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 Essential Cases in Books

IT와 손잡은 시리얼, 폭발성장 이뤄냈다

176호 (2015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혁신

 융합은 새로운 발명이다. 한 분야에서 이룰 수 있는 개발과 혁신이 더 이상 확산되기 어려울 때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아우디는 타깃 소비자가 많지만 부동산 임대료가 비싸 감히 범접하기 어려웠던 영국 런던 피카딜리에실감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전시장을 열어 실제 매출이 껑충 뛰는 효과를 봤다. 캘로그의 다이어트 시리얼 브랜드스페셜 K’는 제품 자체만으로는 소비자에게 부가가치를 주기에 충분치 않다고 판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소비자가 직접 식단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IT와 마케팅의 융합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사례다.

 

 

융합(融合)은 최근 가장 큰 경제 화두 중 하나로 꼽힌다. 융합의 영어 단어인 ‘fusion’미래(future)’비전(vision)’을 합친 합성어이지 않을까. 미래의 비전이 곧 융합이니 말이다. 융합의 사전적 정의는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해지는 일을 뜻한다. ‘융합물이라고 했을 때 그것은 둘 이상의 물질이 녹아서 하나의 물질이 된다는 뜻이 아니라 물리적인 결합을 통한 화학적 결합이 이뤄졌을 때를 말한다. 즉 이것은 112가 아니라 +α가 되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한 분야에서 이룰 수 있는 개발과 혁신은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냈다. 그래서 이젠 두 분야를 합쳐야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융합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마케팅과 IT가 융합했을 때 우리는 어떤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융합하라,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컨버전스의 세상>에서 아우디와 스페셜K 시리얼 사례를 살펴보자. 이 책의 저자들은 현대 마케팅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비자 경험은 창의성, 기술, 미디어의 융합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이 세 요소가 각각 나름의 방식으로 소비자 경험을 창출해왔지만 이제 세 요소 간 융합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 이를 통해 기업의 마케팅이 바뀌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융합이 마케팅 현실에선 어떻게 구현돼 있을까.

 

 

아우디 시티 케이스

먼저 아우디의 판매 사례를 살펴보자. 런던의 피카딜리는 고급 승용차를 판매하기에 최고이면서 또 최악인 장소다. 몇몇 부촌(富村)을 가르는 이 넓은 대로에는 세련되고 안목 있으며 부유한 도시 거주민이 오간다. 이들이 고급 자동차 회사들의 타깃이다.

 

동시에 런던은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인 대도시다. 즉 여러 가지 자동차 모델과 그 파생 상품을 뽐내듯 전시해놓을 만큼 커다란 전시장을 마련하려면 그만큼 비용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그래서 대부분은 아예 시도해보지도 않고 처음부터 도심에서 약간 빗겨난 곳이나 교외에 전시장을 설치한다.

 

아우디는 그 법칙을 깨보기로 결심했다.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 개최 직전, 피카딜리에 획기적인 형태의 새로운 전시장을 냈다. 아우디 시티는 잠재 고객들에게 실감기술(immersive technology)을 이용한 여러 가지 체험을 선사한다.

 

하지만 피카딜리 전시장에는 차가 없다. 실제 전시장에 전시돼 있는 것은 아우디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개발한 헤일로 카(halo car)뿐이다. 이른바사이버 카. 하지만 소비자는 실감기술을 이용해 모든 모델, 파생 상품, 색깔, 구체적 사양을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찾는 맞춤 자동차를 가상 체험해볼 수도 있다.

 

고객은 3차원 기술을 사용해 수백만 가지 조합으로 원하는 자동차를 멀티터치 디스플레이에 시각화할 수 있다. 실물 크기로 나타나는 자동차를 동작 인식 기술인 키넥트(Kinect)를 이용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이 체험 프로그램에는 심지어 자동차의 시트 커버 같은 촉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까지 접목돼 있다.

 

소비자의 구매 행위가 전시장에서 시작돼 그곳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아우디는 고객이 자신의 조합한 자동차를 USB에 담아 집에 가서 컴퓨터로 다시 한번 열어볼 수 있게 했다. 그러면 전시장에서 본 것과 똑같은 차가 화면에 나타난다. 소비자의 구매욕을 다시 한번 자극하기 위한 장치다.

