둘째, 직원이 두려움에서 해방되도록 도와야 한다. 셋째, 직원이 가치관의 가치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우리 조직은 사람을 어떻게 보는가? 기계와 재료를 연결해주는매개체로 보나, 아니면 자원과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는주체로 보나? 대부분 당연히 후자라고 대답하겠지만 정답인지, 아닌지는 그 조직 직원들의 행동력을 보면 알 수 있다. , 인간 중심의 경영을 하는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조직의 비전과 목표, 전략을 실행해내는행동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전략을 수립했다 하더라도 직원들의 행동력이 없으면 전혀 실행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직원들의 행동력을 가지고 오는가? <성과관리 이제는 사람이다> <최고의 리더는 사람에 집중한다>에서는 직원들의 행동력과 동기부여의 원천이 한결같은 직원 중심의 경영에 있다고 주장한다. 직원들의 행동력은이 아닌사람이 주체가 된 성과 관리를 하는 기업들에서 발현된다. WD-40과 자포스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문 경첩이 삐걱거릴 때 뿌리는 WD-40이라는 제품을 접해봤을 것이다. WD-40의 이름에는 특별한 유래가 있다. 1953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실험실에서 로켓 케미컬사()의 연구원 세 명이 우주 산업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녹스는 것을 방지하고 기름기를 제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은 무려 39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방청제(rust inhibitor)와 방수제(water repellent)로 고안됐기에 WD(water displacing)라는 이름으로 정했고, 40차 실험에서 개발이 성공됐다는 의미에서 40이라는 숫자를 붙여 이름을 정했다. 이렇게 초기에 방수제로 고안됐던 WD-40은 카펫에 붙은 껌 제거, 옷 사이에 껴버린 지퍼의 분리, 심지어 (회사가 권장하지는 않지만) 관절염을 위한 치료제 등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WD-40컴퍼니(WD-40 Company)의 회장이자 CEO인 게리 리지(Gary Ridge)는 최근 사람들이 회사 상황에 대해 물으면 93.8%라는 숫자를 제시한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직원 참여도 숫자다. 이 수치는 미국 전체 기업 평균 직원참여도의 세 배에 달하는 실로 엄청난 수치다. WD-40의 직원 유지율 역시 매우 높다. 2억 달러에서 12억 달러로 늘어난 매출액도 업계의 기록이며 지난 10년 동안 러셀 2000 S&P 기업의 평균 실적을 초과했다. 현재 이 기업의 브랜드는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이런 탁월한 성과를 달성한 비결은 무엇일까. 게리 리지 회장은 성공이 소속감의 문화 위에서 구축된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소속감이란 강한 정신과 부드러운 마음 사이의 균형을 의미한다. 그 사이의 공간에서 직원들은 안전함을 느끼고 업무를 최선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소속감은 누구에게도 저절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WD-40에서는 어떻게 소속감을 높였을까? 그 해답은 질문 하나에서 찾을 수 있다.

 

WD-40컴퍼니가 2012년에 실시한 직원 참여도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WD-40컴퍼니에서 당신은 존중받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이었다. 무려 98%의 응답자가그렇다고 답변했다. 존중이 소속감과 행동력을 높인 것이다. 그렇다면 리지와 임원들은 회사가 직원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여줬을까? 리지는 이렇게 대답한다.

 

 

 첫째,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리더가 직원에게 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시간입니다. 시간은 한 번 흘러가면 다시 돌이키지 못하죠. 그렇기에 리더가 직원에게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에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거예요. 해가 되는 행위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 당신이 최선의 능력을 끌어내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돕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당신에게 관심을 쏟을 겁니다라고 말하는 건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직원이 두려움에서 해방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WD-40의 직원들에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WD-40의 직원들은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죠. 매 순간이 배움의 과정일 뿐입니다. 우리 직원들은 어떤 상황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건,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건 모두 다른 사람과 마음을 터놓고 공유하며 학습의 순간을 기쁘게 여깁니다. 셋째, 직원이가치관의 가치를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특정한 가치관을 가지라고 강요할 때가 아니라 그들이 회사의 가치관을 모델로 삼아 각자의 고유한 가치관을 개발했을 때 엄청난 힘이 발휘될 수 있으니까요. 관리자들은 자신의 리더십 관점을 직원들과 공유하면서 그 가치관이 리더로서의 의사결정, 행위, 접근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회사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일이 바람직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회사의 가치관과 연계된 자신만의 가치관을 개발하게 되는 거죠.”

 

리지가 위에서 설명한 접근 방식은 직원들이 직장에서 자율적 제어를 수행하기 쉽게 만든다. 그들은 심리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저차원의 자율적 제어를 극복하려는 감정노동을 할 필요가 없다. 또 직원들은 명확하게 정의된 업무 성과의 기대치와 예상치를 바탕으로 자율성을 마음껏 누린다. 리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상에 유일한 동기부여 따위는 없습니다. 직원들이 자신의 동기부여를 선택하는 거지요. 리더의 직무는 직원들이 긍정적 동기부여를 선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일이에요. 직원들이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끼고, 가치관에 의해 보호받고, 비전을 통해 정신이 고양되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려면 리더의 헌신이 필요합니다. 요컨대 우리의 진정한 업무는 직원들이 최선의 자아를 찾아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돕는 일입니다.”

 

우리 조직은 어떤가? 직원들과의 시간에 투자하며, 실패의 두려움을 제거하며, 회사 가치관의 가치를 공유하게 하고 있는가?

 

직원들의 실행력을 높인 두 번째 사례는 스스로 행복을 만드는 직원들이 모인 자포스(Zappos)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99년 온라인 신발 전문 쇼핑몰로 출발해 10년 만에 매출 10억 달러의 회사로 성장한 자포스는 아마존에 12억 달러라는 거액에 인수돼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 자포스는 <포천>지에서 선정한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9년 첫해 23위의 경이로운 기록에 이어 2010년은 15, 2011년에는 6위에 올랐다.

 

자포스는 도대체 어떻게 이러한 경이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었을까? 핵심은 무엇일까? 자포스는 창립 이후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세웠다. 그것은무료 배송, 무료 반품, 마음에 들 때까지 반품 가능이다. 이 의미는 고객이 실제 매장에서 신발을 신어보고 사는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 후 한술 더 떠서 365일 이내에 언제라도 반품할 수 있고 주문 바로 다음 날 수령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한국에서 다음날 배송이 완료되는 것은 어느 정도 보편화된 것이지만 땅이 넓은 미국에서는 주문 다음날 수령은 거의 불가능한 서비스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물류 지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자포스는 이를 실현했다. 결과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디자인, , 사이즈가 안 맞아 찾아온 고객의 3분의 1을 잃지만 자포스는 100만 개 넘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놀라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자포스의 성장에는 이러한 판매와 물류 시스템이나 인프라보다 더 핵심적인 것이 있다. 그것은 고객들이 자포스에 접촉하기 쉽게 전면에 내세운 자포스의 콜센터인콘택트센터(contact center) 서비스. 물류센터와 함께 콘택트센터는 연중 무휴, 24시간 체제로 운영된다. 특이한 점은 직원들이고객에게 행복을 판다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로 내부를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콜센터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콘택트센터는 다른 콜센터와 다르게고객응대 처리시간을 측정하지 않는다. 이는 고객의 문제 해결을 위해 몇 시간이라도 응대시간을 가져도 좋다는 의미다. 더구나 한 건의 콜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지는 물론 그 콜이 최종적으로 주문에 이어지는지에 대한 관심도 없다. 다만 고객에게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 있을 뿐이다. 실제 고객이 원하는 신발이 내부에 없는 경우 해당 직원은 적어도 다른 사이트를 세 군데 이상 조사해서 가장 적절한 대안을 고객에게 알려주도록 교육하고 있다.