 

아우디 시티 전시장 오픈 후 몇 달 만에 실제로 판매량은 70% 이상 올랐다. 사이버 카 전시가 실제 구매로 이어진 것이다. 사이트를 통해 자동차를 주문하면 구매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대리점에서 직접 배달해준다. 사이버 전시 실험의 성공으로 아우디는 2015년까지 세계 주요 도시에 디지털 전시장 20곳을 열기로 했다. 세계 주요 도시에 문을 열 아우디 시티는 전시장에 반드시 실물 자동차가 있어야 자동차를 팔 수 있다는 선입견을 없애줄 것이다. 마케팅과 정보기술(IT)이 융합돼 완전히 새로운 유통경로를 창출한 것이다.

 

 

 

 

캘로그스페셜K’ 시리즈

두 번째 사례로 캘로그의 시리얼 브랜드스페셜K’가 이용한 IT 융합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자. 과거 스페셜K 시리얼 광고는 ‘1인치도 안 잡히네!(Can’t pinch an inch!)’를 강조하며, 아침 식사용 시리얼이 체중 감량에 막강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부르짖는다. 이후 캘로그는 이 콘셉트에 주력해 식사 대용 에너지 바, 셰이크, 다양한 스낵과 칩 등을 내놓았다.

 

그러던 중 2003, 하루 세 끼 중 두 끼를 스페셜K로 하고 한 끼는 일반 식사를 하는 식으로 2주 만에 2.72㎏을 감량할 수 있다는스페셜K 챌린지캠페인을 전개했다.

 

그런데 10년 정도 지난 2012년에 이르자 고객의 니즈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스페셜K 프로그램으로 체중 감량을 하길 원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지만 좀 더 융통성 있는 해결책을 요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캘로그는 마케팅 조사를 통해 스페셜K 브랜드를 찾는 여성들이 짧은 기간 동안 급하게 다이어트를 하기보다 좀 더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실천하려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체중 관리를 평생 지고 가야 할전쟁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스페셜K는 단순히 제품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관리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는 바야흐로 브랜드가 서비스 제공자 역할을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이다.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선 소비자가 그들의 최종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스페셜K는 회사 차원에서 다이어트용 프로그램과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그리고 스마트폰 등의 다양한 기기를 통해 각 소비자가 각자 세운 계획을 실행하도록 돕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것이 바로 체중 관리 프로그램인마이 스페셜K’.

 

고객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전문가가 만든 체중 감량 계획을 선택해 따를 수 있다. 목표에 따라 계획을 세우고, 영양학자들이 만든 조리법과 유용한 쇼핑 리스트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일지를 쓰면서 다이어트 상황을 추적할 수도 있다.

 

또 다이어트 커뮤니티에 접속해 격려를 받고 소셜미디어에 올려 공유할 수도 있다. 다이어트 일지에는 체중과 운동량은 물론이고 사용자 기분까지 기록하는 기능이 지원된다. 스페셜K는 참가자들이 몸무게를 재는 저울에만 집착하지 않고 체중 감량에서 오는 정서적인 혜택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여기에 더해 개인별 맞춤 일일 식단은 바쁜 사람, 식도락가, 채식주의자 같은 라이프스타일과 기타 여러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성별과 나이, 일반적인 신체 활동 정도, 신장과 체중을 고려한 필요 칼로리 등이 기타 요소에 포함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합리적이고 건전한 수준에서 체중 감량 목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컨버전스의 세상

융합하라!

봅 로드·레이 벨레즈 지음,

이주형·조은경 옮김, 베가북스, 2014.

 

결론적으로 고객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스페셜K 브랜드 커뮤니티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공유, 개인 맞춤 뉴스레터 구독, 쿠폰 받기, 다이어리 쓰기 등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마케팅과 IT가 융합된 서비스의 결과는 확실했다. 마이 스페셜K 프로그램은 미디어 광고 비용을 27% 줄이면서도 1년 만에 매출이 147%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참가 고객의 50% 2주 이상의 도전을 신청했으니 그만큼 로열티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뜻이다.

 

장기 다이어트 계획에 참가한 사람들은 당연히 스페셜K 제품을 더 소비하게 되는데, 이는 스페셜 K를 비롯한 캘로그 제품에 대한 조리법과 메뉴 덕분이었다. 통계적으로 여성 한 명이 다이어트 계획을 장기적으로 실천하게 되면 이 여성에게서 나오는 매출은 2주마다 11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마케팅에 주어진 과제는 바로 융합이다. 그중에서도 IT와 결합된 융합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가져다준다. ‘마케팅은 IT와 융합해 창의성의 정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말을 기억하면 어떨까?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한다면 모든 것은 고객 중심(consumer-centricity)으로 만들어 져야 한다는 것이다.

 

IT와의 융합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 시대. 과연 우리 조직은 이 흐름에 어느 정도 앞서 있는가.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성균관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이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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