 

매상과 상관없이 고객의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고 시간이 아무리 많이 걸려도 최선의 해결책을 제공하는 건 사실 비용이 많이 들고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에는 맞지 않다. 하지만 자포스는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들의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자포스는 성장 요인이 재구매 고객과 입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위해 평생고객 만들기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여기서 일반적인 기업들과 비교해볼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자포스의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이러한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도 좋다는 권한과 책임이 직원에게 있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의 콜센터 직원들이 감히 하지 못하는 반품, 환불처리, 특별 배송의 수단, 쿠폰 발행 등의 권한을 자포스는 신입사원에게까지 똑같이 주고 있다. 그래서 직원의 자발적인 행동으로부터 특별한 서비스가 나온다. 예를 들면, 감사의 카드를 직접 그린 일러스트를 첨부해 보내기도 하고, 화재로 집을 잃은 조카의 신발을 사려는 고객 이야기에 직원 모두가 감동해 그 아이를 위한 구호물자를 모으는 등 수많은 특별한 서비스가 존재한다.

 

이런 서비스 실행 체계는 사실 창립 초기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포스의 CEO인 토니 셰이(Tony Hsieh)는 창업 7년째 되는 2005년 초 직원이 90명에 달했을 때 자포스의 문화를 구체화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약 1년에 걸쳐 자포스 같은 사람은 무엇이고 그것이 왜 자포스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를 직원에게 묻고 정리했다. 그리고 정리한 것을 직원 전체에게 보내 의견을 묻고변화를 수용하고 주도하자’ ‘모험심과 창의성, 그리고 열린 마음을 갖자를 비롯한 10가지의 핵심 가치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핵심 가치를 일상에서 그대로 실천하는 힘이 자포스의 위대함이다.

 

그렇다면 그 실천의 힘은 무엇일까? 여기서 다시 직원 행동력의 중요성이 나온다. 직원 스스로가 자포스다운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핵심 가치가 적힌 형형색색의 현수막과 포스트를 그려 붙이거나 칭찬 받을 만한 일을 한 동료에게 인사팀에서 1달러에 파는 메모지, 라이터, 레고 등의 상품을 선물한다. 또한 핵심 가치를 테마로 한 사내 퍼레이드를 열기도 하며이번 달의 핵심 가치등 각 팀에서 중점을 두고 싶은 핵심 가치를 선택한 뒤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지를 토의하고 성과를 기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직원들 스스로 핵심 가치를 즐기고 그들의 업무에서의 판단 기준을 핵심 가치에 근거해 실천하고 있다. 자포스의 핵심 가치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바로 직원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직원들이 자포스의 핵심 가치를 자기 것으로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데 있다. , 그들의 탁월하고 특별한 성과는 전 직원 스스로가 핵심 가치를 깨닫고 일상에서 즐겁게 실천하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우리 조직은 어떠한가?

 

역사적으로 경영 관리는 크게 세 가지 트렌드로 발전해왔다. 첫째는 20세기 초반의지시에 의한 경영(MBI·Management by Instruction)’, 둘째, 20세기 중반의목표에 의한 경영(MBO·Management by Objectives)’, 마지막으로 현재의가치에 의한 경영(MBV ·Management by Values)’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이는 직원들이 더 이상 일방적인 지시와 목표 제시만으로 움직이는 시대가 지났다는 걸 뜻한다. , 이제 경영은가치를 기반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성과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인간 중심의 경영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

 

지금 우리 조직은 사람이 주체가 돼 일을 만들고 성과를 이뤄내기 위한 방안을 탐구하고 실행해 궁극적으로 조직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실현하도록 하는, 즉 사람 그 자체의 존중을 통해 스스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경영을 하고 있는가?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성균관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Corp.) 대표이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7호 New Look at Gen X 2022년 06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